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도 인간관 4부 -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일타 증산도]

[머리말]


안녕하십니까? 일타증산도 진리법사 전기훈입니다.
지난 시간에 보은, 해원, 상생이라는 3대 종지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오늘은 이것을 떠받치고 있는 몇 가지 주요 사상을 알아보겠습니다.
더불어 증산도 근본 사상, 인간론의 결론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인간의 존재存在와 위격位格



『도전道典』 2편 23장과 6편 9장을 보면, 상제님께서 인간의 존재存在 가치에 대해 선언을 하신 부분이 나옵니다.

형어천지 생인
形於天地하여 生人하나니
만물지중 유인 최귀야
萬物之中에 唯人이 最貴也니라
하늘과 땅을 형상하여 사람이 생겨났나니만물 가운데 오직 사람이 가장 존귀하니라.
(도전道典 2:23:2)


천지무일월공각 일월무지인허영
天地無日月空殼이요 日月無至人虛影이니라
천지는 일월이 없으면 빈껍데기요일월은 지인至人이 없으면 빈 그림자니라.
(도전道典 6:9:4)


세상에는 천지도 모르고 까분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천지를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하늘 땅 천지는 인간 존재의 바탕, 부모와 같습니다. 인간은 천지부모天地父母의 자녀로 생겨났기에, 그 가치가 무엇보다도 높습니다. 못 배우고 못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인간은 누구도 예외 없이 그렇게 존귀한 것입니다. 인간은 단순한 피조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우주의 중심이라는 말씀입니다.


한민족을 통해 계승된, 인류 문명사 최초의 경전인 「천부경天符經」에 대해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천부경」에서는 천일天一, 지일地一, 인일人一(다른 말로 태일太一)이라는 세 가지 ‘일一’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만유의 근원을 일이라고 하고, 그 일이 셋으로 화하는데 그것이 하늘과 땅과 인간이라고 합니다.

근대 서양 철학에서 인간 존엄, 휴머니즘, 인류애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보다 수천 년 전 동방의 태고 문화에서는 하늘 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간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하늘도 만유의 근원인 일一이고, 땅도 일一이고, 인간도 똑같이 일一인 것입니다. 하늘도 하나님이고, 땅도 하나님이고, 인간도 하나님입니다.

그런데 더 나아가서 인일人一은 다시 태일太一이라고 부연하여, 하늘 땅보다 더 높은 위격位格으로 올려놓고 있습니다. 신에 의해 창조되고, 신을 경배하고 신에게 순종하는 것을 인간 구원의 길로 여기는, 서양의 사유와는 완전히 다른 선언입니다. 오히려 신보다 더 존귀한 위격을 부여한 것입니다.


인존人尊 사상


『도전道典』 2편 22장을 보면 “천존과 지존보다 인존이 크니 이제는 인존 시대니라. 이제 인존 시대를 당하여 사람이 천지대세를 바로잡느니라.”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천지의 인간 농사는 봄에 인간을 낳고, 여름에 길러, 가을에 완성시킵니다. 우주의 봄철은, 하늘에 모든 것이 달린 천존天尊 시대, 우주의 여름철은, 땅에 모든 것이 걸려있는 지존地尊 시대였습니다. 우주의 가을이 되면 인간이 마침내 다 자라서, 천지의 역할까지 사람이 하는 시대가 됩니다.

사람이 기후를 바꾸고, 유전자를 조작하고, 생명체를 복제하고, 메마른 사막을 옥토로 만드는 등 신의 영역에 있던 일들을 인간이 하는 시대가 됩니다.

가을의 인존人尊 시대에는 천지의 이상을 성취하는 주인공이 바로 인간이기 때문에, 우주의 통치자 상제님도 필연적으로 인간 세상으로 오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깨달은 여러 성자들이, 아버지 하느님, 미륵 부처님이 오신다는 가르침을 설파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인존 시대의 첫 문을 상제님께서 친히 열어 주신 것입니다.

「천부경」에서 인간을 그렇게 위대하게 정의 내렸지만,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초라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본래의 내 모습을 되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본모습은 천지에서 왔기 때문에, 천지와 크게 하나가 되는 것이 인간 삶의 방향#이 됩니다. 이러한 인존, 태일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이 ‘천지일심’입니다.


