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무극대도 | 하느님의 괘, 원형이정의 상징 주역 첫 번째, 중천건괘重天乾卦䷀ (3)
[기고]
한태일(인천구월도장, 녹사장)
크도다! 건의 원이여!
이번 달에는 중천건괘의 단전과 대상전 및 문언전의 일부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단전의 내용입니다.
彖曰(상왈) 大哉(대재)라 乾元(건원)이여 萬物(만물)이 資始(자시)하나니 乃統天(내통천)이로다
단전에 이르길 크도다! 건의 원이여! 만물이 이를 바탕으로 비롯되었으니 하늘을 거느리도다!
단전에 이르길 크도다! 건의 원이여! 만물이 이를 바탕으로 비롯되었으니 하늘을 거느리도다!
단전은 문왕이 쓴 괘사 ‘원형이정’에 대해서 공자가 보충 설명한 글입니다.
이 구절은 천도天道의 사덕, 원형이정 중 ‘원元’에 대한 설명입니다.
중천건괘는 하늘 괘입니다. 그래서 도솔천의 미륵님으로 이 땅에 오신 상제님께서는 미륵 신앙의 뿌리 금산사를 가리켜 하늘 괘인 건괘의 다섯 번째 효사에 나오는 ‘비룡재천飛龍在天’(증산도 道典 3:84:3)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중천건괘는 하느님 괘입니다.
* 내가 참하늘이니라. (증산도 道典 4:66:2)
하늘보다 더 큰 것이 없으므로 건괘는 ‘크도다[大哉]’로 시작하였습니다. 참고로 중천건괘와 짝하고 있는 중지곤괘 단전은 ‘지극하도다[至哉]’로 시작합니다.
단군조선 11세 도해단군 때 지은 ‘항상 내 마음에 아로새기는 글’이라는 뜻인 염표문念標文이 있습니다. 인류의 창세 역사 시대에 국가를 경영한 근본 통치 이념을 밝히고 이상적인 인간상을 정의한 글입니다. 종도사님께서는 염표문에서 하늘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정의해 주셨는데, ‘하늘은 말할 수 없는 신비로움으로 침묵하고 있고 장대하다(天 以玄默爲大)’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늘은 위대爲大합니다.
원元은 천도의 사덕인 원형이정을 통솔하는 건을 앞세워 건원乾元이라 하였습니다. 건원은 천도, 천리를 뜻합니다. 혹은 제왕을 뜻하는 말로 쓰여 곤원坤元의 상대어로 쓰입니다.
건원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생명의 씨앗으로 만물이 바로 원의 자리에서 비롯(資始)되는 바, 건괘의 덕은 만물자시萬物資始입니다.
그리고 천도를 상징하는 중천건괘와 짝하며 지도地道를 상징하는 중지곤괘에서는 아버지 하늘이 내려주는 생명의 씨를 받아 어머니 곤원이 만물을 낳습니다(만물자생萬物資生). 이 둘을 합한 건곤괘의 덕성은 ‘시생始生’입니다. 이처럼 원은 생명이 시작되는 사계절 중 ‘봄’에 배속합니다.
* 춘지기(春之氣)는 방야(放也)요 (6:124:9)
참고로 우주 일 년 사계절의 변화성을 상제님께서는 방탕신도放蕩神道라고 말씀하셨습니다(도전 6:124:9). 봄기운은 만물을 내어놓는 것(放)이고, 여름기운은 만물을 호탕하게 길러내는 것(蕩)이요, 가을기운은 조화의 신神이며, 겨울기운은 근본인 도道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방탕신도는 ‘천지 변화의 큰 법도와 기강’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내통천乃統天이란 원형이정을 통솔하는 건원이 하늘을 거느린다는 뜻이며, 상제님 진리로 보면 온 하늘의 주님이신 상제님께서 선천 시대에는 구천九天을, 새 우주가 열리는 후천이 되면 십천十天을 주재하는 십천상제十天上帝의 보좌에 오르신다는 것입니다(4:13:7. 각주).
