넷플릭스 다큐 라팔마, 가까이 다가온 메가 쓰나미

[진리코드로 문화 읽기]
한재욱 / 본부도장


머리말



지구과학자들은 북아프리카의 라팔마섬이 화산 폭발로 붕괴될 경우 높이 650미터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해일(메가 쓰나미)이 대서양을 가로질러 미국 동부 해안을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섬 하나가 무너질 때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하물며 일본 열도가 가라앉을 때는 어떻겠는가!
- 『개벽실제상황』


지구촌의 자연 재앙과 문명 전환의 비밀을 대도大道로 파헤친 책 『개벽실제상황』에서는 아프리카 서북부의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에 위치한 라팔마La Palma섬의 붕괴로 인해 발생하는 메가 쓰나미를 예로 들며, 이웃 나라 일본日本의 침몰에 대해 경고했다.

이번 호에서는 넷플릭스 〈라팔마〉와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제작한 다큐 〈눈앞에 다가온 대재앙 - 초대형 쓰나미〉를 중심으로 재난의 위험성에 대해 살펴본다.

넷플릭스 〈라팔마〉 소개



넷플릭스에서 2024년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라팔마La Palma〉는 화산 폭발로 인해 고립된 카나리아 제도 라팔마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재난 스릴러물로 노르웨이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예측 불허의 화산 폭발과 섬에 고립된 사람들의 극한 상황 속 생존기를 다룬 이 작품은, 인간 본성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며 시청자들을 작품 속으로 빨아들인다. 넷플릭스 〈라팔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채널의 라팔마섬 다큐멘터리에서 지적한 내용을 그대로 적용해 극화했다. 드라마는 다큐에서 쓰나미의 위험성을 경고한 전문가 사이먼 데이Simon Day 박사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평화로운 라팔마섬은 터지기 직전의 시한폭탄입니다. 1949년 화산 폭발 당시 강한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고 단층선이 화산 정상부를 따라 생성됐습니다. 산 하나가 덩어리째 바다를 향해 이동하고 있는 거죠. 이미 실패나 다름없죠. 중요한 질문은 터지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터지느냐였어요.
- 사이먼 데이Simon Day 박사


라팔마섬의 화산 폭발

라팔마섬(스페인어: La Palma)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 위치한 섬이다. 이 섬은 두 개의 화산을 포함하고 있는데, 하나는 쿰브레 비에하Cumbre Vieja산, 또 하나는 테네기아Teneguía산이다. 그중 테네기아산은 1971년 마지막으로 분화한 활화산이며, 1949년 이후로 쉬고 있던 쿰브레 비에하산도 균열이 생기며 대분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었다. 만약 화산이 분화할 경우 높이 900미터의 거대 쓰나미가 발생하는 초화산급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2021년 9월 11일부터 쿰브레 비에하산 서쪽 산기슭에서 시작된 대량의 화산성 지진으로 인해 분화의 조짐이 보였고 마침내 8일이 경과한 9월 19일, 50년 만에 다시 분화 활동이 재개되었다.

이날 이후 쿰브레 비에하 화산이 섭씨 1,300도에 육박하는 용암과 화산재를 분출하며 분화 활동을 이어 간 결과, 3천 채가 넘는 건물이 파손되고 7천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우리 돈 9400억 원 정도로 집계됐다. 스페인 재난 당국은 쿰브레 비에하 화산 분출이 85일 18시간 만에 끝났다고 밝혔는데, 화산 폭발의 피해를 복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라팔마섬 지질 연구소에서 일하는 신참 연구원 마리아는 어린 시절 동남아시아 대지진 시 수마트라Sumatra의 쓰나미로 눈앞에서 부모를 모두 잃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남동생 에릭과 함께 라팔마에서 지내는데, 처음으로 화산의 이상을 감지한다. 감지기가 꺼진 걸 알고 설치한 동굴에 들어가 확인하는데 물이 줄줄 흐르고 커다란 균열이 나 있는 걸 발견하자 연구소장에게 보고한다. 하지만 소장 알바로는 부임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연구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1화의 제목이 ‘양치기 소년’인 것을 보면 이 내용은 확실히 안전 불감증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같이 현장을 점검한 선배 연구원 하우커는 소장의 입장을 이렇게 말한다.

