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화건강정보 | 3층 구조로 설계된 뇌의 신비
[이제는 삼랑선 문명 시대]
이번 호 ‘선문화건강정보’ 기사는 STB 동방신선학교 커리큘럼의 하나로 방영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인체의 구성과 운용에 관련된 정보는 삼랑선三郞仙 문화의 이해를 위한 기본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건강 관리 증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註〉
3층 구조로 설계된 뇌의 신비
= STB동방신선학교 29회 상생라이프 <뇌, 자신을 알라> 3부
☞두뇌의 풍경을 결정하는 인간의 위격
☞두뇌의 풍경을 결정하는 인간의 위격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하민석입니다. 신성을 밝히는 신전인 뇌의 인테리어를 오늘은 색다르게 조망해 볼까 합니다.
내 몸을 통제하는 뇌의 기능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 아시죠? 신라 경덕왕 때 화강암으로 축조한 석탑인데요. 이후에 세워지는 우리나라 석탑의 모본이 되는 기념비적인 3층 석탑입니다. 국보 21호 석가탑 속 사리함에서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이 발견되었는데요.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이기도 합니다.
3층 석탑 석가탑처럼 우리 몸의 컨트롤 타워, 브레인Brain(뇌腦)은 3층 뇌탑이에요. 기억과 학습 등의 이성 작용, 희로애락을 비롯한 감정 반응, 호흡과 호르몬 작용 같은 생명 현상 등 인간의 모든 정신 활동은 모두 3층 뇌탑 구조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뇌는 1층 뇌간腦幹(brainstem), 2층 대뇌변연계大腦邊緣系(limbic system), 3층 대뇌피질大腦皮質(cerebral cortex)의 한 지붕 세 가족 구조로 짜여져 있는데요. 이 순서를 밟아서 우리 뇌는 차곡차곡 진화해 왔습니다. 이는 태아의 뇌 발달 과정을 관찰해도 확인할 수 있어요.
태아의 뇌는 엄마 배 속에서 수정된 지 3주가 지나면서부터 발생하는데, 이때 가장 먼저 완성되는 것이 뇌간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대뇌변연계가 형성되고, 이어서 대뇌피질이 발달해요. 뇌의 3층 구조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뇌 전체의 기능을 수행해 나갑니다.
고도로 복잡한 인간의 뇌는 유기적으로 작동하기에, 명확히 세 개의 층으로 나뉘어 움직이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층 구조로 뇌를 설명하는 까닭은, 그렇게 뇌를 바라보면 인간의 주요한 정신 활동인 생각, 감정, 무의식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뇌 : 뇌간
우선 뇌간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뇌간은 뇌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생명뇌’입니다. 진화 단계상 파충류 시절부터 생겼으니 가장 나이가 많은 뇌입니다. 석가탑 사리함 속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물,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같은 존재죠. 이곳에서는 주로 호흡과 순환, 소화, 생식 등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해요. 이것들은 모두
인간이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없고, 조절해서도 안 되는 기능들
입니다. 뇌간은 생명을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대뇌피질의 명령 없이 자율적으로 움직입니다. 눈의 깜빡임이나 들숨과 날숨을 우리가 일일이 신경 쓰고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상상만 해도 뭔가 고되고 빡세죠?
뇌간이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정상적으로 돌아갈 때, 뇌 전체의 생명 현상도 아주 활발해집니다. 면역력과 자연 치유력 등 인체의 재생 능력이 활성화되고 건강이나 체력 면에서도 여러 가지 이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감정뇌 : 변연계
뇌간과 이를 감싸고 있는 변연계는 모두 인간의 이성보다는 본능에 속하는 힘을 관장합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도 없고 유도할 수도 없는 엄청난 에너지를 발휘해요. 뇌간의 주변부에 있어 변연계라 불리는 ‘감정뇌’는 진화 단계상 포유류 시절에 생긴 겁니다.
파충류의 뇌가 고작 생명 유지에 급급했다면, 포유류 정도의 고등동물 단계에서는 웃고 울고 화내고 기뻐하는 감정 반응을 할 줄 알게 된 것이죠. 변연계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관장합니다. 특히 변연계에 있는 편도체扁桃體(amygdaloid body ; amygdala)는 좋고 싫음을 결정하며 정서적인 기억 과정에 참여합니다. 감정을 만들고 인식하는 일도 여기서 담당해요. 손원평 작가의 베스트셀러 『아몬드』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인데요. 아몬드처럼 생겨서 ‘아미그달라Amygdala’라고 불리는 편도체를 소설 제목에 상징적으로 담은 것이죠.
생각뇌 : 대뇌피질
대뇌의 전전두피질前前頭皮質(prefrontal cortex)과 변연계의 편도체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서로를 통제합니다. 시소처럼 하나의 기능이 활발해질 경우 다른 쪽 기능은 저하돼요. ‘감정뇌’인 변연계는 ‘생각뇌’인 대뇌피질에 의해 짓눌리고 억압당하기 쉽습니다. 생긴 지 고작 4백만 년 정도 된 대뇌피질이 2억 년 전부터 있었던 대뇌변연계를 쪼아 대는 것이죠. 쪼그라들어 있는
변연계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과거의 부정적인 감정을 정화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강화하는 일
이에요. 우리가 이 작업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해내는지에 따라, 대뇌피질의 창조성과 뇌간의 생명 활동은 눈부시게 그 빛을 뿜어낼 겁니다.
뇌의 가장 바깥쪽을 둘러싸고 있는 대뇌피질은 모든 동물 중 인간에게서 가장 발달된 부위예요. ‘생각뇌’답게 여기서는 언어를 토대로 기억하고 분석하고, 종합하고, 판단하고, 창조하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두뇌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또 오감五感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외부의 사물이나 현상과 접촉하고, 거기서 입수한 정보를 시시각각 대뇌피질 안쪽의 변연계로 전달해요.
뇌간이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뇌라면, 대뇌피질과 변연계는 인간의 의식이 개입하여 작동됩니다. 따라서 대뇌피질과 변연계에 관한 한,
뇌의 주인인 우리의 역할
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요. 우리의 지시와 선택에 따라서 뇌의 풍경이 천차만별로 전혀 다르게 펼쳐집니다.
지구 별의 생명체 가운데 뇌의 3층 구조와 기능을 인간만큼 뚜렷하게 발휘하며 살아가는 존재는 없습니다. 부단한 정진으로 이 3층 뇌탑을 잘 운용하여
천지의 열매인 인간의 위격
을 여러분들이 찬란하게 드러내시길 축원하며 오늘의 제 이야기를 줄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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