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상징 분석
[영화산책 ]
권혁필 / 교무종감, 진주도장
닥터 스트레인지 Doctor Strange, 2016
평점 관람객 8.89점 | 평론가 7.03 | 네티즌 8.76
개요 액션, 모험, 판타지 | 미국 | 115분 | 2016.10.26.개봉
감독 스콧 데릭슨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닥터 스트레인지), 레이첼 맥아담스(크리스틴 팔머), 틸다 스윈튼(에인션트 원)
등급 [국내] 12세 관람가
흥행 누적관객 5,444,733명(12.15 기준)
여러분들은 마법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지혜를 선사하는 아더왕 전설 속의 현자 멀린 같은 마법사인가요? 반지의 제왕에서 등장하는, 칼을 들고 싸우는 간달프 같은 마법사인가요? 아니면 빗자루를 타고 다니며 퀴디치(비행 축구)를 하며 어둠의 마법에 맞서 싸우던 해리포터 같은 마법사인가요? 앞의 두 시리즈 영화는 전 세계 팬들의 열광적인 성원과 지지를 받으면서 매출 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했던 작품입니다. 요번에 독보적이고 다양하고 치밀한 구성으로 새 작품이 등장할 때마다 전 세계 영화팬들을 가슴 설레게 하는 디즈니&마블 코믹스에서 새 지평을 여는 마법사가 등장하였습니다. 바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입니다.
주인공인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 분)는 관객들에게 마법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어주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마법사의 세계 그리고 전 세계의 컨텐츠 시장을 말 그대로 ‘놀랍게(Marvelously) 이끌어’ 가고 있는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의 세계관과 그 속에 숨겨진 다양한 진리코드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예민한 손 감각을 가지고 있던 천재 신경외과 의사 ‘스티브 빈센트 스트레인지’는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파티에 참여하던 중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양손의 신경이 모두 망가지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합니다. 결국 오랜 시간 수술을 통해 두 손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날카롭고 세밀했던 예전의 감각을 회복하기는 어렵게 됩니다.
좌절한 스트레인지는 하반신 마비 상황에서 다시 걷게 된 ‘스티브 팽본’이란 남자가 있다는 말을 재활치료사로부터 전해 듣고 그를 찾아가게 되는데요. 그는 스트레인지에게 네팔의 카마르 타지에 가면 답이 있을 것이라고 귀뜸을 해 줍니다.
결국 재산을 다 팔아 네팔로 향한 스트레인지는 불량배들의 위협을 받지만 동양풍의 특이한 옷을 입은 ‘모르도’(치웨텔 에지오포Chiwetel Ejiofor 분)라는 남자를 만나 목적지인 카마르 타지에 도착합니다. 거기서 차크라와 경락을 통해 기氣라는 에너지의 존재를 믿느냐고 묻는 민머리의 여성(‘에인션트 원Ancient One’,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분)을 만납니다. 스트레인지는 “믿지 못하겠다. 과학적으로 보았을 때 합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며 지금의 나의 상황은 이러한 동화 속 이야기를 믿을 만큼 낭만적이지 않고 비극적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그녀는 권능을 통해 영계 차원(아스트랄 디멘션)과 다양한 다층 우주(멀티버스)의 세계, 곧 4차원 이상의 세계를 직접 경험하게 해 줍니다. 스트레인지는 스스로의 무지와 오만함을 깨닫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그녀의 제자가 됩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데 다양한 소스코드source code가 있는 것처럼, 마법사는 이 세상에 규칙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절대적인 힘을 주문(Spell)과 마법진(Mystic Arts)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존재이고 이 세상의 질서를 지켜내는 존재이며, 우리가 겪고 있는 물질세계가 전부가 아니라 생각이 현실을 창조해 낼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에인션트 원은 스트레인지에게 눈으로 직접 체험하고 확인하게 해줍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만다라]
또 일반 사람들이 마법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차원과 차원의 공백인 거울차원(미러 디멘션)을 통해서 마법의 힘이 현실 세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때문이라고 알려줍니다.