알고 있겠지만 1949년에 여기서 화산이 폭발했어. 그때 생긴 수 킬로미터 길이의 균열은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컸어. 20년 전 영국 과학자들이 낸 이론에 따르면 또 폭발할 때는 산 전체가 바다로 미끄러져 들어가. 500세제곱킬로미터짜리 암석 덩어리라고. 그 정도 면적이라면 맨해튼 크기야. 그게 바다에 떨어지면... (쓰나미가 닥치겠죠.) 맞아. 쓰나미는 이 지역에서는 인기 있는 주제가 아니야. 사람들은 진실을 알아야겠지. 2021년 화산 폭발 때 알바로(연구소장)도 그렇게 생각했어. 대중에 알렸지. 산이 무너질 수도 있어서 정말 위험하다고 했지. 그래서 대혼란이 있었어. 실직할 뻔했지. 틀리고 맞고를 누가 알아? - 지질 연구소 하우커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라팔마의 화산은 2021년에 실제로 세 달 동안이나 분화하면서 7천여 명의 이재민이 생기는 등 무시무시한 재앙을 보여 주기도 했다. 하지만 붕괴나 쓰나미는 없었다. 아름다운 섬 라팔마는 관광의 명소로 누구도 화산 폭발과 쓰나미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쓰나미가 눈앞에 닥치기 전까지는 말도 꺼내는 게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알바로 소장은 섬 한쪽에서 배를 탄 관광객들이 이산화탄소와 유황 가스에 의해 사망한 것을 알게 된다. 소장 나름대로는 위험을 감지하고 있지만 함부로 발표하지 못하고 갈등한다. 한편 마리아와 하우커는 화산에 직접 올라 산 정상까지 균열이 생긴 것을 확인한다. 마침 가스가 분출되고 간신히 탈출한다. 알바로는 마리아가 현장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보고 조치를 취할지 고민한다.

“평화로운 라팔마섬은 터지기 직전의 시한폭탄입니다.
중요한 질문은 터지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터지느냐였어요.”




2004년 수마트라 대지진

2004년 남아시아 대지진, 또는 2004년 인도양 대지진⋅쓰나미(2004 Indian Ocean earthquake and tsunami)는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Sumatra섬 서부 해안의 40킬로미터 지점에서 발생해 사망 23만 명 이상, 실종 약 5만 명, 난민 169만 명 이상이 발생한 모멘트 규모(Mw) 9.2~9.3의 초대형 해저 지진으로 1900년 이후 계기 관측 역사상 두 번째로 강력한 지진이었다.

심해 해양의 섭입대에서 발생한 해구형 지진으로, 지진동보다 쓰나미의 영향이 절대적으로 컸고, 사망자도 이 쓰나미에 의해 대부분 발생했다. 남아시아/인도양 대지진/쓰나미라고 하면 보통 이 지진을 가리킬 정도이며, 사망자 규모 면에서 2008년 미얀마 사이클론, 2010년 아이티 지진도 능가하는 명실상부 자연재해에 의한 21세기 최악의 대재난으로 평가받는다. 이때 쓰나미는 인도네시아에 가장 큰 피해를 입혔고, 주변국인 미얀마, 방글라데시, 태국, 스리랑카를 강타하고 더 나아가 아프리카까지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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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쓰나미에 가족을 잃어 봤던 마리아는 당장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드라마 2화에서는 화산 분화가 시작된다. 하지만 여전히 중앙 정부는 화상 회의에서 “지금은 화산재만 분출했고 전에도 이런 적 있잖아요.”라며 대피 결정을 망설인다. 찔끔 화산재만 분출하고 멈추는데 전체 대피를 하면 경제적 손실과 혼란은 누가 감당하느냐는 논리이다. 3화에서는 재앙이 기정사실화된다.

{#수백 미터의 높이에 달하는 쓰나미를 발생시킬 위험이 있으며 군도는 파괴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 재난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자연재해가 될 것입니다. 1억 명의 목숨이 위험합니다. - 스페인 중앙 정부 회의


4부에서는 화산의 폭발로 산사태가 바다로 미끄러져 들어가는데 엄청난 양의 바윗덩어리가 한꺼번에 떨어지고 바다가 벌떡 일어나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덮친다. 라팔마 공항의 비행기가 장난감처럼 나뒹굴고, 주변 섬으로 쓰나미가 벽처럼 덮쳐 오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다.

