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춘산채지가③ - 달노래 2부
[기고]
김남용 / 본부도장
지난 호 달노래 1부에 이어 본문에 대한 나머지 내용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이번에는 ‘적벽부赤壁賦’ 등 본문에 인용되거나 관련이 있는 문헌들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존주의리尊主義理 높았으니 노중련魯仲連의 기상氣象이요 배꼽은 눈에 드러나 보이는 흔적이요, 이는 필연코 드러나지 않으면서 생명生命의 탯줄과 연결되는 그윽한 자궁子宮이라는 실재實在를 전제합니다. 달노래 저자는 하늘 으뜸이라는 뜻을 지닌 천원天元의 짝을 이루는 대칭적 본원으로서 태을太乙을 설명하려 합니다. 그 그림 그리기가 쉽지 않겠지만, 중국 역사학의 아버지라고 칭송받는 사마천司馬遷(BCE 145?~BCE 91?)의 『사기史記』에서도 정수라고 평가되는 열전列傳의 한 인물을 소개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노중련魯仲連(BCE 305?~BCE 245?). 그는 배난해분排難解紛이라는 고사성어를 남긴 주인공입니다. 이 네 글자는 다른 사람의 위험을 없애 주고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는 뜻입니다. 그가 활약하던 때는 역사적으로 전국戰國 시대라고 칭합니다. 진晉⋅초楚⋅연燕⋅제齊⋅한韓⋅위魏⋅조趙 일곱 나라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싸우던 때입니다. 싸운다는 것은 쉬운 말로 서로서로 고만고만하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당시의 여러 제후국은 자기의 세력을 확장하고 상대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무력에 의지하기도 하고, 외교적으로 극도의 이간책을 벌이는 등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였습니다. 온갖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이 당시에 노중련은 재물財物이나 녹봉祿俸⋅작위爵位 등을 받지 않고 높은 절의節義를 지킨 은사隱士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요? 이런 글은 사마천의 『사기열전史記列傳』 원문을 보아야 제격이므로 직접 검색하여 읽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노중련은 지금의 중국 산둥성山東省에 속하는 제齊나라 사람이었는데, 항상 남이 처한 어려움을 물리쳐 주고 분쟁을 풀어 주었는데, 변론辯論에 능했다고 합니다. 특히 쌍방의 문제에 대한 정곡을 찔러서 화해를 성공시켰다 합니다. 그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건은 전국 말기(기원전 260년) 조趙나라에 닥친 위기 상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진나라의 장군 백기는 조나라에 쳐들어와 이른바 장평長平대전에서 포로 45만 명을 참수斬首하고 땅에 파묻었습니다. 그러면서 15세 미만의 아이들 240명을 살려 주었는데 이를 자비(?)를 베푼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45만 참수는 두고두고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항자불살降者不殺이라 했는데 전쟁 포로를 모두 참수하면 항복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는 우리가 잘 아는 항우와 한신이 등장하는 초한지 시대보다 50년 전의 일입니다.
수십만의 장정이 일시에 증발하여 국력이 쇠퇴한 조나라는 이후 30년 뒤에 멸망의 길을 걷는데, 당시 수도 한단邯鄲에는 필사적으로 나라를 지키려는 사람들만 남고 모두 도망한 상태였습니다. 이웃한 나라들도 모두 두려워하여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웃인 위나라에서는 원군을 보내고서도 진군을 하지 못한 채 몸을 사리고 있었습니다.
‘조나라가 패망하면 바로 다음은 우리 위나라다.’ 위나라 왕의 속마음을 읽은 신원연新垣衍이란 책사는 꾀를 내어, 사신使臣으로 나서 조나라 실권자인 평원군에게 두 나라(위魏⋅조趙)가 연합하여 진나라 왕을 제왕帝王으로 옹립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국가 존망의 위기에서 평원군은 이 말에 설득당합니다.
이때 한단에 있던 노중련은 평원군을 만나 진나라의 흉폭함을 예로 들며, “무도無道한 진秦나라가 천하를 차지한다면, 진나라를 섬겨 치욕을 당하느니 나는 동해로 걸어 들어가 죽겠다(連有踏東海而死耳)”고 맹세합니다. 이어 신원연을 만나 조목조목 진나라의 무도無道함을 설파합니다. 그 논지의 중심에는 유명무실하지만 당시까지 명맥만 유지하고 있던 주周나라에 대한 대의大義를 바로잡고, 제후국인 진나라가 무력을 써서 도덕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과 난세亂世로 몰아가는 것에 대한 강력한 경책警責을 담고 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단을 포위하던 진나라군은 즉시 50리 밖으로 후퇴합니다. 이렇게 조나라는 위기가 해제되자 노중련에게 관직을 내리고자 하였으나 극구 사양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열국지列國志』를 보시기 바랍니다.)
그는 말년에 동해東海에 은거했다고 합니다. 그 모든 기록들이 가리키는 것은, 그가 고결高潔한 영혼을 가졌음과 합종合從과 연횡連橫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전쟁의 와중에 뛰어들어 사심 없이 고귀한 이상理想을 실천하려 했다는 점입니다. 노중련은 “힘이 곧 정의正義”이던 전국 시대에 존주의리尊主義理를 내세워 전쟁戰爭을 그치고 무고한 생명의 피해를 막은, 태을太乙의 사람 살리는 정신을 실천한 실례實例입니다.
채석강采石江에 비쳤으니 이태백李太白의 풍류風流로다 계속해서 태을太乙의 또 다른 의미를 파고들어 볼까요? 이번에는 시선詩仙이라 칭송받는 이태백李太白(본명 이백李白)이 등장하네요. 너무 유명한 인물이라 지면을 통한 소개가 오히려 민망할 수 있는데, 달노래 작자는 도가道家에서 가장 신비롭게 여겼던 태을太乙을 들추어내는 데 이백이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도교에 심취해 산중에서 지낸 일도 많았고 더불어 그의 시에 보이는 환상적幻想的 모티브는 달, 강 등을 주제로 한 것이 많았습니다.
이백은 산둥성 지난齊南의 도관道觀 자극궁紫極宮에 들어가 정식으로 도사道士가 되기도 했는데 이는 이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 후 안사의 난이 일어나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어 옥중에 유배되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나중에 술친구, 시詩 친구 등의 도움으로 사면되어 강남으로 돌아옵니다. 이참에, 이백은 노중련을 정치적 우상偶像으로 삼았다고 전합니다. 달변가로서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서 책사策士 역할을 할 때도 사람을 많이 죽이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는 점, 그리고 부富와 사익私益을 멀리하고 의로운 일을 중시하는 점, 말년을 유유자적하게 보낸 것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합니다.
이백과 노중련은 그런 점에서 많은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이백은 61세에 안후이성安徽省 당도當塗의 현령이던 이양빙李陽冰에게 의탁하여 빈객賓客으로 있다가 얼마 안 되어 그곳에서 병들어 죽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장강長江 채석기採石磯에서 호수에 비치는 달그림자를 잡으려다가 강에 빠져 익사했다고도 전하죠? 그 진위를 따지기 이전에 그만큼 이백의 삶은 낭만적이고 드라마틱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를 사자성어로 태백착월太白捉月이라고 합니다.
이태백은 태백성太白星의 적선謫仙(신선 세계에서 인간으로 귀양을 온 사람)이라고 합니다. 태백성은 금성金星(Venus)이고 우리말로 샛별입니다. 새벽에 환히 비추는 별이라는 뜻이지요. 석가 부처가 계명성啟明星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불자들에게 낯익은 별이 바로 태백성입니다. 나중에 이 별 이름이 비결어가 된 사연을 설명드리겠지만, 이미 많은 의미 함축 부분이 노출되었습니다. “태백성의 적선謫仙이 술에 취해 강가에 비친 달그림자를 잡으려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것인가? 풍류객 이태백의 채석강에 비친 달은, 사람의 생명을 관장하는 태을을 은유하고 있습니다.
소월少月동산 적벽강赤壁江에 임술지추칠월壬戌之秋七月 소동파蘇東坡요 “비결祕訣! 성질 급한 사람 어디 그 비결 공부 제대로 하겠어요? 왜 그리 빙빙 돌리고, 또 그렇게 알아야 하는 것이 많아요?” 자주 듣는 말입니다. A=B, B=C이므로 A=C다. 이렇게 하면 일타강사 소리 들을 터인데, 비결은 그렇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신라 때 진표율사께서 전라도 김제 금산사에 미륵금불을 조성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자신이 태어난 때가 미륵불이 오시는 시간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아, 내가 때를 못 맞춰 잘못 태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본인 잘못도 아닌데 한탄만 하면 무얼 하겠습니까. 그래서 자신과 미륵불과의 스토리를 세상에 알린 겁니다. 비결어를 퍼즐처럼 남기는 것이죠. 육장존불능언六丈尊佛能言!!! 앞으로 금산사육장존불이 말을 한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인간으로 오신다는 거잖아요. 상제님이 오시면 예언이 이루어진 거지요.
