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무극대도 | 하느님의 괘, 원형이정의 상징 주역 첫 번째, 중천건괘重天乾卦䷀ (1)
[기고]
한태일 (인천구월도장, 녹사장)
중천건괘重天乾卦는 주역 64괘 중에서 첫 번째로 등장하는 머릿괘입니다. 두 번째 중지곤괘重地坤卦와 함께 부모괘에 해당합니다. 중천건괘는 하늘을 뜻하는 건괘乾卦(☰)가 위·아래로 거듭 있다 하여 ‘거듭 중重’ 자를 써서 붙인 이름입니다.
역에서 양효(⚊)는 강건함을, 음효(⚋)는 유순함을 나타내는데 중천건괘의 육효는 강건함을 나타내는 양효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역 64괘는 상경上經(30괘)과 하경下經(34괘)으로 나뉩니다. 상경은 ‘건곤乾坤괘’로 시작하여 ‘감리坎離괘’로 마무리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천지일월’이 처음과 끝을 장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64괘들의 배열 순서를 보면 첫 번째 괘로 중천건괘가 놓였다는 것은 하늘[乾]이 처음으로 열렸다는 뜻이며, 두 번째 괘로 중지곤괘가 온 것은 땅[坤]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64괘의 배열은 우주의 생성 순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순양효純陽爻로만 이루어진 하늘을 나타내는 중천건괘(䷀)가 순음효純陰爻로만 되어있는 땅을 나타내는 중지곤괘(䷁)에게 정기를 내려 주어서 비로소 만물이 생성되는 이치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건곤과 천지를 비교해 보면, 건곤乾坤은 순양순음純陽純陰으로 된 순수정신을 말하며, 천지天地는 건곤이 형상으로 물질화된 것입니다. 그리고 하늘과 땅을 대행하는 것이 바로 일월日月인데요, 즉 일日은 천지의 양기 변화를 주도하고, 월月은 천지의 음기 변화를 주도합니다. 이처럼 주역 상경은 천도天道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천건괘는 건도乾道를 나타내며, 중지곤괘는 곤도坤道를 대표합니다.
계사전에서 말하길 형상을 이룬 것을 건乾이라고 하는데, 이는 하늘에서 굳건하게 운행하고 있는 일월성신日月星辰을 지칭합니다.
그리고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의 효사는 용龍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용이란 한 잔의 물만 있어도 풍운조화를 부리는데 다섯 마리 용들(초구: 잠룡潛龍, 구이: 전룡田龍, 구사: 약룡躍龍, 구오: 비룡飛龍, 상구: 항룡亢龍. 단, 구삼은 군자君子로 표현)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즉 어린 용[잠룡潛龍]부터 늙은 용[항룡亢龍]까지 다양한 용들이 하늘에서 변화무쌍하게 온갖 조화를 부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특히 ‘구이’와 ‘구오’ 용은 ‘대인大人’이라 불렀습니다.
왜 중천건괘 효사에서 용으로 표현했을까요? 건괘는 하늘을 상징하며, 용은 하늘에서 온갖 오묘한 조화를 부리는 신수神獸이자 만백성의 우두머리 군왕을 상징하므로 하늘 괘이자 머리 괘인 건괘에서 자연스레 용을 내세운 것입니다. 그리고 『환단고기』 등을 보면 고대 중국에서 ‘역易’과 ‘용龍’은 같은 동의어로 사용되었으며, 하루에도 여러 차례 색깔이 바뀌는 도마뱀에서 역易 자가 나온 것과 같은 유래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괘 이름이 ‘거듭[重] 하늘[天] 건[乾]’괘라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매일 보는 하늘은 하나인데 왜 ‘거듭 重’ 자를 써서 복수의 하늘을 뜻하는 ‘중천重天’이라고 했을까요?
괘명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결론적으로 우리들이 보는 ‘하늘은 하나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하늘이 다층구조라는 것인데, 이에 대해 천지의 주인이신 상제님께서 일러주신 바가 있습니다. 그 말씀을 통해 정확히 알아보겠습니다.
상제님 말씀은 우리들에게 하나로 보이는 저 하늘이 여러 층, 즉 다층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하늘은 주역에서 말하는 ‘중천重天’이 맞는 말이네요.
또한 이 말씀들을 들어 보면 우리들이 몰랐던 신비한 내용이 많은데요. 하늘에서 내리는 비[雨]는 저 하늘에서 그냥 내리는 줄로만 알았는데, 비를 내려 주는 하늘이 여러 층의 하늘 가운데 중간에 위치한 하늘에서 바닷물을 써 올려서 지상에 뿌려진다니 참 신기합니다.
가끔 TV에서 보게 되는 용오름 현상[용권龍卷]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격심한 회오리바람을 동반하는 깔때기 모양의 구름이 해상에서 물방울들을 끌어 올리는 현상으로 그 모습이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모양 같다고 해서 용오름(waterspout)이라 불립니다.
아울러 천지에 꽉 찬 신명들의 왕래가 중간하늘에서 이루어진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도전에는 특히 명부공사와 관련하여 ‘창생의 수명을 후천에는 중천신계中天神界에서 결정한다(11:236:3)’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러면 비를 내려 주는 중간하늘 말고 또 다른 하늘이 얼마나 더 있을까요?