한편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은 사라 가족인데, 중앙 정부에 사라의 외삼촌인 옌스가 있다. 옌스는 사라 가족에게 쓰나미가 덮칠 때 라팔마 옆의 테네리페Tenerife섬에 생존 가능한 장소가 있으니 피신하라고 비밀리에 알려 준다. 정보를 알게 된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움직여 이 장소로 탈출하고, 섬 안쪽으로 들어간 작은 만灣 앞에서 수백 미터의 파도가 서로 부딪쳐 상쇄되는 장면을 지켜보는 생존자들의 표정이 잘 그려진다.

드라마의 내용을 보면 미국의 텔레비전 채널인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를 많이 참고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 다큐의 내용을 살펴보겠다.


눈앞에 다가온 대재앙 - 초대형 쓰나미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제작한 이 다큐는 사이먼 데이Simon Day와 스티븐 워드Steven Ward라는 두 명의 과학자가 연구한 라팔마 화산의 붕괴 예측 모델을 충실히 반영해 제작됐다.

지금껏 인간이 봤던 그 어떤 파도보다 큰 것입니다. 거대한 파도가 9백 미터 높이로 치솟아 오르는 겁니다. 산이 움직인다고 상상해 보세요. 파도의 속도는 바다의 깊이에 달려 있습니다. 바다가 깊을수록 더 빨리 이동하죠. 시속 수백 킬로미터로, 제트기의 속력과 맞먹습니다. 미국 동부 해안에 아홉 시간이면 도착할 겁니다. 저희가 예상하는 쓰나미는 수마트라 쓰나미보다 훨씬 더 엄청날 겁니다. 해안선이 수마트라처럼 바뀌어 버리는 겁니다. 해안선으로부터 내륙으로 2~3킬로미터 정도가 완전히 황폐화되어 버릴 겁니다. 그게 캐나다에서 미국, 카리브해, 브라질까지 어쩌면 북아프리카나 유럽 등지까지 이어질 수도 있죠.
- 사이먼 데이Simon Day 박사(런던 대학 벤필드 위험 연구 센터)


하나의 파동이 바다를 지나는 동안 스무 번 정도 밀려오는 파도가 되고 대개 앞쪽의 파도가 제일 큽니다. 북아메리카 해안에 닿을 때는 높이가 30미터에 달할 겁니다. 북대서양 서쪽 해안 전체를 강타할 겁니다. 무시무시하겠죠. 캐나다에서 미국을 통과해 카리브해, 브라질까지 이 사건은 역사를 바꿔 놓을지도 모릅니다.
- 스티븐 워드Steven Ward 박사(캘리포니아 대학)



“이는 지금껏 인간이 봤던 그 어떤 파도보다 큰 것입니다.
거대한 파도가 9백 미터 높이로 치솟아 오르는 겁니다. 산이 움직인다고 상상해 보세요. 시속 수백 킬로미터로, 제트기의 속력과 맞먹습니다.

미국 동부 해안에 아홉 시간이면 도착할 겁니다.

캐나다에서 미국을 통과해 카리브해, 브라질까지 이 사건은 역사를 바꿔 놓을지도 모릅니다.”


지구 인구의 절반 이상이 좁은 해안 지대를 따라 거주한다고 알려져 있다. 십만 명도 안 되는 인구가 작은 마을들에 모여 사는 라팔마섬은 숨 막히게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그러나 라팔마의 아름다움 뒤에는 커다란 위험이 숨겨져 있다. 라팔마섬의 3분의 1은 쿰브레 비에하Cumbre Vieja라는 오래된 화산이 차지하고 있다. 이 화산은 일반적인 화산과 외형이 다르다. 화산 원뿔은 없고, 긴 산등성이를 따라 분출구와 분화구들이 분포해 있다. 데이 박사와 워드 박사는 이 안에 초대형 쓰나미의 방아쇠가 숨겨져 있다고 말한다.

