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로 배우는 우주변화의 원리 | 기후변화가 바꾼 인류 역사 -역사 편(3)-

[한문화]

김덕기 / STB상생방송 작가

인간을 환경의 동물이라고 하듯이, 인류는 천지부모의 환경에 적응하면서 역사와 문화를 개척해 왔습니다. 신석기 시대가 열린 이후, 인류가 최초로 일군 요하遼河 문명은 이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특히 요하 문명을 구성하는 각 문화는 기후변화에 따라 부침하였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기후변화가 인류 역사에 끼친 영향을 알아보겠습니다.

아랍의 재스민 혁명이 기후변화와 관련 있다?


2010년 12월 17일,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야채 행상을 하던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Mohamed Bouazizi가 분신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단순히 한 청년의 자살 사건으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이 사건은 북아프리카 및 중동 국가들의 반정부 시위와 혁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랍의 봄’을 알린 재스민 혁명(Jasmin Revolution)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나 아랍의 봄 이후 여러 나라에서 내전이 발생하거나 심각한 사회 혼란과 경제의 쇠퇴⋅종파 간의 대립이 고조되었습니다. 특히 시리아와 리비아의 내전, IS(Islamic State, 급진 수니파 무장 단체)의 등장으로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들이 유럽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유럽은 지금도 혼돈의 도가니에 빠져 있습니다.

그런데 재스민 혁명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장기 독재 정권, 민주화 시위 같은 단어가 연상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빵 때문이었습니다. 2006년 말, 곡물 생산 국가들에서 가뭄과 원유 가격의 상승이 일어났습니다. 세계적인 가뭄으로 인해 식량 생산이 힘들어지자 러시아, 아르헨티나, 베트남 등 식량 생산국들은 곡물 수출을 제한하였습니다. 그 여파로 2008년 전반기까지 세계 식량 가격이 폭등하였습니다.

식량 가격 폭등은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경제적인 불안정을 심화시켰고 사회불안을 일으켰습니다. 그 결과 재스민 혁명이 일어난 것입니다. 따라서 역사를 올바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기후변화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1)

*1) “재스민 혁명·국제사회 패권… 모두 ‘빵’에 달렸다”( 「서울신문」 2011.04.27) 참고


우리의 지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기후변화가 일어나면 사회 저변에 불만이 일어나거나 가중될 수 있다. 만약 이런 불만이 해소되지 못하면, 결국에는 사회 문제가 되고 이주나 반란, 어쩌면 사회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다. 만약 계속 흉년이 들어 기아에 허덕이게 되면, 통치 제도를 바꾸자거나 다른 곳으로 떠나자는 생각에 동조하기가 더욱 쉬울 것이다. - 『날씨와 역사』, 랜디 체르베니


우주의 시간 주기로 본 인류 역사 1만 년


지구의 기후는 여러 요인에 의해 변화무쌍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밀란코비치 이론은 그 원인을 천체 운동에서 찾고 있습니다. 우주의 시간 주기는 밀란코비치 이론에서 밝힌 네 가지 천체 운동에 따라 변해 왔습니다. 그에 따라 지구에는 천지개벽의 대격변이 일어나서 새로운 기후로 바뀌었습니다. 대격변에서 살아남은 인류는 새로운 기후 환경에 적응하며 역사를 일구어 왔습니다. 따라서 비록 역사적인 사건의 늦고 빠름이 있을지라도, 인류 역사가 우주 시간 주기의 변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천체 운동에 따른 기후변화는 공전궤도의 세차운동 주기(정도수 태년太年 21,600년)와 자전축의 세차운동 주기(정도수 대년大年 25,920년), 지축 경사의 변화 주기(정도수 43,200년), 공전궤도의 이심률 변화 주기(정도수 129,600년)와 같은 거시적인 우주 시간 주기가 바뀔 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대월大月(2,160년)과 대일大日(72년), 태월太月(1,800년)과 태일太日(60년)이 바뀔 때마다, 그리고 대일과 태일이 간섭을 일으키는 360년마다 기후변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10,800년 전에 신석기 시대가 열린 이후에도 각각의 주기마다 크고 작은 기후변화가 발생해서, 인류 역사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음 도표는 신석기 시대가 열린 이후에 찾아온 우주 시간 주기를 나타낸 것입니다.