김송환의 물음에 상제님께서는 하늘의 구조에 대해 ‘아홉 개의 하늘[九天]’이 있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누구든 한 번쯤은 그토록 알고 싶어 하는 천상세계에 대해 하늘의 주인이신 상제님께서는 하늘은 아홉 개 하늘로 벌여져 있다고 명쾌하게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구천이란 말은 우리 눈에 보이는 하늘 외에 또 다른 하늘이 있다는 것인데,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구천을 헤매는 원혼이라는 등의 표현으로 천상 신도세계를 흔히 ‘구천九天’이라고 불러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선천 시대는 양수(1,3,5,7,9)의 시대로 하늘도 양수의 끝 수[극수極數, 9]인 ‘구천九天’으로 벌여져 있지만, 앞으로 오는 후천 시대는 음수(2, 4, 6, 8, 10)의 시대로 음수의 끝 수[극수極數, 10]인 ‘십천十天’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종도사님께서는 “선천은 건 도수乾度數 시대로 구천九天이다. 그러나 후천개벽과 더불어 곤 도수坤度數가 열려 음도陰道에 의해 만물 생성의 산실인 지구가 우주의 가장 높은 하늘인 십천十天으로 대개벽을 한다.(4:117:5 측주)”라고 정리해 주셨습니다. 선천 분열시대에는 구천으로 벌여져 있어 우리들과 하느님이 떨어져 지내지만, 지구가 십천으로 바뀌는 후천 통일시대가 되면 지상선경이 됨은 물론 천주이신 상제님과 후천 창생들이 같이 살아가게 됩니다.
참고로 각 종교에서도 하늘을 다층구조로 설명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인도의 전통적 우주관에 뿌리를 둔 불교에서 말하는 하늘은 수미산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28천과 수미산 꼭대기에 있는 도리천을 중심으로 한 수평적 33천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선을 추구하는 도교에서는 이 우주에 33천 혹은 36천의 하늘이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도교의 최종 결론은 33천의 중심, 가장 높은 하늘인 대라천大羅天에 우주의 통치자 상제님이 계신다는 것입니다. 당나라 8대 신선 중 한 분인 여동빈呂洞賓은 불교의 미륵부처님과 도교의 옥황상제님이 같은 분이라고 밝혔습니다. 미륵불이 곧 우주 통치자 상제님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린 것입니다.
하늘의 천주이신 상제님께서는 당신님을 하늘로 말씀하셨으며 그래서 하늘을 뜻하는 ‘건괘’는 바로 ‘하느님의 괘’가 됩니다.
건괘가 하느님의 괘라는 것을 주역에서 찾아보면, 설괘전에서 건괘를 ‘하늘(건위천乾爲天)’과 ‘아버지(건위부乾爲父)’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임금(건위군乾爲君)’으로도 보고 있어 건괘에는 ‘군사부君師父’의 의미까지 담겨 있습니다.
이는 태상종도사님께서 “상제님은 우리들을 우주 가을 세상의 새 생명으로 낳게 해 주시기에 아버지요, 무극대도라는 진리의 스승이요, 후천 창생들을 통치하시는 임금이다.”라고 말씀하신 그대로 상제님의 진리는 곧 ‘군사부 진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역 설괘전에서는 건괘의 상징물을 ‘옥(건위옥乾爲玉)’이라고 표현합니다. 옥은 티끌 없이 맑은 하늘의 자연색으로 하느님의 신성한 마음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하늘에 계신 상제님을 옥황玉皇 또는 옥황상제玉皇上帝로 호칭하였으며, 하느님이 계신 천상의 수도를 옥경玉京이라 불러 왔습니다.
동방의 시원 문화인 홍산문화紅山文化를 보면 수많은 유물들이 발굴되고 있는데요. 홍산문화의 아이콘은 바로 ‘옥기’입니다. 옥은 원래 왕王 혹은 진귀珍貴하다는 뜻으로 쓰였으며 고대로부터 동북아에서는 종교용 제기로 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홍산문화의 유적 중 특히 제천의식과 관련된 무덤[총塚], 신전[묘廟], 제단[단壇]에서 삼련벽三聯璧, 옥봉玉鳳, 옥룡玉龍 등 많은 옥기 유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홍산 일대에서 발굴된 무덤 가운데는 토기나 석기는 전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옥기들만 발굴된 무덤도 많습니다.
그리고 홍산문화에서는 유독 용龍과 봉황鳳凰을 소재로 한 옥기들이 눈에 많이 띄는 특징이 나타납니다. 이는 환국·배달 시대의 동방 천자문화의 상징인 ‘용봉龍鳳’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형구 박사는 ‘홍산문화는 우리 동이 한민족 문화의 원형’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건괘는 ‘금(건위금乾爲金)’으로 풀이하는데, 금은 계절로는 가을, 방위로는 서쪽이며, 색깔은 백색으로 즉, ‘백보좌에 계시는 서신西神으로 사명司命을 맡은 상제님’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건괘는 ‘크고 붉은 것(건위대적乾爲大赤)’이라는 것입니다. 건괘는 하늘 괘로 하늘은 크고, 밝은 순양괘이므로 붉은 것입니다. 크고 붉은 것이란 여름철(남방 화火, 적赤) 말기 변혁의 시간대까지 모든 죄와 원억을 대속하고 후천으로 인도하시는 조화옹 하느님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상제님 어진 속 곤룡포의 색이 붉은색이며, 상제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천명하셨습니다.
