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로 배우는 우주변화의 원리 | 만물은 수數로 구성되어 있다 -하도·낙서와 자연수
[한문화]
김덕기 / STB상생방송 작가
“만물은 수로 구성되어 있다.” 서양 문명을 연 피타고라스는 세상 모든 것의 근원을 수數로 보았습니다. 그의 사상은 수학과 음악의 기초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를 사용해서 사물의 본성이나 운명을 파악하는 수비학數祕學(numerology)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피타고라스가 수의 신비를 공부하기 위해 이집트뿐만 아니라 인도를 비롯한 동양에 왔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피타고라스 학문의 뿌리는 1부터 10까지의 자연수로 우주의 변화를 설명하는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에 닿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천지창조의 설계도인 하도와 천지변화의 운행도인 낙서를 통해 음양오행 법칙의 신비에 좀 더 다가가 보겠습니다.
수數는 계산을 위하여 인간이 임의로 만든 것이 아니고 수 자체가 진리이며 철학인 것이다. -『우주변화의 원리』 175쪽
수數는 계산을 위하여 인간이 임의로 만든 것이 아니고 수 자체가 진리이며 철학인 것이다. -『우주변화의 원리』 175쪽
자연수로 구성된 하도와 낙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우주 만유는 분열하는 양 운동과 통일하는 음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분열과 통일을 가장 쉽게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숫자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1부터 10으로 나아가는 것은 분열하는 상이고, 10에서 1로 나아가는 것은 통일하는 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대로부터 인류는 숫자를 통해 만물의 생성 변화를 인식하고 표현해왔습니다.
모든 변화는 생성수生成數의 변화 자체에 있는 것이다. -『우주변화의 원리』 199쪽
‘만물이 수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처음 밝힌 문서는 인류 최초의 계시록인 『천부경天符經』입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수의 신비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이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입니다.
먼저 하도를 살펴보면, 외부에서는 바깥쪽의 점(6, 8, 7, 9)이 안쪽의 점(1, 3, 2, 4)을 감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부에서도 바깥쪽의 점(10)이 안쪽의 점(5)을 감싸고 있습니다. 1부터 5까지의 숫자는 생수生數라 하고, 6부터 10까지의 숫자는 성수成數라고 합니다. 정역正易에서는 생수를 천수天數라고 해서 양陽에 배속하고, 성수를 지수地數라고 해서 음陰에 배속합니다.
낙서를 살펴보면, 정십자(사정방)에는 홀수(기수奇數: 1, 3, 7, 9)가 있고, X 자(사간방)에는 짝수(우수偶數: 2, 4, 6, 8)가 있습니다. 주역周易에서는 홀수를 천수天數라고 해서 양에 배속하고, 짝수를 지수地數라고 해서 음에 배속합니다.
이처럼 숫자를 다르게 인식하는 이유는 주역이 낙서에 근원을 둔 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를 바탕으로 하는 것에 비해, 정역은 하도에 근원을 둔 정역팔괘도正易八卦圖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숫자를 운용할 때는 위의 두 가지 개념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연수의 성립
-생수의 성립
생수가 형성되는 과정은 씨앗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겨울의 씨앗은 음과 양이 통일되어 휴식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를 오행으로는 수水라고 하며, 변화의 첫 단계이므로 숫자로는 1이라고 합니다. 따스한 봄이 되면 씨앗 내부에 있는 양기陽氣가 분열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오행으로는 화火라고 하며, 변화의 두 번째 단계이므로 숫자로는 2라고 합니다. 그리고 양기가 분열할 때는 사방팔방으로 뻗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뿌리 방향과 줄기 방향으로 응축되어 뻗어 나갑니다. 이를 오행으로는 목木이라고 하며, 변화의 세 번째 단계이므로 숫자로는 3이라고 합니다. 위의 과정을 거쳐 마지막으로 씨앗 속에서 배(새싹)가 형체를 갖추게 됩니다. 이를 오행으로는 금金이라고 하며, 변화의 네 번째 단계이므로 숫자로는 4라고 합니다. 씨앗 내부에서 새싹이 형체를 모두 갖추면 껍질(水)을 뚫고 밖으로 나오려고 합니다. 이때 씨앗을 땅(土)에 심으면 토극수土克水하여 껍질을 깨뜨리고 새싹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를 오행으로는 토土라고 하며, 변화의 다섯 번째 단계이므로 숫자로는 5라고 합니다.토土가 수水를 극克하는 것은 수水는 본래 응고하려는 것인데 양토陽土는 수水의 응고성을 이완하는 것이므로 이 상태를 토극수土克水라고 한다.
