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산책 | 이신사理神事와 신명세계
[기고]
이은희 (태전도안도장, 교무녹사장)
증산도 『도전道典』 속의 상제님 말씀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과 인간 역사에 전개되는 크고 작은 모든 사건은 반드시 신명이 개입하여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 세계 이면에서 일어나는 신도 세계 이야기를 『도전』 말씀과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람에게는 두 눈이 있어서 세상을 환히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에 한쪽 눈으로만 사물을 본다면 많이 답답할 것입니다.
이것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두 가지의 눈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인 현실 세계와 영적인 눈으로 볼 수 있는 현실 이면의 세계가 있습니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풀어 주는 진리의 삼박자가 있는데요. 이것을 이理-신神-사事라고 합니다. 동서양 종교, 철학, 과학에서 탐구해 온 진리의 근본 틀을 들여다보면 ‘이-신-사’로 압축이 됩니다.
우선 현실 세계를 보는 밑바탕이 이理(천리天理), 즉 우주 변화의 이법입니다. 이 우주 변화의 원리에는 “하늘과 땅과 인간과 만물이 어떻게 태어나 살아가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이 들어 있습니다. 그 핵심이 바로 상제님께서 밝혀 주신 #우주1년# 순환 주기입니다.
우주 이법이 하늘에서 그냥 툭 떨어져서 인간과 자연이 태어나고 현실 역사가 전개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법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에 신神(신명神明)이 들어야 합니다. 이 신이 중간에서 매개 작용을 하여 이법이 실현되는 과정이 바로 이 세상의 사건, 인사人事(역사歷史)입니다.
그렇다면 신도神道와 인도人道, 즉 신명 세계의 질서와 현실 세계의 질서는 어떤 관계인지 상제님의 말씀을 함께 보겠습니다.
영靈의 눈이 뜨여 본다면 모르지만 신명을 육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습니다. 신명 체험이 없는 분들은 체험담을 들으면 직접 체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상제님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성도들이 신명 보기를 원했던 모양입니다. 상제님께서 성도들에게 신명을 많이 불러서 보여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광부들이 무수히 모여들어 있는 곳을 가리키시며 저들이 곧 신명이니, 신명을 부르면 사람이 이른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신도와 인도가 서로 일체 관계에 있음을 일러 주신 말씀입니다.
또,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이라고 하십니다. 풀잎 하나라도 신이 떠나면 마르고 흙 바른 벽이라도 신이 떠나면 무너지고 손톱 밑에 가시 하나 드는 것도 신이 들어서 된다는 것, 그야말로 신이 없는 곳이 없고 신이 하지 않는 일이 없다는 상제님의 말씀은 놀랍기만 합니다. 그야말로 신도와 인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입니다.
『도전』 속에서 또 다른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5편 18장에는 상제님께서 벼락신장을 불러 벼락을 치라고 명하신 내용이 나옵니다. 번개라는 자연 현상은 이법적으로는 음전하와 양전하가 만났을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번개를 일으키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다는 것인데요. 그 실체를 상제님께서는 ‘벼락신장’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알고 있는 과학의 업적 또한 신의 응감應感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러시아의 화학자인 멘델레예프는 1869년 꿈속에서 새로운 주기율표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꿈속의 장면을 그대로 종이에 적어 원소주기율표를 발견하는 업적을 이뤘습니다.
20세기 독일 최고의 천재 물리학자로 불리는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통해 철학과 물리학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나는 단 한 번도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서 발견한 적이 없다. 과학이 없는 종교는 장님이고 종교가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 세상 모든 일들은 이렇게 이법과 신도가 바탕이 되어서 현실 세계에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간의 참모습과 죽음 이후의 삶은 어떻게 펼쳐지는지, 신도 세계를 통해 인생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인간의 참모습과 죽음 이후의 삶은 무엇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죽음이란 지상에서의 삶을 마감하는,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사건입니다. 상제님께서는 죽음에 대해서
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에게는 육체肉體라는 겉사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영체靈體라는 속사람도 있습니다. 속사람인 영체의 머리 뒤쪽 연수延髓와 육체의 양 눈썹 사이 인당印堂은 혼줄(영사靈絲)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혼줄이 끊어지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상제님께서는 이와 관련하여
라고 밝혀주셨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하늘 기운을 받아서 생겨난 혼은 몸을 떠나 하늘로 돌아가고, 땅 기운으로 생겨난 넋은 땅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누구누구가 죽었다는 말 대신에 ‘돌아가셨다’라는 말을 쓰는 것입니다.
