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도의 진리 강좌 | 4장 천지개벽과 역수曆數의 변화 (1)

[증산도대학교]

증산도의 진리 4장


천지개벽과 역수曆數의 변화 (1)




지금까지 많은 성인들이 인류에게 천지 대격변의 위기를 알리고 새 세상의 도래와 구원의 소식을 전하였으나, 구체적인 변혁의 실상과 새 세상이 오는 이치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주지 못했다. 불원간 닥칠 지구촌 대변혁의 참모습은 천지개벽天地開闢, 이 네 글자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결코 그 원인과 변국의 본래 모습을 알 수 없고, 나아가 구원의 문제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질 수 없다. 이번 호에서는 언어 자체부터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천지개벽'이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그 변화의 이치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인류 지혜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진리책 제4장의 내용을 2회에 걸쳐 그 핵심만 살펴보고자 한다.

제1절 천지개벽이란 무엇인가?


하늘과 땅은 태시太始(형상이 드러난 때, 形之始也) 이래 분열과 통일의 주기적인 개벽 운동을 반복해 왔다. 만물이 새롭게 태어나는 선천개벽先天開闢과 통일 완성하는 후천개벽後天開闢을 통해서 우주는 생장生長과 성숙成熟의 과정을 반복한다.

개벽開闢’이라는 말은 하늘이 열린다는 열 개開 자와 땅이 열린다는 열 벽闢 자로 구성되어 있다. 글자의 구성 자체에서 알아차릴 수 있듯이 ‘개벽’은 우주 생명의 대변화 운동으로 하늘과 땅이 새로운 질서로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도전道典』의 제일 첫머리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태시太始에 하늘과 땅이 ‘문득’ 열리니라. 홀연히 열린 우주의 대광명 가운데 삼신이 계시니, 삼신三神은 곧 일신一神이요 우주의 조화성신이니라. 삼신께서 천지만물을 낳으시니라. (도전道典 1:1:1~3)


이는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혀 주는 말씀이다. 먼저 하늘과 땅이 문득 열림과 동시에 그 중심에는 대광명의 신神이 있음을 전하고, 그 광명 속에 충만한 삼신三神에 의해 우주 만물이 생겨났음을 선언한 것이다. 이처럼 본질적이고 간명하게 우주 탄생을 선언할 수 있을까? 참으로 아름다운 말씀이다.

우리 동방 한민족은 우주 조물주 하느님을 ‘삼신三神’이라고 이름하였다. 삼신은 만물을 낳고, 기르고, 다스리는 조화造化, 교화敎化, 치화治化라는 세 가지 덕성을 바탕으로 우주를 창조, 섭리하는 형상이 없는 조화성신造化聖神이다. ‘삼신의 자기 현현顯現’이 바로 하늘[天]과 땅[地]과 사람[人]이다. 삼신의 본성과 지혜와 대광명이 하늘과 땅과 인간 속에 온전히 깃들어 있는 것이다.

인간과 만물을 낳아 기르는 실질적인 부모이자 창조주가 바로 ‘천지天地’로, 우주는 이법을 바탕으로 신이 매개하여 현실 세계를 열어 나간다. 이를 ‘이理⋅신神⋅사事’라고 한다. 즉 진리를 구성하는 전체 틀이 이법理法과 신도神道와 인사人事이다. 이를 첫 글자만 따서 ‘이신사’라고 한다. 이理(principles)와 신神(spirits)은 진리의 두 얼굴로, 우주 이법과 신도 세계가 하나 되어 진리를 구성한다. 이법과 신도를 바탕으로 자연 질서가 성숙함에 따라 인간人間 역사 또한 성숙해 나간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았던 선천에는 우주의 이법과 신도와 인사를 하나로 통일하여 전해 주는 성숙한 대도 진리가 없었기 때문에 진리의 전체 면모를 알 수 없었다. 이제 가을개벽기를 맞아 무극대도인 상제님의 추수 진리가 인간 세상에 나옴으로써 진리의 전체 구성 틀이 온전히 드러나게 된 것이다.