일심一心 사상


상제님께서는 일심一心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천지만물 시어일심 종어일심
天地萬物이 始於一心하고 終於一心하니라
천지만물이 일심에서 비롯하고 일심에서 마치느니라.
일심이 없으면 우주도 없느니라.
(도전道典 2:91:2~3)


진정한 일심을 가지면 모든 일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상제님께서 명쾌히 정의를 내려 주셨습니다. 또한 그냥 일심이 아니라 ‘천지일심天地一心’입니다. 진정한 인존이 되기 위해서는, 매사에 나의 마음자리가 천지와 하나 되어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신인합일神人合一 사상


다음은, 신인합일神人合一 사상입니다. 우주 가을철에는, 신명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천지도 개벽하고 새 세상도 건설하게 됩니다.


상제님께서는 “내 세상은 조화의 세계요, 신명과 인간이 하나 되는 세계니라. 내 일은 인신합덕人神合德으로 되느니라.”(도전道典 2:44:6~7)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은 무신론자, 물질주의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영성에 목말라서, 명상冥想 수행을 하는 지도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후천 가을은 인간 마음의 문이 열려서, 온 우주 만물과 교감하는 고도의 영성靈性 문화 시대입니다. 인간이 자기 본심을 밝혀, 인간 내면에 깃든 무궁한 신성神性이 발현되면, 스스로 알고 앉아서 만 리를 내다보는 조화도통造化道通 문화가 열립니다.

신인합일은 자손과 조상이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가을개벽기의 구원도, 신인합일의 원리에 따라 조상과 자손이 함께 구원을 받습니다. 자손이 구원받지 못하고 멸절되면, 수많은 윗대 조상도 모두 함께 멸망당하게 됩니다.

아무리 못난 자손이라도 자손 하나가 살아남으면, 그 윗대 수많은 조상이, 거기에 의지해서 살아남게 됩니다. 나의 조상 선령과 자손을 위해서라도, 가을개벽기에는 반드시 내가 열매 인간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정음정양正陰正陽 사상


후천은 ‘정음정양正陰正陽’의 세상인데요. 여기에 대해 상제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때는 해원 시대라. 몇천 년 동안 깊이깊이 갇혀 남자의 완롱玩弄거리와 사역使役거리에 지나지 못하던 여자의 원寃을 풀어 정음정양正陰正陽으로 건곤乾坤을 짓게 하려니와 이 뒤로는 예법을 다시 꾸며 여자의 말을 듣지 않고는 함부로 남자의 권리를 행치 못하게 하리라.” 하시니라. (도전道典 4:59:1~3)


3양2음三陽二陰으로 기울어진 편벽된 자연과 인간 세계의 질서 때문에, 인류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은 온갖 억압과 고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지내 왔습니다.
이제 우주의 가을을 맞아, 우주의 주재자 상제님께서 억음존양抑陰尊陽의 건곤을 바로잡아 정음정양正陰正陽의 후천 세계를 여시게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남녀가 진정으로 평등한 사회가 됩니다. 여자의 말을 듣지 않고서는 남자의 권리를 행하지 못하는 가을의 물결이 이미 세상을 휩쓸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신의 영역에서부터 파천황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아버지만의 우주에서, 아버지 어머니가 함께 자리를 잡으시는 근원적인 사건을 말합니다. 우리는 천지의 원주인이신 상제上帝님을 통해, 만유 생명의 어머니이신 태모太母님, 즉 수부首婦님을 만나게 됩니다.

『도전道典』 6편 2장을 보면, “수부는 선천 세상에 맺히고 쌓인 여자의 원寃과 한恨을 풀어 정음정양의 새 천지를 여시기 위해 세우신 뭇 여성의 머리요, 인간과 신명의 어머니시니라.”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아버지 하느님이 하시고자 하는 바가 어머니 하느님이신 태모님, 즉 수부님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상제님은 수부님께 천지의 종통 대권宗統大權을 전수하심으로써 현실 세계에 정음정양의 질서를 실현하시게 됩니다.


의통醫統 사상


마지막으로, ‘의통醫統’ 사상을 볼까요? 살릴 의醫 자, 거느릴 통統 자 의통입니다.
인간 세상은 어떻게 구원되고 성숙할까요? 그냥 잘 믿고 잘 닦으면 구원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요? 인간 구원을 각자 편한 방식으로 선택해도 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인간은 오직 의통으로 구원을 받게 됩니다.

