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칼럼 | 성사재인成事在人의 을미년을 그리며
[칼럼]
최미숙 / 수원인계도장
을미년이 밝았다. 해마다 이맘때면 회한과 설레임으로 주역을 살피게 된다. 변화철학 주역의 18번째 괘는 산풍고山風蠱이다. 여기에서 ‘고蠱’는 벌레 고자로, 세상이 벌레 먹어 썩고 있는 때임을 말해주는 괘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가 바로 산풍고의 때임은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정치, 사회, 교육, 종교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끝을 알 수 없는 부패와 타락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듯하다. 산풍고의 괘사를 잠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蠱는 원형元亨하니 이섭대천利渉大川이니 선갑삼일先甲三日하며 후갑삼일後甲三日이니라.’ (고는 크게 형통하니,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로우니, 갑으로 먼저 삼일하며 갑으로 뒤에 삼일이니라.)
참 아이러니한 것이 세상이 벌레 먹어 다 썩어가고 있는 때를 상징하는 고괘가 오히려 크게 형통하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여기서 우리는 우주의 존재 방식과 천지 조화옹 하나님의 통치 이법의 대의大義를 엿볼 수 있다. 달도 기울면 차고 오르막 끝에는 내리막이 펼쳐진다. 눈물 끝에는 웃음이 나오고 한바탕 웃음이 지나면 다시 슬픔이 다가온다. 세상이 돌이킬 수 없으리만큼 썩었기에 오히려 새롭게 혁신해서 위대한 새출발을 할 수 있는 법이다. 시중時中으로 균형의 도를 잡아라! 하늘의 조화정부造化政府는 솟은 것은 깍아 내리고, 파인 것은 덮어 평평하게 하는 시중과 균형의 도로 세상을 다스린다. 즉, 산풍고에는 세상이 썩었지만 크게 형통하므로 위대한 시작을 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산풍고에는 개혁의 뜻도 담겨있다. 그것은 바로 선갑삼일과 후갑삼일에서 드러난다. 이는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 10천간 중에서 갑을 중심으로 앞 3일과 뒤 3일 동안 모든 개혁이 완료된다는 의미이다. 갑은 오늘, 지금 현재를 의미한다. 즉, 갑은 지난 신임계辛壬癸의 과정에서 드러난 모든 문제의 원인을 살펴 오늘 개혁을 단행하고 이어 다가오는 을병정乙丙丁에는 새로운 세상이 열려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개혁의 정점에 정丁이 있다. 정은 정녕丁寧의 의미로 반드시 그렇게 되고야 마는 의미가 있다.
갑甲은 천도天道의 시작이다. 따라서 120년 전 갑오동학혁명은 단순히 조선 왕조의 부패와 타락에 반발한 농민봉기가 아니라 상극으로 점철된 지난 선천 문명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혁명革命이라 할 수 있겠다. 동학혁명 2주갑을 맞은 2014 갑오년 역시 의미심장한 한 해였다. 밖으로는 세월호 사태를 비롯하여 대형 재난과 사건, 사고가 줄을 이었다. 정치, 경제 상황도 암울하기 그지없어 그야말로 ‘무고인민만일생無辜人民萬一生’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린 한해였다. 반면 우리 도운道運에서는 내적으로 태을주 천지조화 중심의 도정으로 대전환하여 인간이 천지 주인공으로 우뚝 서는 태일太一문화, 광명문화 회복의 기초를 놓았다. 외적으로는 환단고기 북 콘서트를 통해 전 세계에 동북아 창세역사와 인류의 원형문화를 소개하며 참동학 역사혁명의 횃불을 높이 들었다. 지기금지사월래至氣今至四月來, 금년 기운이 명년明年 사월까지 간다는 상제님 말씀으로 미루어 내년 중반까지 이 변화의 도도한 물결은 거침없이 역사의 중심으로 굽이쳐 갈 것이다.
을미년!
