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가 온다 (4) / 도심 속 지뢰, 싱크홀 / 삼성, 40년 만에 ‘반도체인의 신조’ 바꿔

[지구촌개벽뉴스]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AI :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


인공지능 시대가 온다 (4)




이스라엘의 인공지능 전쟁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운용하고 있다는 AI 머신은 ‘라벤더Lavender’와 ‘가스펠The Godpel’이다. 라벤더는 전화, 이메일, 메신저 등 통신 기록과 위성 이미지, 기타 정보와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융합해 매일 수천 명의 하마스 전투원들을 표적으로 식별한다. 이스라엘군 운영자는 그 결과를 검토 후 공격을 명령하고 있다.

라벤더는 한마디로 ‘하마스 킬링 리스트’를 만드는 AI 머신이다. 누구를 사살할지 라벤더가 정한다. 리스트는 미사일 부대, 보병 부대 등에 전달되고 군인들은 명단에 올라 있는 ‘테러리스트’를 사살하는 작전을 수행한다.

이스라엘의 또 하나의 AI 머신은 가스펠이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인간 외에 공격할 건물과 인프라도 AI 머신 가스펠로 선정한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전투 지휘 본부, 무기 창고, 로켓⋅미사일 발사대 시설이 우선 목표이고 무장대원이 살고 있는 민간 주거 건물과 도심의 건물, 학교, 은행 등은 2차 목표로 설정돼 있다.

이스라엘은 군용 AI 연구를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 아리엘 포라트 텔아비브대 총장은 “이스라엘에 인공지능(AI)은 생존 도구”라고 말했다. 또한 아이작 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융합 사이버 연구 센터(ICRC) 대표는 “이스라엘의 AI는 직간접적으로 군과 연결돼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스라엘 내 첨단 기술 업체는 약 9,100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AI 전문 업체는 최소 2,200개라고 한다. 박사급 AI 전문 인력도 4,000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이 인구 1000만 명의 작은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AI 올인’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미래 AI 전쟁의 실험실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는 미국 기업이 만든 ‘메타콘스텔레이션(MetaConstellation)’이라는 AI 표적 획득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위성 이미지, 오픈소스 데이터, 드론 영상, 지상에서 수집된 보고서 등을 분석하여 지휘관에게 군사적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표적 선정(Targeting)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또 다른 도구는 우크라이나의 ‘비밀 무기’로 불리는 ‘클리어뷰Clearview’다. 이 프로그램으로 우크라이나는 군사 침공에 참여한 23만여 명의 러시아 군인을 식별하여 전쟁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와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클리어뷰의 안면 인식 데이터베이스는 세계 최대 규모로 400억 개로 늘어나 지구상의 모든 사람당 평균 5개의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전쟁을 ‘인류 역사상 최초의 알고리즘 전쟁(Algorithmic Warfare)’이라고 분석했다. 표적 획득 프로그램을 우크라이나가 스타링크Starlink와 결합시켜 디지털 전장에서 ‘전자 킬 체인(Digital Kill-Chain)’을 형성함으로써 ‘전쟁의 혁명(Revolution in warfare)’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 혁명’의 핵심은 드론drone(무인 항공기)이다. 우크라이나군은 표적 획득 프로그램으로 미사일이나 포병 또는 무장 드론을 선택하여 화면에 표시된 러시아 표적을 공격한다. WP는 이에 대해 ‘마법전쟁’ 또는 ‘비밀 디지털 전투’가 벌어지는 중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의 예로 9월 18일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드론으로 러시아 트베리 지역 토로페츠Toropets에 있는 러시아 미사일 창고를 공격해 폭발시켰다고 밝혔다. 자폭 드론 100대 이상이 투입됐다고 전해졌다. 해당 지역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서쪽으로 약 380킬로미터, 우크라이나 국경에선 약 550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WP는 전쟁의 긴박함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일종의 슈퍼 발명 실험실(a kind of super lab of invention)’이 되었다고 표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알고리즘 전쟁(Algorithmic Warfare)’
‘전자 킬체인을 완성한 전쟁의 혁명(Revolution in warfare)’
‘일종의 슈퍼 발명 실험실(a kind of super lab of invention)’
- 〈The Washington Post〉


로봇 개 투입 현실화돼


이렇게 ‘드론’이 주요 무기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로봇 개를 최전방에 배치한 영상을 공개하여 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전쟁이 현실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인이 숲이 우거진 지역에서 로봇 개의 열화상 카메라를 사용해 함께 정찰하는 모습도 담겼다.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영국 회사인 브릿 얼라이언스로부터 ‘배드 2(BAD 2)’라는 이름의 로봇 개 30대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로봇 개는 다섯 시간 동안 3.2킬로미터를 이동할 수 있으며 대당 가격은 9,000달러 정도다.