-『우주변화의 원리』 114쪽
일이삼사一二三四의 발전을 설명하였지만 그것만으로써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주운동의 실질적인 변화는 발전과 통일작용에서 일어나는 모순을 조절하는 작용이 절대로 필요한 것이므로 토土(五)가 들어오는 것이다. -『우주변화의 원리』 198쪽
-『우주변화의 원리』 114쪽
일이삼사一二三四의 발전을 설명하였지만 그것만으로써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주운동의 실질적인 변화는 발전과 통일작용에서 일어나는 모순을 조절하는 작용이 절대로 필요한 것이므로 토土(五)가 들어오는 것이다. -『우주변화의 원리』 198쪽
생수는 만물이 처음 생기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명수命數라고도 합니다. 명수라는 명칭은 아기가 태어날 때 수명壽命이 결정되는 것을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씨앗의 예와 같이 아기가 자궁에서 자라는 것은 생수 1, 2, 3, 4가 발생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아기가 자궁에서 다 자라게 되면 자연스럽게 산통産痛이 와서 태어나게 됩니다. 산통은 아기의 환경에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으로 생명을 낳는 5토의 조화造化 작용입니다. 즉 1, 2, 3, 4가 갖춰지면 1+4, 2+3을 함으로써 5가 자화自化(스스로 화생化生)하는 것입니다.
목화금수木火金水가 반복하는 과정에서 자화自化하는 것이 토土이기 때문이다.
-『우주변화의 원리』 274쪽
-『우주변화의 원리』 274쪽
-성수의 성립
세상에 태어난 아기는 유소년기를 보내면서 몸이 완전한 형태를 갖춥니다. 이 과정은 성수成數가 형성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즉 1, 2, 3, 4의 과정에서 형체가 시생始生한 아기가 5土의 조화작용에 의해 태어나면 6, 7, 8, 9의 성장과정을 거쳐 10土에서 형체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수는 형체를 이룬다고 해서 형수形數 또는 물수物數라고도 합니다. 성수는 생수에 중성인 5土를 더해서 만듭니다(1+5=6, 2+5=7, 3+5=8, 4+5=9, 5+5=10).-생수와 성수의 관계
일이삼사오一二三四五라고 하는 생수生數가 전부 속에 내포되어 있고 육칠팔구십六七八九十이라는 성수成數가 전부 표면에서 생수를 포위하고 있은즉 이것이 바로 우주를 생성하는 생성작용이 수數의 생성수로써 그의 저의를 표현하고 있는 상象이다. -『우주변화의 원리』 195쪽
만물의 기본 구조는 씨앗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씨앗은 겉의 껍질은 단단하지만 속의 배젖은 부드럽습니다. 즉 음인 껍질이 양인 배젖을 감싸고 있는 형상입니다. 하늘과 땅이 만물을 낳을 때도 이와 같습니다. 천생지성天生地成, 부생모육父生母育이라 하여 하늘이 양신陽神을 낳으면 땅이 음형陰形으로 감싸서 기르는 것입니다. 육체(음형)가 영혼(양신)을 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생수와 성수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도에서 생수는 천수天數로 양에 배속하고, 성수는 지수地數로 음에 배속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만물의 기본 형태를 수로 표현하면 하도처럼 성수(지수: 음)가 생수(천수: 양)를 감싸는 형상을 하게 됩니다.
-음수와 양수의 성립
자연수가 생수와 성수의 과정을 거쳐 형성되면 그와 동시에 음과 양의 성질을 갖게 됩니다. 성별이 구분되지 않던 아기가 형체를 가지면서 남성 또는 여성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짝수는 정靜적인 음의 성질을 띠고, 홀수는 동動적인 양의 성질을 갖게 됩니다. 남녀 관계로 예를 들면,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사귀면 서로 안정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자 두 명에 여자 한 명이면 남녀가 짝을 짓고, 남은 남자 한 명은 다른 짝을 찾아 움직이게 됩니다. 오행은 각기 음양으로 다시 나눌 수 있으므로, 오행에 음수와 양수를 결부시킬 수 있습니다.양수는 동動하는 성질을 갖고 있으므로 도道(1), 삼원三元(3), 오행五行(5), 칠요七曜(7), 구궁九宮(9)은 만물의 운동을 설명하는 법칙입니다. 음수는 정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음양陰陽(2), 사상四象(4), 육합六合(6)
*1)
, 팔괘八卦(8)는 만물이 정지한 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행五行에 ‘움직인다’는 뜻의 행行 자를 쓰고, 사상에 ‘형상’이라는 뜻의 상象 자를 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럼 정지해 있는 음양, 사상, 육합, 팔괘를 운동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변화의 원동력이 개입하면 됩니다. 즉 ‘음양(2)+중中(1)=삼원, 사상(4)+토土(1)=오행, 육합(6)+중앙中央(1)=칠요, 팔괘(8)+토궁土宮(1)=구궁’이 되어 변화 운동을 하게 됩니다.