요하 문명의 각 문화가 열린 시기를 도표와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5태월 전에는 소하서 문화(서기전 7000년~서기전 6500년)가 열렸습니다. 4대월 전에는 흥륭와 문화(서기전 6200년~서기전 5200년)가 일어났습니다. 4태월 전에는 사해 문화(서기전 5600년~?)와 부하 문화(서기전 5200년~서기전 5000년), 조보구 문화(서기전 5000년~서기전 4400년)가 꽃피웠습니다. 3대월 전에는 홍산 문화(서기전 4500년~서기전 2900년)가 열렸습니다. 3태월 전에는 소하연 문화(서기전 3000년~서기전 2000년)가 일어났습니다. 하가점하층 문화(서기전 2000년~서기전 1500년)는 2대월 전에 열려서 2태월 전까지, 그리고 하가점상층 문화(서기전 1000년~서기전 300년)는 2태월과 1대월의 중반기에 열려서 1대월 전까지 꽃피웠습니다.

소하서 문화에서 조보구 문화까지는 신석기 문화이고, 홍산 문화부터 소하연 문화는 신석기⋅청동기 병용 문화입니다. 하가점하층 문화와 하가점상층 문화는 청동기 문화입니다. 1대월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철기 문화 시대로 들어서게 됩니다. 이를 통해 홍산인들이 천체 운동으로 우주 시간 주기인 대월과 태월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즉 천체 운동에 따른 기후변화로 새로운 환경이 조성될 때마다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 것입니다.

인간은 주어진 환경에 가장 알맞게 적응하는 동시에 그 조건을 이용하며 살아갈 줄 아는 존재다. 따라서 거시적 환경 변화는 당연히 인간 행동에 영향을 준다. 또한 인간은 최선의 행동을 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바꿀 줄도 아는 존재다. 이런 논리로 생각한다면 환경 변화, 특히 주기가 긴 기후변화 같은 거시적 환경 변화가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너무도 자명한 결론에 도달한다. - 『지구 위에서 본 우리 역사』, 이진아


그러나 인류가 새 문화를 창조하게 된 것은 단순히 기후가 변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지구와 달을 비롯한 우리 태양계는 자전과 공전을 반복하며 드넓은 우주 공간을 유영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성간 물질과 암흑 에너지, 암흑 물질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들이 지구에 쏟아져 들어와서 인간과 생물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은 자명합니다. 이때 우주 에너지의 파장이 인간 뇌에 각성을 일으킴으로써 새로운 사고를 창발하게 됩니다.
*2)
특히 시간과 공간의 밀도가 쌓여서 우주의 시간 주기가 바뀔 때, 인류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시공간의 천지개벽이 일어날 때, 정신 개벽과 물질 개벽이 함께 일어나서 인류 역사가 개명되는 것입니다.
*2) 지구자기장이 줄어들면 우주에서 들어오는 과도한 방사선 노출로 말미암아 암 발생률이 증가한다. 방사선은 가장 근본적인 곳, 바로 생명의 설계도인 DNA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자력 기술의 발달로 에너지가 낮은 방사선을 이용하면 의학적 진단과 치료, 비파괴 검사, 품종 개량 등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적정한 수준의 우주 방사선은 지구의 생명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석기 황금시대의 기후 배경


서기전 7197년, 인류의 뿌리 국가인 환국桓國이 건국되었습니다. 약 10,000년 전에 신석기 시대가 열리고 나서 1,00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건국된 것입니다. 인류가 안정을 되찾은 지구 환경에 적응하면서 환국을 건국하기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류가 새로운 지구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지막 빙하기가 지나고 15,000년 전부터 가끔 저온기가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온이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약 13,000년 전에는 일시적으로 저온기가 찾아오는데 이를 영거 드라이아스(소빙하기)라고 부릅니다. 대략 1,200년 정도 지속되었습니다. 11,700년 전부터는 그린란드에서 기온이 10년에 1도씩 상승할 정도로 전 지구적으로 급속한 기온 상승기를 거쳐 다시 따뜻한 온난기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때부터 홀로세Holocene Epoch(현세現世)라고 불리는 지금의 지질학 시대가 시작됩니다. 약 10,000년 전에는 신석기 시대가 열렸습니다.
*3)