천지 변화를 주재하시는 개벽장 하느님


동방에서는 예로부터 우주의 조화성신인 삼신과 하나 되어 우주를 통치하시는 하느님을 삼신상제三神上帝님, 상제上帝님이라 불러 왔다. 삼신이 무형의 조물주 하느님(원신元神)이라면, 삼신상제님은 천지와 만유 생명을 주재하시는 유형의 인격신 하느님(주신主神)이다.

이제 후천 가을개벽을 맞아 천상에서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께서는 ‘신도神道와 이법理法’이 하나가 되어 열리는 생명 탄생과 우주 변화의 비밀을 밝혀 주셨다. 그래서 상제님의 진리는 신명 세계의 도와 천지의 이법을 바탕으로 가을 우주의 새 역사를 열어 나가는 진리이다. 천지 만물의 모든 변화는 신도와 이 법, 양자의 조화와 합일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증산 상제님은 김형렬 성도의 집에서 처음 도문을 열고 천지공사天地公事를 행하실 때 당신님의 신원을 ‘개벽장開闢長’ 하느님이라고 밝혀 주셨다.

*시속에 어린아이에게 ‘깨복쟁이’라고 희롱하나니 이는 개벽장開闢長이 날 것을 이름이라. 내가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主宰하여 천지를 개벽하여 무궁한 선경의 운수를 정하고 조화정부를 열어 재겁災劫에 싸인 신명과 민중을 건지려 하나니 너는 마음을 순결히 하여 천지공정天地公庭에 수종하라. 내가 세상에 내려오면서 하늘과 땅의 정사政事를 천상의 조정(天朝)에 명하여 다스리도록 하였으나 신축년 이후로는 내가 친히 다스리느니라. (도전道典 4:3:2~7)


우주는 주기적인 개벽 운동을 통해서 분열과 통일 과정을 반복해 왔다. 여기서 ‘개벽장’이란 말씀은 상제님께서 바로 천지의 개벽을 주재하고 계심을 밝혀 주신 말씀이다. 후천개벽을 통해서 열리는 새 하늘, 새 땅의 가을 우주를 직접 설계하시고 후천 5만 년 새 세계를 여시는 삼계 우주의 주재자, 통치자 하느님이심을 천명闡明한 것이다.

개벽은 천지 시공간의 대전환 운동



상제님께서 집행하시는 천지개벽天地開闢이란 천지일월의 대변국大變局 작용이요 시간과 공간의 대전환大轉換 운동이다. 고전물리학에 의하면 시간은 물질의 밀도와 관계없이 언제나 일정하게 흐르며(절대 시간), 무한히 펼쳐진 공간 역시 시간과는 무관하게 존재했다(절대 공간).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이런 고전물리학적 세계관을 뒤집어 놓았다. 그의 ‘상대성相對性 이론(Theory of Relativity)’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은 둘이 아니라 상호 일체 관계로 존재하면서 ‘4차원의 시공연속체時空連續體(space-time continuum)’를 형성한다. 시간과 공간이 상호 관통하여 일체로 존재한다는 말은 정신精神과 물질物質, 이理와 기氣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우주에 무한히 가득 찬 기氣는 공간을 낳고, 기의 이면에 깃든 변화 원리인 이理는 시간의 흐름으로 나타나 만물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실재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현대 물리학에서는 공간에 가득 차 있는 기를 장場(field)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 시공의 전체 구조는 물체의 질량 분포에 따라 굽어진 채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질량을 가진 물체 주위에 형성되는 중력이 공간을 휘게 하고, 그 물체 주변의 휘어진 특수 공간인 중력장重力場의 세기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는 것이다.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공간이 휘어지는 정도가 커지고 공간의 휘어짐이 클수록 시간이 더디 흐르게 된다. 쉽게 비유하면 지구보다 질량이 30만 배가 넘는 태양에 시계를 갖다 놓으면 시계가 그만큼 늦게 간다는 것이다.*1)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물질은 ‘장이 고도로 응축된 특수한 시공간’이다. 물질은 시공간과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 구조의 일부를 형성하며, 시공간과 상호 의존하는 일체 관계로 존재한다. 따라서 물체는 자신이 생겨난 전 우주 공간의 변화에 영향을 받으며, 우주 공간도 그 안에 존재하는 물질의 분포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우주 공간의 생성 모체인 장에 전격적인 변화가 일어나면, 우주 공간 자체는 물론 그 안에 존재하는 천지 만물이 동시에 영향을 받게 된다. 즉 천지天地⋅일월日月⋅성신星辰의 시공 궤도가 수정됨으로써 이루어지는 천지개벽 역시 우주 에너지인 장의 질적 대변화 작용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신비롭고 심오한 우주 현상이다.
*1) 2014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는 이 상대성 이론을 차원 문제와 함께 잘 연출한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중력의 영향으로 아버지와 딸이 같은 나이가 되었다. 아버지가 도착한 행성은 지구와의 중력 차이 때문에 시간의 흐름이 다르게 되어 아버지에게는 네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딸에게는 무려 28년이 흐르는 상대적 결과를 낳는다. 다시 돌아온 아버지가 임종을 앞둔 딸을 만나는 상황에 주목해 보기 바란다.