땅으로 돌아간 넋은 죽은 육신과 함께 땅속에 머무르다가 4대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귀鬼로 변모합니다. 이 귀는 천상의 신神과 결합하여 사후의 생명체라 불리는 ‘귀신鬼神’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귀신은 본래 그 본질이 천지에서 형상을 갖고 나온 천지의 성령聖靈(holy ghost)입니다. 상제님께서는 귀신을 다른 말로 빛과 같이 밝은 존재인 까닭에 밝을 명明 자를 써서 ‘신명神明’이라고 즐겨 부르셨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천상에서 신명으로 새로 태어나고, 신명이 천상을 떠나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면 사람으로 태어나게 됩니다.
천상과 지상을 오가면서 생사를 거듭하는 것을 우리는 윤회輪廻라고 부릅니다. 우주의 봄철이 되면 천지부모에 의해서 태어난 인간이 선천 5만 년 동안 윤회를 거듭하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의 영능력자 루스 몽고메리Ruth Montgomery는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책에서 “우리가 신과 하나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완전해질 때까지 수많은 지상으로의 환생을 통해서 진화해 나가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도전』에 언급되어 있는 전생前生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업에 실패하거나 물건을 잃어버렸다거나 하는 모든 크고 작은 일들은 신도 세계에서 보면 윤회를 통해 전생의 죄업을 끄르는 과정인 것입니다. 인간의 윤회란 우주의 봄과 여름철 동안 천상과 지상을 오가면서 거치는 영적 진화와 성숙의 과정인 것입니다.
그럼 인간은 윤회를 영원히 계속하는 것일까요?
윤회는 우주의 여름철까지 진행되다가 가을이 되면 끊어집니다. 가을철은 인간이 성숙하여 열매를 맺는 때입니다. 그래서 한 번 열매를 맺으면 더 이상의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주의 여름철 말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는 이번이 영적으로 성숙하는 마지막 기회인 것입니다.
신명 세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드려 볼까요? 상제님은 신의 세계를 맡아 다스리는 주재자이시고 모든 신권을 자유자재로 쓰시기 때문에 신의 세계에 대한 모든 경계를 환히 다 아시고 말씀해 주십니다.
증산도에서는 우주의 유일신만을 인정하고 다른 신들은 피조물이나 열등한 존재로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상제님은 이 우주에 있는 모든 신을 다 인정해 주십니다. 한마디로 유일신 문화와 다신 문화가 통합되어 있는 일원적 다신관一元的 多神觀입니다. 천지만물에는 보편적으로 내재하는 신성인 원신이 있는데 근본에 있어서는 하나입니다. 천지간에 가득 차 있는 수많은 인격신들은 그 본질적 가치가 동일하며 한 본체신(삼신상제님) 아래 서로 평등한 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저마다의 삶이 인격과 성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동일한 인간으로서는 각자 고귀한 인생의 주인공이 되듯, 신명들 또한 그 본질에 있어서는 동일한 존재로 존귀한 신격과 생명의 존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상제님은 이러한 다신, 자연신, 인격신을 통일해서 신의 세계를 주재하여 다스리며 최상의 위격에 계시는 통치자 하느님입니다.
이러한 증산도의 신관은 불교, 기독교, 유가, 샤머니즘, 애니미즘, 동서양의 자연종교, 어떤 형태의 문화적 가르침에도 없는 종합적이고 보편적인 신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하늘로 올라간 신명은 각기 비슷한 생활 환경이나 의식 구조를 가진 신명들끼리 모여 삽니다. 그러다 보니 영적 수준에 따라 여러 계층이 생기게 됩니다. 우리 민족은 이를 예부터 구천九天이라고 불러 왔습니다.
