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FOCUS | 종도사님께 듣는 대한역사관③
[STB하이라이트]
대한사관이 담긴 환단고기(15~21번 질문)
※ 출처 : 환단고기 북콘서트 미국, 일본, 러시아 편과 환단고기 역주본 해제 도훈말씀
우리 역사 초보자를 위해 올바른 역사 인식을 함양하고자 종도사님께 듣는 우리 역사, ‘대한사관 백문백답’을 연재합니다. 종도사님의 환단고기 북콘서트 말씀을 중심으로, 우리 국통의 역사적 맥락을 알기 쉽게 질문답변 형식으로 정리하였습니다.
Q15 『환단고기』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와 달리 저자가 다섯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저자분들은 어떤 분들이신지 궁금합니다.
『환단고기』는 천 년의 오랜 세월에 걸쳐서 다섯 분에 의해서 쓰인 책입니다. 전체 구성으로 보면, 크게는 삼성기 상上편과 하下편,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 이 다섯 권, 작게는 열세 권의 역사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열세 권의 책 속에 한민족과 인류의 시원문화, 창세역사의 핵심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삼성기」 상上편을 쓴 안함로安含老(579~640)는 신라 때 도승으로 당대 10대 성인 가운데 한 분이며, 수나라에서 유학을 했고, 선덕여왕 때 왕실 고문 역할을 했습니다. 안함로는 환국과 배달과 조선의 역사에 대해서 아주 간명하게 썼지만 그 내용 속에는 심원한 우주사상, 신관, 인간관이 함축돼 있습니다. 그리고 환국-배달-조선-북부여에서 고구려로 이어지는 국통을 잡아 주고 있습니다.
「삼성기」 하下는 원동중元董仲이라는 분이 썼습니다. 답사 결과, 이분이 조선 태종 이방원의 스승되는 원천석(1330~?)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분을 기린 창의사라는 사당과 묘소가 강원도 원주에 있습니다. 원동중의 스승이 47세 단군왕검의 역사를 정리한 「단군세기」의 저자이신 행촌 이암 선생의 아우 이교입니다. 행촌 이암의 손자 이원은 이방원의 아들, 세종대왕의 스승으로서 우의정을 지냈습니다. 그래서 고성 이씨 문중이 『환단고기』의 80%를 기록했습니다. 9천 년 역사의 큰 대의, 환국-배달-조선-북부여-고구려로 해서 열국 분열시대를 거쳐 고려, 조선, 지금의 분단의 역사에 이르기까지가 『환단고기』에 담겨 있습니다.
단군조선이 중국의 요임금, 순임금, 하나라, 상나라, 주나라의 왕조 역사들과 동아시아의 어떤 국제 교류 관계를 맺었는가 하는 역사 내용에서부터 실제 우리 한민족 역사문화의 핵심들이 잘 정리된 「단군세기」는 행촌 이암李嵒 선생이 지었습니다.
단군조선 다음에 북부여 역사를 정리한 「북부여기」를 쓴 분은 원천석, 즉 원동중과 친구 사이였던 복애거사 범장范樟으로, 본명은 범세동范世東(?~1395)입니다.
그리고 행촌 이암의 5세손 되는 일십당 이맥李陌(1455~1528)이라는 분이 「태백일사」를 썼습니다. 일십당 이맥은 조선 중종 때 실록을 기록하는 찬수관을 역임하면서 궁중에 있는 우리 역사의 비밀문서들을 많이 접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태백일사」는 ‘동방 대광명의 숨겨진 역사’라는 뜻인데요. 숨겨 놓고 이렇게밖에 전할 수 없는 일사란 것입니다.
Q16 『환단고기』가 세상에 드러나기까지 1,400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알고 있습니다. 1,4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어떤 과정을 통해서 전수되었는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환단고기』가 탄생할 수 있게 한 고대 기록이 들어 있는 책들이 우리 한민족에게 전해질 수 있었던 기적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소전거사素佺居士라는 분이 고려 공민왕 때 행촌 이암李嵒과 조정에서 같이 근무한 범장范樟(범세동范世東), 또 『진역유기』를 쓴 이명李茗이라는 세 사람을 불러 가지고 그동안 수천 년에 걸쳐 전해 내려온 우리 역사의 기록물을 전했습니다. 이 소전거사란 분이 굴속에 보관하고 도를 닦고 지키면서 마침내 이 사람들에게 전수를 한 것입니다.