우주 변화의 궁극 목적



다시 현재의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살펴보자. 수많은 갈등과 문제 속에서 선천 종교와 철학 그리고 사상과 윤리와 도덕도 인간을 진정으로 구원하지 못하고, 세상에는 구원을 향한 절규만이 메아리치고 있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우리는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원인 규명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인간과 자연이 분열 성장하는 우주의 봄⋅여름철 시간대를 살아왔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선천에는 궁극적인 인간의 구원과 이상이 실현될 수 없는 이법적, 구조적 환경이 생명 질서의 바탕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선천은 상극相克의 운運이라 상극의 이치가 인간과 만물을 맡아 하늘과 땅에
전란戰亂이 그칠 새 없었나니... (도전道典 2:17:1~2)


*선천에는 위무威武를 보배로 삼아 복과 영화를 이 길에서 구하였나니 이것이 상극의 유전이라. (도전道典 5:412:1)


선천은 ‘상극相克’의 운이 지배하는 생장, 분열의 시간대이기 때문에 자연 자체도 인간에게 온갖 재난과 화액을 던져 주고 있었다. 그래서 선천에서는 인간과 세계 구원은 아무리 염원하여도 결코 이루어질 수 없었다. 그런데 상제님께서는 지금이 분열하는 선천의 상극相克 시대에서 통일 운동을 하는 후천 상생相生의 시대로 전환하는 천지 개벽기임을 “천지성공天地成功 시대”(도전道典 4:21:1)라는 말씀으로 간명하게 밝혀 주셨다.

지금은 선천개벽으로 인간과 만물을 낳아 길러 온 천지가, 가을개벽의 운수를 맞아 진정한 인간 구원을 이루고 만유 생명을 추수(성공)하려는 때, 즉 천지가 통일 운동으로 전환하여 우주의 꿈과 대이상인 후천 5만 년 지상 낙원 세계가 실현되는 때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때를 상제님께서는 ‘천지성공 시대’라고 하신 것이다.

천지 변화와 인류 역사의 궁극 목적은 인간의 성숙과 후천 가을 우주의 통일 문명을 성취하는 데 있다. 이런 천지의 목적은 만물 생명을 낳아 길러 온 천지일월이 봄⋅여름철의 자신의 공덕을 이루는 후천 가을철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성취된다. 후천 가을개벽을 통해 실현되는 천지성공은 단순히 자연의 변화 도수(질서)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주의 이법[理]을 바탕으로 신도[神]가 작용하고 최종적으로는 인간의 손길[事]을 거쳐서 결과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인간의 손길, 인사人事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제2절 천지의 변화 질서를 밝힌 동방의 우주 사상




지금으로부터 2만 5천 년 전, 인류 신선 문화의 고향인 마고성麻姑城, 율국律國 시대가 있었다. 그때는 마고대성麻姑大成 삼신을 비롯해 궁희穹姬 태율 성모님과 소희巢姬 태려 성모님 등의 여신들께서 주도하신 무병장수 조화 신선 문명 시대였다. 이곳이 바로 천부경의 첫 탄생지이다. 박제상은 『부도지符都誌』에서 ‘마고성은 천부를 지키고 받드는 곳’이라고 했다. 마고삼신님께서 우주 율려의 조화 소리인 옴唵으로 황손들을 가르치려고 천부경의 ‘일시무시일 석삼극무진본’ 열한 자를 만들어 신선 문화를 전해 주셨다.