천상으로 떠나지 못하고 이승을 맴도는 신명을 흔히 ‘구천을 떠돈다’라고 표현합니다. 상제님께서는 하늘 위에 하늘이 또 있다는 것을 아홉 번 말씀하시면서 신도 세계는 9천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밝혀 주셨습니다. 열 번째에는 그만 알아 두라고 말씀하시는데요. 여기에는 우주사적인 도비道祕가 숨겨져 있습니다. 그 도비를 여러분도 한번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상제님께서는 신도 세계가 수평적 측면에서 33천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혀 주셨습니다(5:208:1). 해가 바뀌어 새해를 맞이할 때면 제야의 타종 행사로 서울 종로에 있는 보신각종을 33번 치는데, 그것은 바로 이 우주가 33천天으로 벌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상제님의 이 말씀을 실감 나게 보여 주는 영화가 있는데요. 2017년에 개봉된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Coco>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 죽은 조상 등 신명들이 사는 하늘나라는 빛나고 화려하지만 지상의 우리와 비슷한 생활 모습을 하며 사는 것이 흥미롭게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선천은 건도 시대로서 양陽 기운이 지배하는 때입니다. 만물의 분열이 양수(천수 1.3.5.7.9)의 끝수인 9까지 벌어집니다. 그래서 신명계도 수직으로 9천까지 벌어져 있고, 지존 무상하신 상제님이 9천에 계시는 것입니다.
후천後天에는 신명계와 인간계가 하나로 합쳐진, 곧 신인神人이 합일合一하는 세상이 지구상에 펼쳐집니다. 후천 통일 문명이 지상에 열리게 됩니다. 모든 인류가 꿈꾸고 선천 종교에서 그토록 바라던 기독교의 아버지 나라 지상천국, 불교의 용화세계, 유교의 대동사회, 유토피아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현실 세계 이면에는 이법과 신도의 세계가 있다는 것, 이법과 신도가 하나가 되어서 이 세상 모든 일들이 일어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중 신도 세계를 중심으로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건지, 윤회는 무엇인지 살펴보았고, 또한 신도 세계의 구성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는 영적 진화와 성숙의 마지막 기회라 할 수 있는 우주의 여름철 말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토록 소중한 삶을 함부로 보내거나 낭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간이 성숙하여 열매를 맺는 우주의 가을철을 앞두고, 부디 참하느님의 진리인 상제님의 도를 구하는 도생이 되시길 기원드리면서, 제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교통사고의 위기에서 조상님이 나타나셔서 목숨을 구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원인 모를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고통과 시련, 좌절은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풀리지 않는 진리의 갈급증, 궁금증을 충족해 줄 수 있는 시원하고 명쾌한 그 무언가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저는 그 무언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고통과 시련, 좌절은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풀리지 않는 진리의 갈급증, 궁금증을 충족해 줄 수 있는 시원하고 명쾌한 그 무언가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저는 그 무언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진리를 보는 눈, 이신사理神事
증산도 『도전道典』 속의 상제님 말씀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천하의 모든 사물은 하늘의 명命이 있으므로 신도神道에서 신명이 먼저 짓나니 그 기운을 받아 사람이 비로소 행하게 되느니라. (道典 2:72:2~3)
우리의 삶과 인간 역사에 전개되는 크고 작은 모든 사건은 반드시 신명이 개입하여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 세계 이면에서 일어나는 신도 세계 이야기를 『도전』 말씀과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람에게는 두 눈이 있어서 세상을 환히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에 한쪽 눈으로만 사물을 본다면 많이 답답할 것입니다.
이것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두 가지의 눈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인 현실 세계와 영적인 눈으로 볼 수 있는 현실 이면의 세계가 있습니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풀어 주는 진리의 삼박자가 있는데요. 이것을 이理-신神-사事라고 합니다. 동서양 종교, 철학, 과학에서 탐구해 온 진리의 근본 틀을 들여다보면 ‘이-신-사’로 압축이 됩니다.
우선 현실 세계를 보는 밑바탕이 이理(천리天理), 즉 우주 변화의 이법입니다. 이 우주 변화의 원리에는 “하늘과 땅과 인간과 만물이 어떻게 태어나 살아가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이 들어 있습니다. 그 핵심이 바로 상제님께서 밝혀 주신 #우주1년# 순환 주기입니다.
