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테크 기업들의 질주, 기술 전환기마다 ‘Rule’ 만드는 미국 외

[지구촌개벽뉴스]

애플·페북·구글 등 테크 빅 5 플랫폼 장악해
구글·아마존 등 빅 5 시총 합쳐 5조 달러…
일본 GDP와 맞먹어



애플의 기업 가치 1조 2,900억 달러


미국 애플은 작년 12월 27일(현지 시각) 뉴욕 주식시장에서 주당 289.9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미국 주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애플의 기업 가치(시가총액)는 1조 2,900억 달러(약 1,497조 원)다. 한국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 799곳을 다 합친 가치(약 1,480조 원)보다 많다. 애플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아마존, 페이스북 등도 세계 어디에서든지 마땅한 경쟁자 없이 무한 질주를 하고 있다.

세계 하이테크(첨단 기술 산업) 시장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 년간 기축통화 달러와 군사력, 전통 산업의 경쟁력으로 세계 패권覇權을 유지한 미국이 이제는 테크놀로지 독점이라는 무기까지 확보한 것이다.

‘빅 5’, 세계 기업 가치 순위 1~5위 싹슬이


2019년 12월 현재 미국 증시에서 기업 가치가 1조 달러를 넘는 수퍼 테크 기업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1조 2,100억 달러: 약 1,404조 원)이다. 그 뒤를 젊은 기업인 아마존(9,270억 달러), 알파벳(9,336억 달러), 페이스북(5,935억 달러)이 뒤쫓고 있다. 이 ‘빅 5’가 세계 기업 가치 순위 1~5위를 싹쓸이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내년엔 알파벳과 아마존도 ‘수퍼 테크 기업’ 대열에 오를 전망이다.

5대 미국 테크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약 5조 달러다.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5조 706억 달러, 4위인 독일은 4조 291억 달러, 한국은 1조 6,556억 달러다. 한국이 3년 내내 생산한 가치를 한 푼도 빠짐없이 다 모아야, 기업 5곳을 겨우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전통 제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애플의 경우 2018년 기준 매출 2,656억 달러에 영업이익 709억 달러(약 82조 2,8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시기 사상 최대의 반도체 호황을 누렸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58조 9,000억 원)보다 40% 이상 많은 수치다.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아마존·페이스북도 매년 10조~50조 원씩 영업이익을 올린다. 수십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불황도 크게 타지 않고 세계의 돈을 빨아들이는 배경에는 이들이 ‘정보의 플랫폼’을 장악했기 때문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테크 헤게모니 ‘플랫폼’ 장악


현재의 빅 5는 사실 혁신을 거듭하는 미국 테크의 결정판이다. 미국의 ‘윈텔’(윈도와 인텔의 합성어)은 1990년대 중반 PC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시대를 열며 디지털 혁명을 일으켰다. 이때 밀린 애플은 스티브 잡스 창업자를 최고 경영자(CEO)로 다시 끌어들여, 아이튠스라는 유료 음원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2007년대 후반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모바일 혁명을 가져왔다. 이 과정에서 생긴 아마존(1994년 설립), 구글(1998년), 페이스북(2004년)은 각각 전자 상거래와 검색, 소셜 미디어라는 새 분야를 창조해 냈다. 구글은 유튜브와 안드로이드,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모바일 메신저), 아마존은 아마존 웹 서비스(클라우드)라는 새 혁신을 들고 나왔다. 이들은 창업 30년이 되기 전 차기 테크 헤게모니인 ‘플랫폼’을 장악해 버렸다.

플랫폼은 사람들이 열차를 타고 내리는 승강장처럼, 전 세계 이용자들이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멈추는 지점이다. 예컨대 페이스북에는 20억 명 이상의 이용자가 자신의 글을 올리고, 구글에서도 수십억 명이 검색어를 입력한다. 아이폰의 앱 스토어,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에서 앱을 구매하면 일정 금액의 수수료가 애플과 구글로 들어간다. 1990~2000년대 PC·인터넷 시대와 2010년대 모바일에 이어 이제 플랫폼 시대까지 미국이 움켜쥔 것이다.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이들 빅 5는 엄청난 규모의 전 세계 빅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수십억 명의 세계인이 무엇을 검색했는지, 어떤 제품을 샀는지 정밀 파악해 최적의 전략을 내놓는 것이다. 테크 업계에선 “100여 년 전 록펠러의 석유업, 카네기의 철강업, 모건의 금융업과 같은 독과점을 넘어, 전 세계의 데이터를 장악한 21세기형 독과점이 출현했다.”는 말이 나온다.

유니콘 기업 매년 수십 곳씩 나와


미국 테크의 진짜 힘은 매년 수십~수백 개씩 쏟아지는 차세대 혁신 주자들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물론이고 뉴욕과 보스톤 등지에서 숱한 스타트업start-up이 생겨나고 다시 증시의 스타로 등장하는 선순환이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 것이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CB인사이츠가 집계한 ‘2019년 신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2019년 한 해 71개의 유니콘이 탄생했다. 전년(56개)보다 15개가 늘었다. 반면 미국을 쫓는 중국은 16개에 그쳐, 4분의 1에 불과했다. 미국 이외 지역의 신규 유니콘을 모두 합쳐도 56개에 불과했다. 혁신의 새로운 피가 지속적으로 수혈되고 있는 것이다.

