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팩트풀니스 FACTFULNESS
[이 책만은 꼭]
저자 소개 :한스 로슬링 Hans Rosling
★2009년 <포린폴리시> 선정 세계 주요 사상가 100인★2011년 <패스트컴퍼니> 선정 가장 창조적 인물 100인
★2012년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통계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의사, 테드TED 최고의 스타 강사. 오해와 편견을 넘어 사실을 토대로 한 세계관을 키우고, 이를 일터와 학교는 물론 전 세계에 전파하는 데 노력해 왔다. 2005년 아들 올라 로슬링, 며느리 안나 로슬링 뢴룬드와 함께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심각한 무지와 싸운다는 사명을 가지고 ‘갭마인더재단(GAPMINDER FOUNDATION)’을 세웠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은 한스 로슬링 혼자서 쓴 책이 아니다. 아들과 며느리와 함께 ‘사람들이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에 대해 무려 18년 동안 연구한 결과다.
본서의 구성
이 책은 세계에 관한 이야기고,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머리말에서부터 먼저 독자들에게 13개의 문제를 던져 주고 세계에 관한 지식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침팬지가 찍어서 맞출 확률에 반도 못 미치는 정답률을 보여 준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세상을 왜곡되게 바라보는 10가지 본능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간극 본능, 부정 본능, 직선 본능, 공포 본능, 크기 본능, 일반화 본능, 운명 본능, 단일 관점 본능, 비난 본능, 다급함 본능, 그리고 이 본능을 넘어 세계를 올바로 보는 사실충실성(factfulness) 실천하기까지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2017년에 14개국 약 1만 2,000명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마지막 13번을 뺀 열두 문제 중 정답을 맞힌 문제는 평균 2개였다. 만점은 한 명도 없었고, 딱 한 명(스웨덴 사람)이 열두 문제 중 열한 문제를 맞혔다. 그리고 무려 15%가 빵점이었다.” (20쪽)
예를 들어 3번 문제는 극빈층의 변화 추세를 묻는 문제다. 극빈층의 인구비율이 지난 20년간 절반으로 줄었다는 사실은 저자의 생애 동안 세계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변화로 꼽는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14개 국가의 평균 정답률은 고작 7%. 그중에서 한국인의 정답률은 4%였다. 혹시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이거나 그런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좀 나았을까? 저자는 전 세계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의대생, 대학교수, 언론인, 활동가, 심지어 정치권의 고위 의사 결정자도 있었는데, 특히 참담한 결과는 노벨상 수상자와 의료계 연구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내가 질문한 모든 집단은 세상을 실제보다 더 무섭고, 더 폭력적이며, 더 가망 없는 곳으로, 한마디로 더 극적인 곳으로 여겼다.” (22쪽)
간극본능
“우리는 이분법을 좋아한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영웅과 악인,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 세상을 뚜렷이 구별되는 양측으로 나누는 것은 간단하고 직관적일 뿐 아니라, 충돌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극적이다. 우리는 별다른 생각 없이 항상 그런 구분을 한다.” (60쪽)
우리가 세계 기대 수명, 영양 부족, 수질, 예방접종률을 두고 저소득 국가의 삶을 어떤 식으로 상상해 왔는지 위의 7문제만으로도 알 수 있다. 문제 2번의 오해를 자세히 풀어 보자면, “전 세계 인구 중 몇 퍼센트가 저소득 국가에 살까?”의 답은 9%이다. 전 세계에서 겨우 9%가 저소득 국가에 살고 있고, 세계 인구 다수는 바로 중간 소득 국가에 산다. 무려 75%가 말이다.
“세상에는 늘 억만장자도 있고 극빈층도 있으며, 최악의 정권도 있고 최고의 정권도 있다. 그러나 극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다수는 대개 중간에 속하고, 그런 점에서 보면 아주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65쪽)
부정본능
사실 문제 4번 “오늘날 세계 기대 수명은 몇 세일까?”는 교육받은 사람일수록 오답률이 높았던 질문 중 하나라고 한다. 가장 많은 대답은 60세였고, 오늘날 세계 기대 수명은 약 70세이며, 50세 미만인 나라는 ‘없다.’였다.
“그런 식의 생각은 대개 부정 본능 때문이다.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더 주목하는 본능이다. 여기에는 세 가지 원인이 작용한다. 하나는 과거를 잘못 기억하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언론인과 활동가들이 사건을 선별적으로 보도하기 때문이며, 마지막으로 상황이 나쁜데 세상이 더 좋아진다고 말하면 냉정해 보이기 때문이다.” (95쪽)
언론의 자유가 커지고 첨단기술이 발달할수록 더 많은 뉴스를 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고 없이 17시간을 비행한 항공기의 무사 착륙이 보도될 일은 없다. 언론인들은 극적인 상황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부정적 이야기는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더 극적이다.
직선본능
흔히 상상하는 미래의 세계 인구수는 1900년대 중반 들어 폭발적으로(50억) 늘어난 이후로 도표의 빨간 진행 방향 그대로 연장된다. 하지만 유엔이 예측하는 선은 주황색. 21세기가 끝날 무렵에는 인구 곡선이 100억과 120억 사이에서 평평해질 거라고 예측한다. 단, 그동안에 세계적 질병이나 전쟁 등의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공포본능
“공포에 떨면 상황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법이다.” (147쪽)
사람의 주의를 사로잡는 데는 공포만 한 것이 없다. 그래서 언론은 으레 사람들의 공포 본능을 이용하면서 세계는 ‘위험하다’는 이미지를 우리들에게 심는다. 지속적인 말라리아 감소, 오늘도 세계는 테러로부터 안전했다는 기사는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다. 공포 본능은 세계관을 왜곡하고,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은 끊임없이 최악의 사태인 양 보도한다. 그렇게 인간은 앞으로 일어날 더 끔찍한 죽음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품을 수 없게 만든다. 생각하는 것보다 세상은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말이다.