*1) 천지(상하)와 사방(동서남북)
오행의 표리부동表裏不同
모든 물物은 생수生數와 성수成數, 즉 명수命數와 형수形數가 합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주변화의 원리』 199쪽
-『우주변화의 원리』 199쪽
목과 화는 양에 배속하고, 금과 수는 음에 배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물은 음과 양이 결합된 형태로 겉과 속이 다릅니다. 오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는 겉의 단단한 껍질과 속의 연한 목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목을 양에 배속한 것은 목질의 직향성直向性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음에 중점을 둔다면 목은 껍질의 굳는 성질(경화更化)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목木을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껍질은 8, 연한 목질은 3으로 나타내야 합니다.
촛불의 겉불꽃은 밝고 속불꽃은 어둡습니다. 화를 양에 배속한 것은 겉불꽃의 산포성散布性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음에 중점을 둔다면 화는 속불꽃의 기운을 모으는 성질(응취凝聚)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화火를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겉불꽃은 7, 속불꽃은 2로 나타내야 합니다.
열매는 오행으로 금에 배속합니다. 열매는 겉의 부드러운 과육(외과피, 중과피)와 속의 단단한 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금을 음에 배속한 것은 씨의 견렴성堅斂性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양에 중점을 둔다면 금은 과육의 기운을 퍼뜨리는 성질(파부播敷)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금金을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과육은 9, 씨는 4로 나타내야 합니다.
씨앗은 오행으로 수에 배속합니다. 씨앗은 겉의 단단한 껍질과 속의 부드러운 배젖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를 음에 배속한 것은 껍질의 응고성凝固性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양에 중점을 둔다면 수는 배젖의 늘어나는 성질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水를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껍질은 6, 배젖은 1로 나타내면 됩니다. 이상을 통해 우주 만유의 실상은 자연수로 온전히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 찾은 하도와 낙서
우주 만유는 대자연의 변화법칙인 하도와 낙서를 바탕으로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도와 낙서는 자연의 사물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하도는 내부와 외부에서 겉의 성수(음)가 속의 생수(양)을 감싼 형태로 표리부동表裏不同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2)
음이 양을 감싼 형태는 만물의 근본구조입니다. 이를 형상화한 하도가 천지창조의 설계도가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자연계에서 하도와 같은 형태는 열매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열매는 음인 외과피가 양인 중과피를 감싸고 있습니다. 내부에 있는 씨앗도 음인 껍질이 양인 배젖을 감싸고 있습니다. 이상을 통해 하도는 만물이 통일되어 있는 상象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하도에서 본체(내부)와 현상(외부)은 서로 닮아 있는 프랙털 구조를 하고 있다. 본체가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어 실현하고 있는 것이 현상계임을 알 수 있다.
낙서는 중앙에 분열을 주도하는 5양토陽土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정방四正方에 양수(1, 3, 9, 7)가 자리하고, 사간방四間方에 음수(6, 8, 4, 2)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5양토陽土를 중심으로 양수가 분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것을 음수가 가까스로 제어하고 있는 형상입니다. 자연계에서 이런 형태는 성장하고 있는 나무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뿌리에서 줄기를 통해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해주면 가지와 잎이 무성하게 뻗어 나가면서 분열하는 것입니다. 풍선을 예로 들어보면,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는 것은 5토의 작용과 같습니다. 바람이 들어가서 풍선을 부풀리는 것은 양수(1, 3, 9, 7)의 작용과 같고, 풍선이 형체를 유지하며 터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은 음수(6, 8, 4, 2)의 작용과 같습니다. 이상을 통해 낙서는 만물이 분열하는 상象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도와 낙서의 숫자를 다시 살펴보면, 하도는 8 → 6 → 4 → 2 → 10, 9 → 7 → 3 → 1 → 5로 태극의 형상을 이루며 통일하고 있습니다. 낙서는 5에 의해 분열기운이 사정방의 1·3·9·7로 뻗어 나가고 있는 것을 사간방의 6·8·4·2가 간신히 제어하면서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을·겨울의 씨앗은 통일하는 과정에 있지만, 봄의 씨앗은 분열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래서 하도는 우주창조의 설계도이자 완성도라고 하며, 낙서는 우주변화의 운행도라고 합니다.