우주 이법이 하늘에서 그냥 툭 떨어져서 인간과 자연이 태어나고 현실 역사가 전개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법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에 신神(신명神明)이 들어야 합니다. 이 신이 중간에서 매개 작용을 하여 이법이 실현되는 과정이 바로 이 세상의 사건, 인사人事(역사歷史)입니다.
현실과 신도는 일체 관계
그렇다면 신도神道와 인도人道, 즉 신명 세계의 질서와 현실 세계의 질서는 어떤 관계인지 상제님의 말씀을 함께 보겠습니다.
* 하루는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신명 보기를 원하니 내일은 신명을 많이 불러 너희들에게 보여 주리라.” 하시거늘 성도들이 기뻐하니라. 상제님께서 이튿날 성도들을 데리고 높은 곳에 오르시어, 전에 없이 광부들이 무수히 모여들어 사방에 널리 흩어져 있는 원평 앞들을 가리키시며 말씀하시기를 “저들이 곧 신명이니, 신명을 부르면 사람이 이르느니라.” 하시니라.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神이니 풀잎 하나라도 신이 떠나면 마르고 흙 바른 벽이라도 신이 떠나면 무너지고, 손톱 밑에 가시 하나 드는 것도 신이 들어서 되느니라. 신이 없는 곳이 없고, 신이 하지 않는 일이 없느니라.” 하시니라. (道典 4:62)
영靈의 눈이 뜨여 본다면 모르지만 신명을 육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습니다. 신명 체험이 없는 분들은 체험담을 들으면 직접 체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상제님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성도들이 신명 보기를 원했던 모양입니다. 상제님께서 성도들에게 신명을 많이 불러서 보여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광부들이 무수히 모여들어 있는 곳을 가리키시며 저들이 곧 신명이니, 신명을 부르면 사람이 이른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신도와 인도가 서로 일체 관계에 있음을 일러 주신 말씀입니다.
또,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이라고 하십니다. 풀잎 하나라도 신이 떠나면 마르고 흙 바른 벽이라도 신이 떠나면 무너지고 손톱 밑에 가시 하나 드는 것도 신이 들어서 된다는 것, 그야말로 신이 없는 곳이 없고 신이 하지 않는 일이 없다는 상제님의 말씀은 놀랍기만 합니다. 그야말로 신도와 인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입니다.
『도전』 속에서 또 다른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5편 18장에는 상제님께서 벼락신장을 불러 벼락을 치라고 명하신 내용이 나옵니다. 번개라는 자연 현상은 이법적으로는 음전하와 양전하가 만났을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번개를 일으키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다는 것인데요. 그 실체를 상제님께서는 ‘벼락신장’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알고 있는 과학의 업적 또한 신의 응감應感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러시아의 화학자인 멘델레예프는 1869년 꿈속에서 새로운 주기율표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꿈속의 장면을 그대로 종이에 적어 원소주기율표를 발견하는 업적을 이뤘습니다.
20세기 독일 최고의 천재 물리학자로 불리는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통해 철학과 물리학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나는 단 한 번도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서 발견한 적이 없다. 과학이 없는 종교는 장님이고 종교가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죽음은 매미가 허물을 벗는 것과 같다
이 세상 모든 일들은 이렇게 이법과 신도가 바탕이 되어서 현실 세계에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간의 참모습과 죽음 이후의 삶은 어떻게 펼쳐지는지, 신도 세계를 통해 인생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인간의 참모습과 죽음 이후의 삶은 무엇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죽음이란 지상에서의 삶을 마감하는,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사건입니다. 상제님께서는 죽음에 대해서
“죽으면 아주 죽느냐? 매미가 허물 벗듯이 옷 벗어 놓는 이치니라. (道典 10:36:2)”
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에게는 육체肉體라는 겉사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영체靈體라는 속사람도 있습니다. 속사람인 영체의 머리 뒤쪽 연수延髓와 육체의 양 눈썹 사이 인당印堂은 혼줄(영사靈絲)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혼줄이 끊어지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상제님께서는 이와 관련하여
“사람에게는 혼魂과 넋(魄)이 있어 혼은 하늘에 올라가 신神이 되어 제사를 받다가 4대가 지나면 영靈도 되고 혹 선仙도 되며 넋은 땅으로 돌아가 4대가 지나면 귀鬼가 되느니라. (道典 2:118:2~4)”
라고 밝혀주셨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하늘 기운을 받아서 생겨난 혼은 몸을 떠나 하늘로 돌아가고, 땅 기운으로 생겨난 넋은 땅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누구누구가 죽었다는 말 대신에 ‘돌아가셨다’라는 말을 쓰는 것입니다.