주역에서 3개 효로 이루어진 괘를 소성괘小成卦라 하고, 6개 효로 이루어진 괘를 대성괘大成卦라 합니다. 5천5백여 년 전에 복희씨가 팔괘를 처음 그을 때 하늘을 상징하는 효爻 하나와 땅을 상징하는 효 하나를 긋고, 다시 하늘과 땅 사이의 만물을 대표하여 인간을 상징하는 효를 그어 3개 효로 복희팔괘를 완성하였습니다. 이 3개 효는 천지인天地人의 삼재三才를 나타내며, 〈건괘〉의 경우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간적으로는 위에서부터 ‘천·인·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천건괘는 소성괘인 건괘가 거듭 있는 대성괘입니다. 계사전에서는 소성괘(3효)의 천지인을 음양 짝으로 나눈 대성괘(6효)를 이렇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아래에 있는 땅 자리의 두 효를 음양으로 나눈 것을 ‘강剛(초효)·유柔(이효)’라 하고, 중간에 있는 사람 자리의 두 효를 음양으로 나눈 것을 ‘인仁(삼효)·의義(사효)’라 하며, 위에 있는 하늘 자리의 두 효를 음양으로 나눈 것을 ‘양陽(오효)·음陰(상효)’이라 합니다.
대성괘를 선·후천 시간대로 나누어 보면, 육효 중 아래에 있는 내괘[하괘下卦]를 선천 시간대, 위에 있는 외괘[상괘上卦]를 후천 시간대로 보고 있습니다. 또 64괘 중에는 반대편에서 보아도 바뀌지 않는 부도전괘不倒顚卦가 모두 8괘가 있는데, 상경에 6개 괘(건乾, 곤坤, 이頤, 대과大過, 감坎, 리離), 하경에 2개 괘(중부中孚, 소과小過)가 있습니다.
이제 중천건괘의 괘사를 보겠습니다.
건괘의 괘사가 그 유명한 ‘원형이정元亨利貞’입니다. 괘사란 문왕文王이 6개 양효로 이루어진 중천건괘를 보고 정의를 내린 ‘괘(卦)의 말씀(辭)’입니다.
종이가 없던 고대 중국에서는 대나무를 반으로 잘라 소가죽 끈으로 엮어서 그 대나무 겉면에다 글을 썼습니다. 그림에서처럼 대나무로 둘둘 말은 두루마리를 죽간竹簡이라고 하는데요. 공자가 죽간으로 만든 역경의 첫 구절, ‘원형이정!’ 이 네 글자를 보고 충격을 받았아 만년임에도 불구하고 역경 공부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 네 글자로 시작되는 역경易經이 얼마나 큰 글이기에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탐닉하게 만들어 공자가 죽간을 묶은 끈을 세 번씩이나 갈아 끼울 정도였다고 전합니다. 아시다시피 ‘위편삼절韋編三絶’이란 고사성어가 바로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史記』에 기록된 내용입니다.
또 『논어論語』 술이述而 편에는 이런 대목도 나옵니다. 공자가 말년에 주역을 접하고 나서 탄식조로 말하길 “(지금) 내 나이에 몇 년의 시간이 더 주어져 쉰 살에 역경을 배운다면 (역경을 완전히 터득하여 후대에) 큰 허물을 남기지 않을 텐데!”(加我數年 五十以學易 可以無大過矣)라고 하였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만년에 이르러 비로소 역경을 공부하기 시작했으며 그래서 인간적인 회한이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공자를 위편삼절하게 하고 끝내는 십익十翼이라는 해설서까지 짓게 한 그 단초가 원형이정이었던 셈입니다.
결론적으로 주역을 동양학의 최고봉이자 만학萬學의 으뜸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원형이정입니다.
원형이정이란 곧 건괘의 덕성이 ‘원元’ ‘형亨’ ‘이利’ ‘정貞’임을 뜻합니다.
건괘는 하늘을 상징하고 원형이정으로 건괘의 네 가지 덕을 설명하고 있어서 흔히들 ‘천도사덕天道四德’이라고 합니다. 이는 인도人道의 사덕인 ‘인의예지仁義禮智’와 연계해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원元이란 ‘크다’ ‘으뜸’ ‘착하다’ ‘봄’을 나타내므로 봄의 자애로운 기운이 베풀어짐을 말한 것이고, 형亨이란 ‘형통’ ‘생장’ ‘여름’을 나타내므로 여름의 왕성한 생장활동을 가리키며, 이利는 ‘수렴’ ‘통일’ ‘가을’을 나타내므로 가을의 추상같은 의로움의 결실을 나타내며, 정貞은 ‘견고’ ‘정고’ ‘겨울’을 나타내므로 겨울에 모든 기운이 집중되어 새로운 시작을 알려 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중천건괘는 64괘의 머릿괘로 모든 괘를 대표하며 끝 간 데 없는 하늘을 상징하므로 크게 형통[원형元亨]하고 호호탕탕합니다. 하지만 바르지 않으면 이롭지 않다[이정利貞]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건괘는 올곧은 마음가짐과 의로운 행동을 해야 이롭다는 것입니다.