“공포는 유용할 수 있다. 단, 실제로 위험한 것에 공포를 느낄 때라야 그렇다. 공포 본능은 세계를 이해하는 형편없는 지침이다. 공포는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지만 위험하지는 않은 것에 주목하게 하고, 실제로 매우 위험한 것은 외면하도록 한다.” (172쪽)
크기본능
“사람들은 비율을 왜곡해 사실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비율을 왜곡하는 것은, 다시 말해 크기를 오판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향이다. 숫자 하나만 보고 그 중요성을 오판하는 성향도 본능이다.” (183쪽)
전 세계 아동 중 어떤 질병이든 예방접종을 받는 아이의 비율은 88%, 전기를 공급받는 가정의 비율은 85%, 초등학교를 나온 여자아이의 비율은 90%다. 자선단체나 언론인들은 고통받는 이에게서 눈을 돌리는 행위가 비인간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런 모습들을 매체에서 끊임없이 보여 주다 보니 사람들은 왜곡된 시각으로 세계를 인식하고, 다른 모든 비율과 발전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한다.
일반화본능
“많은 사람이 인정한 문제 있는 일반화를 고정관념이라고 한다. 가장 흔하게는 인종과 성별을 이야기할 때 고정관념이 끼어든다.” (208쪽)
뉴스라던가 자선단체 광고에서 나오는 극도의 결핍을 보다 보면 인류 다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게 된다. 저자는 내가 속한 범주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한다.
“나의 범주 내부의 차이점과 집단 간 유사점 찾아보기, 다수에 주의하기, 예외 사례에 주의하기, 나는 평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하나의 집단을 다른 집단으로 일반화할 때 주의하기가 그것이다.” (223쪽)
운명본능
“운명 본능은 타고난 특성이 사람, 국가, 종교, 문화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무언가가 지금의 그 상태인 것은 피할 수도, 빠져나올 수도 없는 이유 때문이며, 그래서 그것은 늘 그 상태로 존재했고, 앞으로도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다.” (239쪽)
사실 문제 6번 “전 세계 30세 남성은 평균 10년간 학교를 다닌다. 같은 나이의 여성은 평균 몇 년간 학교를 다닐까?”에 대한 정답은 9년이다. 언론은 물론이고 많은 다큐멘터리에서 성 불평등에 대한 이미지를 접하다 보니 저소득 혹은 특정 종교의 국가의 문화는 대부분 늘 제자리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똑같은 운명 본능이 서양과 자본주의의 지속적 발전을 당연한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IMF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선진국가의 연간 경제성장을 3%로 예측했었지만, 이 국가들은 5년 동안 단 한 번도 이 예측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오히려 같은 시기에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케냐 등 빈곤국가에 속하는 나라들에서 5% 이상의 빠른 경제성장이 나타났다.
단일관점본능
“우리는 단순한 생각에 크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 통찰력의 순간을 즐기고, 무언가를 정말로 이해한다거나 안다는 느낌을 즐긴다.” (266쪽)
세계가 단순해지고, 모든 문제에는 단 하나의 원인이 있어 항상 그것만 반대하면 그만이다. 또 모든 문제는 하나의 해결책이 있어 항상 그것만 지지하면 그만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단일한 원인, 단일한 해결책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다.
“그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생각에 허점은 없는지 꾸준히 점검해 보라. 내 전문성의 한계를 늘 의식하라. 내 생각과 맞지 않는 새로운 정보, 다른 분야의 새로운 정보에 호기심을 가져라.” (267쪽)
비난본능
“비난 본능은 왜 안 좋은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하고 단순한 이유를 찾으려는 본능이다.” (294쪽)
뭔가 잘못되면 나쁜 사람이 나쁜 의도로 그랬으려니 생각하고 싶어진다. 저자는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는 비난할 사람을 찾기보다 시스템을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악당을 찾지 말고 원인을 찾으며, 영웅을 찾지 말고 시스템을 찾으라고 말한다.
다급함본능
“지금 아니면 절대 안 된다! 지금 결정해야 하고, 지금 행동해야 한다.” (324쪽)
양산형 자기계발서, 홈쇼핑 영업사원이나 활동가들이 이런 투로 이야기한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다급함 본능을 자극하고 재촉하면 비판적 사고를 하기보다 빨리 결정하고 당장 행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를 무시하고 과장된 두려움에 휩싸여 자극을 받을 때마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는 것이다.
“누구도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신뢰가 없으면 길을 잃고 만다.” (333쪽)
맺으며
좋은 책이라기보다는 중요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본능적으로 추측하고 섣불리 판단하여 2점의 성적을 얻은 나에게 세계를 좀 더 신중하게 보고,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를 구분하며, 요즘 말하는 중립기어를 채우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 방법에 따른다면, 우리가 진리를 전하는 데 있어서도 공포나 다급함을 이용한 나쁜 포교법과 미래지향적이고 긍정적인 후천 설계가 바탕이 된 접근동기식 좋은 포교법 또한 가려낼 수 있으리라 본다.
© 월간개벽.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