또 달노래처럼 일제 치하에서 앞으로 우리 민족을 구원할 절대적 존재가 나타난다! 그걸 알리기도 해야 하지만, 꼭 집어서 알릴 수는 없겠지요. 그러면 그분이 (음해를 받아서) 일을 자유롭게 못 해요. 그래서 비결에는 이리저리 은유가 많습니다. 어설픈 비결은 생명력이 없어 곧 사라집니다. 그건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달노래라는 주제로 태을太乙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적벽부赤壁賦를 가지고 탐구를 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일단 우리나라에 적벽부는 판소리로 보급되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과, 여기에는 태을에 대한 많은 정보가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적벽부赤壁賦 전문을 확인하며 살펴보겠습니다.
❶첫 번째로 적벽부가 쓰여진 시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적벽부는 소동파가 유배를 간 항주杭州 땅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때 도가道家 수행자로 알려진 양세창 등 친구들이 찾아오자 그들과 함께 적벽강으로 놀러 갑니다. 부賦의 첫마디는 그때가 임술壬戌년이라고 기록합니다. 임술은 60갑자의 순환에서 보면 60년마다 돌아오는 한 해일 뿐이지만, 우주의 시공간이 자신의 생명을 잡아 돌리는 관점에서 볼 때는 큰 마디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더 쉽게 말하면 임술壬戌은 명리命理에서 괴강魁罡(북두칠성 첫 번째 별이라는 뜻)이라 하여 우두머리를 말합니다. 일찍이 한동석韓東錫 선생은 『우주변화의 원리』 책에서 ‘술戌은 서북으로 유배流配 간다.’라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는데, 여기서 소동파가 유배 상태인 것과 의미가 겹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앞서 말한 ‘~나그네’라는 뜻과 깊이 상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賦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자연自然에 대한 무한한 친근감과 아울러 청풍명월淸風明月과 함께하는 삶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임술년 가을 소동파가 적벽강에서 느낀 달은, 몸은 비록 유배지에 묶여 있을지언정 청풍명월을 나눔에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비상을 노래합니다. 그 정취를 알 길은 없지만 퉁소 소리 가락이 너무나 비장하여 물속의 용은 춤을 추고 옆에 지나가던 외로운 배의 여인은 구슬피 울 정도였습니다.
그러면 참동학 증산도에서 상제님은 임술과 달을 어떻게 말씀하고 계신지 알아보겠습니다.
곧 임술壬戌은, 저 아득한 만 리 구름으로 가려진 신비한 태을궁太乙宮과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궁宮이라 하였으니 태을太乙의 정신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소리 없이 내리는 봄비처럼 세상 사람들의 팔자타령과 함께 흐르는 저 눈물을 닦아 줄 수 없을까? 오직 태을궁의 빛이 온 누리에 퍼져 전쟁을 마침내 없애고 그때 새 세상을 열수 있으리라! 상제님의 이 시는 소동파의 부에 적극 화답하는 것같이 느껴집니다. 임술 달은 태을의 사람 살리는 정신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❷무극대도인 동학-참동학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동학에서 참동학으로 넘어가는 그 분기점을 이루는 것이 임술년입니다. 동학의 지도자를 두목頭目이라고 불렀습니다. 순수 우리말이죠. 참동학에서는 이보다 훨씬 큰 의미를 담은 대두목大頭目이라는 호칭이 등장합니다.
동학의 마지막 지도자는 손병희였습니다. 그는 아시다시피 3.1만세운동을 주동하였습니다. 상제님께서는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끈 이러한 동학 지도자(두목)를 이어 앞으로 대인大人이 출세한다고 하셨습니다. 손병희가 사망한 해가 임술년이요, 이어 새로운 존재에 의하여 태을을 가린 구름이 걷히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새 시대 새 인물을 표어(catchphrase)로 내세우며 등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진위眞僞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 첫 번째가 시간의 검증 방법입니다. 그분의 탄생은 임술년 이전입니까? 임술년 이후입니까? 임술壬戌은 그 기준이 됩니다.
❸종래의 한국 비결에 두우斗牛가 있습니다. 두성斗星과 우성牛星(견우성牽牛星)을 말하죠. 두우는 다시 한글 동음으로 두二 우牛(=소), 즉 소[牛]로 상징되는 두 분의 진인眞人을 가리키고, 여기에 대비하여 말[午]로 상징되는 진인이 나옵니다. 남사고비결南師古秘訣은 남조선에 네 분의 진인이 나오는데, 그분이 궁궁을을弓弓乙乙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것이 남사고비결 첫 줄이고 결론입니다. 동학은 1907년 궁을가弓乙歌에서 궁궁을을이 인간으로 오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네 분 진인眞人은 사명당四明堂 기운으로 전 세계를 평화낙원으로 만들고 승평昇平 시대를 건설한다고 하였습니다. 참동학의 실체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러한 비결 지식의 바탕 위에서 다시 한번 적벽부를 봅시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인 소동파의 붓끝이 그야말로 단단한 우주 비밀의 포장을 날카롭게 베어 속살을 드러내 주는 것만 같습니다. 두우는 태을로 들어가는 안내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동파 이분은 어떻게 자신의 시정이 떠오르는 그 당시의 달의 위치가 두성과 우성을 지날 때라고 기록할 수 있었을까요? 그야말로 천지와 혼연일체渾然一體로 하나 된 상태가 아니라면 어찌 가능할 것인가. 달노래 작자는 바로 이때의 달이, 태을의 하늘 북방에서 내려 주는 빛과 두성斗星의 생명을 화두로 전합니다.
❹아시다시피 적벽강은 삼국지의 가장 치열한 전투 중 하나인 적벽대전의 무대이지요. 조조가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을 맞아 싸운 이 대전의 결과로 일찍이 제갈량이 설계한 천하삼분天下三分의 구도가 형성됩니다. 삼국지에서는 제갈량의 입장에서 적벽대전의 장관(spectacle)을 전개하지만, 여기서는 연합국에 맞서 대응하는 조조의 영웅적 시야를 조명합니다. 적벽에 뜬 달은 태을의 전쟁을 그치게 하는 정신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가보월思家步月 청소립淸宵立은 두자미杜子美의 사향思鄕이라 달노래 작자는 참으로 문장에 밝았던 분임에 틀림없습니다. 지금처럼 컴퓨터로 검색할 방법이 없던 1920년대에 태을太乙의 의미를 이렇게 여러 시구에서 발췌해 내는 것을 보십시오. 이번에는 시성詩聖이라 칭송받는 두보杜甫(712~770)를 소개합니다. 시詩로 사람을 놀라게 하지 못하거든 죽어도 쉬지 아니하리라(語不驚人死不休)는 그의 말처럼, 그는 재능이 뛰어났지만 삶은 파란만장하였습니다. 그것이 그의 시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는 과거에도 억울하게 자주 낙방하고 방랑 생활을 하였다고 합니다. 야사에 따르면 매우 굶주리다가 간신히 잔칫집을 방문하여 폭식하다가 생긴 배탈로 사망했다고 하는 말이 전해 오는 것은, 그가 평생 병고에 시달린 고달픈 삶을 살았다는 것을 대변합니다. 여기서 인용된 시는 ‘한별恨別’이란 시인데 이별을 한恨한다는 뜻입니다.
한별
恨別
낙성일별사천리
洛城一別四千里 : 낙양성을 이별하고 사천 리 떠나 있어
호기장구오륙년
胡騎長驅五六年 : 오랑캐 기병이 쳐들어온 지 대여섯 해
초목변쇠행검외
草木變衰行劍外 : 초목이 시들 때는 검각성 밖을 거닐고
병과조절노강변
兵戈阻絶老江邊 : 전쟁으로 길이 막힐 땐 강변에서 늙었다오.
사가보월청소립
思家步月淸宵立 : 달빛 아래 거닐다가 집 그리며 우뚝 서고
억제간운백일면
憶弟看雲白日眠 : 동생 그리며 흰 구름 보며 낮잠도 잔다오.