스트레인지는 그녀의 가르침과 선배들의 도움, 그리고 왕성한 학구열로 괄목상대하게 마법사로서의 소양을 갖추어 갑니다. 그러던 중, 한때 에인션트 원의 제자였던 ‘케실리우스’(매즈 미켈슨Mads Mikkelsen 분)라는 마법사를 알게 됩니다. 케실리우스는 이기심과 무지로 끊임없이 파괴를 일삼는 인간이란 존재를 불신하고 어둠과 무의 상태를 존속시키는 ‘다크 디멘션’으로 세상을 위협합니다. 그와의 투쟁 과정에서 스승이자 차원의 수호자였던 에인션트 원이 죽게 되고 다른 차원의 공격을 막고 있던 보호막인 생텀이 공격을 받습니다.
그때 닥터 스트레인지는 카마르 타지의 중심부에 존재하던 에인션트 전대의 대마법사(소서러 슈프림)의 권능이 담긴 마법도구인 ‘아가모토의 눈’이 시간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장치임을 알게 됩니다. 이에 닥터 스트레인지와 그의 동료들은 케실리우스 일당과 다크 디멘션의 주인 ‘도르마무’의 침입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맞서 싸우게 됩니다. 과연 이들은 지구로 쳐들어오는 세력들의 압도적인 힘을 막아낼 수 있을까요?
마법사라는 단어는 흔히 매지션Magician과 소서러Socerer로 구분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승인 에인션트 원의 공식적인 호칭은 ‘소서러 슈프림’Socerer Supreme(궁극의 마법사, 도통자)입니다.
해리포터Harry Potter에 보면 동물로 변신하는 마법사들을 ‘애니 마구스’라고 부르는데 이는 Animal Magus에서 온 것입니다. 또한 성경에 나오는 동방박사를 마기Magi라고 부릅니다. 별을 보는 사람들(점성술사)이라는 의미 때문에 마기Magi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지점에서 마야의 화이트 샤먼이자 제사장 계급이었던 ‘닉 와키넬’nik wak'inel(우주의 중심을 보는 자들)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마야에서 조상으로부터 배워 온 하늘의 운행법칙을 기억하여 문명의 길흉화복을 점치며 자신들의 존망이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마야 달력 역시 그들에 의해서 등장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현재 환상문학가들이 정의한 매직Magic이라는 뜻에는 “세계의 법칙을 학습하여 재구성하는 법을 배워서 초월적인 힘이 필요할 때 그것을 활용하게끔 한다”는 의미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법사를 가리키는 두 번째의 영어 단어인 소서러Socerer는 근원을 이야기하는 Source와 동일한 어원을 가지고 있는 말로서 우주의 근원에너지를 사용하는 자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주를 이루고 있는 근본 원칙이 있으며 우리 세계를 보호하는 마법사(소서러)는 이것을 활용할 수 있는 권능을 부여받은 사람을 뜻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존재가 우주의 선택을 받고 인간은 오행지기를 타고나서 신이 부여한 자율성을 가지고 있지만 하늘과 땅과 해와 달은 하나이고 움직이지 않는 북두칠성과 사정방이 있고 태양과 같은 별이 있고 지구와 같은 행성이 있듯이, 소서러가 되기 위해서는 위대한 우주적 질서의 선택과 생사를 초월하는 시련을 이겨내어 절대적인 우주의 힘 앞에서는 한없이 겸손해지고 스스로의 힘을 사회의 질서와 타인의 행복을 위해 바치는 구도자적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에인션트 원을 비롯하여 모르도, 닥터 스트레인지까지 그의 신체 일부에는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있습니다. 