* 내가 하늘보다도 큰 사람이거늘~ (2:70:5)
雲行雨施(운행우시)하야 品物(품물)이 流形(유형)하나니라
구름이 가고 비가 베풀어져서 모든 만물이 형상을 이루어 나간다
구름이 가고 비가 베풀어져서 모든 만물이 형상을 이루어 나간다
대기는 끊임없이 순환하며 지상의 물이 증발하여 하늘에 올라가면 구름이 됩니다. 하늘에 있는 구름의 물방울이 땅으로 떨어지면 그것이 비가 되어 내리는 것이죠. 이를 운등치우雲騰致雨라 합니다. 운행우시는 음양이 순환하여 땅의 음기가 수증기로 변하여 구름이 되고, 그 구름은 하늘의 양기로 인해 비가 되어 내려 온갖 만물을 호탕하게 길러 냅니다. 만물은 커 가면서 하늘에서 받은 품성대로 각기 그 모양이 다릅니다. 이 구절은 천도의 사덕 중 ‘형亨’에 대한 설명으로 일 년 중 만물이 커 나가는 ‘여름’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운행우시에서 남녀의 사랑을 의미하는 운우지정雲雨之情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해동 육룡이 나르샤
大明終始(대명종시)하면 六位時成(육위시성)하나니 時乘六龍(시승육룡)하야
以御天(이어천)하나니라
마침과 시작함을 크게 밝히면 여섯 위가 때에 따라 이루어지나니, 때에 맞춰 여섯 용에 타서 하늘을 몰고 가느니라
以御天(이어천)하나니라
마침과 시작함을 크게 밝히면 여섯 위가 때에 따라 이루어지나니, 때에 맞춰 여섯 용에 타서 하늘을 몰고 가느니라
이 구절은 천도의 운행 법칙인 ‘종시終始’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역의 시간관은 종시입니다. 서양의 시간관은 직선적 시간관으로 창조에서 시작하여 종말로 치닫습니다, 그렇지만 동양의 시간관은 순환적 시간관으로 ‘끝나는 데서 새로운 시작함’이 있기에 영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종즉유시終則有始입니다. 이 말은 묵은 천지를 문 닫고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개벽開闢과도 그 의미가 통합니다. 이러한 순환적 시간관의 바탕에는 분열(陽)과 통일(陰)의 음양 운동이 깔려 있는데요, 그래서 하늘의 법도는 순환 반복하여 영원무궁할 수 있는 것이죠. 우주는 빛에서 태어나 빛으로 영원히 존재합니다. 대명종시란 우주의 본성은 광명으로서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도전에 나오는 ‘처음부터 끝까지 날로 새롭게 함(終始日新)은 성인聖人의 대덕이니라.’(2:49:5)와도 그 뜻이 통합니다. 그리고 주원장朱元璋(1328~1398)이 세운 대명제국大明帝國의 ‘대명’이란 국호도 바로 주역 중천건괘의 ‘대명종시’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주역은 시중時中의 학문입니다. 건괘로 설명하면 초구[잠룡]에서 상구[항룡]에 이르기까지 그때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건괘에 나오는 여섯 용으로 말하자면 초구[잠룡] 때는 물속에 있으므로 쓰지 말아야 하고, 구이[전룡] 때는 널리 덕을 베풀어야 하며, 구삼[군자]은 반복하여 굳건히 도道를 행하여야 하고, 구사[약룡] 때는 세상에 나아가도 허물이 없으며, 구오[비룡] 때는 대인의 뜻이 펼쳐지는 때이고, 상구[항룡] 때는 가득함이 오래가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그때에 맞는 기회와 도수에 올라타야 마침내 비룡재천이 가능한 최고 자리에 등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침과 시작함을 크게 밝히면, 즉 하늘의 운행 법도에 맞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인사(人事)는 기회(機會)가 있고 천리(天理)는 도수(度數)가 있나니, 그 기회를 지으며 도수를 짜 내는 것이 공사의 규범이라. (2:74:8)
* 아무리 큰 일이라도 도수에 맞지 않으면 허사가 될 것이요, 경미하게 보이는 일이라도 도수에만 맞으면 마침내 크게 이루어지느니라. (2:60:2)
* 아무리 큰 일이라도 도수에 맞지 않으면 허사가 될 것이요, 경미하게 보이는 일이라도 도수에만 맞으면 마침내 크게 이루어지느니라. (2:60:2)
이 구절과 관련하여 재미나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세종 때 한글로 지은 ‘용비어천가’는 조선왕조의 창업을 기리는 서사시입니다. 조선 건국이 천명에 따른 것이며 목조에서 태종에 이르기까지 여섯 대의 행적을 여섯 마리 용에 비유하여 노래한 책입니다.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라는 책명도 ‘때에 맞춰 여섯 용에 타서 하늘을 몰고 가느니라(時乘六龍 以御天)’에서 따왔습니다. 그리고 그 첫 구절을 보면 “해동육룡海東六龍이 나르샤 일마다 천복天福이시니 고성古聖이 동부同符하시니~”라고 적혀 있는데요. 여기서 해동의 육룡이란 세종의 윗대인 목조, 익조, 도조, 환조, 태조, 태종 등 6대의 임금들을 말합니다.