주역 문언전文言傳에는 천도사덕[元亨利貞]과 유가의 이상적인 인간상인 군자와 연계하여 바람직한 처신 매뉴얼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는 대목이 있습니다.
원元은 선의 으뜸이요, 형亨은 아름다움의 으뜸이요, 이利는 의리의 화함이요, 정貞은 만사의 근간이니 군자가 인을 체득하여 족히 세상 사람의 우두머리가 될 만하며, 모임을 아름답게 함이 족히 예에 합하며, 사물을 이롭게 함이 족히 의리에 조화되며, 바르고 굳셈이 족히 일의 근간이 되어 주장할 수 있으니 군자는 이 네 가지 덕을 행하는 자이라. 그러므로 가로되 건은 원형이정이라.
종도사님 말씀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상제님께서 ‘원형이정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면 정의가 승리한다’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원형이정대로 살아라. 원형이정대로 일하라, 그래야 일이 된다’는 말씀이다. 원형이정은 자연의 정신, 자연의 법칙이요 인사의 원칙이다. 자연의 정신으로 태어난 우리 인간은 인간으로서 살아가야 할 철칙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신앙도, 포교도 마찬가지다.” (136.7.1. 증산도대학교 강사 교육)
천도사덕인 원형이정은 상제님께서 주관하시는 천지만물 창조의 유일한 법칙, 사의四義와 뜻이 통합니다.
태상종도사님께서는 “천지이법이라는 것은 춘하추동, 생장염장이다. 바로 그게 천지가 둥글어 가는 틀이요, 길이다.”라고 명쾌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종도사님께서도 “천지만물 창조의 유일한 법칙은 ‘낳고(生)-기르고(長)-성숙(斂)-휴식(藏)’하는 순환 과정이다. 인류 문명사는 지금 만물의 분열과 성장 시간대에서 대통일의 성숙 시간대로 들어서는 제3의 가을 대개벽기를 맞이하고 있다”(2:20:1 측주)라고 하셨습니다.
원형이정도 이와 마찬가지로 봄의 소생하는 기운을 나타낸 원元, 여름의 활발한 생명활동을 의미하는 형亨, 가을의 결실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이利, 모든 기운이 응축되어 있는 정貞으로 생장염장의 순환원리와 똑같습니다.
지금 인류는 생장염장의 관점으로는 ‘생장[長]의 시간대에서 통일[斂]의 시간대’로, 원형이정에서는 ‘활발한 생명활동[亨]의 시간대에서 결실[利]의 시간대’로 넘어가는 대변혁기를 겪고 있습니다. 원형이정과 생장염장은 같은 의미입니다. 즉 ‘봄: 生-元’, ‘여름: 長-亨’, ‘가을: 斂-利’, ‘겨울 :藏-貞’의 순환원리로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편집자 주] 중천건괘는 경문이 많고 중요해서 총 3회에 걸쳐서 연재할 예정입니다.
중천건괘重天乾卦의 의미
중천건괘重天乾卦는 주역 64괘 중에서 첫 번째로 등장하는 머릿괘입니다. 두 번째 중지곤괘重地坤卦와 함께 부모괘에 해당합니다. 중천건괘는 하늘을 뜻하는 건괘乾卦(☰)가 위·아래로 거듭 있다 하여 ‘거듭 중重’ 자를 써서 붙인 이름입니다.
역에서 양효(⚊)는 강건함을, 음효(⚋)는 유순함을 나타내는데 중천건괘의 육효는 강건함을 나타내는 양효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역 64괘는 상경上經(30괘)과 하경下經(34괘)으로 나뉩니다. 상경은 ‘건곤乾坤괘’로 시작하여 ‘감리坎離괘’로 마무리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천지일월’이 처음과 끝을 장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64괘들의 배열 순서를 보면 첫 번째 괘로 중천건괘가 놓였다는 것은 하늘[乾]이 처음으로 열렸다는 뜻이며, 두 번째 괘로 중지곤괘가 온 것은 땅[坤]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64괘의 배열은 우주의 생성 순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순양효純陽爻로만 이루어진 하늘을 나타내는 중천건괘(䷀)가 순음효純陰爻로만 되어있는 땅을 나타내는 중지곤괘(䷁)에게 정기를 내려 주어서 비로소 만물이 생성되는 이치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건곤과 천지를 비교해 보면, 건곤乾坤은 순양순음純陽純陰으로 된 순수정신을 말하며, 천지天地는 건곤이 형상으로 물질화된 것입니다. 그리고 하늘과 땅을 대행하는 것이 바로 일월日月인데요, 즉 일日은 천지의 양기 변화를 주도하고, 월月은 천지의 음기 변화를 주도합니다. 이처럼 주역 상경은 천도天道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천건괘는 건도乾道를 나타내며, 중지곤괘는 곤도坤道를 대표합니다.
