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경제 영국을 뛰어넘다
[지구촌개벽뉴스]
메인키워드 : GDP 세계 5위 인도의 성장
세계 정치⋅경제 무대 주름잡는 인도계
인도 경제 영국을 뛰어넘다
인도 영국을 넘어서다.
작년 9월 3일 블룸버그통신은 국제통화기금(IMF)의 GDP 수치와 1분기 성장률, 환율을 토대로 자체 산정한 결과 올해 1분기 인도의 GDP는 명목 기준으로 8,547억 달러를 기록, 영국(8,160억 달러)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작년 10월 25일에는 영국 최연소 총리로 인도계인 리시 수낵Rishi Sunak이 취임했다. 89년(1858~1947) 동안 식민 통치를 했던 영국에게 정치⋅경제 양면에서 ‘인도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 준 셈이다.
인도의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의 삼피트 파트라 대변인은 “우리를 지배했던 자들이 이제 우리보다 열세에 놓였다.”고 선언했다. 인도의 글로벌 영향력이 부각되면서 미국, 중국과 함께 G3(주요 3국)로 발돋움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과연 지금까지 인도를 발전시켰고 또 앞으로 끌고 나갈 인도의 힘은 무엇이고 그들 앞에는 어떤 길이 놓여 있을까.
인도 출신들의 ‘맨파워manpower’
리시 수낵 신임 영국 총리 이전에도 글로벌 정재계에는 이미 무수히 많은 인도계가 자리 잡고 있다. 정계에서는 미국의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을 비롯해 니키 헤일리Nikki Haley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보비 진덜Bobby Jindal 전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이 모두 인도계다. 미국 현지에서는 2024년이나 2028년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민주당)과 헤일리 전 주지사(공화당) 간의 맞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밖에 포르투갈 안토니우 코스타António Costa 총리 역시 인도인 아버지를 뒀고,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의 프라빈드 주그노트Pravind Jugnauth 총리도 인도계다.
산업계에서도 인디언 파워는 막강하다. 구글(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마이크로소프트(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IBM(아르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 어도비(샨타누 나라옌Shantanu Narayen) 등 미국 실리콘 밸리 빅테크Big Tech들을 비롯해 스타벅스(랙스먼 내러시먼Laxman Narasimhan), 샤넬(리나 나이르Leena Nair)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인도계가 꿰차고 있다. 2006년부터 12년간 펩시를 이끈 인드라 누이Indra Nooyi 전 CEO도 인도계 경영자로 유명하다.
인도인이 뿌리내린 토양
다수의 인도인이 서방 세계에서 거물급 인사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유창한 영어 구사 능력과 높은 학력 수준이다. 인도는 과거 카스트라는 계급 체계가 있었던 만큼, 교육을 통해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고 상류층으로 올라가려는 열망이 매우 큰 나라다. 인도의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헌신적으로 지원하며, 자녀들을 영미권의 명문 대학으로 유학 보내는 경우도 많다.
14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인구와 사회 전반의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조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 보니, 인도인들은 자연스레 생존력과 적응력을 키운다. 극심한 경쟁과 혼돈이 인도인을 유연성을 갖춘 문제 해결 능력자로 만드는 것이다. 〈더 메이드 인 인디아 매니저〉의 저자 고팔라크리슈난은 “세계 어느 나라도 인도처럼 국민을 ‘검투사’로 훈련시키지 않는다.”며 “전쟁 같은 삶을 살다 보니 인도에서 자란다는 것 자체가 사람을 ‘관리자’로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성장하는 인도 경제
인도의 경제 규모는 어느덧 세계 5위권에 올라 있다. 그리고 인도의 경제 규모는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2029년 인도의 GDP가 일본을 추월해 세계 3위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5위권이었던 경제 규모가 30여 년 만에 3위로 뛰어오르는 것이다.
인도의 급성장 배경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거대한 인구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으면서 평균 연령도 가장 어린 축에 드는 나라다. 유엔인구국(UNPD)에 따르면 올해 인도 인구는 14억 1200만 명으로 중국(14억 2600만 명)보다 조금 적지만, 내년에는 중국을 추월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젊은 경제 활동 인구의 증가는 생산이나 수출뿐 아니라 소비와 내수의 증가를 의미한다. 통신망 확대와 인터넷 사용료 인하로 스마트폰 및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은행 계좌조차 없던 10억 명의 금융 소외층이 핀테크FinTech 서비스를 통해 소비에 적극 나서게 된 점도 인도의 내수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최근 인도 경제에 다가온 또 하나의 기회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서방의 주요 기업들이 안전성 확보를 위해 중국 이외의 국가로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가 강점인 인도가 최대 수혜국 중 하나로 꼽힌다.