직자  의야  업자  통야
職者는 醫也요 業者는 統也니 성지직 성지업聖之職이요 聖之業이니라
천하의 직은 병들어 죽어 가는 삼계를 살리는 일[醫]이요 천하의 업은 삼계 문명을 통일하는 일[統]이니라. 성스러운 직이요 성스러운 업이니라.
(도전道典 5:347:17)


의통은 살려서 통일한다는 것입니다. 이 병든 천지를 고쳐서 살리고 분열된 세상을 통일된 세상으로 만들어 줌으로써, 인간은 구원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원의 메시아이신 상제님께서는 당신님의 직업이 의통이라고 밝혀 주신 것입니다.

증산도 구원론은, 천지자연의 근원 질서까지 바로잡는, 근본적인 구원입니다. 의통은 상제님깨서 후천의 새 문명 세계를 열기 위해 병든 하늘과 땅, 인간계와 신명계를 모두 고쳐서 통일하는 구원의 법방입니다. 가을개벽의 숙살 기운이 병겁으로 휘몰아쳐, 지구촌 창생이 다 죽어 넘어가는 급박한 상황에서 생명을 살려 온 천하를 통일하는, 상제님의 조화법이 바로 이 의통법인 것입니다.


인생의 참된 의미 : 인존으로 살아가기


이제, 인간관의 결론으로 인생의 참의미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인간은 왜 존재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걸까요? 태모 고 수부님께서는 창생들이 인생의 근본 원리를 모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하시며 말씀해 주셨습니다.

인생을 위해 천지가 원시 개벽하고
인생을 위해 일월이 순환 광명하고
인생을 위해 음양이 생성되고
인생을 위해 사시四時 질서가 조정調定되고
인생을 위해 만물이 화생化生하고
창생을 제도濟度하기 위해 성현이 탄생하느니라.
인생이 없으면 천지가 전혀 열매 맺지 못하나니 천지에서 사람과 만물을 고르게 내느니라.
(도전道典 11:118:4~10)


대우주가 처음 열릴 때부터, 이 천지는 인간 농사를 짓기 위해 출발을 했습니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수많은 별이 만들어지고, 별에서 생성된 원소들이 우주에서 이합집산을 하여 종국에는 인간의 몸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결국 기나긴 우주의 역사가, 우리 사람 몸속에 다 들어와 있는 셈입니다.

부모가 자식 농사를 짓듯이, 자신의 미래 희망인 인간을 낳고 기르고 가르쳐서 성공시키는 기나긴 역사가 곧 우주의 역사였다는 것입니다. 부자든 빈자든, 남녀 노유 가릴 것 없이, 인종과 종교를 떠나서 모든 인간은 천지의 자식입니다. 그 자식을 위한 우주의 생각과 노력을 깨닫는다면 우리 인생은 가슴 벅찬 삶으로 바뀔 것입니다.


상제님께서는 “이인생以人生으로 불참어천지용인지시不參於天地用人之時면 하가왈인생호何可曰人生乎아! 사람으로 태어나 천지에서 사람을 쓰는 이때에 참예하지 못하면 어찌 그것을 인생이라 할 수 있겠느냐!”(도전道典 8:100)
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람을 낳아서 기른 데는 목적이 있습니다. 인간 농사를 추수하는 가을이 되면, 틈실한 인간을 많이 거두어 성숙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천지는 손발이 없는지라, 먼저 철든 인간을 써서 천지의 역할을 대신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철든 인간이 천지와 크게 하나 된 태일이요 인존이 됩니다. 태일 인간, 인존의 삶의 목적은 천지부모님의 꿈을 이루어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진짜 목적은, 가을개벽기에 참하느님의 진리를 만나 내가 성숙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게 가을 천지의 신인간으로 거듭나, 천지의 꿈과 이상理想을 실현하는 인존人尊의 삶을 사는 것! 이것이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인간 삶의 궁극 목적인 것입니다.
나의 작은 꿈을 이루는 데 갇혀 있지 말고, 누렇게 성숙한 인간으로서, 천지부모의 꿈을 이루는 진정한 인존으로 열매 맺으시길 축원드리며, 인간론 이야기를 매듭짓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