계사전에서 말하길 형상을 이룬 것을 건乾이라고 하는데, 이는 하늘에서 굳건하게 운행하고 있는 일월성신日月星辰을 지칭합니다.
그리고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의 효사는 용龍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용이란 한 잔의 물만 있어도 풍운조화를 부리는데 다섯 마리 용들(초구: 잠룡潛龍, 구이: 전룡田龍, 구사: 약룡躍龍, 구오: 비룡飛龍, 상구: 항룡亢龍. 단, 구삼은 군자君子로 표현)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즉 어린 용[잠룡潛龍]부터 늙은 용[항룡亢龍]까지 다양한 용들이 하늘에서 변화무쌍하게 온갖 조화를 부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특히 ‘구이’와 ‘구오’ 용은 ‘대인大人’이라 불렀습니다.
왜 중천건괘 효사에서 용으로 표현했을까요? 건괘는 하늘을 상징하며, 용은 하늘에서 온갖 오묘한 조화를 부리는 신수神獸이자 만백성의 우두머리 군왕을 상징하므로 하늘 괘이자 머리 괘인 건괘에서 자연스레 용을 내세운 것입니다. 그리고 『환단고기』 등을 보면 고대 중국에서 ‘역易’과 ‘용龍’은 같은 동의어로 사용되었으며, 하루에도 여러 차례 색깔이 바뀌는 도마뱀에서 역易 자가 나온 것과 같은 유래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늘 위에 또 하늘이
그런데 이상한 것은 괘 이름이 ‘거듭[重] 하늘[天] 건[乾]’괘라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매일 보는 하늘은 하나인데 왜 ‘거듭 重’ 자를 써서 복수의 하늘을 뜻하는 ‘중천重天’이라고 했을까요?
괘명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결론적으로 우리들이 보는 ‘하늘은 하나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하늘이 다층구조라는 것인데, 이에 대해 천지의 주인이신 상제님께서 일러주신 바가 있습니다. 그 말씀을 통해 정확히 알아보겠습니다.
* 하늘은 하나인 성싶어도 몇천 덩어리거늘, 하늘은 모두 하늘이요 끝 간 데가 없느니라. (道典 2:101:2)
* 저 하늘이면 하늘에서 비 오는 줄 아냐? 중간하늘에서 용이 물을 주는 것이니라. (4:26:8, 4:90:4)
* 저 하늘이면 하늘에서 비 오는 줄 아냐? 중간하늘에서 용이 물을 주는 것이니라. (4:26:8, 4:90:4)
상제님 말씀은 우리들에게 하나로 보이는 저 하늘이 여러 층, 즉 다층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하늘은 주역에서 말하는 ‘중천重天’이 맞는 말이네요.
또한 이 말씀들을 들어 보면 우리들이 몰랐던 신비한 내용이 많은데요. 하늘에서 내리는 비[雨]는 저 하늘에서 그냥 내리는 줄로만 알았는데, 비를 내려 주는 하늘이 여러 층의 하늘 가운데 중간에 위치한 하늘에서 바닷물을 써 올려서 지상에 뿌려진다니 참 신기합니다.
가끔 TV에서 보게 되는 용오름 현상[용권龍卷]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격심한 회오리바람을 동반하는 깔때기 모양의 구름이 해상에서 물방울들을 끌어 올리는 현상으로 그 모습이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모양 같다고 해서 용오름(waterspout)이라 불립니다.
아울러 천지에 꽉 찬 신명들의 왕래가 중간하늘에서 이루어진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도전에는 특히 명부공사와 관련하여 ‘창생의 수명을 후천에는 중천신계中天神界에서 결정한다(11:236:3)’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러면 비를 내려 주는 중간하늘 말고 또 다른 하늘이 얼마나 더 있을까요?
* 김송환이 “하늘 위에 무엇이 있는지 그것만 알면 죽어도 소원이 없겠습니다” 하니 상제님께서 “하늘이 있느니라.” 하시니라. 송환이 다시 여쭈기를 “하늘 위에 또 하늘이 있습니까?” 하니 말씀하시기를 “있느니라” 하시매 또 여쭈기를 “그 위에 또 있습니까?” 하니 “또 있느니라” 하시고 아흡 번을 대답하신 뒤에~ (4:117)
김송환의 물음에 상제님께서는 하늘의 구조에 대해 ‘아홉 개의 하늘[九天]’이 있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누구든 한 번쯤은 그토록 알고 싶어 하는 천상세계에 대해 하늘의 주인이신 상제님께서는 하늘은 아홉 개 하늘로 벌여져 있다고 명쾌하게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구천이란 말은 우리 눈에 보이는 하늘 외에 또 다른 하늘이 있다는 것인데,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구천을 헤매는 원혼이라는 등의 표현으로 천상 신도세계를 흔히 ‘구천九天’이라고 불러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선천 시대는 양수(1,3,5,7,9)의 시대로 하늘도 양수의 끝 수[극수極數, 9]인 ‘구천九天’으로 벌여져 있지만, 앞으로 오는 후천 시대는 음수(2, 4, 6, 8, 10)의 시대로 음수의 끝 수[극수極數, 10]인 ‘십천十天’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종도사님께서는 “선천은 건 도수乾度數 시대로 구천九天이다. 그러나 후천개벽과 더불어 곤 도수坤度數가 열려 음도陰道에 의해 만물 생성의 산실인 지구가 우주의 가장 높은 하늘인 십천十天으로 대개벽을 한다.(4:117:5 측주)”라고 정리해 주셨습니다. 선천 분열시대에는 구천으로 벌여져 있어 우리들과 하느님이 떨어져 지내지만, 지구가 십천으로 바뀌는 후천 통일시대가 되면 지상선경이 됨은 물론 천주이신 상제님과 후천 창생들이 같이 살아가게 됩니다.