*3) 우주 시간의 정도수正度數로는 영거 드라이아스기가 12,960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11,880년 전에는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홍수가 일어났으며, 우주의 한 달 전인 10,800년 전에 신석기 시대가 열렸다.


도표는 과거 1만 년 동안 있었던 지구 평균 기온 변화를 보여 주는 그래프입니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영거 드라이아스기가 끝난 후부터 지구의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10,000년 전에는 현재의 기온 정도까지 상승하는데, 이때를 전후로 신석기 시대가 실질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9,000년 전에는 현재와 비슷하게 되는데, 이때 인류 최초의 나라 환국이 건국되었습니다. 9,000년 전부터 8,000년 전까지는 현재보다 약 0.1~0.2도 정도 낮아지지만 신석기 문화가 지속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8,000년 전부터 기온이 다시 급상승하여 6,000년 전까지는 현재보다 약 0.7~0.5도가 높았습니다(1차 홀로세 기후 최적기). 지구 연평균 기온이 15도를 넘는 온난기로, 신석기 시대가 꽃피는 황금기였습니다.

18,000년 전부터 12,000년 전 사이 추위의 절정을 이루었던 빙하기는 10,000년 전부터 서서히 끝나기 시작했다. 북위 40도까지 덮였던 두꺼운 얼음이 녹으면서 지구의 기온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지구 표면의 30%를 덮고 있었던 빙하는 12%로 줄어들면서 현재에 이르렀고 빙하가 녹은 물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해수면이 올라갔다. 해수면의 변동은 지구의 동식물 분포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인류는 새로운 자연 환경에 적응해 갔다. 수렵 채집의 원시생활에서 벗어나 농경과 목축 생활을 통해 정착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빙하가 녹은 이후에도 지구의 기온은 상승과 하강을 반복했다. 특히 7,000~8,000년 전에는 지금보다 지구 기온이 2~3도 높아 동식물이 가장 왕성한 성장을 보였다고 한다. - 「코리안 이브」 1편 <가덕도 7천 년의 수수께끼>, KBS, 2014.12.04 방송


6,000년 전부터는 기온이 급강하해서 5,500년 전부터 500년 동안 현재보다 기온이 약 0.2도 정도 낮은 시기가 계속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5,000년 전에 요하 문명 지역에서는 농경 문화를 바탕으로 한창 빛을 발하던 홍산 문화가 소멸하게 됩니다. 5,000년 전부터 3,500년까지는 현재보다 약 0.1~0.3도 정도 높은 기온이었습니다(2차 홀로세 기후 최적기). 이때 요하 문명 지역에서는 하가점하층 문화라는 새로운 청동기 문화가 등장하였습니다. 3,500년 전부터 기온이 낮아져서 요하 문명이 끝난 3,000년경에는 현재보다 약 0.5도 정도 낮아졌습니다. 이후 점차 기온이 올라가서 현재의 기온 정도로 서서히 회복되었습니다.
*4)

