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 연이은 테러, 유럽에 안전한 곳이 없다

[지구촌개벽뉴스]

니스Nice, 루브래Rouvray, 독일 뮌헨München까지
연이은 테러, 유럽에 안전한 곳이 없다!


지난 7월 14일(이하 현지 시각) 프랑스 니스Nice에서는 혁명 기념일(바스티유의 날)을 맞아 해변가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밤 10시 30분경 마지막 행사로 불꽃놀이가 끝났을 무렵 대형 흰색 수송용 트럭 한 대가 해변가의 유명 산책로인 프롬나드 데 장글레Promenade des Anglais(영국인 산책로)에 모인 군중들을 향해 시속 60∼70㎞ 속도로 돌진했다. 트럭은 의도적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바꿔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도망가는 군중들을 공격했다. 트럭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최소 84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트럭 운전사는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며 트럭을 군중 속으로 몰았고, 나중에는 군중을 향해 총을 꺼내 쏘기 시작했다고 한다.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사살된 범인은 튀니지계 프랑스인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럴(31)이었다. 나중에 그의 트럭에서 총기, 수류탄, 폭약 같은 다량의 무기가 발견되었다. 그는 이슬람 국가(IS)와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그들의 사상에 동조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니스 테러의 상흔이 채 아물기도 전 7월 26일 오전 프랑스 북부 생테티엔 뒤 루브래시市의 한 성당에 괴한 두 명이 흉기를 들고 침입했다. 이들은 미사를 집전하고 있던 자크 아멜(84) 신부와 수녀·신자 각 2명 등 총 5명을 인질로 잡았다. 이 과정에서 신부가 칼에 목을 베여 목숨을 잃었고, 신자 한 명이 크게 다쳤다. 괴한들은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며 제단 주변에서 설교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들은 IS 추종자로, 그중 한 명은 알제리계 프랑스인 아델 케르미슈(19)로 확인됐다. 케르미슈 일행은 범행 후 성당을 빠져 나오던 중 먼저 빠져 나온 수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사살됐다. 이들의 흉악무도한 테러 범행 소식에 프랑스 전역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IS는 그동안 이라크 시리아 등지에서 타 종교 시설을 파괴한 적은 있지만 서방의 종교 시설을 대상으로 테러를 일으킨 것은 처음이다. 계속된 테러로 공포에 휩싸인 프랑스는 최근 작년 11월 파리 테러 이후 선포된 국가비상사태를 내년 1월까지 6개월 추가 연장하였다.

독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독일 바이에른 주 뮌헨의 도심에서 7월 22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9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부상했다. 지난 18일 같은 주 뷔르츠부르크를 지나던 통근 열차에서 17세 아프가니스탄 난민 소년이 흉기를 휘둘러 승객 4명이 다친 지 나흘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날 총격은 오후 5시 50분께 맥도널드 점포와 새턴 자동차영업점 앞, 올림피아 쇼핑몰 3곳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처음 총격이 발생한 지 2시간 30분쯤 후에 쇼핑몰 인근 도로에서 용의자의 시신 1구도 발견했다. 독일 언론은 도주 중이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히기 직전 자신의 머리에 스스로 총을 쏴 자살했다고 보도했다. 총격범은 뮌헨에 사는 18세의 이란과 독일 시민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이란계 독일인으로 밝혀졌다. 그는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번 사건이 ‘소프트 타킷 테러soft target terror’(불특정 다수의 일반 대중을 노리는 테러)라는 점에서 독일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프랑스와 독일에서 벌어진 테러들은 사회에 섞이지 못한 외톨이 청년들의 무차별 공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유럽형사경찰기구(유로폴Europol: European Police Office)는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미국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프랑스 마냥빌 경찰관 부부 난자, 니스 트럭 돌진, 독일 뷔르츠부르크 도끼 난동 등 올해 일어난 4건의 테러 모두 IS가 기획이나 지원, 실행을 한 테러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2000~2015년 사이 일어난 ‘외로운 늑대’에 의한 공격의 35%는 정신장애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생되는 테러는 뚜렷한 정치적 종교적 목적을 가지고 일어나는 전통적인 테러의 개념에서 벗어나 테러와 광기가 구분되지 않고 뒤섞인 형태로 일어나고 있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자이퉁Süddeutsche Zeitung은 “많은 이들이 실제 어떤 위험에 처한 것인지 알지 못하는 오랜 불확실성의 시간 속에 살고 있다”고 적었다. 잘못된 종교적 신념, 정신장애, 사회적 원한이 뒤섞여 이제 지구촌 어디에서도 완전한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뮌헨 총기난사는 테러와 광기가 뒤섞인 세계에서 안전한 곳은 없음을 확인시켜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