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 원영이 사건
[지구촌개벽뉴스]
악마가 된 부모들 계모의 학대로 숨진 원영이
지난달 2월 1일 욕실에서 찬물을 뒤집어쓰고 발가벗겨진 채 한 아이가 죽어갔다. 당시는 한파가 기승을 부려 기온이 영하 7도 이하로 내려갔을 때다. 소년은 20시간 동안 욕실에 갇혀 있었다. 새엄마는 소년이 소변을 못 가리는 것이 꽤심해 이런 짓을 했다. 이튿날 오전 9시 30분쯤 친부 신 모 씨(38)가 욕실 문을 열어보니 아이는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 있었다. 원영 군의 부모는 죽은 아이를 이불로 둘둘 말아 베란다에 두고 열흘을 방치했다. 베란다에 버려져 있던 아이는 2월 12일 밤 11시 35분쯤에 자동차에 실려 원영이 할아버지 묘소가 있는 청북면 야산 쪽으로 옮겨졌다. 소년은 그곳에 암매장됐고, 부모는 이틀 뒤인 14일 다시 내려와 인근 슈퍼에서 막걸리, 육포, 초콜릿을 사서 장례의식을 치렀다. 위의 상황들은 친부와 계모가 경찰에 자백한 내용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것이다.
경기 평택에서 실종된 신원영(7) 군은 화장실에 3개월 동안 감금돼 계모 김 모(38) 씨의 학대를 받았다. 신 군은 올해 평택 시내 한 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이었으나 출석하지 않자 학교 측은 경찰에 신고를 했다. 올 들어 장기 결석 아동이 부모 학대로 사망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이다. 경찰에 따르면 원영이는 2013년 8월 친부 신 씨가 김 씨와 동거를 시작한 이후 누나(10)와 함께 계모의 학대에 시달렸다. 수시로 때리고 굶겼다고 한다. 그해 겨울엔 평택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발견돼 이곳에서 밥을 얻어먹거나 머무르기도 했다. 신 군 누나는 작년 4월 이후 평택의 친할머니 집에서 지내왔다. 계모 김 씨의 학대는 신 군이 사망하기 3개월 전부터 더 심해졌다. 작년 11월 초 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신 군을 화장실에 감금하고, 사발에 반찬을 한꺼번에 담은 밥을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줬다. 소변을 변기 밖에 흘렸다는 이유로 청소용 플라스틱 솔로 수시로 때렸다고 한다. 1월 28일에는 소변을 흘리자 무릎을 꿇리고 온몸에 락스를 붓기도 했다. 그 이후 사망 때까지 6일 동안 신 군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학대받는 아이를 외면한 친부의 태도이다. 그는 경찰에 “구타당한 흔적을 봤지만 아동 학대로 처벌받을까 봐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들 부부가 범행 은폐를 위해 벌인 행각을 보면 과연 이성을 가진 인간인지 의문이 든다. 이들은 원영이가 숨진 다음 날 서로 “원영이 잘 있느냐?” “밥 잘 먹고 양치질도 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신 군을 강원도 친정에 보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거짓 대화가 차량 블랙박스에 녹음되도록 했다. 3월 초에는 책가방과 신발주머니를 사 놓아 입학을 준비했던 것처럼 꾸몄다. 이들 부부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원영이가 실종됐다고 발뺌하여 한때 원영이를 찾기 위한 방송 화면이 나가기도 했다.
지난 3월 14일 벌어진 현장검증에서는 시민들이 몰려나와 “악마 친부와 락스 계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 안 들어 가뒀다.”고 귀찮은 듯 대답하는 계모의 모습에서 뉘우치는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7살 원영이는 3월 13일 평택시립추모공원에 안치돼 영면에 들어갔다. 학대 속에 죽어가던 원영이에게 세상은 지옥이었고 그 부모는 악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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