*3)
하도가 통일과 분열을 모두 할 수 있는 이유는 중앙에 통일작용을 주도하는 10토와 분열작용을 주도하는 5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낙서는 5토만 있어서 통일작용을 할 수 없습니다. *3) 나무는 봄여름 생장과정에서는 분열운동을 하지만, 가을을 앞둔 늦여름에는 통일운동으로 전환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낙서에도 분열의 상과 통일의 상이 함께 들어 있다.
낙서에 나타난 음수와 양수
만물은 음과 양으로 구성되어 표리부동表裏不同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만물이 이런 형상을 취하는 이유는 양기陽氣가 분열되어 소진되면 생명이 다하기 때문에 음형陰形으로 양신陽神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음형이 양신을 보호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양신이 분열하기 전에 취하는 방법으로 음형이 양신을 감싸는 것입니다. 말을 잡아놓기 위해 우리에 가두는 것과 같습니다. 둘째는 양신이 이미 분열했을 때 취하는 방법으로 음형이 양신을 잡아당기는 것입니다. 우리를 뛰쳐나온 말을 잡아놓기 위해 말뚝에 매어놓는 것과 같습니다.
낙서에 나타난 음수와 양수의 배치는 이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음수 다음에 양수가 균일하게 배치되어서 음이 양의 분열을 통제하거나, 음이 양을 통일하고 있는 것입니다. 동방에서는 8이 3의 발생을 제어하고 있고, 남방에서는 4가 9의 과도한 분열을 억제하고 있습니다(이미 분열한 양신을 음형이 잡아당기는 형태). 서방에서는 2가 7을 수렴하고 있고, 북방에서는 6이 1을 통일하고 있습니다(음형이 양신을 감싸는 형태).
또한 낙서는 하도와 달리 남방에 금이 자리하고, 서방에 화가 자리하여 금과 화의 위치가 바뀌어 있습니다(금화교역金火交易). 그래서 낙서의 사상을 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키면 ‘수 → 목 → 금 → 화’의 순서로 수가 목을 통일하고, 금이 화를 통일하고 있습니다.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시켜도 ‘수 → 화 → 금 → 목’의 순서로 수가 화를 통일하고 금이 목을 통일하고 있습니다. 이상을 통해 낙서의 분열운동은 통일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십자가十字架는 하느님의 상징
‘十’ 자에는 ‘一’이라는 음과 ‘ㅣ’이라는 양이 중심점에서 교차하는 상象을 이루고 있다. 그런즉 十이란 것은 음과 양이 절대 동일치로서 교회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것은 음과 양의 중화된 성질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것을 중中이라고 한다.
-『우주변화의 원리』 181쪽
-『우주변화의 원리』 181쪽
하도와 낙서의 중심에는 토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토土는 사상을 낳은 모체이자, 사상으로부터 자화自化된 존재입니다. 만물이 음양으로 구성된 것처럼 토도 양토(5)와 음토(10)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5양토는 선천 양의 시공간을 여는 존재로 분열운동을 주도하며(천개天開), 10음토는 후천 음의 시공간을 여는 존재로 통일운동을 주장합니다(지벽地闢). 그중에서 하느님을 상징하는 십자가는 10토와 부합합니다. 왜냐하면 십十 자는 음과 양이 동일치로 만나 절대 중中을 이루는 데 반해, 오五 자의 전자篆字(전서체篆書體)는 ‘X’ 자로 편음편양偏陰偏陽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이삼사一二三四의 합인 십十은 완성수로서 우주 만유의 조화주造化主인 하느님을 상징합니다.
-고대의 십자가
중앙아시아에서 십자가는 텡그리(천신天神)를 상징하며, 메소포타미아에서는 태양신을 숭배하는 종교적 상징이 되어 아시리아, 페르시아, 이집트, 그리스를 거처 로마까지 전승되었습니다. 바빌로니아인이나 칼데아인은 하늘의 신인 아누Anu의 상징으로 십자가를 사용하였으며, 고대 이집트인은 영생의 상징으로 앙크Ankh를 사용하였습니다.-기독교의 십자가
기독교의 상징으로 십자가를 퍼트린 사람은 기독교를 공인한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였습니다. 그는 꿈에서 본 십자가를 군대의 방패에 표시한 뒤 승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트라교의 태양신을 신앙하고 있던 군인들은 이미 이마에 X 자를 표시하면 전투에서 죽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행위는 자신이 믿던 미트라교의 상징을 기독교의 상징으로 바꿔서 십자가 경배를 조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합니다.그런데 지금 기독교에서 사용하는 라틴식 십자가는 완전한 십자가가 아닙니다. 하느님을 상징하는 십자가는 음과 양의 길이가 같은 정십자가正十字架이기 때문입니다. ‘ㅣ’가 더 긴 라틴식 십자가는 양의 기운이 더 큰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칠七을 의미합니다.