쿰브레 비에하가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키는 건 화산의 한쪽이 떨어져 나와 바다로 들어갈 때입니다. 최고 속력이 초속 50~100미터로 급행열차의 속력과 맞먹습니다. - 사이먼 데이 박사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떨어져 나올 것으로 추측되는 부분은 길이 24킬로미터, 너비 24킬로미터, 두께는 3킬로미터 정도이다. 이 두 명의 과학자들은 쿰브레 비에하의 붕괴가 일어난다면 처음에는 천천히 약 5백 세제곱킬로미터의 땅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할 것이라 한다. 이어서 파도가 일어나고 바닷물이 9백 미터 높이로 치솟아 오른다. 몇 분 안에 카나리아 제도의 대부분이 파괴되고, 한 시간 후에는 초대형 쓰나미가 북아프리카와 유럽 일부를 황폐화시킬 것이다.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카리브해에 거대한 파도가 밀어닥치게 된다.

사람들은 지진이 쓰나미를 일으키는 걸 알고 있지만, 사실 그건 가장 큰 쓰나미가 아닙니다. 우리가 연구하는 쓰나미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죠. 다음 쓰나미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개리 맥머트리Gary McMurtry 교수(하와이 대학교)


하와이 대학교의 개리 맥머트리Gary McMurtry 교수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지질학회 연례 회의에서 하와이를 덮친 300미터 높이의 쓰나미 흔적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주장했다. 맥머트리 교수는 내륙에서 150미터 이상 날아 들어온 산호와 돌덩어리들을 발견한 것이 증거라고 말했다. 이 메가 쓰나미는 화산 활동에 의한 거대 산사태로 인해 발생한 300미터 쓰나미로 10만 년에 한 번 일어나는 대재앙이라고 설명한다. 하와이에서도 라팔마와 같은 일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라팔마섬에는 신선한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해 대규모의 터널들이 뚫려 있다. 광산에서 끌어 올린 물은 라팔마의 주요 수원이 된다. 그런데 데이 박사와 워드 박사는 이 물이 재난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쿰브레 비에하 화산의 서쪽 면을 바다로 밀어내 초대형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물이기 때문이다. 쿰브레 비에하에는 땅속에 물이 풍부하다. 산꼭대기 지하의 물은 두터운 재와 바위들로 막혀 있다. 암맥이라 불리는 화성암체가 물의 출입을 막아 한곳에 가둬 두고 있다. 그런데 이 갇혀 있는 물이 나중에 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산이 폭발하면 더 많은 마그마magma가 들어올 겁니다. 암맥 속의 마그마 온도는 섭씨 1천 도에 이릅니다. 물이 뜨거워지겠죠. 물이 빠져나갈 수 있다면 증기가 되어 나가겠지만, 암맥 속에 갇혀 있는 거죠. 압력솥 안에 든 물과 같은 겁니다. 물을 데우면 압력이 올라가죠. 그 올라간 압력이 바위를 밀어냅니다. 그게 화산이 폭발할 때 화산의 한쪽 면을 밀어내는 원인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사이먼 데이 박사


다큐에서는 다른 연구소의 연구도 소개한다. 오리건 주립대학의 오에이치(OH) 힌즈데일 파동 연구소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쓰나미 생성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연구자들은 쓰나미가 이동하면서 얼마나 먼 거리까지 그 파괴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의 실험 결과는 분명했다.

저희는 거대한 파도가 형성되는 걸 발견했습니다. 역사상 그 어떤 파도보다도 큰 파도가 라팔마에서 발생하는 겁니다. 서쪽 면 전체가 무너져 내리면 한꺼번에 엄청난 속력이 붙으면서 거대한 파도가 형성되는 거죠.
- 허먼 프리츠Hermann Fritz 박사(조지아 공과대학)


쿰브레 비에하가 붕괴하면 거대한 파도로 근처의 섬들은 피해를 입고 수만 명의 목숨이 위험해진다. 데이와 워드 두 박사는 위 실험실에서 실제 모형을 이용해 시행한 실험보다 자신들의 컴퓨터 모형이 더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1888년 파푸아뉴기니에서의 리터Ritter섬 화산 폭발과 1958년 알래스카의 리투야Lituya만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인한 쓰나미를 정확히 재현해 냈다.