문도하양근승승
聞道河陽近乘勝 : 하양 근처에서 승전 소식 들리니
사도급위파유연
司徒急爲破幽燕 : 사도는 오랑캐 땅 빨리 쳐서 부셔 다오.
여기는 설정 자체가 전쟁의 와중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생사를 알 수 없는 아픔이 녹아 있습니다. 사가보월思家步月은 ‘달빛 아래 떠나온 집을 그리며’라는 뜻입니다. 남북 이산가족이 몇십 년 만에 한 번 만났다가 살아생전 언제 또다시 만날 기약이 없이 헤어질 때, 제일 많이 하는 넋두리 약속이 뭔 줄 아시나요? “보름달이 뜨면 서로 같은 달을 보며, 서로 본 듯이 하자.”라는 겁니다.
청소립淸宵立은 우리말로 밤을 하얗게 새운다는 말이 있죠? 그겁니다. 이태백은 동정호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가 물에 빠졌다는데, 두보는 하늘에 걸린 달을 보고 발걸음을 떼지 못합니다. 두보의 달은 전쟁이 끝나고 흩어진 가족이 만나서 재회를 약속하는 힐링의 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태을의 ‘전쟁을 그치게 하는’ 그리고 병을 낫게 해 주는 예화로 뽑힌 것입니다.
추풍월야秋風月夜 초병산楚兵散하니 수식誰識 계명산월명鷄鳴山月明고
남조선 뱃노래에서 소개된 항우項羽는 세상 사람이 가장 부러워하는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모델이었습니다. 그는 강동 자제 8천 명을 데리고 천하를 통일하려는 기세로, 타고 온 배는 모두 침몰시키고 밥 지을 솥도 깨 버리고 양식이라고는 3일 치만 보급하여 결사의 항전 태세를 갖추고 진나라와의 전쟁을 치러 그야말로 맹주盟主의 위치에 오릅니다. 이른바 초패왕楚覇王입니다. 그러나 천하의 분란은 뭇 영웅들의 토너먼트 샅바 싸움 기록이 마무리되어야 최종 결론이 나는 법 아니겠습니까?
〈패왕별희覇王別姬〉의 마지막 장면처럼 항우는 가을이 되어 난생처음 실패한 전쟁을 치르는데 그 상대는 장량張良이었습니다. 계명산에 진을 친 초나라 항우 군사의 기세를 꺾기 위해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를 부르는 심리전을 벌입니다. 때는 가을이라 고향 생각이 절로 나는데 고향 노래가 들려오니 오랜 전쟁에 피로한 초나라 군사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탈영자들이 속출합니다. 탈영병을 죽이지 않고 의도적으로 길을 터 주자 그야말로 탈출 러시를 이루고... 이에 항우는 “한나라가 이미 초나라를 점령했다는 말인가, 어째서 초나라 노래를 부를 줄 아는 사람이 이토록 많은가!” 하며 크게 놀라고 슬퍼했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해하가’垓下歌를 한번 봅시다.
해하가垓下歌
역발산혜기개세
力拔山兮氣蓋世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었도다.
시불리혜추불서
時不利兮騅不逝 시운이 불리하니 추騅도 나아가지 않는구나.
추불서혜가내하
騅不逝兮可奈何 추마저 나아가지 않으니 난 어찌해야 하는가.
우혜우혜내약하
虞兮虞兮奈若何 우희虞姬여, 우희여! 그대를 어찌하면 좋은가.
계명산 밝은 달은 역사적 영웅인 항우에게 비극적 패망을 안긴 달이지만, 강동 자제를 포함한 초나라 군사들에게는 애초 가슴에 품었던 전의戰意를 완전 상실케 만드는 달입니다. 곧 태을의 전쟁을 그치게 하는 달입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후천명월後天明月 밝은 달아 자칫 달이 태을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저의 설명이 부족한 탓입니다. 달은 유형의 실체이고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운행할 것입니다. 태을은 우주의 호생好生하는 속성을 말합니다. 전쟁과 질병, 인류는 선천 세상에서 한순간도 이로부터 자유로운 적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나긴 상극 시대가 끝나면, 전쟁도 질병도 없는 ‘다시 개벽’의 새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달노래 작자는 동학과 참동학이 지향하는 실체를 쉽게 설명하고자 달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중 달의 정신을 상징하는 수원水原 나그네의 신비로운 이야기부터는 인사人事와 천도天道가 맞물려 들어가므로 도담道談의 격格과 분위기가 사뭇 다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태을의 정신을 발췌한 여러 시구는 두고두고 음미하여 더 깊이 대화할 시간을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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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산채지가春山採芝歌③ ∥ 달노래 원문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보름달은 온달이오 나흘달은 반달일세
섣달이라 초나흗날 반달 보고 절을 하네
대월 소월
大月이라 삼십일 小月이라 이십구일
옥토 만월 백토 소월
玉兎는 滿月이요 白兎는 小月이라
수종백토 주청림
隨從白兎 走靑林은 세상 사람 뉘 알쏘냐
유시 술시
酉時에 해가 지고 戌時에 달이 비쳐
동 동천
東에 東天 비친 달이 비친 곳에 비치련만
산양산남 산음산북
山陽山南 비친 달은 山陰山北 몰랐던가
근수누대 선득월 향양화목 이위춘
近水樓臺 先得月이라 向陽花木 易爲春이라
흑운
黑雲 속에 숨은 달이 별안간에 밝았거든
개벽천지 문명시대
開闢天地 열렸도다 文明時代 되었던가
완월루 요순건곤
玩月樓에 높이 올라 堯舜乾坤 만났던가
월궁선녀 단장 광한전
月宮仙女 丹粧할 제 廣寒殿 열어 놓고
단계지 예상우의
丹桂枝를 꺾어 들고 霓裳雨衣 노래 불러
시방세계 십주연화
十方世界 통찰하니 十洲蓮花 더욱 좋다
금강산 명산 이만이천
金剛山은 名山이라 一萬二千 높은 봉에
봉봉 옥부용
峯峯이도 비쳤으니 玉芙蓉을 깎아낸 듯
십이제천 금불보살
十二諸天 金佛菩薩 강림하여 내릴 적에
맹서 상제
열석 자 굳은 盟誓 우리 上帝 아니신가
고대춘풍 하지하지 우하지
苦待春風 바라보니 何遲何遲 又何遲라
수원
언제 보던 그 손님인가水原나그네 낯이 익네
대자대비 상제 옥추문
大慈大悲 우리 上帝玉樞門을 열어 놓고
대신문 신명
大神門을 벌려 노니 神明걸음 더욱 좋다
천상공덕 선령신 자손
天上功德 先靈神들子孫찾아 내려올 제
춤추고 노래하며 나를 보고 반가와서
적선 적선 만대영화 적선
積善일네 積善일네 萬代榮華 積善일네
백조일손
百祖一孫 그 가운데 자손줄을 찾아가니
어떤 사람 이러하고 어떤 사람 저러한고
선령신
자손줄이 떨어지면 先靈神도 멸망이라
희희낙락 기뻐할 제 한모퉁이 통곡이라
영혼
뼈도 없고 살도 없다 靈魂인들 있을쏘냐
화인적악 운수 가소
禍因積惡 되었던가 너의 運數 可笑롭다
복연선경
福緣善慶 되었으니 이내 운수 좋을시구
욕급선조
자손을 잘못 두면 辱及先祖 된다 하고
조상여음 송덕
자손을 잘만 두면 祖上餘陰 頌德이라
천지인신 대판결 선악분간 분명
天地人神 大判決은 善惡分揀 分明하다
백포장막
무섭더라 무섭더라 白布帳幕 무섭더라
작대산
鵲大山에 달이 떠서 봉우리에 비쳤구나
성주사 문안차
聖住寺 늙은 중이 問安次로 내려올 제
일월가사
日月袈裟 떨쳐입고 총총걸음 바쁘도다
방합 월수궁
蚌蛤은 조개로다 月水宮에 잠겼으니
오일 십일 개합
五日 十日 때를 따져 열고 닫고 開闔하니
육육 삼십육
한 달이라 여섯 번씩 六六은 三十六을
월수정기 토기금정
月水精氣 갈마노니 土氣金精 길러내어
후천도수 삼십육 중앙어복 태을
後天度數 三十六에 中央魚腹 太乙이라
존주의리 노중련 기상
尊主義理 높았으니 魯仲連의 氣象이요
채석강 이태백 풍류
采石江에 비쳤으니 李太白의 風流로다
소월 적벽강 임술지추칠월 소동파
少月동산 赤壁江에壬戌之秋七月 蘇東坡요
사가보월 청소립 두자미 사향
思家步月 淸宵立은杜子美의 思鄕이라
추풍월야 초병산 수식 계명산월명
秋風月夜 楚兵散하니 誰識 鷄鳴山月明고
후천명월
달아 달아 밝은 달아 後天明月 밝은 달아
지난 호 달노래 1부에 이어 본문에 대한 나머지 내용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이번에는 ‘적벽부赤壁賦’ 등 본문에 인용되거나 관련이 있는 문헌들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본문 이해 (2)
