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화건강정보 | 알고 보면 너무 유익한 맥 이야기! 12경맥과 기경팔맥

[이제는 삼랑선 문명 시대]
이번 호 ‘선문화건강정보’ 기사는 STB 동방신선학교 커리큘럼의 하나로 방영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인체의 구성과 운용에 관련된 정보는 삼랑선三郞仙 문화의 이해를 위한 기본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건강 관리 증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註〉


알고 보면 너무 유익한 맥 이야기!


12경맥과 기경팔맥


= STB동방신선학교 94회 상생라이프




안녕하세요. 애청자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의사 한재환입니다. 오늘부터 저와 함께 인체에 존재하는 맥脈에 대해서 알아볼 텐데요. 한의원에 가면 가장 먼저 한의사가 무엇을 하나요? 바로 맥을 짚습니다. 그럼 맥이란 무엇일까요? 기혈氣血이 순환하는 통로를 이야기 합니다. 그렇다면 기혈은 무엇일까요? 장부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원을 기혈이라고 하는데요. 인체에 존재하는 이 맥! 알고 보면 참 간단명료합니다. 오늘부터 저와 함께 공부해 보시죠. 이번 시간에 저와 함께 알아볼 내용은 12경맥經脈과 기경팔맥奇經八脈입니다.


우리 몸의 보이지 않는 연결 통로




우리 몸은 소우주라고 합니다. 수십조 개의 세포들이 모여 각 세포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몸과 정신의 활동을 만들어 내는데, 그래서 우리 인간을 걸어다니는 우주라고도 합니다. 이 우주에는 생체 신호와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인 신경계, 에너지와 노폐물을 전달하는 통로인 혈관계, 또 이를 보조하면서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계 등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근데 이 네트워크들은 물질적인 것이죠. 실제 해부를 해 보면 눈에 보이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육체가 나의 전부일까요? 아니죠. 몸과 하나가 되어 나라는 존재를 이루는 나의 신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몸에도 신경계 혈관계와 같은 눈에 보이는 통로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통로가 있습니다.

이 통로는 우리 몸의 신과 기가 왕래하는 통로이며, 팔다리와 몸의 움직임과 오장육부五臟六腑의 활동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실제 수행의 깊은 경지에 들어가면 내 몸에 기氣가 흐르는 통로가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대에 빛의 치유 의학을 했던 신선들은 이 경로를 알고 있었고, 이것이 후대로 내려오면서 한의학의 경락經絡 이론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차나 사람이 통행하는 길을 보면 고속도로 같은 큰 길이 있고, 골목길 같은 작은 길도 있습니다. 경락도 이와 같은데요. 경락 중에서 기 순환에 주요 역할을 하는 열두 개의 큰 통로를 가리켜 12경맥經脈이라고 하고요. 12경맥과 별도로 작용하면서 상호 작용을 하는 여덟 개의 큰 통로를 가리켜 기경팔맥奇經八脈 이라고 합니다.


십이경맥과 기경팔맥




12경맥과 기경팔맥에 대해 비교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2경맥은 우리가 음식을 통해 받아들이는 땅의 기운과 호흡을 통해 받아들이는 하늘의 기운, 즉 후천적後天的인 기가 흐르는 통로입니다. 기경팔맥은 후천적인 기도 흐르지만 우리가 태어나면서 가지고 온 본래의 생명 기운인 선천지기先天之氣, 원천지기源泉之氣가 흐르는 통로입니다.

12경맥은 몸통에도 흐르지만 주요 경로가 팔다리에 있고, 기경팔맥은 팔다리에도 흐르지만 주요 경로는 몸통에 있습니다. 12경맥은 그 경로상에 오장육부가 존재하여 경맥별로 주관하는 오장육부가 배속되어 있고, 기경팔맥은 오장육부 외에 기항지부奇恒之腑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오장육부의 오장은 간肝⋅심心⋅비脾⋅폐肺⋅신腎, 육부는 대장大腸⋅소장小腸⋅쓸개(담膽)⋅위胃⋅삼초三焦⋅방광膀胱입니다. 12경맥이 각각 이 오장육부를 주관하고 기항지부인 뇌腦⋅자궁子宮⋅뼈[骨]⋅골수骨髓⋅쓸개[膽] 맥은 기경팔맥이 주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 소화해서 얻는 기를 수곡지기水穀之氣라고 합니다. 이 수곡지기, 땅에서 얻은 에너지는 폐에서 호흡을 통해 얻은 호흡지기呼吸之氣와 합해져 우리 몸을 순환하게 되는데 이때 신체의 겉 표면을 돌면서 외부의 안 좋은 기운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고 땀을 내는 등의 역할을 하는 것을 호위하는 기라 해서 위기衛氣라고 하고, 신체 내부를 돌면서 오장육부와 근육을 작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을 경영하는 기라 해서 영기營氣라고 합니다. 12경맥의 경로에 오장육부가 위치해 있다고 말씀드렸죠. 이 영기는 신체의 12경맥을 따라 흐르는데 낮에 25회, 밤에 25회를 돕니다.