*4) 『지구 위에서 본 우리 역사』(저자 이진아), 『고조선문명의 기원과 요하문명』(저자 우실하) 참고


지금부터 6,000년 전을 사이로 앞뒤 3,000년 정도의 기간에 발생한 고온기를 힙시서멀 인터벌hypsithermal interval이라고 부릅니다. 홀로세 동안 가장 온난한 시기로 현재보다 평균 약 2도 이상 높았습니다. 그 영향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빙하가 물러나면서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지역이 늘어났습니다. ‘홀로세 기후 최적기’라고 불리던 이 시기에 전 세계적으로 짙은 숲이 많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넓고 좋은 땅을 찾아 대규모의 인구 이동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증명하듯 『태백일사』에는 ‘환국 말기에 인구 증가에 따른 물자 부족으로 당시 인류가 새로운 땅을 찾아 이주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때 거발환 환웅천황은 문명개척단인 제세핵랑濟世核郞을 이끌고 동방으로 이주하여 서기전 3897년에 배달倍達을 건국하였습니다. 또 다른 무리들도 서방과 아메리카로 이주하여 수메르 문명과 인디언 문명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사람은 많고 물자는 적어 살아갈 방법이 없음을 걱정하였더니, 서자부의 대인 환웅이 민정을 두루 살펴 듣고 천계에서 내려와 지상에 광명 세상을 열고자 하셨다.(時 人多産乏 憂其生道之無方也 庶子之部 有大人桓雄者 探聽輿情 期欲天降 開一光明世界于地上) - 『태백일사』 「신시본기」

BCE 9000~BCE 8000년 그 이후부터는 기후가 다시 따뜻해져서 빙하기가 끝났다고 본다. 추운 날씨가 지나가고, BCE 5000~BCE 2000년 사이에는 현재보다 훨씬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었을 것으로 본다. BCE 8000~BCE 5000년 사이에 기후가 따뜻해져서 대양이 물로 가득 채워짐에 따라 이제는 육지로 건너오지 않고 배를 타고 건너왔다. - 『처음 미국인들』, G.H.S. 부쉬넬 (『인류문명의 기원과 한』에서 재인용)


요하 지역에서 어떻게 문명이 탄생했을까


인류 문명이 어디에서 처음 발생했는가는 역사학자들의 큰 관심사입니다. 그동안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 문명, 인더스강 유역의 인더스 문명, 황하 유역의 황하 문명이 가장 먼저 발생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고고학의 발달로 더 오래된 유물이 발견될 때마다 문명의 발상지가 바뀌었습니다. 특히 1980년대 후반부터 중국 내몽골 지역의 요하 유역에서 서기전 7000년~서기전 1000년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과 유적들이 발견되면서 세계 역사학계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요하 문명(발해연안 문명)으로 불리는 이 문명은 당시의 문화가 고도로 발전하였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신석기 말기인 서기전 4500년~서기전 3000년경에 발달한 홍산 문화는 특정한 신앙 체계를 기초로 계급이 분화된 국가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하량의 여신묘에서 발견된 여신상과 함께, 곰 소조상과 옥으로 만든 곰 등은 홍산 문화가 동이족이 세운 배달국과 단군조선의 문화라는 걸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요하 지역은 사람이 살기에는 척박한 자연환경입니다. 그런 곳에서 어떻게 인류 최초의 고대 문명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요? 역사학자들은 그 해답을 기후변화에서 찾고 있습니다. ‘지난 1만 년 동안 요하 유역에서 지구의 다른 지역에 비해 온난한 기후가 상당 기간 지속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갑자기 기온이 상승하는 가운데 특히 요하 유역에서 문명이 가장 먼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 요하 문명의 기후변화 그래프를 보면, 지구가 온난화된다고 논란이 많은 요즘보다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정도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균기온에서 섭씨 2도의 차이는 대단한 차이다. 기온이 내려가 사람들이 살기 고단했던 것으로 악명 높았던 소빙하기의 평균기온은 지금보다 2도 낮았을 뿐이다. … 기원전 7000년에서 기원전 1000년까지 약 6000년간 문명이 융성하는 동안에는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높았으므로 최적의 생활 조건이었을 것이다. - 『지구 위에서 본 우리 역사』, 이진아


