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 수업이 싫어요』

[이 책만은 꼭]
이해영 객원기자 / 서울관악도장


우리 국사 수업이 싫은 진짜 이유


학창 시절 국사 수업에 대한 인상을 물어보면 어떨까?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함이 없이 “대표적인 암기 과목”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어린 시절 역사를 즐겼던 학생들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국사를 포기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그 이유는 입시 위주로 짜여 짧은 수업 시수授業時數에 비해 많은 내용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암기 위주, 수험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사회에 나와서 국사를 공부하려 해도 공무원이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같은 시험 위주의 공부이기 때문에 현실에 와닿는 국사 내용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 우리가 만나는 국사 교과서는 지나치게 많은 내용을 단순 기계적으로 나열하고, 우리의 현실과 별개인 죽은 지식만 암기하게 만든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 내용에 있다. #현재 우리가 배우는 국사 교과서는 첫 단추부터 잘못 짜인, 대일 항쟁기 당시 일제의 조선총독부가 만든 식민사관을 겉모습만 살짝 바꾼 상태에서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려 100여 년에 걸쳐서!! 이에 우리 진짜 역사, 그중 고대사 왜곡의 핵심 주제들을 쉽게 파악하기에 좋은 책이 나와 화제이다. 바로 황순종이 지은 『국사 수업이 싫어요』이다.

지은이 황순종


1950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기중⋅고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 대학 재학 중에 행정고등고시 14회에 합격해 과학기술부 등에서 28년 동안 근무했다. 미국 디트로이트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대 문헌과 사료를 중심으로 철저한 고증을 추구하는 것이 역사 저술의 기본자세라고 생각하며 유통 기한이 한참 지난 ‘식민사관’에 젖어 있는 주류 사학계에 뼈아픈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조선총독부에서 한국을 영구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만든 식민사관을 바로잡는 일에 남은 인생을 걸고 있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서 저자는 머리말에서 다음처럼 밝히고 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많이 읽을 수 있는 쉬운 책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필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요즘 학생들은 시간이 없어 책을 읽지도 못할 뿐 아니라 설령 시간이 있더라도 게임이나 다른 취미 활동을 하지 누가 책을 읽느냐는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식민사학을 반드시 몰아내겠다는 굳은 신념이 있었고, 우리 학생들에 대한 믿음과 기대 또한 매우 컸다. 3⋅1혁명, 4⋅19혁명, 근래의 촛불 혁명 등에서 보여 준 사회 정의와 민주화를 향한 열망과 참여 정신을 믿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이 학생들은 물론이고 그들의 부모들에게도 우리의 참역사를 알려 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 책 6쪽


지은이가 쓴 책은 『매국사학의 18가지 거짓말』, 『식민사관의 감춰진 맨얼굴』, 『임나일본부는 없었다』, 『동북아 대륙에서 펼쳐진 우리 고대사』, 『화랑 이야기』, 『매국의 역사학자, 그들만의 세상』(공저) 등이다.

이 책의 주요 특징


이 책은 역사연구소의 황 소장과 학생들이 〈역사랑〉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역사에 대해 토론하며 진짜 우리 역사를 알아 가는 과정을 대화 형식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다. 어려운 역사 지식을 나열하는 책이 아니라, 이야기체로 쉽게 서술되는 책이어서 역사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도 누구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한 권으로 쉽게 한국 고대사의 진실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 역사가 여전히 식민사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학계의 반민족적이고 매국적인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아도 역사에 대한 흥미나 관심이 저조한데, 여기에 잘못된 국사 교육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역사에 대해 흥미를 잃어버렸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역사를 알리기 위해서는 좀 더 새로운 방식의 글쓰기가 필요했다. 특히 젊은 층의 역사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글쓰기를 모색한 결과가 이 책의 서술 특징이 되었다.

이 책의 시작과 목차


이 책의 시작
수치스럽고 슬픈 역사만 배우다 보니 흥미가 나지 않아 국사 수업이 싫다는 영수는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듣게 된다. 지금 배우고 있는 국사 수업과 반대로 우리의 실제 역사는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찬란한 것이었으며, 학교에서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진짜 역사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수는 잘못된 국사 수업과 올바른 우리 역사에 대해 알기 위해 친구 준호와 함께 역사연구소의 황 소장을 만나게 되고, 다른 친구 및 선후배들과 함께 ‘역사랑(역사를 사랑하는 화랑들)’이라는 모임을 시작한다.