자, 이제 12경맥의 이름이 나옵니다.
영기는 수태음경手太陰經에서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 ➔ 족양명경足陽明經 ➔ 족태음경足太陰經으로 이어지고, 수소음경手少陰經 ➔ 수태양소장경手太陽小腸經 ➔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 ➔ 족소음경足小陰經을 거쳐 수궐음심포경手厥陰心包經 ➔ 수소양삼초경手少陽三焦經 ➔ 족소양경足少陽經 ➔ 족궐음경足厥陰經까지 가서, 다시 수태음폐경으로 이어지면서 순환하게 됩니다.

12경맥의 이름이 다 한문이라서 많이 낯설죠? 자주 보아야 예쁜 꽃이 있듯이 이 12경맥도 자주 불러 주다 보면 친근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을 겁니다. 이 굵은 글씨로 표시된 것을 보면 12경맥이 위치한 곳의 장부 이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보이실 겁니다.


여기서 삼초라는 것을 잠시 설명드리겠습니다. 삼초는 옛날부터 ‘유명이무형有名而無形하고 무형이유용無形而有用하다.’고 표현하였는데, 해부학상 실질적인 형태는 없고, 오직 기능만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상초上焦는 심장⋅폐를 중심으로 한 흉부가 되고, 중초中焦는 비장⋅위장⋅간장 등을 중심으로 하는 상복부가 되고, 하초下焦는 신장⋅방광 등을 포함하는 하복부에 해당됩니다.

12경맥은 주행 경로상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수태음폐경의 끝 지점과 수양명대장경의 시작 지점이 이어져 있습니다. 팔을 벌리면 몸통에서 시작된 수태음폐경이 팔을 따라 손끝까지 흘러 수양명대장경으로 이어지고, 수양명대장경은 팔을 따라 머리로 올라가 족양명위경으로 이어집니다. 족양명위경은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흘러 족태음비경과 연결되고, 발끝에서 시작된 족태음비경이 몸통에 와서 수소음심경으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12경맥은 마치 하나의 원과 같이 우리 몸을 빙빙 돌면서 순환하고 있습니다.


신神과 기氣가 출입하는 혈穴 자리




12경맥과 기경팔맥에는 경로상에 혈穴 자리가 있는데 혈이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차를 타고 길을 가다 보면 한적한 도로를 달리다가 마을이 나오기도 하고 큰 도시가 나오기도 합니다. 경맥도 기가 경맥을 따라 흐르다가 기운이 모이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을 혈穴이라고 하는데 신神과 기氣가 혈 자리를 통해 출입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의사들이 병을 치료할 때 침을 이 혈 자리에 놓죠.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따르면 우리 몸에는 총 365개의 혈 자리가 있다고 합니다.

12경맥과 기경팔맥은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과 질병들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선려화 치유 수행에 있어서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씩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수태음폐경




그럼 가장 먼저 12경맥 중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수태음폐경은 중초에서 시작하여 밑으로 대장에 이어지고, 위胃의 입구를 돌아 횡격막 위로 올라가 폐에 닿고, 폐를 따라 겨드랑이 밑으로 나와 위팔의 안쪽으로 내려오고, 팔꿈치 주름의 척택혈을 통과하여 아래팔의 요골 부위를 따라 흘러 엄지손가락 끝의 소상혈으로 이어집니다. 경맥과 연관된 증상들은 주로 경맥이 지나는 부위에 있는 장부, 그리고 경로상의 근육과 관련하여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수태음폐경은 폐와 위를 지나므로 해당 부위의 증상인 흉통, 가슴 답답함, 쇄골 부위 통증, 소화불량, 기침, 어깨와 등의 통증 등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체滯했을 때 손을 따는 엄지손가락 부위가 수태음폐경의 소상혈少商穴인데 수태음폐경이 위장을 지나기 때문에 소화불량 증상에 이 혈 자리를 쓰는 것이죠. 평소 가슴이 답답하고 어깨와 등이 아프신 분들은 허리와 가슴을 펴고 턱을 뒤로 당기는 자세 교정과 함께 유산소 운동이나 심호흡을 하여 폐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자 벌써 시간이 다 되었네요. 다음 주도 12경맥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