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로 배우는 우주변화의 원리 | 땅은 만유 생명의 어머니 - 육기론六氣論
[한문화]
동양에서는 천부지모天父地母라 하여 하늘을 아버지로, 땅을 어머니로 모셔 왔습니다. 하늘이 낳은 정신과 땅이 형성한 물질이 만나 존재가 생성된다고 여긴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늘은 어떻게 정신을 낳는 것일까요? 그리고 땅은 어떻게 물질을 형성하는 것일까요? 이번 호에서는 육기를 통해 땅 어머니가 만유 생명을 기르는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육기의 발생
수많은 별로 구성된 28수宿와 태양계의 각 행성에서 방사된 기운이 지구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때 각 성신星辰은 자신만의 고유하고 순수한 에너지를 방사하는데 크게 다섯 가지의 기운(오행기)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각 성신의 순수한 오행기가 우주 공간으로 방사되면 이들은 서로 섞여서 새로운 기운인 오운五運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오운(목화토금수)이 지구로 집중되어 들어오면 지구 자체의 기운(10토)과 합해져서 육기六氣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구의 성질은 지축의 경사에 따라 변하고 있습니다. 지축이 정립한 상태에서는 지구가 본래의 기운인 10토의 성질을 온전히 발현합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지축이 양의 방향으로 23.5도 기울어진 상태에서는 지구가 분열 기운을 머금게 되어 상화相火로 작용하게 됩니다.
육기방위도와 육기변화도
하늘의 변화인 오운에는 스스로 운동한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우주의 자율운동이므로 방위를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운의 기본 법칙은 오행상생도로 표시하고, 운동 법칙은 오운도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땅의 작용인 육기는 방위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육기의 기본 법칙은 육기방위도로 표시하고, 운동 법칙은 육기변화도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육기방위도는 기본 법칙이므로 토가 더 늘어났을 뿐 오행상생도와 동일합니다.
- 대화작용과 자화작용
육기가 실제 운동할 때는 반대편에 있는 지지끼리 상호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게 됩니다. 성질이 다른 지지가 만나 같은 기운으로 변하는 것입니다.*1)
마주 대對하고 있는 지지끼리 합合하여 서로를 변화變化시키므로 대화對化작용이라고 합니다. 대화작용은 성질이 다른 것끼리 만나는 것이므로 서로 상극을 하고 있습니다. 육기변화도를 보면 마주 보고 있는 지지의 오행이 상극 관계입니다. 자수子水는 오화午火를 극하며, 신금申金은 인목寅木을 극하고 있습니다. 토를 제외한 나머지도 마찬가지입니다. 1) 명리학에서는 육합칠살六合七殺이라고 하여 ‘자기를 포함하여 여섯 번째 있는 천간은 합을 하고, 일곱 번째 있는 천간은 살한다’고 한다. 칠살의 원칙은 지지에도 적용된다. 칠충七沖이라 하여 자오충子午沖, 축미충丑未沖, 인신충寅申沖, 묘유충卯酉沖, 진술충辰戌沖, 사해충巳亥沖이 있다(지지육합은 자축토子丑土, 인해목寅亥木, 묘술화卯戌火, 진유금辰酉金, 사신수巳申水, 오미화午未火로 별도로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주변화의 원리』 책에서는 ‘마주 대하는 것끼리 서로를 변화시킨다’는 대화작용의 원칙에 따라 천간과 동일하게 합화合化로 논하고 있다.
*2)
2) 자화작용은 첫째 묘목이 유금의 대화작용을 받아 묘금으로 변화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우주변화의 원리』 책에서 취하고 있는 개념이다. 둘째 ‘목→화→토→상화→금→수’의 순서로 상생하는 것도 광의의 자화작용이다.
- 육기의 생성
오운에서 대화작용에 의해 갑기합화토, 을경합화금 등이 합화合化된 것처럼, 육기에서도 대화작용에 의해 지지가 다음과 같이 합화됩니다.육기로 본 식물의 일생
하늘은 오운의 작용을 통해 정신을 생성하고, 땅은 육기의 작용을 통해 물질을 형성한다고 하였습니다. 하늘에서는 영혼靈魂이 생성되고, 땅에서는 체백體魄(육체)이 형성됩니다. 그러므로 육기는 땅에서 체백이 생성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체백의 생성도 육기의 순환 속에서 이루어지므로 식물의 일생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3)
3) 오운과 육기의 변화는 차이가 있다. 육기는 토가 네 개이므로 완전한 자화작용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십이지지는 각자 자신이 맡은 바 사명을 충실히 하면 변화 작용을 완결지을 수 있다. 반면에 오운은 토가 두 개이므로 완전한 자화작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각의 십간은 필요에 따라 두 가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육기의 본말本末
앞서 살펴봤듯이 술戌에서는 씨앗을 형성하는 동시에 과도한 응고를 억제하고 있습니다. 해亥에서는 씨앗 속에서 양기가 분열하기 시작하고, 자子에서는 씨앗 속에서 양기의 분열이 심화됩니다. 축丑에서는 실제 분열로 전환되어 양기가 발산하기 시작합니다. 인寅에서는 형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양기의 과도한 분열로 인해 열이 발생합니다. 묘卯에서는 양기가 뻗어 나갈 형체를 만듭니다. 진辰에서는 새싹이 분화할 수 있도록 신축성을 갖는 동시에, 과도한 분열을 제어하고 있습니다. 사巳에서는 가지와 잎이 더욱 분열하여 오午에서 분열의 극에 이릅니다. 미未에서는 꽃이 피어 분열이 통일로 전환됩니다. 신申에서 꽃이 지고 작은 열매가 맺히기 시작하여, 유酉에서 먹음직스러운 열매가 됩니다.