황 소장과 학생들이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역사랑 모임에서는 학교에서 거짓을 가르치고 있는 이유와 그동안 어떻게 역사적 진실이 왜곡되어 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바탕에 식민⋅매국사학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들은 인류 최초의 문명인 요하 문명, 고대 중국을 지배한 동이, 대륙을 무대로 한 열국의 역사, 매국사학과 동북아역사재단의 매국적 행태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토론하며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고대사의 진실들을 밝혀낸다.

이제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목차

머리말

제1장 어머니와 아들
제2장 연구소 방문
제3장 역사랑 모임
제4장 인류 최초의 문명, 요하 문명
제5장 고대 중국을 지배한 동이, 한민족
제6장 위대한 역사, 배달국과 고조선
제7장 구이와 동이
제8장 대륙을 무대로 한 열국의 역사
제9장 매국사학의 거짓말 잔치
제10장 동북아역사재단의 매국적 행태

참고문헌

주요 내용 살펴보기


일제 식민사학의 실체와 동북아역사재단의 매국적 행태
식민사학은 주지하다시피 대일 항쟁기 당시 일본 제국주의 학자들이 조선 침략을 당연시하면서, 문화 대국인 조선의 역사를 근본적으로 말살하기 위해 기획 조작된 거짓 사학이다. 해방이 된 이후 우리 역사학계를 일본 제국주의 학자들에게서 배운 이들이 장악하게 되면서 현재까지 공고하게 그 세력을 펴고 있다.

학계를 장악하면서 민족사학자들의 학계 진출을 봉쇄하고 토론의 기회를 절대 허용하지 않으며, 사이비니 유사사학이니 하는 모욕적 언사로 자신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편파적인 언론이 학계와 같은 이해관계로 연합 전선을 펴면서 잘못된 학계를 비판하기는커녕 이를 비호하고 있다. 심지어 요즘은 국내 학자들의 비열하고 반민족적인 행태를 지적하기 위해 이덕일 소장 등이 ‘매국사학’이라는 용어로 매국사학자들을 비판하고 있다.

식민사학은 우리 역사를 근본적으로 말살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거짓으로 시작해서 거짓으로 끝난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이 역사적인 사료의 뒷받침이 없는 비학문적인 억지 주장이 많고, 소설 같은 논문을 가지고 이를 정당화하려고 한다. 특히나 일부 사료를 근거로 제시하는 경우에 그것을 자기들 입맛에 맞게 마음대로 해석하고, 그 밖의 다른 자료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다는 주장만 고수하고 있다.

특히나 『환단고기桓檀古記』에 대한 소위 ‘위서론’을 언급하는 걸 보면 그들의 학자적 자질까지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해방 후에도 여전히 식민사관에 사로잡혀 그릇된 역사를 진실인 것처럼 가르치고 온 국민에게 널리 퍼뜨린 식민⋅매국사학자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 그들은 ‘단군은 실제의 건국 시조가 아니라 신화적 인물이다.’, ‘고조선은 평안도에 있던 작은 나라다.’, ‘요하 문명의 주인은 중국 민족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은 한반도 안에 머물러 있었다.’ 등의 거짓 역사를 아무런 사료적 뒷받침 없이 억지스럽게 주장하며 우리 역사를 왜곡해 왔고, 이는 그대로 잘못된 역사 교육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자 만든 정부 산하 〈동북아역사재단〉의 반민족적, 매국적 행태는 식민사학의 확장 및 심화와 맞물려 그 폐해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곳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만든 기관으로서 뛰어난 많은 인재들과 수백억 원의 연간 예산을 사용하는 조직인데, 우리나라를 위한 연구와 정책 개발을 해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본과 중국의 시각에서 우리 역사의 말살에 일조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재단이 만든 ‘동북아역사지도’가 중국의 동북공정 논리와 일제의 식민사관을 추종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북아역사지도에는 우리의 영토 독도獨島가 빠져 있다. 60명이 넘는 학자들이 참여하였는데, 과연 이것이 실수였을까? 이덕일 소장은 이 동북아역사지도는 중국에서 나온 담기양의 『중국역사지도집』을 거의 통째로 베꼈다고 하였다. 이는 우리의 주체적 입장이 거의 없이 중화사관의 왜곡에 따라 우리 고대사 강역을 한반도 안으로 제한해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시대의 세부적 지리와 경계에 대한 질의에 명확한 사료적 근거를 대지 못하고 ‘학계의 정설’ 또는 ‘편찬 학자들의 토론 결과’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한 동북아역사재단은 지도 편찬 사업 이전에 한국 고대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다는 목적으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하버드 대학 한국학연구소라는 곳에 1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여섯 권의 책을 영문으로 발간하였다. 이 여섯 권은 식민사학을 추종하여 해외에 우리의 왜곡된 역사를 영원히 전파하려는 의도였다. 여섯 권 중 『고대 한국사의 한나라 영지들(The Han commanderies ie Early Korean History)』은 소위 한사군에 관한 것이고, 『가야의 역사적 고고학적 재발견(The Rediscovery of Kaya in History and Archaeology)』은 가야사에 대한 것인데, 이는 임나일본부설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다. 단군조선을 비롯한 배달 이전의 역사는 아예 언급도 없다.