다큐 해설에서는 이렇게 질문한다. “쿰브레 비에하가 실제로 붕괴한다면 정말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커다란 재난을 앞두고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는 곧 재난 대비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대서양 건너편의 미국 뉴욕에서도 라팔마섬 화산 붕괴과 쓰나미 가능성에 대해 알고 있었다.

뉴욕은 약 8백 제곱킬로미터 내에 840만 명이 사는 도시입니다. 세 개의 섬과 반도가 있고 해발 15미터 정도입니다. 따라서 무척 위험하죠. 이 쓰나미(라팔마발)는 뉴욕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가능성은 낮지만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죠. 따라서 항상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문제입니다.
- 켈리 맥키니Kelly McKinney(뉴욕 재난관리국)


이처럼 뉴욕 재난관리국은 이 쓰나미의 위험을 잘 알고 있으며 이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실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모든 주민을 대피시키는 데에는 열여덟 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붕괴 후 아홉 시간 만에 도착이 예상되는 쓰나미와는 그야말로 시간 싸움이 될 것이라 한다. 반면 대피 명령을 미리 내린 상황에서 붕괴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잘못된 경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엄청날 것이다. 이와 똑같은 내용이 넷플릭스 〈라팔마〉에도 그대로 다뤄진다.

“뉴욕은 약 8백 제곱킬로미터 내에 840만 명이 사는 도시입니다. 세 개의 섬과 반도가 있고 해발 15미터 정도입니다. 이 라팔마발 쓰나미는 뉴욕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자연 격변 앞에, 이 세상의 부와 권력, 지식이나 선악, 신앙 등 그 무엇이 의미가 있을까?



결론



부산으로 쓰나미가 밀려오는 재난을 담은 〈해운대〉라는 영화는 대마도 부근의 거대 해저 지진과 붕괴로 100미터 높이의 초대형 쓰나미가 시속 800킬로미터의 빠른 속도로 부산을 덮치는 내용이다. 대마도 침몰만 해도 이런 설정이 가능한데, 만약 일본 열도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게 되면 남아시아 지진 해일의 강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해일이 한두 시간 내에 한반도의 동해와 남해로 밀어닥칠 것이다. 영화 〈해운대〉를 만든 윤제균 감독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을 보고 이런 인터뷰를 했었다.

“일본 서부에서 규모 8.5의 지진이 일어나 쓰시마섬 일부가 붕괴되는 ‘메가 쓰나미’를 가정했었죠. 그렇게 되면 해저에서 물이 솟구치는 동시에 해수면에 충격이 가해져 최고 50미터의 쓰나미가 발생합니다. 그 쓰나미가 시속 700킬로미터로 부산을 덮치는 상황을 상상했던 겁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지질학자와 지진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해서 실제로 가능한 일이라고 보고 상상한 겁니다. 그런데 규모 9.0 지진이 일본을 덮쳤으니…… - 조선일보 인터뷰 중


거대한 자연 격변 앞에, 이 세상의 부와 권력, 지식이나 선악, 신앙 등 그 무엇이 의미가 있을까? 지구의 골격을 흔드는 메가 쓰나미의 존재는 지구촌 인류에게 거대한 충격을 주고 말할 수 없이 ‘깊은 생각’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이것은 우주의 여름에서 가을로 자연의 변화 질서가 바뀌는 거시적 ‘개벽開闢’의 안목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이고, 그렇게 해야만 이 격변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다.

천하에 지진이 자주 일어나면 일이 다 된 줄 알아라. (도전道典 7:17:7)


상제님께서는 “지진이 지글지글 끓고 다 뒤집어진다. 천지개벽이 되느니라.”라고 하셨다. 이러한 크나큰 자연 재앙은 ‘지구의 궤도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각판 자체의 격렬한 움직임이다. 다시 말해서 가을개벽을 앞두고 상생의 신천지 낙원을 해산하기 위한 천지의 산고産苦인 것이다. 천지와 함께 새롭게 가을 인간으로 거듭나는 진리를 만나는 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넷플릭스 〈라팔마〉를 보면서 느껴 보기를 추천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