이후 안파견 환인께서 세우신 인류 최초 국가인 환국桓國은 중앙아시아에서 시베리아, 만주에 이르는 광대한 영역으로 구환족九桓族의 열두 나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후 환인천제께서 환웅에게 동방 태백산(백두산)으로 가서 나라를 열어 신교의 진리로 다스릴 것을 명하였는데, 이때 천부와 인印 세 개를 종통의 상징으로 전해 주었다. 이에 배달국 시조인 커발환 환웅은 태백산에서 신시神市를 개창하고 구전口傳되어 오던 글을 녹도문鹿圖文으로 기록하니 바로 하늘의 법과 명을 밝힌 인류 최고最古 경전 「천부경天符經」이다.

「천부경」은 1태극에서 10무극까지 수로써 삼신상제님이 주재하시는 하늘의 뜻과 만물 창조의 법칙을 전하고 있다. 수의 원리로 동방 우주론의 핵심을 밝힌 「천부경」은 9천 년 전 삼신상제님이 인류에게 내려 주신 천강서天降書이자 최초의 계시록이다. 중요한 것은 이 「천부경」을 바탕으로 해서 동방의 모든 학문의 뿌리인 「하도河圖」와 「낙서洛書」가 나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살펴보도록 한다.

우주 창조 수학의 원형 틀, 「천부경天符經」


「천부경」은 81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무려 31자가 수數이다. 이 31자를 통해 수의 생성 과정과 상호 관계를 밝힌 우주 수학의 원전이다. 그리고 「천부경」에는 인류 태고 문화인 신교의 우주관, 신관, 인간론의 정수가 담겨 있다. 신교神敎로부터 유불선과 기독교 사상이 나온 것으로, 「천부경」은 가히 인류 최초의 종교 경전이자 문화 원전原典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 원형 문화의 제1성전이자 우주 수학의 원전인 「천부경」을 바르게 깨침으로써 우리는 지구촌 인류 원형 문화의 시원 코드를 해석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고, 동북아 역사 문화의 뿌리와 신교 문화의 틀까지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천부경」의 내용을 대국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상경上經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이오#
하나는 천지 만물이 비롯된 근본이나 무에서 비롯한 하나이니라.

일시一始는 시작을 뜻한다. 만물은 이 하나(一)에서 비롯되었다.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의 말과 같이 만물은 물리적 극(Physical pole)과 정신적 극(Mental pole)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물리적인 극極으로 말하면 지극한 일기一氣이며, 정신적인 극으로 말하면 만물 근원의 일신一神이다. 천지 안의 모든 생명과 무수한 별자리도 대우주 조화의 근원을 상징하는 하나에서 온 것이다. 생명의 근원 역할을 하는 하나는 우주 만물을 낳는 조화의 근원이자 창조의 본체인 1태극(수水)이다.

이어서 무시일無始一은 1의 근거, 하나의 소자출所自出을 밝힌다. 1은 무無에서 시작한 하나라는 것이다. 여기서 무無는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이 아니라 모든 질서의 근원인 카오스chaos, 즉 무극無極을 가리킨다.

#석삼극析三極 무진본無盡本이니라.#
이 하나가 나뉘어져 천지인 삼극으로 작용해도 그 근본은 다함이 없다.

석삼극析三極, 무궁한 우주는 하나의 조화에서 가장 지극한 셋으로 나누어진다. 이는 일극즉삼극一極卽三極의 논리이다. 동방 한민족 경전 중 하나인 「삼일신고三一神誥」에서는 이를 ‘[{집일함삼執一含三}}’의 원리로 전하고 있는데, 이는 동방 신교 문화의 우주론인 ‘삼신일체三神一體’의 섭리이다. 즉 ‘하나 속에 셋이 있고, 그 셋이 일체가 되어 둥글어 간다.’는 것이다. 하나는 현상 세계에서 반드시 셋으로 열린다.

그런데 무진본無盡本, 그 근본인 우주의 절대 조화 자리는 다함이 없다. 천지 만물의 생명이 하나에서 생겨나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 조화의 근원은 결코 고갈되지 않는다. 일一이 지극한 셋으로 나뉘어도 일의 신성과 생명은 증감이 없으며 다함이 없다는 것이다.