참고로 각 종교에서도 하늘을 다층구조로 설명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인도의 전통적 우주관에 뿌리를 둔 불교에서 말하는 하늘은 수미산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28천과 수미산 꼭대기에 있는 도리천을 중심으로 한 수평적 33천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선을 추구하는 도교에서는 이 우주에 33천 혹은 36천의 하늘이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도교의 최종 결론은 33천의 중심, 가장 높은 하늘인 대라천大羅天에 우주의 통치자 상제님이 계신다는 것입니다. 당나라 8대 신선 중 한 분인 여동빈呂洞賓은 불교의 미륵부처님과 도교의 옥황상제님이 같은 분이라고 밝혔습니다. 미륵불이 곧 우주 통치자 상제님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린 것입니다.
내가 참하늘!
하늘의 천주이신 상제님께서는 당신님을 하늘로 말씀하셨으며 그래서 하늘을 뜻하는 ‘건괘’는 바로 ‘하느님의 괘’가 됩니다.
* 내가 참하늘이니라. (4:66:2)
* 나는 천지일월(天地日月)이니라. 나는 천지로 몸을 삼고 일월로 눈을 삼느니라. (4:111:14~15)
* 나는 천지일월(天地日月)이니라. 나는 천지로 몸을 삼고 일월로 눈을 삼느니라. (4:111:14~15)
건괘가 하느님의 괘라는 것을 주역에서 찾아보면, 설괘전에서 건괘를 ‘하늘(건위천乾爲天)’과 ‘아버지(건위부乾爲父)’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임금(건위군乾爲君)’으로도 보고 있어 건괘에는 ‘군사부君師父’의 의미까지 담겨 있습니다.
이는 태상종도사님께서 “상제님은 우리들을 우주 가을 세상의 새 생명으로 낳게 해 주시기에 아버지요, 무극대도라는 진리의 스승이요, 후천 창생들을 통치하시는 임금이다.”라고 말씀하신 그대로 상제님의 진리는 곧 ‘군사부 진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역 설괘전에서는 건괘의 상징물을 ‘옥(건위옥乾爲玉)’이라고 표현합니다. 옥은 티끌 없이 맑은 하늘의 자연색으로 하느님의 신성한 마음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하늘에 계신 상제님을 옥황玉皇 또는 옥황상제玉皇上帝로 호칭하였으며, 하느님이 계신 천상의 수도를 옥경玉京이라 불러 왔습니다.
동방의 시원 문화인 홍산문화紅山文化를 보면 수많은 유물들이 발굴되고 있는데요. 홍산문화의 아이콘은 바로 ‘옥기’입니다. 옥은 원래 왕王 혹은 진귀珍貴하다는 뜻으로 쓰였으며 고대로부터 동북아에서는 종교용 제기로 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홍산문화의 유적 중 특히 제천의식과 관련된 무덤[총塚], 신전[묘廟], 제단[단壇]에서 삼련벽三聯璧, 옥봉玉鳳, 옥룡玉龍 등 많은 옥기 유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홍산 일대에서 발굴된 무덤 가운데는 토기나 석기는 전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옥기들만 발굴된 무덤도 많습니다.
그리고 홍산문화에서는 유독 용龍과 봉황鳳凰을 소재로 한 옥기들이 눈에 많이 띄는 특징이 나타납니다. 이는 환국·배달 시대의 동방 천자문화의 상징인 ‘용봉龍鳳’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형구 박사는 ‘홍산문화는 우리 동이 한민족 문화의 원형’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건괘는 ‘금(건위금乾爲金)’으로 풀이하는데, 금은 계절로는 가을, 방위로는 서쪽이며, 색깔은 백색으로 즉, ‘백보좌에 계시는 서신西神으로 사명司命을 맡은 상제님’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건괘는 ‘크고 붉은 것(건위대적乾爲大赤)’이라는 것입니다. 건괘는 하늘 괘로 하늘은 크고, 밝은 순양괘이므로 붉은 것입니다. 크고 붉은 것이란 여름철(남방 화火, 적赤) 말기 변혁의 시간대까지 모든 죄와 원억을 대속하고 후천으로 인도하시는 조화옹 하느님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상제님 어진 속 곤룡포의 색이 붉은색이며, 상제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천명하셨습니다.