즉 자신의 생사를 바꿀 만큼의 엄청난 시련을 겪었고 그 시련을 통과함으로서 우주적 근원을 감당할 수 있는 존재로서 거듭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풀이하자면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Source + inner, ‘근원+안에 귀속된 자’라는 뜻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마법사는 질서를 연구하여 활용하는 자(연금술사, 과학자) 혹은 문화전승자, 교육자(해리포터)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동양의 신선(Immortality Spirits)의 모습을 융합한 형태의 마법사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설정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의 미장센(세부 구성요소)은 에인션트 원과 수련자들이 입고 있는 동양풍의 로브, 그리고 스트레인지가 ‘나비’를 만짐으로서 다층우주를 체험하고 우주적인 존재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영화화되기 이전의 코믹스 북에서 대마법사 에인션트 원의 출신지는 티벳으로 동양인입니다. 티벳이 환국문명의 영향과 더불어 초고대문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오래 전부터 존재해온 화이트 샤먼의 존재가 마법사들의 실체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 제작진들의 고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임스 처치워드James Churchward 및 『이것이 개벽이다(하)』 참조)
게다가 영화 속의 에인션트 원은 켈트족의 여사제로서 켈트Celt는 유럽 대륙에서 거석문화, 룬문자runic alphabet와 같이 토테미즘, 샤머니즘 등의 원형 신교문화의 유산을 오랫동안 보전해 온 민족입니다. 곧 그들의 정신문화가 동양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음을 추리하게 해주는 중요한 영화적 장치입니다. 이러한 영화적인 구성에는 마블 코믹스의 매우 다채롭고 치밀한 세계관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바와 같이 그들의 마법은 세계의 근원적인 질서와 힘을 깨닫고 그것을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현실화시키고 물리화시키는 것을 근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스승인 에인션트 원은 스트레인지에게 마법을 시연하는 과정에서 인도의 탱화인 만다라와 흡사한 에너지의 필드, ‘미스틱 아츠’Mystic Arts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 에너지 존이 원, 방, 각의 순서로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각형 구조가 자세히 드러날 때 에너지의 마법이 본격적으로 발현됩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마법사의 의도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게 됩니다.
건물을 지을 때에도 그 건물의 용도에 따라 기초공사나 골조의 형태가 바뀌고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 역시 그 용도에 따라 구조가 달라지는 것처럼, 마법사의 의도에 따라서 에너지 존은 그 형태를 달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enemy)으로 등장하는 케실리우스는 암흑의 존재와의 계약을 하기 위해 마치 거꾸로 된 ‘역 오망성五芒星’(마신을 상징하는 별)의 형태와 같이 쪼개진 원모양이 겹쳐진 형태의 상징을 활용하게 됩니다. 이것은 영화에서도 암흑 차원의 주인인 ‘도르마무Dormammu’의 상징이며 정해진 균형을 깨고 모든 것을 무의 존재로 돌리는 어둠의 권능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을 실행할 때에는 초록색 원방각의 미스틱 아츠가 뒤에 있고 앞에는 그 작은 육각형 안에서 작은 삼각형이 지속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6의 배수로 이루어진 시간의 질서 속에 시전자의 끊임없이 반복되는 거울차원의 존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이 영화에서 가장 극찬을 받았던 설정이며 그래픽 기술의 정점인 차원 변형, 달리 표현하면 ‘축천축지縮天縮地’(하늘을 줄이고 땅을 줄이는)의 개념이 등장합니다.