존주의리尊主義理 높았으니 노중련魯仲連의 기상氣象이요 배꼽은 눈에 드러나 보이는 흔적이요, 이는 필연코 드러나지 않으면서 생명生命의 탯줄과 연결되는 그윽한 자궁子宮이라는 실재實在를 전제합니다. 달노래 저자는 하늘 으뜸이라는 뜻을 지닌 천원天元의 짝을 이루는 대칭적 본원으로서 태을太乙을 설명하려 합니다. 그 그림 그리기가 쉽지 않겠지만, 중국 역사학의 아버지라고 칭송받는 사마천司馬遷(BCE 145?~BCE 91?)의 『사기史記』에서도 정수라고 평가되는 열전列傳의 한 인물을 소개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노중련魯仲連(BCE 305?~BCE 245?). 그는 배난해분排難解紛이라는 고사성어를 남긴 주인공입니다. 이 네 글자는 다른 사람의 위험을 없애 주고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는 뜻입니다. 그가 활약하던 때는 역사적으로 전국戰國 시대라고 칭합니다. 진晉⋅초楚⋅연燕⋅제齊⋅한韓⋅위魏⋅조趙 일곱 나라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싸우던 때입니다. 싸운다는 것은 쉬운 말로 서로서로 고만고만하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당시의 여러 제후국은 자기의 세력을 확장하고 상대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무력에 의지하기도 하고, 외교적으로 극도의 이간책을 벌이는 등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였습니다. 온갖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이 당시에 노중련은 재물財物이나 녹봉祿俸⋅작위爵位 등을 받지 않고 높은 절의節義를 지킨 은사隱士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요? 이런 글은 사마천의 『사기열전史記列傳』 원문을 보아야 제격이므로 직접 검색하여 읽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노중련은 지금의 중국 산둥성山東省에 속하는 제齊나라 사람이었는데, 항상 남이 처한 어려움을 물리쳐 주고 분쟁을 풀어 주었는데, 변론辯論에 능했다고 합니다. 특히 쌍방의 문제에 대한 정곡을 찔러서 화해를 성공시켰다 합니다. 그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건은 전국 말기(기원전 260년) 조趙나라에 닥친 위기 상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진나라의 장군 백기는 조나라에 쳐들어와 이른바 장평長平대전에서 포로 45만 명을 참수斬首하고 땅에 파묻었습니다. 그러면서 15세 미만의 아이들 240명을 살려 주었는데 이를 자비(?)를 베푼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45만 참수는 두고두고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항자불살降者不殺이라 했는데 전쟁 포로를 모두 참수하면 항복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는 우리가 잘 아는 항우와 한신이 등장하는 초한지 시대보다 50년 전의 일입니다.
수십만의 장정이 일시에 증발하여 국력이 쇠퇴한 조나라는 이후 30년 뒤에 멸망의 길을 걷는데, 당시 수도 한단邯鄲에는 필사적으로 나라를 지키려는 사람들만 남고 모두 도망한 상태였습니다. 이웃한 나라들도 모두 두려워하여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웃인 위나라에서는 원군을 보내고서도 진군을 하지 못한 채 몸을 사리고 있었습니다.
‘조나라가 패망하면 바로 다음은 우리 위나라다.’ 위나라 왕의 속마음을 읽은 신원연新垣衍이란 책사는 꾀를 내어, 사신使臣으로 나서 조나라 실권자인 평원군에게 두 나라(위魏⋅조趙)가 연합하여 진나라 왕을 제왕帝王으로 옹립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국가 존망의 위기에서 평원군은 이 말에 설득당합니다.
이때 한단에 있던 노중련은 평원군을 만나 진나라의 흉폭함을 예로 들며, “무도無道한 진秦나라가 천하를 차지한다면, 진나라를 섬겨 치욕을 당하느니 나는 동해로 걸어 들어가 죽겠다(連有踏東海而死耳)”고 맹세합니다. 이어 신원연을 만나 조목조목 진나라의 무도無道함을 설파합니다. 그 논지의 중심에는 유명무실하지만 당시까지 명맥만 유지하고 있던 주周나라에 대한 대의大義를 바로잡고, 제후국인 진나라가 무력을 써서 도덕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과 난세亂世로 몰아가는 것에 대한 강력한 경책警責을 담고 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단을 포위하던 진나라군은 즉시 50리 밖으로 후퇴합니다. 이렇게 조나라는 위기가 해제되자 노중련에게 관직을 내리고자 하였으나 극구 사양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열국지列國志』를 보시기 바랍니다.)
그는 말년에 동해東海에 은거했다고 합니다. 그 모든 기록들이 가리키는 것은, 그가 고결高潔한 영혼을 가졌음과 합종合從과 연횡連橫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전쟁의 와중에 뛰어들어 사심 없이 고귀한 이상理想을 실천하려 했다는 점입니다. 노중련은 “힘이 곧 정의正義”이던 전국 시대에 존주의리尊主義理를 내세워 전쟁戰爭을 그치고 무고한 생명의 피해를 막은, 태을太乙의 사람 살리는 정신을 실천한 실례實例입니다.
채석강采石江에 비쳤으니 이태백李太白의 풍류風流로다 계속해서 태을太乙의 또 다른 의미를 파고들어 볼까요? 이번에는 시선詩仙이라 칭송받는 이태백李太白(본명 이백李白)이 등장하네요. 너무 유명한 인물이라 지면을 통한 소개가 오히려 민망할 수 있는데, 달노래 작자는 도가道家에서 가장 신비롭게 여겼던 태을太乙을 들추어내는 데 이백이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도교에 심취해 산중에서 지낸 일도 많았고 더불어 그의 시에 보이는 환상적幻想的 모티브는 달, 강 등을 주제로 한 것이 많았습니다.
이백은 산둥성 지난齊南의 도관道觀 자극궁紫極宮에 들어가 정식으로 도사道士가 되기도 했는데 이는 이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 후 안사의 난이 일어나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어 옥중에 유배되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나중에 술친구, 시詩 친구 등의 도움으로 사면되어 강남으로 돌아옵니다. 이참에, 이백은 노중련을 정치적 우상偶像으로 삼았다고 전합니다. 달변가로서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서 책사策士 역할을 할 때도 사람을 많이 죽이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는 점, 그리고 부富와 사익私益을 멀리하고 의로운 일을 중시하는 점, 말년을 유유자적하게 보낸 것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합니다.
이백과 노중련은 그런 점에서 많은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이백은 61세에 안후이성安徽省 당도當塗의 현령이던 이양빙李陽冰에게 의탁하여 빈객賓客으로 있다가 얼마 안 되어 그곳에서 병들어 죽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장강長江 채석기採石磯에서 호수에 비치는 달그림자를 잡으려다가 강에 빠져 익사했다고도 전하죠? 그 진위를 따지기 이전에 그만큼 이백의 삶은 낭만적이고 드라마틱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를 사자성어로 태백착월太白捉月이라고 합니다.
이태백은 태백성太白星의 적선謫仙(신선 세계에서 인간으로 귀양을 온 사람)이라고 합니다. 태백성은 금성金星(Venus)이고 우리말로 샛별입니다. 새벽에 환히 비추는 별이라는 뜻이지요. 석가 부처가 계명성啟明星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불자들에게 낯익은 별이 바로 태백성입니다. 나중에 이 별 이름이 비결어가 된 사연을 설명드리겠지만, 이미 많은 의미 함축 부분이 노출되었습니다. “태백성의 적선謫仙이 술에 취해 강가에 비친 달그림자를 잡으려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것인가? 풍류객 이태백의 채석강에 비친 달은, 사람의 생명을 관장하는 태을을 은유하고 있습니다.