* 나는 남방 삼리화(三離火)로다. (6:7:3)
주역에서 3개 효로 이루어진 괘를 소성괘小成卦라 하고, 6개 효로 이루어진 괘를 대성괘大成卦라 합니다. 5천5백여 년 전에 복희씨가 팔괘를 처음 그을 때 하늘을 상징하는 효爻 하나와 땅을 상징하는 효 하나를 긋고, 다시 하늘과 땅 사이의 만물을 대표하여 인간을 상징하는 효를 그어 3개 효로 복희팔괘를 완성하였습니다. 이 3개 효는 천지인天地人의 삼재三才를 나타내며, 〈건괘〉의 경우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간적으로는 위에서부터 ‘천·인·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천건괘는 소성괘인 건괘가 거듭 있는 대성괘입니다. 계사전에서는 소성괘(3효)의 천지인을 음양 짝으로 나눈 대성괘(6효)를 이렇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아래에 있는 땅 자리의 두 효를 음양으로 나눈 것을 ‘강剛(초효)·유柔(이효)’라 하고, 중간에 있는 사람 자리의 두 효를 음양으로 나눈 것을 ‘인仁(삼효)·의義(사효)’라 하며, 위에 있는 하늘 자리의 두 효를 음양으로 나눈 것을 ‘양陽(오효)·음陰(상효)’이라 합니다.
대성괘를 선·후천 시간대로 나누어 보면, 육효 중 아래에 있는 내괘[하괘下卦]를 선천 시간대, 위에 있는 외괘[상괘上卦]를 후천 시간대로 보고 있습니다. 또 64괘 중에는 반대편에서 보아도 바뀌지 않는 부도전괘不倒顚卦가 모두 8괘가 있는데, 상경에 6개 괘(건乾, 곤坤, 이頤, 대과大過, 감坎, 리離), 하경에 2개 괘(중부中孚, 소과小過)가 있습니다.
위편삼절의 유래
이제 중천건괘의 괘사를 보겠습니다.
乾(건)은 元(원)코 亨(형)코 利(이)코 貞(정)하니라
건乾은 원元하고 형亨하고 이利하고 정貞하니라(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라)
건乾은 원元하고 형亨하고 이利하고 정貞하니라(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라)
건괘의 괘사가 그 유명한 ‘원형이정元亨利貞’입니다. 괘사란 문왕文王이 6개 양효로 이루어진 중천건괘를 보고 정의를 내린 ‘괘(卦)의 말씀(辭)’입니다.
종이가 없던 고대 중국에서는 대나무를 반으로 잘라 소가죽 끈으로 엮어서 그 대나무 겉면에다 글을 썼습니다. 그림에서처럼 대나무로 둘둘 말은 두루마리를 죽간竹簡이라고 하는데요. 공자가 죽간으로 만든 역경의 첫 구절, ‘원형이정!’ 이 네 글자를 보고 충격을 받았아 만년임에도 불구하고 역경 공부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 네 글자로 시작되는 역경易經이 얼마나 큰 글이기에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탐닉하게 만들어 공자가 죽간을 묶은 끈을 세 번씩이나 갈아 끼울 정도였다고 전합니다. 아시다시피 ‘위편삼절韋編三絶’이란 고사성어가 바로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史記』에 기록된 내용입니다.
또 『논어論語』 술이述而 편에는 이런 대목도 나옵니다. 공자가 말년에 주역을 접하고 나서 탄식조로 말하길 “(지금) 내 나이에 몇 년의 시간이 더 주어져 쉰 살에 역경을 배운다면 (역경을 완전히 터득하여 후대에) 큰 허물을 남기지 않을 텐데!”(加我數年 五十以學易 可以無大過矣)라고 하였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만년에 이르러 비로소 역경을 공부하기 시작했으며 그래서 인간적인 회한이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공자를 위편삼절하게 하고 끝내는 십익十翼이라는 해설서까지 짓게 한 그 단초가 원형이정이었던 셈입니다.
결론적으로 주역을 동양학의 최고봉이자 만학萬學의 으뜸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원형이정입니다.
원형이정이란 곧 건괘의 덕성이 ‘원元’ ‘형亨’ ‘이利’ ‘정貞’임을 뜻합니다.
건괘는 하늘을 상징하고 원형이정으로 건괘의 네 가지 덕을 설명하고 있어서 흔히들 ‘천도사덕天道四德’이라고 합니다. 이는 인도人道의 사덕인 ‘인의예지仁義禮智’와 연계해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원元이란 ‘크다’ ‘으뜸’ ‘착하다’ ‘봄’을 나타내므로 봄의 자애로운 기운이 베풀어짐을 말한 것이고, 형亨이란 ‘형통’ ‘생장’ ‘여름’을 나타내므로 여름의 왕성한 생장활동을 가리키며, 이利는 ‘수렴’ ‘통일’ ‘가을’을 나타내므로 가을의 추상같은 의로움의 결실을 나타내며, 정貞은 ‘견고’ ‘정고’ ‘겨울’을 나타내므로 겨울에 모든 기운이 집중되어 새로운 시작을 알려 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중천건괘는 64괘의 머릿괘로 모든 괘를 대표하며 끝 간 데 없는 하늘을 상징하므로 크게 형통[원형元亨]하고 호호탕탕합니다. 하지만 바르지 않으면 이롭지 않다[이정利貞]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건괘는 올곧은 마음가짐과 의로운 행동을 해야 이롭다는 것입니다.