소전거사가 경기도 양주, 한반도의 중부 지역에 있는 양주 천보산에서 이 세 분에게 역사 기록을 전해 주고, 그 세 분이 결의 동맹을 하게 된 것입니다. 본래 소전이란 ‘나는 이 우주광명 자체 인간이다.’란 뜻입니다. 바로 그 소전거사가 우리의 역사문화 원형을 담고 있는 역사 문서를 전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환단고기』가 우리 한국 사회에 대중화될 수 있는 문을 연 또 다른 세 분이 있습니다. 조선 말에 조선왕조가 패망당할 때 글을 아주 잘 쓴 명문대가로서 소문난 호남의 해학 이기李沂 선생과 그 제자 운초 계연수桂延壽, 그리고 한암당 이유립李裕岦 선생이 있습니다. 운초 계연수 선생이 1911년 조선왕조가 패망당한 그다음 해에 진정으로 우리 한민족이 이 세계 역사의, 동북아의 주인공이었다는 것을 역사 전면에 드러내기 위해 이것을 한 권으로 묶어 가지고, 역사 교과서로 편집해서 독립운동가였던 홍범도洪範圖 장군과 오동진吳東振 장군 두 분의 지원을 받아 1911년에 30권을 찍어 내게 됩니다.
그러나 약 20년의 세월이 흘러 1920년에 일본 제국의 앞잡이인 밀정의 고발로 인해 만주 관전현에 있던 배달의숙倍達義塾 학당이 기습을 당해 3,000여 책과 문서 모두를 그 자리에서 압수당하고 운초 계연수 선생이 끌려가게 됩니다. 계연수 선생이 끌려가 죽검으로 얼마를 맞았는지 팔다리의 뼈가 다 부러지고 눈알이 빠지고, 그런데도 굴복을 하지 않으니까 일본 헌병대 장도로 팔다리와 목을 잘라 죽인 후 강에다 내던져 버렸습니다. 계연수 선생의 살점과 뼈마디를 물에서 건져 낼 때 말없이 흐느껴 울고 있었던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일 년 전에 자기 아버지와 함께 배달의숙에서 우리 역사문화를 배웠던 소년, 한암당 이유립 선생입니다. 이유립 선생이 1948년에 『환단고기』 원본을 가지고 내려와 전국을 돌다가 1960년대 초에 대전 대흥동에 정착을 해 가지고 제자들을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환단고기』와 인연을 맺은 것은 10대 때 집에 한암당 선생님이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만든 잡지가 몇 권씩 있었는데 바로 <커발한>이란 잡지였습니다. 이 커발한은 배달국 나라를 창건하신 제1세 환웅천황의 호칭입니다. 그런 후로 20대 때, 연대로는 1980년대가 넘어서면서 『환단고기』 원본을 읽게 됐습니다.
Q17 종도사님께서는 30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2년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의 해제를 실은 환단고기 역주본을 출간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환단고기 역주본을 출간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환단고기』라는 한문 역사책을 처음 만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인 1982년입니다. 그날 밥상 위에 흰 종이를 깔고 책을 올려놓고는 밤을 새워 다 읽었습니다. 우리 문화와 역사의 본래 모습에 감동받은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며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습니다.
모든 내용이 놀라웠으나, 특히 신과 인간,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명쾌하게 정의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실증주의 사관의 산물인 ‘구석기, 신석기로 시작되는 역사 교과서’에 세뇌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환단고기』를 접하면서 인류의 상고시대는 원시 미개 시대가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한마음으로 순수하게 살던 황금시대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환단고기』를 늘 가까이 두고 마치 경문을 읽듯이 탐독하며, ‘동방 한민족사의 진실은 무엇인가? 『환단고기』가 말하려는 궁극의 역사 정신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환단고기』가 밝히고자 한 상고 역사와 문화의 진리 명제들을 확연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환단의 천지광명, 신교, 삼신, 삼신상제, 삼신일체의 도, 삼한관경제, 살아 있는 삼신인 천지인의 신성, 진선미의 출원처 등 『환단고기』를 관통하는 주제가 온몸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이 책을 풀어 써서 세상에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뜻있는 사람들에 의해 20여 종의 『환단고기』 번역서가 나왔지만, 그들의 숱한 노고에도 불구하고 『환단고기』의 역사관을 정확하게 전하는 책은 아쉽게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거의 모든 책이 중대한 내용을 오역하거나 한민족 시원역사의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였습니다. 특히 태곳적 인류의 정신문화인 신교의 본질과 실체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이에 『환단고기』 출간 100주년을 기리며, 한민족의 뿌리 역사를 되찾고 인류 시원문화의 참모습을 밝히기 위해 역주본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Q18 종도사님의 『환단고기』 역주본 출간 이후 학계에서는 『환단고기』가 가짜 역사서라고 하는 진위 논쟁도 치열합니다. 하지만 『환단고기』를 위서로 몰아가는 사람들의 주장들 대부분이 근거가 없거나 일제 식민사학자들의 관점을 대변하는 내용들이라서 이런 위서론자들의 주장들이 『환단고기』의 사료적 가치에 무조건적인 흠집을 내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가 있을 거란 의심마저 들게 합니다.