그래서 우실하 교수는 『고조선문명의 기원과 요하문명』에서 ‘동아시아 계절풍의 북방 한계선이 9,000년 전에는 요하 문명 지역과 요동반도 북부까지 올라왔었고, 6,000년 전에는 장강을 넘어서 산동반도 아래쪽까지 올라왔으며, 3000년 전쯤에야 현재와 비슷하게 중국의 동남단 지역까지 내려간다.’고 적고 있습니다. 즉, ‘요하 문명의 신석기 시대가 시작되는 9,000년 전 소하서 문화 시기에는 태풍이 요서 지역의 조양시 근처까지 올라왔으며, 8,000년 전 흥륭와 문화 시기에도 요서와 요동 지역의 남단까지 불어왔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여름 장마가 만주 지역에서 8월 말이면 끝나게 되는데 지금으로부터 약 9천 년 전에는 이런 동아시아 여름 장마 기후대가 몽골 지역까지 아주 급격하게 북상해서 거기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 걸 발견해 냈습니다. - 극지연구소 윤호일 책임연구원 (「코리안 이브」 1편 - 가덕도 7천 년의 수수께끼, KBS 2014.12.4. 방송)


『고조선문명의 기원과 요하문명』에는 기후변화와 요하 문명의 흥망에 관한 자세한 분석이 실려 있습니다. 이를 요약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습니다.

요하와 만주 지역의 기후변화


요하 문명의 꽃이라 불리는 홍산 문화 시기에 해수면은 현재보다 약 10m 이상 높아서 요하 지역에도 물이 풍부했습니다. 그리고 기온도 평균적으로 2~3도 높은 온난하고 습한 기후가 지속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홍산 문화 중심지가 현재의 한반도 중부 지역과 거의 유사한 기후 조건이었다는 걸 의미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요하 문명이 꽃피던 시기에 이 지역은 사람이 생활하기에 좋은 환경이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홍산 문화 시기는 모든 기후 조건이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약 5,000년 전에 다다르면서 연평균 기온이 1도 정도 떨어지고, 해수면도 지속적으로 하강하여 최고점보다 약 3m 정도 낮아졌습니다. 결정적으로 습한 기후에서 반습 반건조 기후로 급격하게 전환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농경을 위주로 하던 홍산인들은 남방으로 이주하고, 유목 위주로 살던 사람들만 남았습니다. 이후 유목을 바탕으로 한 청동기 세력이 새롭게 이주해 와서 남아 있던 홍산인들과 함께, 청동기 문화인 하가점하층 문화와 하가점상층 문화를 꽃피웠습니다.

적봉 일대에서 신석기 문화가 대단히 오랫동안 꽃피었다는 것은 이곳이 고원이긴 하지만 농경을 하는 정주 생활이 가능했다는 뜻이다. 농경을 했다는 것은 그 지역이 비가 적절히 내렸고 날씨 또한 그리 춥지 않았음을 말해 준다. 그런데 기원전 1300년 무렵부터 유목민 문화가 등장하니 이는 큰 기후변화가 일어나 비가 적게 오고 추워졌음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상당수는 홍산 문화의 변두리인 노노아호산 남쪽의 따뜻한 능하 지역으로 이동해 발달한 정주 청동기 문화인 ‘능하 문화’를 일으키고, 적봉 지역에 남은 세력은 초지에서도 생활이 가능한 유목 문화로 들어갔다. - ‘홍산문명 VS 황하문명 4000년 전쟁’, 『신동아』 2008.08.31.

홀로세 기후 최적기가 끝나 가던 시점에 한반도의 선사 시대 수렵 채집 사회를 무력하게 했던 4,800년 전의 기후 악화는 요하 유역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확히 그 시점에 홍산 문화가 사라지고 소하연 문화가 나타난다. … 3,800~3,700년 전에 들어 다시 한번 기후 여건이 나빠지면서 근근이 이어지던 소하연 문화가 끝이 난다. 그 뒤를 이어 하가점하층 문화가 도래한다. - 「한반도의 홀로세 기후변화와 선사 시대 사회 변동」, 박정재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