소월少月동산 적벽강赤壁江에 임술지추칠월壬戌之秋七月 소동파蘇東坡요 “비결祕訣! 성질 급한 사람 어디 그 비결 공부 제대로 하겠어요? 왜 그리 빙빙 돌리고, 또 그렇게 알아야 하는 것이 많아요?” 자주 듣는 말입니다. A=B, B=C이므로 A=C다. 이렇게 하면 일타강사 소리 들을 터인데, 비결은 그렇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신라 때 진표율사께서 전라도 김제 금산사에 미륵금불을 조성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자신이 태어난 때가 미륵불이 오시는 시간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아, 내가 때를 못 맞춰 잘못 태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본인 잘못도 아닌데 한탄만 하면 무얼 하겠습니까. 그래서 자신과 미륵불과의 스토리를 세상에 알린 겁니다. 비결어를 퍼즐처럼 남기는 것이죠. 육장존불능언六丈尊佛能言!!! 앞으로 금산사육장존불이 말을 한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인간으로 오신다는 거잖아요. 상제님이 오시면 예언이 이루어진 거지요.
또 달노래처럼 일제 치하에서 앞으로 우리 민족을 구원할 절대적 존재가 나타난다! 그걸 알리기도 해야 하지만, 꼭 집어서 알릴 수는 없겠지요. 그러면 그분이 (음해를 받아서) 일을 자유롭게 못 해요. 그래서 비결에는 이리저리 은유가 많습니다. 어설픈 비결은 생명력이 없어 곧 사라집니다. 그건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달노래라는 주제로 태을太乙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적벽부赤壁賦를 가지고 탐구를 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일단 우리나라에 적벽부는 판소리로 보급되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과, 여기에는 태을에 대한 많은 정보가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적벽부赤壁賦 전문을 확인하며 살펴보겠습니다.
■ 적벽부赤壁賦
- 중국 송나라 때 문인 소식蘇軾(1036~1101)의 시 -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 범주유어적벽지하 청풍서래 수파불흥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임술壬戌 가을 7월 기망旣望에, 소자蘇子가 객客과 배를 띄워 적벽赤壁 아래서 노니, 맑은 바람은 천천히 불어오고 물결은 일지 않네.
거주촉객 송명월지시 가요조지장 소언 월출어동산지상 배회어두우지간
擧酒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술을 들어 객에게 권하며 밝은 달의 시를 읊고 그윽하고 고요한 글월을 노래하니, 조금 지나자 달이 동쪽 산 위에 떠올라 북두성北斗星과 견우성牽牛星 사이에서 거니는구나.
백로횡강 수광접천 종일위지소여 능만경지망연
白露橫江 水光接天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흰 이슬은 강을 가로지르고, 물빛은 하늘에 닿고
한 잎 갈대 같은 배가 가는 대로 맡기니, 아득한 만경 파랑을 헤치고 가누나.
호호호 여빙허어풍 이부지기소지 표표호 여유세독립 우화이등선
浩浩乎 如憑虛御風 而不知其所止 飄飄乎 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
넓고도 넓구나, 허공에 기대어 바람을 탄 듯하여 멈출 곳을 알 수 없고,
훨훨 나부껴 세상을 버리고 홀로 서서, 날개 돋아 신선이 되어 오를 듯하여라.
어시 음주낙심 구현이가지
於是 飮酒樂甚 扣舷而歌之.
이에 마신 술에 즐거움이 도도하니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불러 본다.
가왈 계도혜난장 격공명혜소류광 묘묘혜여회 망미인혜천일방
歌曰 桂棹兮蘭槳 擊空明兮泝流光 渺渺兮予懷 望美人兮天一方.
노랫말은 이렇다.
“계수나무 노와 목란木蘭 삿대로 빈 달빛을 쳐서 흐르는 달빛을 거슬러 오르네. 아득한 내 그리움이여, 저 하늘 한 곳에 있는 미인美人을 바라보노라.”
객유취동소자 의가이화지 기성오오연 여원여모 여읍여소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其聲嗚嗚然 如怨如慕 如泣如訴
객 중에 퉁소를 부는 이 있어 노래를 맞춰 화답하니, 그 소리가 슬프고도 슬퍼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우는 듯 호소하는 듯,
여음요요 부절여루 무유학지잠교 읍고주지이부
餘音嫋嫋 不絶如縷 舞幽壑之潛蚊 泣孤舟之釐婦.
여음餘音이 가냘프게 실처럼 이어지며,
깊은 골짜기 물에 잠긴 교룡을 춤추게 하고 외로운 배에 탄 과부를 울게 하네.
소자 추연정금 위자이문객왈 하위기연야
蘇者 愀然正襟 危坐而問客曰 何爲其然也?
소자蘇子(소동파)가 슬피 옷깃을 여미며 고쳐 앉아, 객에게 묻기를 “어찌 그리 슬픈가?” 하니,
객왈 월명성희 오작남비 차비조맹덕지시호
客曰 月明星稀 烏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
객이 말하기를 “달은 밝고 별은 성긴데, 까막까치가 남쪽으로 날아간다.” 이것은 조맹덕曹孟德(조조)의 시가 아닌가?
서망하구 동망무창 산천상무 울호창창 차비맹덕지곤어 주랑자호
西望夏口 東望武昌 山川上繆 鬱乎蒼蒼 此非孟德之困於 周郞者乎?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을 바라보니 산천이 서로 얽혀 빽빽하고 푸른데, 여기는 맹덕이 주랑周郞(주유)에게 곤욕困辱을 치른 데가 아니던가?
방기파형주 하강릉 순류어동야 축로천리 정기폐공
方其破荊州 下江陵 順流於東也 軸艫千里 旌旗蔽空
그가 형주荊州를 격파하고 강릉江陵으로 내려가며 물결을 따라 동으로 가니, 배는 천 리에 이어지고 깃발은 하늘을 가렸지.
시주임강 횡삭부시 고일세지웅야 이금안재재
釃酒臨江 橫槊賦詩 固一世之雄也 而今安在哉?
술을 나누며 강물을 내려다보고 창을 비껴들고는 시를 읊었으니, 참으로 일세의 영웅이었을진대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황오여자 어초어강저지상 여어하이우미록
況吾與子 漁樵於江渚之上 侶魚蝦而友麋鹿
하물며 나는 그대와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를 하며, 물고기와 새우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을 벗하고 있네.
하일엽지편주 거포준이상촉 기부유어천지 묘창해지일속
賀一葉之扁舟 擧匏樽而相屬 寄蜉蝣於天地 渺滄海之一粟.
일엽편주를 타고서 바가지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하고, 하루살이 삶을 천지에 기대어 사는, 망망한 푸른 바다의 좁쌀 한 알이로다.
애오생지수유 선장강지무궁 협비선이오유 포명월이장종 지불가호취득 탁유
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挾飛仙以遨遊 抱明月而長終 知不可乎驟得 託遺
향어비풍
響於悲風
우리네 삶이 잠깐임을 슬퍼하고 장강의 무궁함을 부러워하며, 나는 신선을 끼고서 즐겁게 노닐며 밝은 달을 안고서 오래도록 하다가 마치는 것을, 불현듯 얻지 못할 것임을 알고 여운을 슬픈 바람에 맡기네.”
소자왈 객역지부수여월호 서자여사 이미상왕야 영허자여피 이졸막소장야
蘇者曰 客亦知夫水與月乎? 逝者如斯, 而未嘗往也.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소자蘇者가 말하기를, “객께서도 물과 달이란 것을 아시오? 가는 것은 이 물과 같으나 일찍이 가 버리는 것도 아니고, 차고 비는 것은 저 달과 같으나 끝내 줄지고 늘지도 않으니,
개장자기변자이관지 즉천지증불능이일순 자기불변자이관지 즉물여아개무진야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이우하선호
而又何羨乎?
그래서 스스로 변해 가는 것들에서 보면 천지도 한순간일 수밖에 없고, 변하지 않는 것에서 보면 사물과 내가 모두 다함이 없는 것이니, 그 또한 무엇을 부러워하리요?
차부천지지간 물각유주 구비오지소유 수일호이막취 유강상지청풍 여산간지명월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또, 대저 천지 사이의 사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으니, 참으로 내 것이 아니면 비록 털끝 하나라도 가지려 하지 말아야 하리라. 허나 오직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 사이의 밝은 달은,
이득지이위성 목우지이성색 취지무금 용지불갈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오여
而得之而爲聲 目遇之而成色 取之無禁 用之不竭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
자지소공락
者之所共樂
귀로 얻으면 소리가 되고 눈으로 만나면 그림을 이루어, 가져도 금하지 않고 써도 다함이 없으니, 이는 조물주가 준 무궁한 보물이기에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기는 바로다.”