『환단고기』의 사료적 가치를 인정하고 더 깊이 연구해야 한다는 학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환단고기』가 위서라고 말하며 『환단고기』의 내용을 의심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역주본 출간을 앞두고 1년 동안 『환단고기』 위서론에 관련된 모든 도서, 논문, 언론 기사 등을 정리하면서 한국의 강단사학계에서 제기하는 위서론의 실체를 분석하고 ‘왜 『환단고기』는 진서인가’를 규명하는 데 매진하였습니다. 그 결과, 역주본 해제에 『환단고기』 진위 논쟁의 주요 내용과 『환단고기』가 진서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정리해서 넣게 되었습니다. 위서 논쟁과 관련된 글이 조금 길어졌지만 이것을 계기로 대한민국 역사연구가들이 『환단고기』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Q19 『환단고기』는 인류 문명의 뿌리를 밝혀 주는 유일한 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민족의 뿌리를 넘어 인류 문명의 뿌리까지 알 수 있는 『환단고기』에 담긴 역사관을 바르게 알려면,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하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환단고기』는 한국인이 됐든, 서양 사람이 됐든, 일본 중국인이 됐든, 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형제가 됐든 모든 인간이 역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초월해서 깨달음의 근본인 ‘인간이란 무엇이냐’하는 것을 알려 줍니다. 또 문화를 만드는 근원 정신, 원형문화, 모체문화 또는 뿌리문화, 시원문화 또는 인류학에서 말하는 기층문화를 밝혀줍니다.
제가 『환단고기』 해제에서 특별히 페이지를 할애한 주제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환단고기』의 역사관을 바르게 인식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인류 문명의 네 기둥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 네 기둥은 인류의 첫 나라인 환국을 계승한 ‘배달문명’, 환국에서 뻗어 나가 서양 문명의 근원이 된 ‘수메르문명’, 환국과 배달에서 분화되어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일대에 퍼져 나간 ‘동이문명’, 고조선 시대에 북쪽의 초원 지대에서 일어나 유럽까지 정복한 ‘북방 유목문명’입니다. 지금의 세계 문명은 인류의 황금시절이었던 환국이 이 네 기둥으로 분화되고, 다시 이것이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문명으로 세분화된 결과입니다. 인류 문명의 네 중심축과 그 근원이 되는 환국에 대한 연구가 아직 많이 미진하지만, 이 역주본을 통해 인류 문명사를 통시적으로 보는 시야를 갖게 되길 바랍니다.
Q20 『환단고기』를 읽다 보면 ‘원형문화’란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원형문화’는 어떤 문화이며, 또 인류 역사에서 ‘원형문화’라고 할 수 있는 예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동서고금 인류 문화 창조에는 원형정신이 있습니다. 문화에도 유전자가 있습니다. 천 년, 만 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모든 인간이 자연에 적응하고 자연을 동경하면서 추구하는 궁극의 가치, 진리에 대한 진정한 깨달음, 이것이 문화를 창조하고 결정짓는 궁극의 유전자입니다. 원형문화는 문화 유전자, 문화의 원형질입니다. 인류 문화의 공통된 원형정신인 것입니다.
역사를 만드는 근원 정신은 예를 들어, 시베리아와 몽골, 중앙아시아, 유럽을 쭉 다녀 보면 저 아프리카까지 일관되게 흐르는 원형문화를 상징하는 문양이 있습니다. 바티칸, 가톨릭 문화의 사령탑에 가 보면 버금 아亞 자 문양이 있고 만卍 자 문양도 있습니다. 이 문양은 아프리카, 동부 유럽, 러시아에 많습니다. 아亞 자, 만卍 자 문양이 많이 있는 것에 대해 현대 인지고고학에서는 원형문화의 상징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의 전 영역에 걸쳐 인류 원형문화의 정신, 그 상징인 우주 원십자가 있습니다.
환국-배달-조선은 인류 원형문화 시대입니다. 환단고기에서 말하는 인류 원형문화의 주제는 신교입니다. 신교에서는 신을 그냥 일신一神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삼신三神이라고 말합니다.
Q21 인류 원형문화의 주제가 ‘신교’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신교’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문화를 만드는 근원 정신을 종교에서는 신神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신은 허공과 같은 것, 하늘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존재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일본 신사문화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일본은 인간을 신으로 섬기는 나라입니다. 조상을 신으로 섬기고, 천신을 하나님 문화의 원적지로 섬기고, 태일을 섬기고, 북두칠성을 섬기는 나라입니다. 동경에 가 보면, 북두칠성의 위치에 조화되도록, 일곱 개의 칠성 신사가 있다고 합니다. 『환단고기』는 한국과 일본과 중국이 근원에서 갈려 나오기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문화 원형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신교神敎’라고 합니다. 유불선 기독교라든지, 힌두교라든지, 일본의 신사문화 등 모든 종교, 동서의 모든 사상은 신교에서 왔다는 것입니다.
“이삼신설교以三神說敎”, “이신시교以神施敎”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 『주역』 관괘觀卦를 보면 “옛 성인은 신도로써 세상을 다스렸다.”는 글귀가 있습니다. 궁극으로는 신도를 알아야 됩니다. 내 몸속에 있는 신이 열려야 됩니다. 우주의 조물주, 조화삼신이 열려야 됩니다.
© 월간개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