#천일일天一一이오 지일이地一二오 인일삼人一三이니#
하늘은 창조 운동의 뿌리로서 첫째 되고, 땅은 생성 운동 근원되어 둘째 되고, 사람은 천지의 꿈 이루어서 셋째 되니

이 구절은 인류 시원 문화의 원형 정신이 드러나 있다. 우주에서 가장 보배로운 세 가지 지극한 것인 하늘과 땅과 인간은 우주의 절대 조화 근원인 조물주(하나, 일一)의 마음과 신성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천일, 지일, 인일 다음의 일, 이, 삼은 하늘과 땅과 사람의 작용을 의미한다. 하늘의 1은 양의 근원이 되고, 땅의 2는 음의 근원이 됨을 뜻한다. 그리고 천지 음양의 결합으로 생겨난 사람은 천지 부모의 신성과 조화와 광명으로 ‘하늘땅의 꿈과 이상을 이루는 중심 존재’이기에 인삼人三이라 한 것이다. 천지와 하나 되는, 우주 조화의 경계인 ‘천지일심’에 머무는 것이 우리 동방 한민족 9천 년 역사에서 전하는 삼일三一 심법이다.

#일적십거一積十鉅라도 무궤화삼無匱化三이니라.#
하나가 쌓여 열十로 열려 나가더라도 다함이 없이 3수의 조화를 이룬다.

일적십거一積十鉅, 1이 커지고 변화하여 마침내 10수에 도달해 조화가 열리는 이 과정은 만물이 생장하고 성숙의 단계에서 새 세계가 열리는 우주의 변화 원리를 의미한다. 배달국 5세 태우의太虞儀 환웅의 막내아들인 태호 복희씨太皞伏羲氏는 삼신상제님께 천제를 올리고 하늘에서 계시해 준 신물(용마)를 보고 깨달음을 얻어, 우주의 시간과 공간의 자리에 1에서 10까지 수를 배열해 우주 변화의 이법적 체계를 세웠다. 이를 하도河圖라고 한다.

우주 만물은 겨울(일一)에서 생명 태동을 시작하여 봄여름에 지엽을 내고 꽃을 피운 다음 가을에 비로소 성숙한 열매(10)를 맺게 된다. 가을이 되면 모든 생장의 질서가 끝나고 새로운 질서로 개벽하여 조화와 완전한 균형을 이루는 10무극 세계가 열리기 때문에 우주 만물이 결실結實하게 되는 것이다.

무궤화삼無匱化三은 다함이 없이 언제 어디서든 삼수三數, 삼신三神을 근본으로 한다는 말이다. 우주 만물 생명의 변화는 항상 1에 내재된 3의 정신, 삼신의 신성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중경中經# >
<##천이삼天二三이오 지이삼地二三이오 인이삼人二三이니#
하늘도 음양 운동 3수로 돌아가고, 땅도 음양 운동 3수로 순환하고, 사람도 음양 운동 3수로 살아가니

하늘도 땅도 인간도 모두 음양의 변화 운동을 한다. 그런데 그 음양 운동도 하나가 셋으로 벌어지고, 셋이 일체로 존재하는 대우주 3수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하늘, 땅, 인간 모두 음양으로 조물주 삼신의 조화 신성을 갖고 삼수의 도道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삼신의 조화 신성과 대광명을 회복하는 길이 바로 대원일大圓一*2)의 정신이다. 한없이 크고, 한없이 원만하고, 하늘땅과 하나인 마음(태일이 된 인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2) 안파견 환인천제와 초대 환웅천황의 존호 커발한居發桓은 대원일大圓一을 우리말로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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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삼합육大三合六하야 생칠팔구生七八九하고#
천지인 큰 3수 마주 합해 6수 되니 생장성 7⋅8⋅9를 생하고

대삼합육大三合六의 큰 3수는 바로 삼극三極을 가리킨다. 하늘과 땅과 인간이 하나 되어 6(천일, 지이, 인삼 또는 천이, 지이, 인이)이 나온다. 즉 하늘과 땅, 인간의 일체 관계 속에서 열리는 그 조화의 생명이 6이다.