객희이소 세잔갱작 효핵기진 배반낭자 상여침자호주중 부지동방지기백
客喜而笑 洗盞更酌 肴核旣盡 杯盤狼藉 相與枕籍乎舟中 不知東方之旣白.
객이 기뻐서 웃고 잔을 씻어 다시 술을 따르니, 고기와 과일 안주가 이미 다하고 술잔과 소반이 어지럽네. 배 안에서 서로 베개 삼아 잠이 드니, 동녘 하늘이 이미 밝은 줄도 몰랐네.
- 중국 송나라 때 문인 소식蘇軾(1036~1101)의 시 -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 범주유어적벽지하 청풍서래 수파불흥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임술壬戌 가을 7월 기망旣望에, 소자蘇子가 객客과 배를 띄워 적벽赤壁 아래서 노니, 맑은 바람은 천천히 불어오고 물결은 일지 않네.
거주촉객 송명월지시 가요조지장 소언 월출어동산지상 배회어두우지간
擧酒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술을 들어 객에게 권하며 밝은 달의 시를 읊고 그윽하고 고요한 글월을 노래하니, 조금 지나자 달이 동쪽 산 위에 떠올라 북두성北斗星과 견우성牽牛星 사이에서 거니는구나.
백로횡강 수광접천 종일위지소여 능만경지망연
白露橫江 水光接天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흰 이슬은 강을 가로지르고, 물빛은 하늘에 닿고
한 잎 갈대 같은 배가 가는 대로 맡기니, 아득한 만경 파랑을 헤치고 가누나.
호호호 여빙허어풍 이부지기소지 표표호 여유세독립 우화이등선
浩浩乎 如憑虛御風 而不知其所止 飄飄乎 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
넓고도 넓구나, 허공에 기대어 바람을 탄 듯하여 멈출 곳을 알 수 없고,
훨훨 나부껴 세상을 버리고 홀로 서서, 날개 돋아 신선이 되어 오를 듯하여라.
어시 음주낙심 구현이가지
於是 飮酒樂甚 扣舷而歌之.
이에 마신 술에 즐거움이 도도하니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불러 본다.
가왈 계도혜난장 격공명혜소류광 묘묘혜여회 망미인혜천일방
歌曰 桂棹兮蘭槳 擊空明兮泝流光 渺渺兮予懷 望美人兮天一方.
노랫말은 이렇다.
“계수나무 노와 목란木蘭 삿대로 빈 달빛을 쳐서 흐르는 달빛을 거슬러 오르네. 아득한 내 그리움이여, 저 하늘 한 곳에 있는 미인美人을 바라보노라.”
객유취동소자 의가이화지 기성오오연 여원여모 여읍여소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其聲嗚嗚然 如怨如慕 如泣如訴
객 중에 퉁소를 부는 이 있어 노래를 맞춰 화답하니, 그 소리가 슬프고도 슬퍼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우는 듯 호소하는 듯,
여음요요 부절여루 무유학지잠교 읍고주지이부
餘音嫋嫋 不絶如縷 舞幽壑之潛蚊 泣孤舟之釐婦.
여음餘音이 가냘프게 실처럼 이어지며,
깊은 골짜기 물에 잠긴 교룡을 춤추게 하고 외로운 배에 탄 과부를 울게 하네.
소자 추연정금 위자이문객왈 하위기연야
蘇者 愀然正襟 危坐而問客曰 何爲其然也?
소자蘇子(소동파)가 슬피 옷깃을 여미며 고쳐 앉아, 객에게 묻기를 “어찌 그리 슬픈가?” 하니,
객왈 월명성희 오작남비 차비조맹덕지시호
客曰 月明星稀 烏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
객이 말하기를 “달은 밝고 별은 성긴데, 까막까치가 남쪽으로 날아간다.” 이것은 조맹덕曹孟德(조조)의 시가 아닌가?
서망하구 동망무창 산천상무 울호창창 차비맹덕지곤어 주랑자호
西望夏口 東望武昌 山川上繆 鬱乎蒼蒼 此非孟德之困於 周郞者乎?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을 바라보니 산천이 서로 얽혀 빽빽하고 푸른데, 여기는 맹덕이 주랑周郞(주유)에게 곤욕困辱을 치른 데가 아니던가?
방기파형주 하강릉 순류어동야 축로천리 정기폐공
方其破荊州 下江陵 順流於東也 軸艫千里 旌旗蔽空
그가 형주荊州를 격파하고 강릉江陵으로 내려가며 물결을 따라 동으로 가니, 배는 천 리에 이어지고 깃발은 하늘을 가렸지.
시주임강 횡삭부시 고일세지웅야 이금안재재
釃酒臨江 橫槊賦詩 固一世之雄也 而今安在哉?
술을 나누며 강물을 내려다보고 창을 비껴들고는 시를 읊었으니, 참으로 일세의 영웅이었을진대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황오여자 어초어강저지상 여어하이우미록
況吾與子 漁樵於江渚之上 侶魚蝦而友麋鹿
하물며 나는 그대와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를 하며, 물고기와 새우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을 벗하고 있네.
하일엽지편주 거포준이상촉 기부유어천지 묘창해지일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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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엽편주를 타고서 바가지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하고, 하루살이 삶을 천지에 기대어 사는, 망망한 푸른 바다의 좁쌀 한 알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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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挾飛仙以遨遊 抱明月而長終 知不可乎驟得 託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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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삶이 잠깐임을 슬퍼하고 장강의 무궁함을 부러워하며, 나는 신선을 끼고서 즐겁게 노닐며 밝은 달을 안고서 오래도록 하다가 마치는 것을, 불현듯 얻지 못할 것임을 알고 여운을 슬픈 바람에 맡기네.”
소자왈 객역지부수여월호 서자여사 이미상왕야 영허자여피 이졸막소장야
蘇者曰 客亦知夫水與月乎? 逝者如斯, 而未嘗往也.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소자蘇者가 말하기를, “객께서도 물과 달이란 것을 아시오? 가는 것은 이 물과 같으나 일찍이 가 버리는 것도 아니고, 차고 비는 것은 저 달과 같으나 끝내 줄지고 늘지도 않으니,
개장자기변자이관지 즉천지증불능이일순 자기불변자이관지 즉물여아개무진야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이우하선호
而又何羨乎?
그래서 스스로 변해 가는 것들에서 보면 천지도 한순간일 수밖에 없고, 변하지 않는 것에서 보면 사물과 내가 모두 다함이 없는 것이니, 그 또한 무엇을 부러워하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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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또, 대저 천지 사이의 사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으니, 참으로 내 것이 아니면 비록 털끝 하나라도 가지려 하지 말아야 하리라. 허나 오직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 사이의 밝은 달은,
이득지이위성 목우지이성색 취지무금 용지불갈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오여
而得之而爲聲 目遇之而成色 取之無禁 用之不竭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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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희이소 세잔갱작 효핵기진 배반낭자 상여침자호주중 부지동방지기백
客喜而笑 洗盞更酌 肴核旣盡 杯盤狼藉 相與枕籍乎舟中 不知東方之旣白.
객이 기뻐서 웃고 잔을 씻어 다시 술을 따르니, 고기와 과일 안주가 이미 다하고 술잔과 소반이 어지럽네. 배 안에서 서로 베개 삼아 잠이 드니, 동녘 하늘이 이미 밝은 줄도 몰랐네.
❶첫 번째로 적벽부가 쓰여진 시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적벽부는 소동파가 유배를 간 항주杭州 땅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때 도가道家 수행자로 알려진 양세창 등 친구들이 찾아오자 그들과 함께 적벽강으로 놀러 갑니다. 부賦의 첫마디는 그때가 임술壬戌년이라고 기록합니다. 임술은 60갑자의 순환에서 보면 60년마다 돌아오는 한 해일 뿐이지만, 우주의 시공간이 자신의 생명을 잡아 돌리는 관점에서 볼 때는 큰 마디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더 쉽게 말하면 임술壬戌은 명리命理에서 괴강魁罡(북두칠성 첫 번째 별이라는 뜻)이라 하여 우두머리를 말합니다. 일찍이 한동석韓東錫 선생은 『우주변화의 원리』 책에서 ‘술戌은 서북으로 유배流配 간다.’라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는데, 여기서 소동파가 유배 상태인 것과 의미가 겹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앞서 말한 ‘~나그네’라는 뜻과 깊이 상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賦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자연自然에 대한 무한한 친근감과 아울러 청풍명월淸風明月과 함께하는 삶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임술년 가을 소동파가 적벽강에서 느낀 달은, 몸은 비록 유배지에 묶여 있을지언정 청풍명월을 나눔에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비상을 노래합니다. 그 정취를 알 길은 없지만 퉁소 소리 가락이 너무나 비장하여 물속의 용은 춤을 추고 옆에 지나가던 외로운 배의 여인은 구슬피 울 정도였습니다.