전장에서의 로봇 개 투입이 병력 소모를 줄이는 장점도 있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SF 영화 속 킬러 로봇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지난 5월 관영 언론 CCTV를 통해 걸어가며 총탄을 쏘는 로봇 개의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총뿐만 아니라 불을 쏘는 로봇 개도 있다.

러-우 전쟁은 AI가 핵무기와 같은 ‘비대칭 전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 준 최초의 전쟁으로 기록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전 세계 AI 방공 시스템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의 최소 30개 이상의 국가가 AI 자율 방공防空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군사 강국들은 또한 자동화된 전장의사결정 시스템인 로봇 지휘관을 만들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군사학자 앤서니 킹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데이터와 AI는 현재 전쟁의 핵심이며 어쩌면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 안보 기관 연구원인 폴 샤레는 지난 2월 발표한 에세이를 통해 규제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군용 AI는 인간의 감독이 반드시 전제돼야 하며, 핵무기에 대해선 통제권을 인간만이 갖도록 하며 드론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재설정하는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제한이 없다면 인류는 기계가 주도하는 위험한 전쟁의 미래로 달려가게 된다.”라며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문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라고 적었다. (한재욱 객원기자 / 본부도장) ◎


땅이 갑자기 꺼진다!


도심 속 지뢰, 싱크홀



부산 사상구 올해만 여덟 차례 싱크홀 발생
1.9일마다 한 번꼴로 사고
원인은 지하수의 이동과 유출



최근 몇 달 사이 서울⋅부산⋅경기 평택 등에서 사고가 발생해 차량이 땅속에 빠지며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9월 21일 오전 8시 45분께 부산 사상구 한 도로에서 가로 10미터, 세로 5미터, 깊이 8미터가량의 대형 땅꺼짐(싱크홀Sinkhole)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부산소방본부 차량과 반대편에서 지나가던 5톤 화물차가 각각 꺼진 땅에 빠졌다.

대낮에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도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8월 29일 오전 11시 26분께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도로에서 가로 5미터, 세로 4미터, 깊이 2.5미터의 땅꺼짐이 발생해 승용차가 빠져 버렸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동승자가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는 모두 879건이다. 연도별로는 2019년 192건, 2020년 284건, 2021년 136건, 2022년 177건 등이다. 4년 6개월간 1.9일마다 한 번꼴로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정부가 발표한 싱크홀 사고의 원인을 보면 전체 879건 가운데 하수관 손상이 396건으로 전체의 45.1%를 차지한다. 하수도에서 새어 나온 물이나 빗물 등이 인근 공사장 등을 지나며 구멍이 생기고 잦은 진동과 하중이 가해지면서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공사 구간 다짐(되메우기) 불량 153건(17.4%), 굴착공사 부실 52건(5.9%), 기타 매설물 손상 45건(5.1%), 상수관 손상 32건(3.6%)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부산 사상구에서는 올해만 여덟 차례에 걸쳐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지만, 아직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또 다른 주장으로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든 도심에 생기는 것이든 싱크홀은 모두 땅속에서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생긴다고 한다. 지하수를 너무 많이 끌어다 쓰면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지하수가 감당하던 압력을 땅속 공간이 고스란히 받게 된다. 이 결과로 지표가 무너져 싱크홀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위험사회다. 언제 어디서 땅이 꺼질지, 테러가 일어날지 알 수 없다. 눈과 귀를 열고 언제나 깨어 있는 삶의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강희 객원기자 / 본부도장) ◎


삼성, 40년 만에 ‘반도체인의 신조’ 바꿔



삼성전자는 9월 23일, 반도체 부문(DS)에서 ‘DS인의 일하는 방식’(가제) 제정을 위해 임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40년 된 ‘반도체인의 신조’를 시대 상황에 맞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에 발을 들인 것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1983년, 첫 자체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도전하며 만들어진 ‘반도체인의 신조’는 임직원들의 굳은 의지를 표현한 열 가지의 다짐이었다.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큰 목표를 가져라.”, “일에 착수하면 물고 늘어져라.” 등은 그 시절, 매일 아침 임직원들이 외치며 스스로에게 다짐하던 문구였다.

삼성전자가 40년 만에 다시 ‘반도체인의 신조’를 꺼내 든 것은, 과거의 신조를 재해석해 오늘날 AI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재욱 객원기자 / 본부도장) ■

반도체인의 신조
1.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2. 큰 목표를 가져라.
3. 일에 착수하면 물고 늘어져라.
4. 지나칠 정도로 정성을 다하라.
5. 이유를 찾기 전에 자신 속의 원인을 찾아라.
6. 겸손하고 친절하게 행동하라.
7. 서적을 읽고 자료를 뒤지고 기록을 남겨라.
8. 무엇이든 숫자로 파악하라.
9. 철저하게 습득하고 지시하고 확인하라.
10. 항상 생각하고 연구해서 신념을 가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