「천부경」 81자의 정중앙에 위치한 ‘육六’은 우주 현상계 변화 작용의 중심수이다. 육은 물(6水)로, 물은 우주 현상계의 생명의 근본이자 대우주의 생명력 그 자체이다.

그 창조 변화 작용의 기본수인 6이 생장성으로 작동하여 생칠팔구生七八九를 이룬다. 그리하여 우주의 중심별인 칠성七星이나 사람 얼굴의 칠규七竅가 나오고, 우주 시공의 근본구조인 팔방위八方位나 팔괘八卦가 이루어져 우주 생명력의 팔음팔양八陰八陽 운동이 있게 되는 것이다.

#운삼사運三四하야 성환오칠成環五七이니라#
천지 만물 3과 4수 변화 마디 운행하고, 5와 7수 변화 원리 순환 운동 이룬다.

운삼사運三四, 우주의 운동은 3과 4의 변화 틀로 열린다. 우주는 시간과 공간에서 하나를 근본 바탕(체體)으로 하여 생生⋅장長⋅성成의 셋으로 펼쳐진다. 춘하추동 사계절四季節이나 동서남북 사방위四方位는 겨울이나 북방이 근본 체體가 되어 시간과 공간의 구성 및 전개가 이뤄진다. 즉 생⋅장⋅성의 삼수 원리로 작용하면서 전체적인 변화는 넷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그리고 성환오칠成環五七에서는 순환을 이루게 하는 근원적인 힘, 즉 황극皇極의 본체와 작용이 5와 7임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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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下經(人經)
#일묘연一妙衍 만왕만래萬往萬來하야 용변부동변用變不動本하니라.#
하나가 오묘하게 뻗어 나가 만물이 수없이 오고 가는데, 그 작용이 바뀌어 마침내 부동의 본체가 된다.

일묘연一妙衍 만왕만래萬往萬來, 하나는 오묘하게 변화하고 확장하며 끊임없이 오간다. 낮이 가고 밤이 오고, 봄과 여름이 가고, 가을과 겨울이 오고, 해가 거듭하며 오고 가는 순환 변화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그런데 용변부동본用變不動本이다. 작용[用]이 부동의 본체[本]로 바뀐다는 체와 용의 본질적인 변화의 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여기서 ‘변할 변變’은 바로 천지의 가을 대개벽 작용을 의미한다. 현상 세계가 우주 본체 세계, 즉 10무극의 세계로 바뀐다는 파천황破天荒의 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 「천부경」에서 진실로 전하고자 한 진리의 한 소식이 바로 선천과 후천의 변화 소식이다. 가을 대개벽기에 10무극 삼신상제님께서 강세하시어 후천 가을 우주의 10무극 시대를 열어 주신다.

#본심본태양本心本太陽 앙명昻明하고#
근본은 마음이나 태양에 근본 두어 마음의 대광명은 한없이 밝고 밝아

본심本心, 우주의 근본은 마음이다. 인간의 마음이 바로 우주의 조물주요 신이라는 뜻이다. 본태양本太陽 앙명昻明은 마음의 본성은 태양처럼 밝은 광명에 근본을 두어 한없이 밝다. 그러므로 인간이 자기의 본심을 여는 날, 조물주의 신성과 광명한 대우주의 생명력을 복원하게 된다. 이것이 우리 인간이 나아가야 할 삶의 최종 목적지인 것이다.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이니#
사람은 천지의 마음(일심)을 얻어 (비로소) 태일太一이 되니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은 사람이 천지의 마음과 생명을 관통해서[中] 하나가 된다는 뜻이다. 천지부모와 하나 된 인간을 신교 문화에서는 태일太一이라 한다. 본심 본태양이 된 사람, 우주 태양 광명과 하나가 된 사람이 바로 태일이다. 인류 원형 문화의 최종 결론이 바로 이 태일의 문화이다.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이니라.#
하나는 천지 만물 끝맺는 근본이나 무로 돌아가 마무리 짓는 하나이다.

일종一終에서 일은 태일太一이다. 대우주 조화의 근원인 ‘하나’로 돌아간 인간이 태일이다. 인간은 천지와 한마음이 되어 천지의 조화 생명이 될 수 있다. 이제 천지 일심의 경계에 있는 태일이 인류 역사를 마무리 짓는다. 태일이 가을 천지개벽에서 열리는 무극 세계로 돌아가 모든 것을 마무리 짓게 된다는 뜻이다. 무종일無終一은 무에 바탕을 두고 마무리 짓는 하나라는 뜻이다.