* 사람이 복을 받으려면 먼저 바른 말을 하고 바르게 살아야 하느니라. (1:39:6)
* 사람이 의로운 말을 하고 의로운 행동을 하면 천지도 감동하느니라. (4:15:5)
* 사람이 의로운 말을 하고 의로운 행동을 하면 천지도 감동하느니라. (4:15:5)
주역 문언전文言傳에는 천도사덕[元亨利貞]과 유가의 이상적인 인간상인 군자와 연계하여 바람직한 처신 매뉴얼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는 대목이 있습니다.
文言曰(문언왈) 元者(원자)는 善之長也(선지장야)요 亨者(형자)는 嘉之會也(가지회야)요
利者(이자)는 義之和也(의지화야)요 貞者(정자)는 事之幹也(사지간야)니
君子(군자) 體仁(체인)이 足以長人(족이장인)이며 嘉會(가회) 足以合禮()족이합례하며
利物(이물)이 足以和義(족이화의)며 貞固(정고) 足以幹事(족이간사)니
君子(군자) 行此四德者(행차사덕자)라 故(고)로 曰(왈) 乾元亨利貞(건원형이정)이라
利者(이자)는 義之和也(의지화야)요 貞者(정자)는 事之幹也(사지간야)니
君子(군자) 體仁(체인)이 足以長人(족이장인)이며 嘉會(가회) 足以合禮()족이합례하며
利物(이물)이 足以和義(족이화의)며 貞固(정고) 足以幹事(족이간사)니
君子(군자) 行此四德者(행차사덕자)라 故(고)로 曰(왈) 乾元亨利貞(건원형이정)이라
원元은 선의 으뜸이요, 형亨은 아름다움의 으뜸이요, 이利는 의리의 화함이요, 정貞은 만사의 근간이니 군자가 인을 체득하여 족히 세상 사람의 우두머리가 될 만하며, 모임을 아름답게 함이 족히 예에 합하며, 사물을 이롭게 함이 족히 의리에 조화되며, 바르고 굳셈이 족히 일의 근간이 되어 주장할 수 있으니 군자는 이 네 가지 덕을 행하는 자이라. 그러므로 가로되 건은 원형이정이라.
* 元亨利貞道日月이니 照人臟腑通明明이라
원형이정은 일월의 운행으로 이루어지니 일월이 사람의 장부까지 비추어 밝은 덕을 밝게 통하게 하는구나. (2:146:2)
* 성경신(誠敬信) 주장하여 원형이정(元亨利貞)으로 행한다면 도하지(道下止)가 예 아닌가! 원형이정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면 정의가 승리한다. (7:3:9~10)
원형이정은 일월의 운행으로 이루어지니 일월이 사람의 장부까지 비추어 밝은 덕을 밝게 통하게 하는구나. (2:146:2)
* 성경신(誠敬信) 주장하여 원형이정(元亨利貞)으로 행한다면 도하지(道下止)가 예 아닌가! 원형이정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면 정의가 승리한다. (7:3:9~10)
종도사님 말씀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상제님께서 ‘원형이정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면 정의가 승리한다’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원형이정대로 살아라. 원형이정대로 일하라, 그래야 일이 된다’는 말씀이다. 원형이정은 자연의 정신, 자연의 법칙이요 인사의 원칙이다. 자연의 정신으로 태어난 우리 인간은 인간으로서 살아가야 할 철칙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신앙도, 포교도 마찬가지다.” (136.7.1. 증산도대학교 강사 교육)
원형이정은 생장염장
천도사덕인 원형이정은 상제님께서 주관하시는 천지만물 창조의 유일한 법칙, 사의四義와 뜻이 통합니다.
* 나는 #생장염장(生長斂藏) 사의(四義)#를 쓰나니 이것이 곧 무위이화(無爲以化)니라. (2:20:1)
태상종도사님께서는 “천지이법이라는 것은 춘하추동, 생장염장이다. 바로 그게 천지가 둥글어 가는 틀이요, 길이다.”라고 명쾌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종도사님께서도 “천지만물 창조의 유일한 법칙은 ‘낳고(生)-기르고(長)-성숙(斂)-휴식(藏)’하는 순환 과정이다. 인류 문명사는 지금 만물의 분열과 성장 시간대에서 대통일의 성숙 시간대로 들어서는 제3의 가을 대개벽기를 맞이하고 있다”(2:20:1 측주)라고 하셨습니다.
원형이정도 이와 마찬가지로 봄의 소생하는 기운을 나타낸 원元, 여름의 활발한 생명활동을 의미하는 형亨, 가을의 결실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이利, 모든 기운이 응축되어 있는 정貞으로 생장염장의 순환원리와 똑같습니다.
지금 인류는 생장염장의 관점으로는 ‘생장[長]의 시간대에서 통일[斂]의 시간대’로, 원형이정에서는 ‘활발한 생명활동[亨]의 시간대에서 결실[利]의 시간대’로 넘어가는 대변혁기를 겪고 있습니다. 원형이정과 생장염장은 같은 의미입니다. 즉 ‘봄: 生-元’, ‘여름: 長-亨’, ‘가을: 斂-利’, ‘겨울 :藏-貞’의 순환원리로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편집자 주] 중천건괘는 경문이 많고 중요해서 총 3회에 걸쳐서 연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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