그렇다면 약 5,000년 전에 요하 문명 지역의 기후가 급격하게 바뀐 원인은 무엇일까요? 우실하 교수는 그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단층 작용에 의한 지각운동입니다. ‘홍산 문화 후기에 요하 문명의 동쪽에 자리한 백두산 지역과 서쪽의 대흥안령 지역에서 단층 작용에 의한 지각운동이 일어나 요하 문명 지역이 전체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요하 문명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아져서 물이 마르게 되었습니다. 단층 작용이 요하 문명의 꽃이라 불리는 홍산 문화가 소멸되고 건조 기후로 바뀌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백두산 지역의 화산 폭발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요하 문명이 꽃피던 시기인 10,000년~3,000년 전 사이에 요하 문명의 서쪽과 북쪽 지역에서는 화산 활동이 없었지만, 백두산 지역에서는 11차례에 걸쳐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요하 문명 시기에 요동 지역 북쪽과 백두산 인근에서 발달한 신석기 문화가 발견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5,200년 전을 전후한 시기부터 전 세계 연평균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데 반해, 요령성 남부 지역은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하였습니다. 5~7차에 이르는 백두산 화산 폭발이 요하 문명 지역의 기온 하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5)

*5) 『고조선문명의 기원과 요하문명』(저자 우실하) 참고


동북아의 역사 판도를 바꾼 백두산 폭발


약 3,100년 전을 전후로 발생한 기온의 급강하는 요하 문명을 붕괴시켰습니다. 급속한 한랭화가 약 500년 동안 지속되었고, 다시 본격적인 한랭화가 약 500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중원 지역에서는 상나라가 멸망하고 주나라가 등장하였습니다. 그 후에도 혼란이 가중되어 춘추전국시대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서기 원년 무렵에는 온난기로 들어섰습니다. 이를 ‘로마 시대 기후 최적기’(로마온난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이 시기는 고구려, 신라, 백제, 가야가 동아시아의 중심으로서 전성기를 누렸던 사국 시대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서기 5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세계 곳곳에서 화산 활동이 활발해졌습니다. 화산재가 햇볕을 차단하여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랭기에 접어든 것입니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는 아랍인이 지중해의 주도권을 잡는 중세암흑기가 도래하였습니다. 동아시아에서는 당나라가 중원을 통일하고, 신라를 도와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켰습니다. 삼국이 자리했던 곳엔 대진국(발해)과 통일신라가 들어섰습니다.

그러다 서기 900년대부터 1300년대까지 중세온난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그와 함께 한랭기 동안 구축되었던 질서도 파괴되었습니다. 유럽에서는 식량 생산성이 높아져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중원에서는 당나라가 무너지고 오대십국이 등장하면서 혼란해졌습니다. 그동안 기후변화에 따라 한반도 세력과 중원 세력은 부침을 달리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한반도 세력이 동아시아의 중심에 설 차례였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대진국이 900년대에 들어서면서 휘청거리다, 926년에 거란족의 요나라에 의해 멸망당했습니다. 그리고 통일신라는 800년대 말부터 위기를 겪으면서 후삼국으로 분열되었다가, 936년에 고려가 건국되면서 문을 닫았습니다. 그 후로 1,000년 동안 한반도 세력은 동아시아의 중심에 다시는 서지 못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일부 학자들은 그 원인을 백두산 폭발로 인한 환경 재앙에서 찾고 있습니다. 서기 600년 무렵부터 전 세계적으로 화산 활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백두산도 이때부터 서기 900년까지 약 360년 동안 분화 활동을 지속하였습니다. 이 시기의 백두산 폭발을 ‘백운봉기 폭발’이라고 하는데, 이때 지난 5,00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큰 화산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백운봉기 폭발은 고구려와 백제, 그리고 대진국의 멸망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백두산 폭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던 당나라는 더욱 강성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360년 동안 백두산의 화산 활동이 이어지면서 동아시아의 판도는 점차 중국으로 기울었습니다. 고려에 이어 조선이 들어섰지만, 14세기 말부터 19세기 말까지 중세암흑기를 일으킨 한랭기보다 더 혹독한 소빙하기(Little Ice Age)를 겪었습니다. 그래서 기를 펴 보지도 못하고 중국을 사대하며 지내야 했습니다.
*6)

*6) 『지구 위에서 본 우리 역사』(저자 이진아) 참고




■ 지구의 자기장과 환경 재앙 ■
950년부터 1350년까지 40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유럽은 현재보다 1도 이상 온도가 높았습니다. 이를 ‘중세온난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중국 역사서의 기록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중세온난기가 시작돼서 정점에 이르는 시기 동안 지구 자기장이 급속히 감소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지구 자기장이 급격히 감소하면 화산 폭발 등 지각 활동이 활발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600년대부터 시작된 백운봉기 백두산 화산 활동이 900년대에 들어 엄청나게 활성화된 원인을 여기에서 찾기도 합니다.