유념해야 할 것은 술부터 묘까지의 과정은 씨앗 속에서 일어나는 작용이라는 것입니다. 술戌에서 씨앗이 형성되고, 진辰에서 실제 눈에 보이는 새싹(잎)이 나기 때문입니다. 진과 술에서는 유형의 변화가 일어나므로 태극太極의 축이라고 합니다. 축丑에서는 수의 응고력이 약해지므로 통일에서 분열로 전환됩니다. 미未에서는 꽃이 피어 분열을 멈추고 통일로 전환됩니다. 축과 미에서는 무형의 변화가 일어나므로 무극無極의 축이라고 합니다.
*4)
또한 전체 변화를 본말로 살펴보면 술戌부터 묘卯까지의 과정은 변화의 바탕이 되므로 본本이 되고, 진辰부터 유酉까지는 말末이 된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5)
4) 양신陽神은 음형陰形과 반대의 운동을 하므로, 양신이 진辰부터 유酉까지 생성되면 술戌부터 묘卯까지 활동한다. 단, 진辰과 술戌은 변화가 전환되는 지점이므로 관점에 따라 진辰을 음형이 생하는 방위에 배정하고, 술戌을 양신이 생하는 방위에 배정해도 무방하다.
5) 생성의 과정으로 살펴보면 축丑부터 오午까지는 생生, 미未부터 자子까지는 성成이 된다.
5) 생성의 과정으로 살펴보면 축丑부터 오午까지는 생生, 미未부터 자子까지는 성成이 된다.
해자축인묘진亥子丑寅卯辰이라는 것은 음陰이 정精을 생하는 방위를 말하는 것이요, 사오미신유술巳午未申酉戌이라는 것은 양陽이 신神을 생하는 방위를 말하는 것이다. -『우주변화의 원리』 341쪽
육기의 삼음삼양三陰三陽
- 생장성으로 이루어지는 음양운동
*6)
6) 생장염장生長斂藏에서 생장염(생장성)의 삼 단계를 통해 변화가 완성되면 장藏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음의 변화 주기를 준비한다. 생장성은 본중말本中末·시중종始中終이라고도 한다.
육기는 오운과 달리 삼음(궐음·소음·태음), 삼양(소양·양명·태양)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육기에서 음 운동은 궐음·소음·태음의 삼 단계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양 운동은 소양·양명·태양의 삼 단계 과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즉 음 운동은 궐음에서 생하여, 소음에서 장하고, 태음에서 성합니다. 양 운동은 소양에서 생하여, 양명에서 장하고, 태양에서 성합니다. 음양운동은 육기의 삼음삼양 과정을 거칠 때 비로소 만전을 기할 수 있습니다.
- 육기의 표리부동表裏不同
육기의 명칭은 ‘궐음(음)+풍목(양), 태양(양)+한수(음)’와 같이 음과 양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명칭이 정음정양正陰正陽을 이루고 있는 이유는 사물의 내부와 외부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실상을 모두 드러내기 위함입니다.동남에서 양 운동을 한다고 하는 것은 그의 본질에 대한 관찰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음 운동이라고 한 것은 그의 작용 면을 논한 것이다. 그런즉 사물을 설명함에 있어서 이와 같이 체용으로 논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므로 육기의 개념을 설정함에 있어서도 이와 같이 이면성을 띄게 한 것이다. 좀 더 풀어서 말하면 삼음三陰은 다 음陰으로서 표시하면서 그 내용은 양陽인 바의 풍목風木·군화君火·습토濕土로서 그의 반대 면을 표시한 것이다. 왜 그렇게 하는가 하면 변화는 반드시 현상 면과 내용 면이 서로 상반된 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우주변화의 원리』 155쪽
-『우주변화의 원리』 155쪽
음양을 대표하는 사물로 물과 불을 들 수 있습니다. 물은 기운이 통일되어 있는 상태로 씨앗을 통해 그 형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씨를 반으로 갈라 보면 속은 부드럽고 겉은 딱딱합니다. 내양외음內陽外陰의 형태로 1수水(1-양, 수-음)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불은 어두운 속불꽃과 밝은 겉불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음외양內陰外陽의 형태로 2화火(2-음, 화-양)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만물은 내외에서 음양이 함께 공존하는 형태, 즉 표리부동表裏不同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주의 목적이 양 운동의 과정에서는 음형(내부)이 양신(외부)의 분열을 제어하고, 음 운동의 과정에서는 음형(외부)이 양신(내부)을 통일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 월간개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