경쟁국을 압도하는 ‘연구개발(R&D)’도 강점이다. EU 집행위원회의 ‘2019 산업 R&D 투자’에 따르면 2018년 투자 순위에서 최대 투자기업인 구글(183억 유로)을 포함해 상위 50개 기업 가운데 22개가 미국 기업이었다. 유럽연합이 17개에 불과했고, 한국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의 뒤를 이을 유력 기술인 브레인 인터페이스 분야는 미국 IBM과 퀄컴이 선두다. 한 IT 기업 임원은 “이미 10여 년 전에 자율주행차 연구에 대규모 투자했던 미국 테크 기업은 지금은 화성에 우주선을 보내고 지하에서 시속 1,200㎞로 달리는 하이퍼루프를 만드는 데 돈을 쓴다.”며 “1~2년 내의 상용 기술에 매달리는 경쟁사로선 따라잡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프론티어Frontier 정신으로 새워진 나라다. 서부 시대의 개척정신이 이것이다. 그리고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구호가 뉴 프론티어New Frontier였다. 새로운 영역인 달과 미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자는 것이다. 달 탐사 과정에서 축적된 과학기술과 세계 개척정신으로 미국은 1980년대 이후 IT산업 시대를 열었다. 이제 미국은 지구인들이 이용하는 플랫폼Platform을 장악하면서 데이터 독점시대를 열고 있다. 프론티어에서 혁신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기업문화를 상징하는 실리콘밸리에는 ‘빨리, 일찍, 자주 실패하라’는 격언이 있다. 과감한 도전을 인정해주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야말로 오늘날 미국의 힘이다. 애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유수 기업의 CEO들이 젊은 시절 자신의 집안 차고(Garage)에서 기업을 창업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에서는 가정을 넘어 사회 전체에 혁신 인프라가 깊게 깔려 있다는 반증이다.

온갖 자본주의의 악폐로 인해 결국 미국의 패권주의는 종언을 고한다는 전망이 난무하지만, 기술과 데이터 패권을 움켜진 미국의 힘은 당분간 맹위를 떨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美國, 드론으로 이란 군부실세 폭격爆擊… 호르무즈 해협에 전운戰雲 감돌아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보복 다짐하는 최고 지도자 “비례적 직접적 공격으로 미국 공격하라” 지시해



드론으로 이란 군부 실세 공격


1월 3일 새벽(현지 시각) 이란 쿠드스Quds군(이란혁명수비대의 정예군)의 수장이자 이란 군부의 최고 실세였던 가셈 솔레이마니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했다. 그와 함께 4명의 이란 혁명수비대 장성, 이라크의 시아파 인민동원군 부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등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중에는 솔레이마니의 사위도 있었다. 이날 사용된 드론은 리퍼Reaper(기종명 MQ-9)로 2007년 이후 실전에 투입된 요인 암살용 무기이다.

솔레이마니는 이란의 대이라크·시리아·레바논·아프가니스탄 외교 업무를 지휘하며 주변 국가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라크의 시아파 인민동원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치 반군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이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고, 그 배후의 중심 인물로 솔레이마니를 지목해 왔다. 특히 최근 벌어진 이라크 내 친親이란 민병대의 미군 시설에 대한 포격(2019년 12월 27일)과 시아파 시위대의 이라크 주재 미 대사관 공격(2019년 12월 31일) 배후에서 이란이 움직였다는 판단이 이번 공격의 직접적인 계기로 풀이된다.

‘신의 대리인’의 보복 지시


미 국방부는 작전 직후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위터에 성조기 사진을 올리며 작전 성공을 자축했다. 솔레이마니의 죽음 이후 미국과 이란은 서로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격렬하게 대립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4일 오전 테헤란에 거주하는 솔레이마니의 가족을 찾아 조문했다. 그때 솔레이마니의 딸이 로하니 대통령에게 “누가 우리 아버지의 복수를 하느냐”라고 묻자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 모두다. 이란 모든 국민이 선친의 복수를 할 것이다. 걱정 안 해도 된다.”라고 답하며 미국에 대한 복수를 암시했다. 특히 ‘신의 대리인’으로 불리는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6일 테헤란에서 치러진 슬레이마니의 장례식에서 이례적으로 눈물을 흘렸고, “비례적·직접적인 공격으로 미국을 공격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이란군에 의한 같은 수위의 공격’을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변으로 전파되는 중동 위기


이란 케르만주州 담당 혁명수비대 골라말리 아부함제 사령관은 4일 ‘이란이 미국에 어떻게 보복할 수 있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호르무즈 해협, 오만해, 페르시아만을 지나는 모든 미국 선박은 우리가 타격할 수 있는 사정권 안”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이란이 꺼낼 수 있는 카드다. 하루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인 약 1,700만 배럴의 원유가 지나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유가油價를 폭등시켜 세계 석유 시장에 커다란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모흐센 레자에이 전 이란 혁명수비대장은 “미국이 이란의 군사적 대응에 반격한다면 이스라엘의 하이파와 텔아비브는 가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자칫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아랍 대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란은 지난 5일엔 정부 성명서를 통해 “핵 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고, 우라늄 농축에도 제한을 두지 않겠다.”며 사실상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본격 생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는 핵 확산을 금지하고 있는 국제 질서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다.

드디어 이란은 보복의 칼을 빼들었다. 혁명수비대는 7일(현지시간) 오전 1시 30분쯤 이라크 내 알아사드 공군 기지와 아르빌 기지에 미사일 22발을 쐈다. 이란은 이 공격으로 미 테러리스트 8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8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비태세를 잘 갖춰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고, 이란에 군사보복을 하지 않고 경제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나라간의 전면전을 걱정했던 세계는 잠시 안도의 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아랍의 오래된 원한과 복잡한 지역 정세가 얽혀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는 언제 어디서 뇌관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