현재 역사학계는 임나任那가 가야伽倻라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이 고대에 가야를 지배했다는 부분은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고 있다. 현재 이 재단의 해체를 요구하는 민족사학계의 움직임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런 중요한 일을 보도하지 않는 언론들의 행태를 말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학생들의 입으로 쉽게 서술하고 있어서 읽기는 무척 수월한 편이다.

식민⋅매국사학자들은 중국과 대륙의 땅을 쟁패해 왔던 고대 우리 민족의 강한 군사력과 높은 정신문화, 찬란한 역사를 모두 지워 버리고, 낙후되어 있던 한국의 역사가 외국의 지배를 받아 문명화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민족적 자긍심을 낮추고 국사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식민사관에 사로잡혀 왜곡되고 지워진 우리 역사를 복원하고 우리 고대의 위대한 역사를 하루빨리 되찾는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저자는 거듭 주장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많은 국민이 역사 문제가 잘못되어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역사를 보는 올바른 시각을 갖게 되기를 소망하며, 아직도 식민사관에 매몰되어 있는 주류 사학계에 뼈아픈 반성을 촉구한다.

지민 : (……) 식민사학은 우리 역사를 부분적으로 왜곡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말살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거짓으로 시작해서 거짓으로 끝나는 아주 악독한 장치입니다. 그러한 주장들은 거의 대부분이 역사적인 사료의 뒷받침이 없는 비학문적인 억지 주장일 뿐이며, 일부 사료를 근거로 제시하는 경우에도 그 사료를 자기들 입맛에 맞게 마음대로 해석함으로써 역시나 결론은 거짓으로 끝나는 것이죠. - ‘제9장 매국사학의 거짓말 잔치’에서


영애 : 친일파 이야기를 했는데, 동북아역사지도에서 이 하나만 보더라도 이것이 친일파가 작성한 지도라는 점이 너무나 명백해져요. 아니 친일파라기보다는 일본의 극우파가 그린 지도라 하면 더 맞을 거예요. 그건 바로 그 지도들에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독도가 우리 영토에서 빠져 있다는 사실이에요.

지도 편찬 사업에는 60명이 넘는 학자들이 참여했는데 그 사람들이 그린 지도에 한결같이 독도가 빠져 있는 것은 왜일까요? 독도가 우리 영토가 아니라 일본의 영토였고 지금도 일본의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 아니겠어요? 이런 매국적인 학자들에게 국민의 혈세 수백억 원이 지원되고 있다는 게 너무 참담할 뿐이에요. - ‘제10장 동북아역사재단의 매국적 행태’에서



인류 최초의 문명, 요하 문명의 진실



이집트의 나일강, 메소포타미아의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파키스탄의 인더스강*, 중국의 황하 유역에서 기원전 3500년경 찬란한 문명이 꽃이 피었다. 이를 우리는 ‘세계 4대 문명’이라 부른다.
*인더스 문명은 이름 때문에 인도 아대륙印度亞大陸이 중심지 같지만, 사실은 파키스탄 지역에서 탄생했다. 파키스탄 북서부의 모헨조다로와 하라파가 대표적인 유적지.


그런데 이 문명의 뿌리와 모태로서 앞선 문명의 실체가 확인되고 있다. 바로 최근에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튀르키예의 남동부 아나톨리아 지역에 있으며 ‘배불뚝이 언덕’이란 뜻을 가진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 유적과 현재는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지역에 해당하는 ‘요하遼河 지역 문명’이다. 괴베클리 테페 유적은 현재 신전 터만 발굴되고 있을 뿐 농경이나 정착 생활의 흔적은 나오지 않아 신전 도시라고 부른다.

요하 문명의 우하량牛河梁이라는 곳에서는 거대한 제단과 함께 여신을 모신 사당, 그리고 돌을 쌓아 만든 무덤인 적석총 등 세 가지 중요한 유적들이 발굴되었다. 괴베클리 테페 유적과 요하 문명은 인류 문명의 역사를 1만 년까지 끌어올렸다.