‘七’ 자는 ‘十’ 자가 아직 미완성된 상이다. 즉, ‘十’ 자의 종획이 곧게 내려가야만 할 것인데 곧게 못 가고 구부러진 상인즉 이것은 십토十土 이전의 상태다.
-『우주변화의 원리』 180쪽
-『우주변화의 원리』 180쪽
7은 오행으로 화, 계절로는 여름에 배속합니다. 그러므로 7을 행운의 숫자(Lucky seven)로 여기는 기독교는 우주 여름철의 종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칠성령, 창조의 일곱 번째 날 등을 언급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기독교 십자가는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붉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는 토를 생하는 역할(화생토火生土)을 합니다. 그러므로 기독교는 성부 하느님이 여시는 10토의 후천 중도中道 세상(지상천국)을 예비하는 우주 여름철 말의 성자 종교입니다.
-불교의 십자가
십자가는 십十 자와 칠七 자 외에도 구九 자의 형태가 있습니다. 십十은 음과 양의 길이가 같은 정음정양正陰正陽의 십자가입니다. 칠七은 ‘ㅣ’를 구부린 형태로 ‘ㅣ’의 길이가 더 긴 양陽의 십자가입니다. 그리고 구九는 ‘ㅡ’를 구부린 형태로 ‘ㅡ’의 길이가 더 긴 음陰의 십자가입니다. 칠七은 화, 십十은 토, 구九는 금에 배속합니다. 기독교가 칠七을 십자가로 사용하는 양(7화)의 종교인데 반해, 불교는 구九를 십자가로 사용하는 음(9금)의 종교입니다.*4)
불교에서 극락세계를 서방정토西方淨土 세상으로 묘사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4) 불교와 기독교는 자비와 사랑, 평등을 공통의 교리로 삼고 있다. 그러나 불교가 자력신앙으로 참선 등 음陰의 신앙 형태를 보이는 데 반해, 기독교는 타력신앙으로 통성기도와 찬양 등 양陽의 신앙 형태를 보이고 있다.
십자가의 또 다른 형태는 칠七 자와 구九 자를 회전시켜서 얻을 수 있습니다. 七 자를 회전시키면 卍 형태의 갈고리형 십자가가 되고, 九 자를 회전시키면 卐 형태의 갈고리형 십자가가 됩니다. 갈고리형 십자가는 가장 오래된 상징 중 하나로 세계 곳곳에서 신성의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인도에서 우만자(卐, 스와스티카swastika)는 남성원리를 상징하며, 좌만자(卍, 사우바스티카sauvastika)는 여성원리를 상징합니다.
*5)
불교에서는 좌만자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5) 우만자(卐)는 독일어로 하켄크로이츠Hakenkreuz라고 한다. 나치스가 사용하면서 나치즘의 상징으로 여겨져 금기시되고 있다.
그런데 만 자는 정십자가를 좌측 또는 우측으로 모두 꺾어 버려서 편음편양偏陰偏陽의 불완전한 십자가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불교를 비롯한 선천의 모든 종교가 메시아의 강세를 예비하는 성자의 종교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卍’ 자의 상象은 ‘十’ 자가 모두 머리를 들지 못하고 있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다. 즉 ‘十’ 자의 작용이 완전하지 못한 것을 표시하는 것이다. 미십토未十土의 작용이 불완전할 때는 거기에 ‘卍’ 자의 상象이 있는 것이다. -『우주변화의 원리』 219쪽
그럼 정십자가를 사용하는 십토十土의 조화造化 사상은 무엇일까요? 그것이 바로 십자가의 주인공인 성부 하나님이 친히 펼치시는 후천 무극대도無極大道입니다. 그래서 성부 하나님이신 증산 상제님께서 정음정양正陰正陽의 후천 상생의 세상을 여신다고 선언하신 것입니다.
수부님께서 후천 음도(陰道) 운을 맞아 만유 생명의 아버지이신 증산 상제님과 합덕(合德)하시어 음양동덕(陰陽同德)으로 정음정양(正陰正陽)의 새 천지인 후천 오만년 조화 선경을 여시니라. (도전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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