그리고 중국 자금성의 중화전中和殿에 있는 황제의 보좌 한쪽 기둥에는 ‘시승육룡이어천時乘六龍以御天’이라고 쓴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 또한 바로 건괘 단전 구절에서 나온 글입니다 [아래 그림 중 붉은색 동그라미 참조].
乾道變化(건도변화)에 各正性命(각정성명)하나니 保合大和(보합대화)하야
乃利貞(내이정)하니라
건의 도가 변화함에 하늘이 내려 주신 성명을 바르게 하여 크게 화합함을 보전하고 합해서 이에 이롭고 올바르게 하니라
乃利貞(내이정)하니라
건의 도가 변화함에 하늘이 내려 주신 성명을 바르게 하여 크게 화합함을 보전하고 합해서 이에 이롭고 올바르게 하니라
이 구절은 천도의 사덕 중 ‘이정利貞’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늘의 도(乾道)는 음이 극성하면 양으로 변하고 양이 극성하면 음으로 화합니다. 이를 음변양화, 줄여서 변화變化라고 합니다. 이러한 하늘의 음양변화로 인해 만물은 각기 고유한 성품과 천명을 받게 됩니다.
『중용』에서는 하늘이 명한 것을 성이라 하였습니다(天命之謂性). 종도사님께서는 “하늘땅과 인간과 만물을 낳아 주는 조물주의 마음, 대자연의 마음이 바로 성性이다. 성은 마음의 본래 모습이요 도심, 천심이라고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천하의 모든 사물은 하늘의 명(命)이 있으므로 신도에서 신명이 먼저 짓나니 그 기운을 받아 사람이 비로소 행하게 되느니라. (2:72:2~3)
천명은 하늘이 가진 자기 의지의 표현[天意]이며, 정확히 말하자면 그 하늘의 명이란 바로 하늘의 주님이신 상제님께서 내려 주신 명령입니다.
* 사람이 다 쓸데가 있나니 천황(天皇)에서 짚자리 뚝 떨어질 때 ‘너는 천하를 위해 뭐 돼라. 너는 뭐 돼라’ 하고 타고나느니라. (8:9:7)
이처럼 인간을 포함한 모든 만물은 하느님이 내려 주신 각자의 성품과 천명이 있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를 지키고 또한 남들과 잘 화합할 줄 알아야 이롭고 바르게 된다는 뜻입니다.
머리로 나옴에
首出庶物(수출서물)에 萬國(만국)이 咸寜(함녕)하나니라
뭇 물건에 머리로 나옴에 만국이 다 편안해지느니라.
뭇 물건에 머리로 나옴에 만국이 다 편안해지느니라.
뭇사람들 가운데 머리가 되는 인물이 나옴에 온 세상이 다 평안해진다는 뜻입니다. 이 구절은 후천개벽기에 출세하시는 상제님의 대행자에 대해 공자가 숨겨 놓은 비사秘辭입니다. 바로 상제님께서 공사로 집행하신 가을개벽기에 창생들을 살려 내는 대두목에 대한 내용입니다.
* 앞으로 인종씨를 추리는 대개벽기를 맞아 생사판단을 하는 인사의 절대자가 출세하는~
(3:84:3 측주)
(3:84:3 측주)
건괘의 용구用九를 보면 “뭇 용들을 보매 ‘머리 없음’이 길하다”고 했습니다. 선천은 9가 극수로 벌어져 있는 구천 시대입니다. 그래서 구수九數를 쓰는 선천 시대에는 머리가 출현하지 않았으며 낙서 또한 구수까지만 있습니다.