땅으로 돌아간 넋은 죽은 육신과 함께 땅속에 머무르다가 4대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귀鬼로 변모합니다. 이 귀는 천상의 신神과 결합하여 사후의 생명체라 불리는 ‘귀신鬼神’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귀신은 본래 그 본질이 천지에서 형상을 갖고 나온 천지의 성령聖靈(holy ghost)입니다. 상제님께서는 귀신을 다른 말로 빛과 같이 밝은 존재인 까닭에 밝을 명明 자를 써서 ‘신명神明’이라고 즐겨 부르셨습니다.
윤회는 영적 성숙을 위한 기회
생유어사生由於死하고 사유어생死由於生하니라.
삶은 죽음으로부터 말미암고 죽음은 삶으로부터 말미암느니라. (道典 4:117:13)
삶은 죽음으로부터 말미암고 죽음은 삶으로부터 말미암느니라. (道典 4:117:13)
사람이 죽으면 천상에서 신명으로 새로 태어나고, 신명이 천상을 떠나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면 사람으로 태어나게 됩니다.
천상과 지상을 오가면서 생사를 거듭하는 것을 우리는 윤회輪廻라고 부릅니다. 우주의 봄철이 되면 천지부모에 의해서 태어난 인간이 선천 5만 년 동안 윤회를 거듭하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의 영능력자 루스 몽고메리Ruth Montgomery는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책에서 “우리가 신과 하나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완전해질 때까지 수많은 지상으로의 환생을 통해서 진화해 나가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도전』에 언급되어 있는 전생前生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하루는 신경수申京守가 돼지 한 마리를 기르다가 도둑 맞고 와서 아뢰기를 “내성이 본시 가난하여 돼지 구할 돈이 없을 터인데, 제 집에서 기르는 돼지를 훔쳐 온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니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놈아! 내가 시켰다. 그 돼지를 찾지 말라. 네가 전생에 남의 눈을 속여서 손해를 끼쳤으므로 이제 금세今世에 그 보복을 받은 것이니 분해하지도 말고 아까워하지도 말라.” (道典 9:126)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업에 실패하거나 물건을 잃어버렸다거나 하는 모든 크고 작은 일들은 신도 세계에서 보면 윤회를 통해 전생의 죄업을 끄르는 과정인 것입니다. 인간의 윤회란 우주의 봄과 여름철 동안 천상과 지상을 오가면서 거치는 영적 진화와 성숙의 과정인 것입니다.
그럼 인간은 윤회를 영원히 계속하는 것일까요?
윤회는 우주의 여름철까지 진행되다가 가을이 되면 끊어집니다. 가을철은 인간이 성숙하여 열매를 맺는 때입니다. 그래서 한 번 열매를 맺으면 더 이상의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주의 여름철 말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는 이번이 영적으로 성숙하는 마지막 기회인 것입니다.
신도를 보는 보편적 가르침, 일원적 다신관
신명 세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드려 볼까요? 상제님은 신의 세계를 맡아 다스리는 주재자이시고 모든 신권을 자유자재로 쓰시기 때문에 신의 세계에 대한 모든 경계를 환히 다 아시고 말씀해 주십니다.
증산도에서는 우주의 유일신만을 인정하고 다른 신들은 피조물이나 열등한 존재로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상제님은 이 우주에 있는 모든 신을 다 인정해 주십니다. 한마디로 유일신 문화와 다신 문화가 통합되어 있는 일원적 다신관一元的 多神觀입니다. 천지만물에는 보편적으로 내재하는 신성인 원신이 있는데 근본에 있어서는 하나입니다. 천지간에 가득 차 있는 수많은 인격신들은 그 본질적 가치가 동일하며 한 본체신(삼신상제님) 아래 서로 평등한 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저마다의 삶이 인격과 성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동일한 인간으로서는 각자 고귀한 인생의 주인공이 되듯, 신명들 또한 그 본질에 있어서는 동일한 존재로 존귀한 신격과 생명의 존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상제님은 이러한 다신, 자연신, 인격신을 통일해서 신의 세계를 주재하여 다스리며 최상의 위격에 계시는 통치자 하느님입니다.
