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6개월, 종전은 언제?
[지구촌개벽뉴스]
▶ 2차 세계대전 후 유럽 최악의 전쟁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투입한 전쟁 비용 3,100억 달러(약 414조 원)
▶ 막대한 소모전에도 전쟁 수년 장기화 우려
21세기의 참혹한 전쟁
어느 순간 ‘우크라이나 전쟁’은 관용 표현처럼 쓰이고 있다. 불과 반년 전, 정확히는 2022년 2월 23일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삶의 터전이 끔찍한 전쟁터가 될 줄 몰랐을 것이다. 2월 24일 새벽, 러시아가 쏜 포탄에 군사 시설뿐 아니라 집과 학교, 산부인과 병원, 유치원은 폐허가 됐다. 전쟁을 피해 사람들은 이웃 나라로 탈출하기 시작했다. 아이를 업고 폴란드 국경을 걸어 넘어온 여성, 엄마와 헤어진 채 작은 보따리만 들고 피란길에 오른 어린이, 전쟁 통에 잃어버린 아이와 국경에서 만나 오열하는 엄마의 모습은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유럽의 한복판에서 전쟁이 벌어질 거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 예상한 사람들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8월 24일로 6개월이 됐다. 이날은 우크라이나가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지 31주년이 되는 독립 기념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공습 우려 탓에 대규모 독립 축하 행사는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에게 강제 병합된 크름반도를 포함해, 빼앗긴 땅을 되찾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양국 군인 사상자 10만 명, 탈출 난민 1,000만 명
미국 국방부 관리와 군 전문가들은 러시아군 사상자가 하루 평균 500명, 총 8만 명(지난 8월 8일 기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사망자는 2만 명, 이 중 5,000명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과 연계된 와그너Wagner 용병 그룹 소속으로 본다.
이 같은 추정은 위성 사진·통신 도청·소셜 미디어·현장 언론 보도 등에 기반했다. 콜린 칼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푸틴이 전쟁 목표를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상자 규모는 막대하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양국 군 합쳐 10만 명 넘는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인이 치른 희생도 엄청나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침공 이후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 수가 1,017만 800명(지난 8월 1일 기준)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내 실향민 수는 630만 명이다. 2차 대전 이후 발생한 최대 규모이자, 유럽 내에서 발생한 최악의 난민 사태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 14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5,500명이 사망하고, 7,700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매일 전쟁터에 쏟아지고 있는 비용, 2조 3,000억 원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 등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투입한 전쟁 비용은 3,100억 달러(약 414조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올해 예산(604조 원)의 3분의 2가 넘는 액수다. 매일 2조 3,000억 원을 전쟁터에 쏟아부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경제 인프라 피해액은 1,083억 달러(약 142조 원)다. 우크라이나 싱크 탱크인 키이우경제연구소와 우크라이나 당국이 조사한 전쟁 피해 규모(8월 2일 기준)에 따르면 12만 9,900개의 주거용 건물이 파괴됐다. 도로와 교량, 공항 같은 교통 인프라의 피해액은 316억 달러(약 41조 원)로 집계됐다. 전쟁으로 자동차 10만 5,200대, 농기계 4만 3,700대, 유치원 764곳, 상점 1,991개, 문화 시설 634개가 파괴됐다. 교육 시설 2,217곳, 의료 시설 903곳, 사회복지 시설 89곳 등이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경제 인프라 복구를 위해서는 1,850억 달러(약 242조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복구 금액의 40%에 해당하는 753억 달러(약 99조 원)는 주택을 건설하는 데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데니스 슈미갈Denys Shmyhal 우크라이나 총리는 지난달 8월 4일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국제회의’에서 전쟁으로 초토화된 우크라이나 경제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7,500억 달러(약 982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지만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옌스 스톨텐베르그Jens Stoltenberg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지난 8월 6월 “전쟁이 여러 해 이어지는 데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종합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미국 정부 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1953년 휴전 이후 종전에 이르지 못한 한반도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주駐제네바 유엔 기구의 러시아 대표부 겐나디 가틸로프Gennady Gatilov 대사는 “현재로선 두 나라의 외교적 접촉 가능성은 전혀 없다.”라며 “분쟁이 얼마나 더 장기화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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