요하 문명 우하량 여신을 모신 사당에서는 주실의 중심에 두 개의 곰 형상이 있었다. 곰 하면 우리는 ‘단군사화檀君史話’에 등장하는 단군임검님의 어머니인 웅씨녀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이를 그들의 시조로 여기는 황제 유웅씨로 보려고 하지만, 곰 형상들이 만들어진 시기는 황제가 살았던 시기보다 최소 300년 이상 시기가 앞선다.

반면 『환단고기桓檀古記』 「삼성기三聖紀 하下」와 「신시본기神市本紀」 등의 기록을 참조하면, 환웅천황의 밝달국(배달국) 건국 과정과 웅족熊族의 여인들이 환웅천황이 이끈 환족과 혼인하여 환족 백성이 되는 과정들이 잘 나타나 있다. 이는 요하 문명에 나오는 여러 유물에 대한 문헌적인 근거가 된다.

이에 대해서 이 책에서는 다음처럼 언급하면서, 현 역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황 소장 : 중국에서 말하는 요하 문명의 주인이 중국 민족이 아니라 우리 민족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역사적 사실인 것 같아요. 이 지역들에서 보이는 많은 문화적 요소들은 중원 문화권에서는 보이지 않는 다양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어 중원과는 구별되는데, 아까 영수 학생이 홍산 문화 유적으로 언급한 적석총과 여신을 모신 사당, 그중에서도 이 여신은 다름 아닌 웅녀로서 곰을 부족의 토템으로 삼아 신성시한 우리 선조들의 문화임을 보여 주는 것이죠(중략).

준호 : 청동기 시대에 대해 교과서에서는 “한반도에서는 서기전 10세기경에, 만주 지역에서는 이보다 빠른 서기전 15~13세기경에 청동기 시대가 전개되었다.”라고 되어 있어요. 우리가 만주 지역인 중국보다 300~500년이나 늦었다고 가르치고 있는데, 이것은 사실을 크게 왜곡한 것이잖아요?
- ‘제4장 인류 최초의 문명, 요하 문명’에서


위대한 역사 배달국과 단군조선


이 책은 단군조선檀君朝鮮(고조선古朝鮮)과 그 이전 국가인 배달국倍達國의 역사를 간략하게 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교에서는 우리 최초의 국가를 고조선이라고 배우지만, 그 전에 배달국이 있었다. 배달국은 초대 커발환居發桓 환웅부터 해서 열여덟 분이 계셨고, 그중 14세 자오지慈烏支 환웅이 치우천황蚩尤天皇으로 알려진 분이다. 동아시아의 군신으로 추앙받은 치우천왕은 황제헌원과의 ‘탁록대전’에서 승리하였는데, 중국에서는 이 치우천황까지도 자신들의 조상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이는 우리 스스로가 우리 조상을 부정한 결과이다. 이에 대해 책 본문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정연 : 중국인들은 이렇게 어이없게 남의 조상을 자신들의 조상으로 둔갑까지 시키는데, 이 땅의 매국사학자들은 우리의 조상도 강토도 외국에 넘겨주고 한반도 안에서의 역사만 우리 것이라 하니 글자 그대로 매국사학자임에 틀림없어요. - ‘제6장 위대한 역사, 배달국과 고조선’에서


이 외에도 본문에서는 배달국 출신인데 역사를 잃어버려서 중국인의 시조로 추앙받는 염제 신농씨炎帝神農氏, 태호 복희씨太皞伏羲氏 그리고 황제 헌원黃帝軒轅(공손헌원公孫軒轅)에 대해서는 쉽게 서술되어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 지금까지 우리 역사학자란 사람들이 공부를 하지 않고 있으며, 선입관과 편견에 휩싸여 온 국민을 호도糊塗하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번 잘못 끼워진 단추는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풀고 잠그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어서 이 책에서는 단군조선의 개국과 도읍지의 위치에 대해 사료와 유물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현 국사 교과서의 잘못된 행태를 말하고 있다.

세호 : 그런데도 평양의 위치에 대해 매국사학자들은 여전히 북한의 평양이라고 우기고 있어요. 고조선 말기에 위만이 고조선을 차지해 그 평양에 도읍했다고 보는 건데, 이는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잘못이며, 위만은 평양이 아니라 고조선 서쪽 끝 지역을 차지하고 다른 곳에 도읍했을 뿐이죠. 만약 위만이 고조선을 이어 평양에 도읍했다면 평양의 이름을 바꿀 필요가 없었을 텐데 위만의 도읍을 왕험성이라고 기록한 것을 보면 그곳은 평양과 다른 곳임을 말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또 그 위치에 대해서는 ‘패수의 동쪽’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볼 때 이 왕험성은 지금의 평양이 될 수 없고, 북경 부근을 흘렀던 패수의 동쪽인 지금의 요서 지역에 있었다고 봐야 하죠.