그러면 참동학 증산도에서 상제님은 임술과 달을 어떻게 말씀하고 계신지 알아보겠습니다.
조래천하팔자곡 누류인간삼월우
調來天下八字曲하니 淚流人間三月雨라
규화세침능보곤 평수부종빈읍결
葵花細忱能補袞이나 萍水浮踵頻泣玦이라
천하 사람의 팔자타령을 읊조려 보노라니
인간 세상에 흐르는 눈물 춘삼월의 비와 같도다.
해바라기의 님 향한 마음 천자를 보필할 수 있으나
부평초같이 떠도는 이 내 신세 자주 눈물 흘리네.
일년월명임술추 만리운미태을궁
一年月明壬戌秋요 萬里雲迷太乙宮이라
청음교무이객소 왕겁오비삼국진
淸音蛟舞二客簫요 往劫烏飛三國塵이라
한 해 밝은 달은 임술년의 가을이요
만 리에 뻗은 구름 태을궁을 가리네.
두 나그네의 맑은 퉁소 소리에 교룡이 춤을 추고
가는 겁액劫厄 기운 까마귀 나니 삼국에 풍진이 이는구나.
(증산도 도전道典 6:18:3~4)
調來天下八字曲하니 淚流人間三月雨라
규화세침능보곤 평수부종빈읍결
葵花細忱能補袞이나 萍水浮踵頻泣玦이라
천하 사람의 팔자타령을 읊조려 보노라니
인간 세상에 흐르는 눈물 춘삼월의 비와 같도다.
해바라기의 님 향한 마음 천자를 보필할 수 있으나
부평초같이 떠도는 이 내 신세 자주 눈물 흘리네.
일년월명임술추 만리운미태을궁
一年月明壬戌秋요 萬里雲迷太乙宮이라
청음교무이객소 왕겁오비삼국진
淸音蛟舞二客簫요 往劫烏飛三國塵이라
한 해 밝은 달은 임술년의 가을이요
만 리에 뻗은 구름 태을궁을 가리네.
두 나그네의 맑은 퉁소 소리에 교룡이 춤을 추고
가는 겁액劫厄 기운 까마귀 나니 삼국에 풍진이 이는구나.
(증산도 도전道典 6:18:3~4)
곧 임술壬戌은, 저 아득한 만 리 구름으로 가려진 신비한 태을궁太乙宮과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궁宮이라 하였으니 태을太乙의 정신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소리 없이 내리는 봄비처럼 세상 사람들의 팔자타령과 함께 흐르는 저 눈물을 닦아 줄 수 없을까? 오직 태을궁의 빛이 온 누리에 퍼져 전쟁을 마침내 없애고 그때 새 세상을 열수 있으리라! 상제님의 이 시는 소동파의 부에 적극 화답하는 것같이 느껴집니다. 임술 달은 태을의 사람 살리는 정신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❷무극대도인 동학-참동학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동학에서 참동학으로 넘어가는 그 분기점을 이루는 것이 임술년입니다. 동학의 지도자를 두목頭目이라고 불렀습니다. 순수 우리말이죠. 참동학에서는 이보다 훨씬 큰 의미를 담은 대두목大頭目이라는 호칭이 등장합니다.
동학의 마지막 지도자는 손병희였습니다. 그는 아시다시피 3.1만세운동을 주동하였습니다. 상제님께서는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끈 이러한 동학 지도자(두목)를 이어 앞으로 대인大人이 출세한다고 하셨습니다. 손병희가 사망한 해가 임술년이요, 이어 새로운 존재에 의하여 태을을 가린 구름이 걷히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새 시대 새 인물을 표어(catchphrase)로 내세우며 등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진위眞僞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 첫 번째가 시간의 검증 방법입니다. 그분의 탄생은 임술년 이전입니까? 임술년 이후입니까? 임술壬戌은 그 기준이 됩니다.
❸종래의 한국 비결에 두우斗牛가 있습니다. 두성斗星과 우성牛星(견우성牽牛星)을 말하죠. 두우는 다시 한글 동음으로 두二 우牛(=소), 즉 소[牛]로 상징되는 두 분의 진인眞人을 가리키고, 여기에 대비하여 말[午]로 상징되는 진인이 나옵니다. 남사고비결南師古秘訣은 남조선에 네 분의 진인이 나오는데, 그분이 궁궁을을弓弓乙乙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것이 남사고비결 첫 줄이고 결론입니다. 동학은 1907년 궁을가弓乙歌에서 궁궁을을이 인간으로 오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네 분 진인眞人은 사명당四明堂 기운으로 전 세계를 평화낙원으로 만들고 승평昇平 시대를 건설한다고 하였습니다. 참동학의 실체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러한 비결 지식의 바탕 위에서 다시 한번 적벽부를 봅시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인 소동파의 붓끝이 그야말로 단단한 우주 비밀의 포장을 날카롭게 베어 속살을 드러내 주는 것만 같습니다. 두우는 태을로 들어가는 안내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동파 이분은 어떻게 자신의 시정이 떠오르는 그 당시의 달의 위치가 두성과 우성을 지날 때라고 기록할 수 있었을까요? 그야말로 천지와 혼연일체渾然一體로 하나 된 상태가 아니라면 어찌 가능할 것인가. 달노래 작자는 바로 이때의 달이, 태을의 하늘 북방에서 내려 주는 빛과 두성斗星의 생명을 화두로 전합니다.
❹아시다시피 적벽강은 삼국지의 가장 치열한 전투 중 하나인 적벽대전의 무대이지요. 조조가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을 맞아 싸운 이 대전의 결과로 일찍이 제갈량이 설계한 천하삼분天下三分의 구도가 형성됩니다. 삼국지에서는 제갈량의 입장에서 적벽대전의 장관(spectacle)을 전개하지만, 여기서는 연합국에 맞서 대응하는 조조의 영웅적 시야를 조명합니다. 적벽에 뜬 달은 태을의 전쟁을 그치게 하는 정신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가보월思家步月 청소립淸宵立은 두자미杜子美의 사향思鄕이라 달노래 작자는 참으로 문장에 밝았던 분임에 틀림없습니다. 지금처럼 컴퓨터로 검색할 방법이 없던 1920년대에 태을太乙의 의미를 이렇게 여러 시구에서 발췌해 내는 것을 보십시오. 이번에는 시성詩聖이라 칭송받는 두보杜甫(712~770)를 소개합니다. 시詩로 사람을 놀라게 하지 못하거든 죽어도 쉬지 아니하리라(語不驚人死不休)는 그의 말처럼, 그는 재능이 뛰어났지만 삶은 파란만장하였습니다. 그것이 그의 시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는 과거에도 억울하게 자주 낙방하고 방랑 생활을 하였다고 합니다. 야사에 따르면 매우 굶주리다가 간신히 잔칫집을 방문하여 폭식하다가 생긴 배탈로 사망했다고 하는 말이 전해 오는 것은, 그가 평생 병고에 시달린 고달픈 삶을 살았다는 것을 대변합니다. 여기서 인용된 시는 ‘한별恨別’이란 시인데 이별을 한恨한다는 뜻입니다.
한별
恨別
낙성일별사천리
洛城一別四千里 : 낙양성을 이별하고 사천 리 떠나 있어
호기장구오륙년
胡騎長驅五六年 : 오랑캐 기병이 쳐들어온 지 대여섯 해
초목변쇠행검외
草木變衰行劍外 : 초목이 시들 때는 검각성 밖을 거닐고
병과조절노강변
兵戈阻絶老江邊 : 전쟁으로 길이 막힐 땐 강변에서 늙었다오.
사가보월청소립
思家步月淸宵立 : 달빛 아래 거닐다가 집 그리며 우뚝 서고
억제간운백일면
憶弟看雲白日眠 : 동생 그리며 흰 구름 보며 낮잠도 잔다오.
문도하양근승승
聞道河陽近乘勝 : 하양 근처에서 승전 소식 들리니
사도급위파유연
司徒急爲破幽燕 : 사도는 오랑캐 땅 빨리 쳐서 부셔 다오.