일제가 국모國母를 처참하게 살해하여 당시 조선 백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던 해다. 그 역사의 한은 120년의 시간을 넘어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살아 분노의 숨을 죽이고 있다. 그러고 보면 산山은 간艮 방이고 풍風은 손巽 방이기에 산풍고는 손巽방의 일본이 간艮방의 조선으로 침입한 상象도 된다. 당시 조선을 갉아먹은 내우외환內憂外患의 벌레들은 1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살아 꿈틀대고 있다. 밖으로는 주변 강대국들의 역사왜곡과 패권주의 행보이고, 안으로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관료주의, 만연한 부정부패, 정신적 타락, 사회 전반에 걸친 기강해이 등이다. 우주의 여름과 가을이 바뀌는 거대한 변혁기를 살고 있는 이때, 역사와 문화를 잃어버린 ‘얼빠진 한민족’을 향해 각양각색의 벌레들이 달려들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제 돛을 올리고 출항한 갑오년 개혁의 배는 을미년을 맞고 있다. 을미년에는 개혁이 구체화, 실질화되어 우리들의 몸과 마음에도 궁극의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우주 변화원리로 볼 때도 미未는 형形이 완성이 되고 정신이 성숙해 들어가는 변화의 중심에 있다. 먼저 나 자신을 개혁하고 이어 산풍고로 어지러운 세상에 광명의 빛을 전할 수 있는 홍익인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것은 우리 앞에 놓인 역사의 사명이자 민족의 사명이다.
을미년 새해를 맞으며 외부의 변화요인에 막연한 희망을 거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틀을 꿰고 그 역사의 진행 궤도 위에 나의 좌표를 확고부동하게 놓아야겠다. 결국 모사재천謀事在天 성사재인成事在人이다. 역사의 결정권자는 인간이다. 시간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지배하는 일꾼의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일찍 내이나 늦게 내이나 먹이만 도수에 맞게 하면 올릴 때에는 다 같이 오르게 되리라’는 상제님 말씀처럼 우리 모두 다 함께 거대한 변화와 혁신의 물결을 타는 역사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을미년이 밝았다. 해마다 이맘때면 회한과 설레임으로 주역을 살피게 된다. 변화철학 주역의 18번째 괘는 산풍고山風蠱이다. 여기에서 ‘고蠱’는 벌레 고자로, 세상이 벌레 먹어 썩고 있는 때임을 말해주는 괘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가 바로 산풍고의 때임은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정치, 사회, 교육, 종교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끝을 알 수 없는 부패와 타락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듯하다. 산풍고의 괘사를 잠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蠱는 원형元亨하니 이섭대천利渉大川이니 선갑삼일先甲三日하며 후갑삼일後甲三日이니라.’ (고는 크게 형통하니,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로우니, 갑으로 먼저 삼일하며 갑으로 뒤에 삼일이니라.)
참 아이러니한 것이 세상이 벌레 먹어 다 썩어가고 있는 때를 상징하는 고괘가 오히려 크게 형통하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여기서 우리는 우주의 존재 방식과 천지 조화옹 하나님의 통치 이법의 대의大義를 엿볼 수 있다. 달도 기울면 차고 오르막 끝에는 내리막이 펼쳐진다. 눈물 끝에는 웃음이 나오고 한바탕 웃음이 지나면 다시 슬픔이 다가온다. 세상이 돌이킬 수 없으리만큼 썩었기에 오히려 새롭게 혁신해서 위대한 새출발을 할 수 있는 법이다. 시중時中으로 균형의 도를 잡아라! 하늘의 조화정부造化政府는 솟은 것은 깍아 내리고, 파인 것은 덮어 평평하게 하는 시중과 균형의 도로 세상을 다스린다. 즉, 산풍고에는 세상이 썩었지만 크게 형통하므로 위대한 시작을 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산풍고에는 개혁의 뜻도 담겨있다. 그것은 바로 선갑삼일과 후갑삼일에서 드러난다. 이는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 10천간 중에서 갑을 중심으로 앞 3일과 뒤 3일 동안 모든 개혁이 완료된다는 의미이다. 갑은 오늘, 지금 현재를 의미한다. 즉, 갑은 지난 신임계辛壬癸의 과정에서 드러난 모든 문제의 원인을 살펴 오늘 개혁을 단행하고 이어 다가오는 을병정乙丙丁에는 새로운 세상이 열려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개혁의 정점에 정丁이 있다. 정은 정녕丁寧의 의미로 반드시 그렇게 되고야 마는 의미가 있다.
