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물 수 있는 전쟁 중국 vs 대만으로 번지나
[지구촌개벽뉴스]
▶ 뭉치는 중·러, 함께 ‛하나의 중국’ 지지
▶ 중국이 포기 못 하는 ‘하나의 중국’
▶ 중국의 대만 침공과 북한 도발 가능성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러시아 대통령 푸틴, 대면 회동
9월 15일(현지 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서로의 입장을 지지하며 긴밀한 공조를 과시한 것이다.
시 주석은 모두 발언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강대국으로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라며 “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의문과 관심을 이해한다. 상세한 우리 입장을 설명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굳게 고수한다.”라며 “대만 문제와 관련한 미국과 그 위성 국가들의 도발을 규탄한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 대면한 두 정상은 전쟁 장기화와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 국면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대륙위원회 “대만은 중국에 속한 적 없어”
중국과 대만은 지난 1927년 공산당과 국민당 사이에서 벌어진 국공 내전國共內戰 이후 갈라졌다. 국공 내전에서 승리한 공산당은 중국 본토를 장악한 반면, 패배한 국민당은 대만으로 후퇴하며 중국 대륙과 대만섬으로 각자 분단된 것이다. 그렇기에 중국 입장은 대만과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이고, 따라서 유일한 합법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입장이다. 대만도 ‘대만=중화민국’이라며 중국을 대표하는 합법 정부는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지난 9월 24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대만 분리주의 활동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하였다. 이후 대만의 중국 담당 기관인 대륙위원회는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에 속한 적이 없다.”라며 중국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대륙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이 역사적 사실에 반하는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대만 2,300만 국민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정치적 전제를 절대 수용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군사력을 동원해 대만 국민을 강압하고 지역 안보 질서를 깨뜨렸다고 덧붙였다. 대륙위원회는 아울러 “주권국가인 대만은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 그리고 현실에 비춰 볼 때 중화인민공화국에 속한 적이 없음을 거듭 강조한다.”라고 밝혔다.
대륙위원회는 또 중국이 강조하고 있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왜곡과 거짓으로 가득 찬 주장이라며 대만 주권을 침해하고 대만의 국제사회 참여를 억압한 중국 공산당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중국은 최대한 대만과의 평화통일을 원한다면서도, 이를 달성하기 위해 확고한 결심으로 대만 독립 세력을 타격하고 강력한 조치로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대만 침공 시 주한미군 영향 받나
미 국방부는 9월 27일(현지 시간) 중국과 대만 간 분쟁 발생 시 주한미군 또는 한국의 개입 여부에 대한 입장과 관련하여 “주한미군은 여전히 한미동맹과 한국의 주권을 수호하고 역내 미국의 국익을 지원하기 위한 높은 수준의 준비 태세와 강력한 연합 방위 태세를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가정적인 상황에 대해 추측하지 않을 것”, “한국 정부에 문의하는 게 좋겠다.” 등의 표현으로 언급을 자제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인 로널드 레이건호를 포함해 한미 해군이 지난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동해상에서 해상 연합 훈련에 돌입한 것과 관련, “이 훈련은 양국 해군 사이의 해상 상호 운용성과 전술, 기술 및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러시아가 북한에 구매를 시도했던 로켓 및 탄약이 아직 러시아에 도착하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에 “저는 지금 현재 ‘러시아가 북한에 탄약 지원을 추구하고 있다는 징후를 갖고 있다.’라는 이전에 제공한 정보를 넘어 추가할 어떤 것도 갖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이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군이 최근 북한의 SLBM 발사 준비 동향이 포착된 함경남도 신포 일대의 관련 활동을 감시하고 있으며 추가 도발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잠재적인 정보 사항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대만 위기 땐 한국도 위기, 미•중 사이 선택의 순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만 사태가 우리 정부에게 “시험대가 아니라 단두대가 될 수 있다.”라는 엄중한 경고가 나온다. 한미상호방위조약韓美相互防衛條約에 따르면 한미동맹은 명시적으로 북한뿐 아니라 지역 정세 불안정과 위협에 대응하게 돼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동맹의 본질은 위기 상황 발생 시 상호 원조”라면서 “지난 수십 년간 북한을 가정한 한미 연합 상륙 훈련은 검증된 능력이어서 미국은 유사시 이런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대만 사태를 틈타 도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입장에선 중국의 지원 없이 군사 작전을 감행하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기 위해 무력 도발을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평화는 외교로 오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21세기에도 여전히 국가 간 전쟁은 계속되고 국제사회의 외교적 압박은 강대국에는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전쟁을 막고 위기에 대처하는 것은 스스로 자위력自衛力을 갖추고 잘 준비하는 것뿐이다.
간단히 보는 대만의 역사
대만臺灣(Taiwan)이 중국 영토에 처음 포섭된 시기는 1684년이다. 그 전까지 대만은 중국에 포함되지 않는 지역이었다. 당시 대만은 반청反淸의 기치를 내건 정성공鄭成功 세력이 지배하고 있었다. 명을 무너뜨린 청나라의 마지막 저항 세력이자 강력한 해상 집단이었다. 정씨 세력을 정복한 강희제는 대만을 푸젠성의 행정구역에 포함시켜 더 이상 해양에서 청에 저항하는 세력이 똬리를 틀지 못하게 했다. 이후 청일전쟁의 결과 1895년 대만을 일본에 넘길 때까지 212년이 대만이 대륙에 복속됐던 거의 유일한 시기였다.대만은 일본과 동남아시아의 중간에 위치한 해양 교역의 요충지로, 해상 세력에게 항로를 통제하고 보급품을 운송하는 최적의 공간이었다. 1945년까지 일본이 지배하던 대만은 2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함께 중화민국中華民國에 포섭되는 듯했다. 하지만 1949년 국공 내전에서 패한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 정부가 대륙과 결별하고 대만으로 거점을 옮긴 후 현재의 대만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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