이신사理神事의 우주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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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진리의 바탕을 ‘이신사理神事’ 이 세 글자로 압축할 수 있다. 이신사 법칙은 상제님이 천지 대자연과 이 세계를 통치하시는 바탕이요 이 우주의 도를 깨닫는 가장 근본이 되는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 세계의 가장 밑뿌리를 이루는 진리의 바탕은 우주의 이법 즉 리理이다. 우주 변화의 원리, 우주 창조 원리가 있는데, 그 핵심은 상제님께서 밝혀 주신 우주 1년의 이치이다. 우주 1년의 변화 이법에 따라 현실 세계가 열려 굴러간다. 그런데 이 우주의 이법만으로는 인간 세상의 온갖 사연과 사건들이 생겨나지 않는다. 우주 이법을 현실 세계에 매개하는 신神의 손길, 즉 신神의 개입이 있어야 비로소 인간 현실 역사에 크고 작은 사건이 전개된다. 이러한 이법理法과 신도神道가 바로 진리의 두 얼굴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주 질서의 기본 원리인 이법이 있고, 여기에 신神이 생명 창조의 근원적인 요소인 기氣를 매개함으로써 현실 세계가 이루어지고 변화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우주의 봄⋅여름철이 지나 우주의 가을 시간이 임박하면 천지의 원주인原主人이신 상제님께서 우주의 목적을 이루시기 위해 인간의 현실 역사 속에 직접 들어오시게 된다.

그리하여 동서 인류 문화의 진액을 거두시고 천지자연과 인간 역사의 새 질서를 열어 주심으로써 인간이 선천의 상극 운수를 종결하고 후천 가을 우주의 상생과 조화의 통일 운수를 열어 나가게 된다. 이를 일찍이 프랑스의 의사이자 영능력자인 노스트라다무스는 ‘위대하시고 영원한 하느님은 변혁(revolution)을 완수하기 위하여 오실 것이고, 하느님의 의지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였다.
하느님께서 직접 인간으로 오시어 전하신 구원의 위대한 소식, 우주 법칙으로 밝힌 궁극의 진리가 바로 후천의 추수 진리, 증산도甑山道인 것이다.

신선 몸을 만드는 유전자 - 언청계용신言聽計用神


아마 주의 깊은 독자들이라면 『증산도의 진리』 책 표지에 있는 새 같기도 하고 용 같기도 한 이상한 부호(?)를 보았을 것이다 초판에는 책 앞표지 중간에 기서재동其瑞在東이란 글씨와 함께, 개정판에는 책 표지의 상단에 그려져 있다. 이는 바로 증산 상제님께서 천상으로 떠나시기 6개월 전인 기유년 새해에 안내성 성도 집에서 쓰신 현무경玄武經의 첫 페이지에 나오는 언청계용신言聽計用神이다.

언청계용신은 언청言聽, 사람이 말하는 대로 들어주고 계용計用, 어떤 계책이 쓰임이 된다는 뜻이다. ‘내가 사람을 많이 살리고 싶다. 저 사람을 좀 살려 주고 싶다. 이 도통법을 저 사람에게 전해서 병란을 넘어 같이 후천으로 넘어가고 싶다.’는 착한 마음으로 인생을 설계하면 그것이 쓰임이 되는 것이다. 즉, 말하는 대로 들어주고 설계하는 대로 그 계책을 써 주는, 소원 성취를 시켜 주는 망량신魍魎神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그냥 순수하게 주문을 읽으며 하단전에 빛을 넣고 채워서 정단이 완성되면, 그 선물로 언청계용신이 나오게 된다. 언청계용신의 기원은 2만 5천 년 전의 마고성에서 찾을 수 있으며, 새의 모습으로 그 부리가 길게 튀어나와 있고, 뒤쪽은 용의 모습을 하고 있다. 부리와 눈, 다리가 있는데 점이 세 개 찍혀 있어서 마치 삼족오처럼 생겼으며, 우리 신선 문화를 상징하는 마크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