갑甲은 천도天道의 시작이다. 따라서 120년 전 갑오동학혁명은 단순히 조선 왕조의 부패와 타락에 반발한 농민봉기가 아니라 상극으로 점철된 지난 선천 문명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혁명革命이라 할 수 있겠다. 동학혁명 2주갑을 맞은 2014 갑오년 역시 의미심장한 한 해였다. 밖으로는 세월호 사태를 비롯하여 대형 재난과 사건, 사고가 줄을 이었다. 정치, 경제 상황도 암울하기 그지없어 그야말로 ‘무고인민만일생無辜人民萬一生’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린 한해였다. 반면 우리 도운道運에서는 내적으로 태을주 천지조화 중심의 도정으로 대전환하여 인간이 천지 주인공으로 우뚝 서는 태일太一문화, 광명문화 회복의 기초를 놓았다. 외적으로는 환단고기 북 콘서트를 통해 전 세계에 동북아 창세역사와 인류의 원형문화를 소개하며 참동학 역사혁명의 횃불을 높이 들었다. 지기금지사월래至氣今至四月來, 금년 기운이 명년明年 사월까지 간다는 상제님 말씀으로 미루어 내년 중반까지 이 변화의 도도한 물결은 거침없이 역사의 중심으로 굽이쳐 갈 것이다.
을미년!
일제가 국모國母를 처참하게 살해하여 당시 조선 백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던 해다. 그 역사의 한은 120년의 시간을 넘어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살아 분노의 숨을 죽이고 있다. 그러고 보면 산山은 간艮 방이고 풍風은 손巽 방이기에 산풍고는 손巽방의 일본이 간艮방의 조선으로 침입한 상象도 된다. 당시 조선을 갉아먹은 내우외환內憂外患의 벌레들은 1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살아 꿈틀대고 있다. 밖으로는 주변 강대국들의 역사왜곡과 패권주의 행보이고, 안으로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관료주의, 만연한 부정부패, 정신적 타락, 사회 전반에 걸친 기강해이 등이다. 우주의 여름과 가을이 바뀌는 거대한 변혁기를 살고 있는 이때, 역사와 문화를 잃어버린 ‘얼빠진 한민족’을 향해 각양각색의 벌레들이 달려들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제 돛을 올리고 출항한 갑오년 개혁의 배는 을미년을 맞고 있다. 을미년에는 개혁이 구체화, 실질화되어 우리들의 몸과 마음에도 궁극의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우주 변화원리로 볼 때도 미未는 형形이 완성이 되고 정신이 성숙해 들어가는 변화의 중심에 있다. 먼저 나 자신을 개혁하고 이어 산풍고로 어지러운 세상에 광명의 빛을 전할 수 있는 홍익인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것은 우리 앞에 놓인 역사의 사명이자 민족의 사명이다.
을미년 새해를 맞으며 외부의 변화요인에 막연한 희망을 거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틀을 꿰고 그 역사의 진행 궤도 위에 나의 좌표를 확고부동하게 놓아야겠다. 결국 모사재천謀事在天 성사재인成事在人이다. 역사의 결정권자는 인간이다. 시간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지배하는 일꾼의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일찍 내이나 늦게 내이나 먹이만 도수에 맞게 하면 올릴 때에는 다 같이 오르게 되리라’는 상제님 말씀처럼 우리 모두 다 함께 거대한 변화와 혁신의 물결을 타는 역사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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