하지만 후천이 도래함에 따라 드디어 머리가 출현하는 바, 그 우두머리로 인해 만국이 다 평안해진다는 뜻입니다. 64괘의 머리 괘인 중천건괘는 인체에서 머리로 풀이하므로 수首가 나옵니다. 여기서의 ‘머리’로 상징되는 천하창생들의 우두머리는 중천건괘의 구오효 비룡대인飛龍大人께서 모사재천謀事在天하시는 성업을 현실 역사에서 성사재인成事在人하시는 구이효, 곧 ‘전룡대인田龍大人’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 대두목(大頭目)은 상제님의 대행자요, 대개벽기 광구창생의 추수자이시니~ 선천 인류문화를 결실하고 후천 선경세계를 건설하시는 대사부(大師父)이시니라. (6:2:7~8)
또한 이분은 선천의 마지막 괘, 30번째 중화리괘重火離卦에 나오는 인사의 대권자인 ‘월대인月大人’과 동일한 분입니다.
다음은 대상전을 살펴보겠습니다.
象曰(상왈) 天行(천행)이 健(건)하니 君子(군자) 以(이)하야 自彊不息(자강불식)하나니라
대상전에 이르길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서 스스로 굳세게 하여 쉬지 않느니라.
대상전에 이르길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서 스스로 굳세게 하여 쉬지 않느니라.
대우주 천체의 운행은 단 한순간도 쉼 없이 돌아가듯, 소우주인 인간도 이를 본받아 스스로 굳세게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천건괘는 강건함을 상징하는 순양효로만 되어 있어 굳건히 운행하는 하늘의 이법에 부합됩니다. 자강自彊은 스스로 굳건한 하늘의 운행 법칙을 말합니다. 천도는 단 일 초도 쉼 없이 운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상제님께서도 이러한 천도의 굳건한 운행에 대해서 대덕이라고 칭찬하셨습니다.
* 運行不息(운행불식)은 天地之大德(천지지대덕)이라
(천지가) 쉬지 않고 운행함은 천지의 대덕이라. (2:49:4)
(천지가) 쉬지 않고 운행함은 천지의 대덕이라. (2:49:4)
그리고 불식不息은 인간이 하늘의 운행 법칙에서 본받아야 할 덕성입니다. 여기에서 식息(=自+心)이란 즉 사심私心을 뜻하므로, 불식이란 개인 욕심이 없는 순정 어린 마음을 나타냅니다. 하늘이 두 마음을 가졌다면 자강할 수 없듯이 말이죠. 이쪽저쪽에 양다리 걸치는 두 마음을 품지 말아야 합니다.
* 한 몸으로 두 마음을 품는 자는 그 몸이 찢어지고, 한 어깨에 두 짐을 지면 더수기가 찢어지나니 주의하라. (3:212:2)
* 여기가 맞나 저기가 맞나 기웃거리는 자와 방안에 발 하나 들여놓고 들어갈까 말까 하는 자는 가랑이가 찢어지느니라. (8:112:5)
* 여기가 맞나 저기가 맞나 기웃거리는 자와 방안에 발 하나 들여놓고 들어갈까 말까 하는 자는 가랑이가 찢어지느니라. (8:112:5)
대상전은 공자가 괘의 괘상을 풀이한 글입니다. 주역 대상전에서는 그 괘의 괘덕卦德을 실현하는 인물로 군자君子, 선왕先王, 후后, 대인大人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부분 군자로 표현하고 있어 주역을 ‘군자지학君子之學’이라고도 합니다. 상제님의 진리로 보면 여기 나오는 군자는 하늘의 주님이신 천주님의 무극대도를 현실에서 집행하는 육임도군, 바로 태을랑을 지칭합니다. 결국 천하사 일꾼들은 하늘의 쉼 없는 굳건한 운행을 본받아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치더라도 반드시 도체 조직을 완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제님과 태모님을 굳게 믿고 오로지 한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 사람 마음이 열두 가지로 변하나니, 오직 송죽(松竹)처럼 한마음을 잘 가지라. (8:6:2)
* 믿으려면 크게 믿어라. 믿음이 없으면 신명들이 흔드느니라. (8:112:4)
* 믿으려면 크게 믿어라. 믿음이 없으면 신명들이 흔드느니라. (8:112:4)
무릇 대인이라 함은
끝으로 문언전文言傳 제6절에 나오는 ‘대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夫大人者(부대인자)는 與天地合其德(여천지합기덕)하며 與日月合其明(여일월합기명)하며 與四時合其序(여사시합기서)하며 與鬼神合其吉凶(여귀신합기길흉)하야
先天而天弗違(선천이천불위)하며 後天而奉天時(후천이봉천시)하나니
天且弗違(천차불위)온 而況於人乎(이황어인호)며 況於鬼神乎(황어귀신호)여
무릇 대인이라 함은 천지와 더불어 그 덕을 합하며, 해와 달과 더불어 그 밝음을 합하며, 사시와 더불어 그 차례를 합하며, 귀신과 더불어 그 길흉을 합해서 하늘보다 먼저 해도 하늘이 어기지 아니하며, 하늘보다 뒤에 해도 하늘이 받드나니 이렇게 하늘조차 어기지 아니하건만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랴 귀신에 있어서랴!