여기는 설정 자체가 전쟁의 와중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생사를 알 수 없는 아픔이 녹아 있습니다. 사가보월思家步月은 ‘달빛 아래 떠나온 집을 그리며’라는 뜻입니다. 남북 이산가족이 몇십 년 만에 한 번 만났다가 살아생전 언제 또다시 만날 기약이 없이 헤어질 때, 제일 많이 하는 넋두리 약속이 뭔 줄 아시나요? “보름달이 뜨면 서로 같은 달을 보며, 서로 본 듯이 하자.”라는 겁니다.
청소립淸宵立은 우리말로 밤을 하얗게 새운다는 말이 있죠? 그겁니다. 이태백은 동정호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가 물에 빠졌다는데, 두보는 하늘에 걸린 달을 보고 발걸음을 떼지 못합니다. 두보의 달은 전쟁이 끝나고 흩어진 가족이 만나서 재회를 약속하는 힐링의 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태을의 ‘전쟁을 그치게 하는’ 그리고 병을 낫게 해 주는 예화로 뽑힌 것입니다.
추풍월야秋風月夜 초병산楚兵散하니 수식誰識 계명산월명鷄鳴山月明고
남조선 뱃노래에서 소개된 항우項羽는 세상 사람이 가장 부러워하는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모델이었습니다. 그는 강동 자제 8천 명을 데리고 천하를 통일하려는 기세로, 타고 온 배는 모두 침몰시키고 밥 지을 솥도 깨 버리고 양식이라고는 3일 치만 보급하여 결사의 항전 태세를 갖추고 진나라와의 전쟁을 치러 그야말로 맹주盟主의 위치에 오릅니다. 이른바 초패왕楚覇王입니다. 그러나 천하의 분란은 뭇 영웅들의 토너먼트 샅바 싸움 기록이 마무리되어야 최종 결론이 나는 법 아니겠습니까?
〈패왕별희覇王別姬〉의 마지막 장면처럼 항우는 가을이 되어 난생처음 실패한 전쟁을 치르는데 그 상대는 장량張良이었습니다. 계명산에 진을 친 초나라 항우 군사의 기세를 꺾기 위해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를 부르는 심리전을 벌입니다. 때는 가을이라 고향 생각이 절로 나는데 고향 노래가 들려오니 오랜 전쟁에 피로한 초나라 군사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탈영자들이 속출합니다. 탈영병을 죽이지 않고 의도적으로 길을 터 주자 그야말로 탈출 러시를 이루고... 이에 항우는 “한나라가 이미 초나라를 점령했다는 말인가, 어째서 초나라 노래를 부를 줄 아는 사람이 이토록 많은가!” 하며 크게 놀라고 슬퍼했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해하가’垓下歌를 한번 봅시다.
해하가垓下歌
역발산혜기개세
力拔山兮氣蓋世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었도다.
시불리혜추불서
時不利兮騅不逝 시운이 불리하니 추騅도 나아가지 않는구나.
추불서혜가내하
騅不逝兮可奈何 추마저 나아가지 않으니 난 어찌해야 하는가.
우혜우혜내약하
虞兮虞兮奈若何 우희虞姬여, 우희여! 그대를 어찌하면 좋은가.
계명산 밝은 달은 역사적 영웅인 항우에게 비극적 패망을 안긴 달이지만, 강동 자제를 포함한 초나라 군사들에게는 애초 가슴에 품었던 전의戰意를 완전 상실케 만드는 달입니다. 곧 태을의 전쟁을 그치게 하는 달입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후천명월後天明月 밝은 달아 자칫 달이 태을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저의 설명이 부족한 탓입니다. 달은 유형의 실체이고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운행할 것입니다. 태을은 우주의 호생好生하는 속성을 말합니다. 전쟁과 질병, 인류는 선천 세상에서 한순간도 이로부터 자유로운 적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나긴 상극 시대가 끝나면, 전쟁도 질병도 없는 ‘다시 개벽’의 새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달노래 작자는 동학과 참동학이 지향하는 실체를 쉽게 설명하고자 달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중 달의 정신을 상징하는 수원水原 나그네의 신비로운 이야기부터는 인사人事와 천도天道가 맞물려 들어가므로 도담道談의 격格과 분위기가 사뭇 다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태을의 정신을 발췌한 여러 시구는 두고두고 음미하여 더 깊이 대화할 시간을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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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산채지가春山採芝歌③ ∥ 달노래 원문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보름달은 온달이오 나흘달은 반달일세
섣달이라 초나흗날 반달 보고 절을 하네
대월 소월
大月이라 삼십일 小月이라 이십구일
옥토 만월 백토 소월
玉兎는 滿月이요 白兎는 小月이라
수종백토 주청림
隨從白兎 走靑林은 세상 사람 뉘 알쏘냐
유시 술시
酉時에 해가 지고 戌時에 달이 비쳐
동 동천
東에 東天 비친 달이 비친 곳에 비치련만
산양산남 산음산북
山陽山南 비친 달은 山陰山北 몰랐던가
근수누대 선득월 향양화목 이위춘
近水樓臺 先得月이라 向陽花木 易爲春이라
흑운
黑雲 속에 숨은 달이 별안간에 밝았거든
개벽천지 문명시대
開闢天地 열렸도다 文明時代 되었던가
완월루 요순건곤
玩月樓에 높이 올라 堯舜乾坤 만났던가
월궁선녀 단장 광한전
月宮仙女 丹粧할 제 廣寒殿 열어 놓고
단계지 예상우의
丹桂枝를 꺾어 들고 霓裳雨衣 노래 불러
시방세계 십주연화
十方世界 통찰하니 十洲蓮花 더욱 좋다
금강산 명산 이만이천
金剛山은 名山이라 一萬二千 높은 봉에
봉봉 옥부용
峯峯이도 비쳤으니 玉芙蓉을 깎아낸 듯
십이제천 금불보살
十二諸天 金佛菩薩 강림하여 내릴 적에
맹서 상제
열석 자 굳은 盟誓 우리 上帝 아니신가
고대춘풍 하지하지 우하지
苦待春風 바라보니 何遲何遲 又何遲라
수원
언제 보던 그 손님인가水原나그네 낯이 익네
대자대비 상제 옥추문
大慈大悲 우리 上帝玉樞門을 열어 놓고
대신문 신명
大神門을 벌려 노니 神明걸음 더욱 좋다
천상공덕 선령신 자손
天上功德 先靈神들子孫찾아 내려올 제
춤추고 노래하며 나를 보고 반가와서
적선 적선 만대영화 적선
積善일네 積善일네 萬代榮華 積善일네
백조일손
百祖一孫 그 가운데 자손줄을 찾아가니
어떤 사람 이러하고 어떤 사람 저러한고
선령신
자손줄이 떨어지면 先靈神도 멸망이라
희희낙락 기뻐할 제 한모퉁이 통곡이라
영혼
뼈도 없고 살도 없다 靈魂인들 있을쏘냐
화인적악 운수 가소
禍因積惡 되었던가 너의 運數 可笑롭다
복연선경
福緣善慶 되었으니 이내 운수 좋을시구
욕급선조
자손을 잘못 두면 辱及先祖 된다 하고
조상여음 송덕
자손을 잘만 두면 祖上餘陰 頌德이라
천지인신 대판결 선악분간 분명
天地人神 大判決은 善惡分揀 分明하다
백포장막
무섭더라 무섭더라 白布帳幕 무섭더라
작대산
鵲大山에 달이 떠서 봉우리에 비쳤구나
성주사 문안차
聖住寺 늙은 중이 問安次로 내려올 제
일월가사
日月袈裟 떨쳐입고 총총걸음 바쁘도다
방합 월수궁
蚌蛤은 조개로다 月水宮에 잠겼으니
오일 십일 개합
五日 十日 때를 따져 열고 닫고 開闔하니
육육 삼십육
한 달이라 여섯 번씩 六六은 三十六을
월수정기 토기금정
月水精氣 갈마노니 土氣金精 길러내어
후천도수 삼십육 중앙어복 태을
後天度數 三十六에 中央魚腹 太乙이라
존주의리 노중련 기상
尊主義理 높았으니 魯仲連의 氣象이요
채석강 이태백 풍류
采石江에 비쳤으니 李太白의 風流로다
소월 적벽강 임술지추칠월 소동파
少月동산 赤壁江에壬戌之秋七月 蘇東坡요
사가보월 청소립 두자미 사향
思家步月 淸宵立은杜子美의 思鄕이라
추풍월야 초병산 수식 계명산월명
秋風月夜 楚兵散하니 誰識 鷄鳴山月明고
후천명월
달아 달아 밝은 달아 後天明月 밝은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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