인도의 빛과 그림자
인도계와 인도 경제의 글로벌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인도에는 성장의 발목을 잡는 치명적 약점도 많다. 우선 빈곤과 빈부 격차 문제가 심각하다. 인도는 전체 GDP 규모로 세계 5위의 대국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기준 2,342달러(약 310만 원)로 주변 국가인 방글라데시(2,362달러), 스리랑카(3,699달러)보다도 낮다.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약 2억 2890만 명의 빈곤층이 인도에서 살아가고 있다.
빈곤 문제 뿐만 아니라 전혀 나아지지 않는 신분 차별과 정부의 부정부패 또한 인도의 고질병이다. 열악한 인프라와 제조업의 부재는 경제가 성장할수록 빈부 격차를 오히려 벌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의 보수화는 인도가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또 다른 장애가 될 수 있다.
만약 리시 수낵 영국 총리나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한 인도계 사람들에게 인도로 돌아갈 것이냐고 묻는다면 과연 인도로 돌아가 살겠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인도의 경제는 분명 성장하겠지만 중국처럼 급격한 부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도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그린 영화가 있다. 소설 원작의 넷플릭스 영화 〈화이트 타이거〉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먼 옛날, 인도가 지구상 가장 부유한 나라였을 때, 천 개의 카스트와 천 개의 숙명이 있었습니다. 요즘 카스트는 두 개뿐입니다. 거하게 배가 나온 자와, 주린 배를 움켜쥔 자.”
인도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길
인도와 우리 대한민국은 과거 제국주의 지배하의 식민지 시절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류를 위해 천지공사로 새 세상 역사의 틀을 짜신 증산 상제님은 제국주의 세력에게 잠시 천하를 통일할 수 있는 기운과 일월처럼 밝은 기운을 몰아주셨지만, 한 가지 못 줄 것이 있다고 하셨다. 그것은 바로 세상과 함께하는 어진 마음이다.
당시 피지배의 암울한 고통을 겪은 인도인들에게 민족에 대한 사랑, 조국에 대한 사랑, 가족을 위한 사랑, 억압받는 약자를 보살피는 사랑이 없었다면, 어두운 터널과도 같은 그 시절을 견뎌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Booker Prize)을 수상한 살만 루시디Salman Rushdie의 소설 “한밤의 아이들(원제: Midnight’s Children)”은 그러한 조국에게 바치는 마음으로부터의 헌사와 같다. 인생을 통해 인도의 역사를 투영하는 저자의 시선은 풍부하고 뜨겁고 격정적이다. 방대한 소설은 4년이 넘는 제작 과정을 거쳐 2015년에 영화화되었다.
그리고 “고된 인생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우리의 인생은 사랑의 연속이었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인도는 대한민국보다도 긴 식민지 세월을 버텨 내며 비폭력주의라는 숭고한 가치를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시켰다. 미래에도 인도와 인도인이 지켜온 어진 마음과 아름다운 가치가 그들을 긍정적인 변화의 길로 이끌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내가 이제 일본을 도와 잠시 천하통일(天下統一)의 기운과 일월대명(日月大明)의 기운을 붙여 주어 천하에 역사를 하게 하리라.
그러나 그들에게 한 가지 못 줄 것이 있으니 곧 어질 인(仁) 자라. 만일 어질 인 자까지 붙여 주면 천하는 다 저희들의 소유가 되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어질 인 자는 너희들에게 붙여 주리니 다른 것은 다 빼앗겨도 어질 인 자는 뺏기지 말라.”
(도전道典 5:177:6~9)
그러나 그들에게 한 가지 못 줄 것이 있으니 곧 어질 인(仁) 자라. 만일 어질 인 자까지 붙여 주면 천하는 다 저희들의 소유가 되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어질 인 자는 너희들에게 붙여 주리니 다른 것은 다 빼앗겨도 어질 인 자는 뺏기지 말라.”
(도전道典 5:17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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