화산 활동은 태양의 흑점주기 같은 천체의 움직임과 더불어 지구 자기장의 세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실제 21세기 들어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대형 재해의 원인이 지구를 둘러싼 지구 자기장의 변화에 기인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지구 자기장은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자기에너지 막으로, 지구 환경의 거시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데 관여합니다. 그리고 치명적인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지상의 생명체가 균형 잡힌 상태로 생존할 수 있게 해 주는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만약 어떤 이유로 일정 지역 상공의 지구 자기장이 약해졌는데 마침 우주로부터 강한 전자파가 밀려온다면 그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에 따라 화산, 지진 같은 지각 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다. 지구 내부에는 자기 에너지에 반응하는 금속 성분이 평균 80퍼센트 정도 포함되어 있어서 전자파의 영향을 받는다. 즉 어떤 지역의 지각 활동이 얼마나 활성화되는지의 문제는 그 지역의 지질학적 구조(예를 들면 지판 경계면 같은)와 지구 자기장 상태 그리고 그 시점의 전자파 유입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 『지구 위에서 본 우리 역사』, 이진아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밀란코비치 이론은 천제 운동을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천제 운동으로 새로운 시공간이 열릴 때마다 지구에는 강력한 우주 에너지가 쏟아져 들어오게 됩니다. 하지만 지구 자기장은 우주와 지구의 내부 구조 사이에서 지역에 따라 그 힘에 약화되거나 강화되는 등 변화를 보입니다. 즉 지구가 우주의 새로운 시공간을 유영하는 과정에서 지구 자기장이 바뀌면, 지구에 입사되는 우주 에너지의 양이 변하면서 지구와 생물체에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이때 지구에서는 지진과 화산 활동 등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몇십 년 동안, 자극의 이동은 빨라졌습니다. 지난 백 년 동안은 1년에 약 10km씩 움직였는데 1970년 이후 가속이 붙어 지금은 1년에 40km씩 이동하고 있습니다. … 지난 150년 동안 지구 자기장의 세기는 전반적으로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자기장이 약화하는 것은 자기장 역전의 전조입니다. 자기장이 뒤집히면 아래위가 뒤바뀐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는 자기장을 나침반, 혹은 지도로 이용하는 동물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다큐사이언스」 ‘지구자기장 - 지구의 보호막’


그런데 우주 에너지가 지구 자기장에 영향을 끼친다는 걸 입증하는 주장이 있어 주목됩니다. 태양계가 플레이아데스성단Pleiades星團의 알키오네를 공전하는 주기는 지구 자전축의 세차운동 주기인 25,920년(1대년)입니다. 이때 태양계는 11,000년마다 플레이아데스성단에 형성되어 있는 광자대光子帶(포톤벨트Photon Belt)에 진입하여 2천 년 동안 통과합니다. 지금 지구는 광자대에 진입하고 있는데, 태양의 흑점 활동이 활발해진 것이 그 증거라고 합니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가 전례 없는 속도로 가속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지구가 광자대에 휩싸이면 지구 자기장의 남북극이 역전된다(Pole shift)고 합니다. 12,000년 전에 지구에 대격변이 일어난 것도 당시에 지구가 광자대에 진입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7)

*7) ‘https://youtu.be/6cBUDfXTVCg’ 참고



지금 지구의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통계 자료에 의하면 17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이 변화는 1900년대 중반이 되면서는 가속도가 붙었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 지구의 모든 부분에서 가속화된다면 그것은 지구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주의 가속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지구 위에서 본 우리 역사』, 이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