이러한 증산도의 신관은 불교, 기독교, 유가, 샤머니즘, 애니미즘, 동서양의 자연종교, 어떤 형태의 문화적 가르침에도 없는 종합적이고 보편적인 신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하늘로 올라간 신명은 각기 비슷한 생활 환경이나 의식 구조를 가진 신명들끼리 모여 삽니다. 그러다 보니 영적 수준에 따라 여러 계층이 생기게 됩니다. 우리 민족은 이를 예부터 구천九天이라고 불러 왔습니다.
하루는 김송환金松煥이 상제님께 여쭈기를 “한 가지 알고 싶은 게 있습니다.” 하거늘 상제님께서 “무엇이 알고 싶으냐?” 하시니라. 이에 송환이 “하늘 위에 무엇이 있는지 그것만 알면 죽어도 소원이 없겠습니다.” 하니 상제님께서 “하늘이 있느니라.” 하시니라. 송환이 다시 여쭈기를 “하늘 위에 또 하늘이 있습니까?” 하니 말씀하시기를 “있느니라.” 하시매 또 여쭈기를 “그 위에 또 있습니까?” 하니 말씀하시기를 “또 있느니라.” 하시고 이와 같이 아홉 번을 대답하신 뒤에 “그만 알아 두라. 그 뒤는 나도 모르느니라.” 하시니라. (道典 4:117:1~5)
천상으로 떠나지 못하고 이승을 맴도는 신명을 흔히 ‘구천을 떠돈다’라고 표현합니다. 상제님께서는 하늘 위에 하늘이 또 있다는 것을 아홉 번 말씀하시면서 신도 세계는 9천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밝혀 주셨습니다. 열 번째에는 그만 알아 두라고 말씀하시는데요. 여기에는 우주사적인 도비道祕가 숨겨져 있습니다. 그 도비를 여러분도 한번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상제님께서는 신도 세계가 수평적 측면에서 33천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혀 주셨습니다(5:208:1). 해가 바뀌어 새해를 맞이할 때면 제야의 타종 행사로 서울 종로에 있는 보신각종을 33번 치는데, 그것은 바로 이 우주가 33천天으로 벌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도 수수천 리이고, 수많은 나라가 있어. 이런 평지에서 사는 것하고 똑같다. (道典 5:280:7)
상제님의 이 말씀을 실감 나게 보여 주는 영화가 있는데요. 2017년에 개봉된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Coco>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 죽은 조상 등 신명들이 사는 하늘나라는 빛나고 화려하지만 지상의 우리와 비슷한 생활 모습을 하며 사는 것이 흥미롭게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선천은 건도 시대로서 양陽 기운이 지배하는 때입니다. 만물의 분열이 양수(천수 1.3.5.7.9)의 끝수인 9까지 벌어집니다. 그래서 신명계도 수직으로 9천까지 벌어져 있고, 지존 무상하신 상제님이 9천에 계시는 것입니다.
인간 완성과 결실의 도를 구해야
후천後天에는 신명계와 인간계가 하나로 합쳐진, 곧 신인神人이 합일合一하는 세상이 지구상에 펼쳐집니다. 후천 통일 문명이 지상에 열리게 됩니다. 모든 인류가 꿈꾸고 선천 종교에서 그토록 바라던 기독교의 아버지 나라 지상천국, 불교의 용화세계, 유교의 대동사회, 유토피아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현실 세계 이면에는 이법과 신도의 세계가 있다는 것, 이법과 신도가 하나가 되어서 이 세상 모든 일들이 일어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중 신도 세계를 중심으로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건지, 윤회는 무엇인지 살펴보았고, 또한 신도 세계의 구성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는 영적 진화와 성숙의 마지막 기회라 할 수 있는 우주의 여름철 말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토록 소중한 삶을 함부로 보내거나 낭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간이 성숙하여 열매를 맺는 우주의 가을철을 앞두고, 부디 참하느님의 진리인 상제님의 도를 구하는 도생이 되시길 기원드리면서, 제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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