先天而天弗違(선천이천불위)하며 後天而奉天時(후천이봉천시)하나니
天且弗違(천차불위)온 而況於人乎(이황어인호)며 況於鬼神乎(황어귀신호)여
무릇 대인이라 함은 천지와 더불어 그 덕을 합하며, 해와 달과 더불어 그 밝음을 합하며, 사시와 더불어 그 차례를 합하며, 귀신과 더불어 그 길흉을 합해서 하늘보다 먼저 해도 하늘이 어기지 아니하며, 하늘보다 뒤에 해도 하늘이 받드나니 이렇게 하늘조차 어기지 아니하건만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랴 귀신에 있어서랴!
중천건괘의 주효主爻는 구오효九五爻입니다. 세속에서도 중천건괘 구오를 일컬어 지존의 자리라 하여 구오지존九五之尊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대인은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하는 영웅호걸이나 천하를 호령하는 제왕을 두고 하는 말일까요? 아닙니다. 그럼 도대체 문언전에서 말하고 있는 대인은 어떤 존재일까요?
주역에서 말하는 대인이라 함은 하늘땅의 큰 덕과, 일월과 같은 밝음과, 춘하추동의 생장염장하는 이법과, 신명과 함께 길흉을 판단하는 신인과도 같은 인물이라고 말합니다. 문언전에 나오는 대인을 상제님 말씀으로 정리해 보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위 표에서 보듯이 문언전의 내용과 상제님 말씀은 부합하고 있습니다. 사실 문언전뿐만 아니죠. 상제님께서 “주역은 개벽할 때 쓸 글이니 주역을 보면 내 일을 알리라.”(5:248:6)라고 말씀하신 그대로 주역은 그 자체가 상제님이 직접 연출하시는 ‘가을개벽’이란 작품의 시나리오입니다.
결론적으로 중천건괘의 구오대인, 즉 비룡대인飛龍大人은 문언전에서 말하는 바로 그 대인이며, 그 문언전의 대인은 저희가 신앙하고 있는 인간으로 오신 증산 상제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주역 첫 번째 중천건괘는 ‘하느님의 괘’가 되는 것입니다.
* 나는 옥황상제(玉皇上帝)니라. (2:16:3)
* 나는 미륵(彌勒)이니라. (6:7:2)
* 나는 천지일월(天地日月)이니라. (4:111:14)
* 나는 미륵(彌勒)이니라. (6:7:2)
* 나는 천지일월(天地日月)이니라. (4:111:14)
묵은 하늘을 문 닫고 새 하늘을 열어젖히는 태을랑들은 구오대인을 따르는 천지의 녹지사입니다. 우리들은 천지의 대덕과 일월의 광명과 사시의 순환 이치와 신도를 다스리시는 비룡대인이신 상제님의 심법을 깊이 체득하여야 합니다.
* 대인을 배우는 자는 천지의 마음을 나의 심법으로 삼고 음양이 사시(四時)로 순환하는 이치를 체득하여 천지의 화육에 나아가나니 그런고로 천하의 이치를 잘 살펴서 일어일묵(一語一黙)이 정중하게 도에 합한 연후에 덕이 이루어지는 것이니라. (4:95:11~12)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다 함께 판몰이’ ‘다 함께 태을랑’이 될 때 비로소 천하창생을 살려 내는 도체사령관으로서 진정한 일꾼이 됩니다.
* 일꾼은 천명(天命)을 받아 천지사업에 종신하여 광구천하의 대업을 실현하는 자니라. 일꾼은 천지일월 사체(四體)의 도맥과 정신을 이어받아 천지대업을 개척하여 후천 선경세계를 건설하는 자이니라. (8:1:1,5)
© 월간개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