준호 : 고조선의 영역과 관련해 교과서에서는 한반도와 요동 지역에서 고조선의 대표적 유물인 비파형 청동 단검이 나오므로 두 곳이 같은 문화권이라고 하여 고조선의 영역을 한반도는 물론 요동까지도 포함해 설명하는 것처럼 보여요. 그러나 정작 고조선의 유물이 출토된 지역을 표시하는 지도에는 한반도 안의 지명만 보여 주고 요동은 아예 나오지 않으니, 이것은 무의식 중에 한반도만 고조선의 영역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려는 얕은꾀라고 생각돼요.
- ‘제6장 위대한 역사, 배달국과 고조선’에서


대륙을 지배한 구이와 동이



구이九夷와 동이東夷, 모두 우리 민족을 중국에서 부른 이름이다. 그런데 이 ‘이夷’ 자를 오랑캐라고 하면서 야만스럽다는 의미로 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동이족’이라고 하면서, 우리 조상들이 야만스럽고 오랑캐라며 ‘자기 비하’를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왜 그들의 시선으로 우리를 봐야만 하는지 그 자체가 의문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이夷’라는 글자는 큰 대大 자와 활 궁弓 자를 합한 글자로 조선의 큰 활이라는 뜻이다. 고대에 활과 화살은 첨단 무기였다. 큰 활을 만들고 사용할 줄 아는 발전된 문물을 사용했기 때문에 경외하면서 부른 글자이다. 그리고 이에는 온화하다, 평평하다, 마음이 편안하다는 뜻이 있고, 이는 어질 인仁과 같은 의미이다.

현재 중국인들이 말하는 중원中原은 황하 중류 지역으로 사방 천 리 정도의 땅이다. 즉 지금의 중국 영토로 생각하면 한 줌의 땅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 중원에서 서쪽의 견이畎夷로부터 해서 우이于夷, 방이方夷, 황이黃夷, 백이白夷, 적이赤夷, 현이玄夷, 풍이風夷, 양이陽夷로 이어진 이들이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중국의 서북쪽 끝인 산시성陝西省으로부터 그 동쪽의 허베이성河北省과 산둥성山東省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이다. 이를 구이九夷라고 하였으며, 이보다 더 동쪽 만주와 한반도를 지배한 동이東夷가 있었다.

즉 오늘 중국의 북쪽과 동쪽의 해안가, 만주와 한반도가 배달국과 단군조선의 영역이었다. 당시 동북아시아를 거의 전부 석권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조선의 강역을 현 북한 지역에 한정을 지으려는 매국사학의 터무니없는 주장은 그 설 자리가 없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인용하며 이 책 소개를 매듭지으려 한다.

영애 : 낙빈기라는 학자가 밝힌 동이족이 중국을 다스렸다는 내용은 역사적 사실임이 분명할 것인데, 이는 우리가 앞에서 본 대로 인류 최초의 문명을 이룩한 우리 고조선의 조상들이 우리보다 뒤떨어진 중국에 가서 문물을 전파하는 것을 넘어 직접 나라를 다스릴 수 있었다고 보이는 것이죠. 이는 오늘날 한류 문화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데, 당시의 한류는 지금보다 더욱 강력해 중국을 다스리며 그들을 교화하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생각됩니다. - ‘제5장 고대 중국을 지배한 동이, 한민족’에서

지민 : 지금의 한류는 우리 민족이 가진 저력을 명백하게 보여 주는 것인데도 우리 학생들이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 같아요. 저는 부모님 세대에서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 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라는 두 가지 중요한 과제를 단기간에 이루어 냄으로써 그 결과로 오늘날의 한류가 세계에 확산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그에 대해 자긍심을 갖기보다는 알게 모르게 한국인에 대해 스스로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그 근본적 원인은 무엇보다 역사 교육이 잘못된 데 있는 게 아닐까요? 부모님 세대나 지금의 우리 모두 낙후되어 있던 한국의 역사가 외국의 지배를 받아 문명화되었다고 배우고 있으니 어찌 민족적 자긍심이 있을 수 있겠어요? 우리 고대의 위대한 역사를 하루빨리 되찾는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확신해요. - ‘제6장 위대한 역사, 배달국과 고조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