과학자들에 의해서 4차원의 세계는 시공간을 자유로이 뛰어넘을 수 있는 세계이며, 4차원적 존재는 자신이 원한다면 한국에서 아프리카로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마법사들은 우주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차원을 3차원의 지구에 불러들일 수 있는 존재들로서 현상세계를 활용하여 거울차원을 불러올 수 있는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이 차원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어떠한 형태 어떠한 방향으로든 공간을 줄이거나 늘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것이 물리학에서 거울 물질, 앨리스 물질, 그림자 물질 등으로 불리는 개념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입니다. 거울 물질mirror material이란 보통의 물질에 비추는 가설상의 물질로 거울 물질 개념은 과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차원 활용 역시 과학적으로 증명된 가설로서 수학이나 물리학에서 에너지양이나 일율 단위(즉 줄J이나 와트W 등)같은 것을 힘, 질량, 길이, 시간, 온도 등으로 변환하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지점에서 시공간을 뛰어넘는 차원의 이동과 활용을 통해 등장하는 가상 속의 2차원적인 마법을 뛰어넘어 과학적 가설이 가미된 고차원의 마법 개념을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결국 구체화시킨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초반부터 후반부까지 내내 닥터 스트레인지와 마법사들이 영계 차원(아스트랄 디멘션)을 넘나들면서 조화를 체험하고 실제 세계에 개입하는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영성 세계가 실제로 구현화된 모습에서 충격을 받은 관객들도 상당히 많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공식 가이드 북에서는 영계 차원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대체차원은 우리의 차원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모든 물질의 에너지, 의식,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티븐은 그의 신체에서 영혼을 분리함으로써 아스트랄 계를 살펴보며 차원 물질을 통과하며 원거리를 이동할 수도 있고, 영체 상태에서도 전투가 가능하다. [닥터 스트레인지 오피셜 무비 가이드]
물질세계에 실제로 물리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육체에 가해진 어떤 영향이 영체에서도 비슷하게 가해집니다. 또한 영체가 의식을 잃거나 파괴되면 육체가 사망하고 육체가 죽으면 영체는 소멸하게 됩니다. 에인션트 원(상급 수련자, 대신선)은 강제로 타인의 영체를 꺼낼 수 있습니다. 즉 달마, 진묵대사의 시해선과도 같은 기술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상제님의 천지공사에서 성도들과 더불어 다니시며 천상과, 지상, 심지어 물밑의 세계까지 돌아다니시며 공사를 보신 것은 바로 상제님께서 닥터 스트레인지 속의 마법사들처럼 우주의 절대자로서 우주의 법칙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시어 천지공사를 행하신 것임을 추측해볼 수 있게 합니다. 앞에서 설명해 드린 다양한 물리학적 이론들은 이러한 시각적인 효과가 결코 고차원의 존재에게는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의 마법에 대한 설정은 현대 인류가 믿을 수 없는 세계라고 여기던 신화와 마법의 세계에 대한 묘사가 우주의 조화세계와 천지의 법칙 속에서 충분히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시켜 주는 총체적 인식의 진일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구가 인간과 만물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변한 것에는 산소와 지열을 보존하는 오존층과 해양의 자외선을 막아내는 자기장대가 주요한 역할을 한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특히 차원의 침범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등장시킨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다크 디멘션Dark Dimension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생텀sanctum이라고 하는 차원보호막(Protection field)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네팔의 카마르 타지를 중심으로 런던, 홍콩, 뉴욕에 위치하고 있으며 삼각형의 각 구역이 지구의 차원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생텀sanctum은 성지聖地라는 뜻의 생츄어리sanctuary와 비슷한 뜻을 가진 낱말로서 마신이 가진 악의 공격에서 기도와 성물로서 방어해 내고 신의 사제들을 만들어 내는 공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어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차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각 생텀의 문양은 우물 정(井) 자입니다. 왜 우물 정 자가 차원보호막을 형성하는 생텀의 상징이 된 것일까요? 우물 정 자는 북두칠성을 바탕으로 우주의 주인이신 상제님이 존재하시는 모양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하늘의 뜻을 받아 만물을 생육하는 땅은 정화된 물을 용출함으로서 생명에게 혜택을 부여합니다. 동서남북 사방이 천지를 구성하고 그 중앙에 생명의 에너지가 내려오는 북두칠성의 은혜를 우물 정 자 모양으로 형상화하여 우리의 선조들은 그 은혜를 감사하고 기려왔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징들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타나는 이유는 동서양 역사의 출발에 이러한 상징을 공유하는 공통의 문명이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특히 마법이라는 것이 서양의 전유물이 아니라 동서양의 문화를 공유하는 지점에 있는 것임을 표현하고자 했던 닥터 스트레인지 제작진들에게 이 우물 정井의 양식은 매우 매력적인 상징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지구라는 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의 주위에는 언제나 천지일월의 은혜가 함께하고 있음을 표현하고자 했던 생각이 ‘우물 정 자’를 통해 형상화되었고 결국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차원 보호막의 핵심인 생텀으로 표현하게 되었음을 확인하게 된다면, 역사를 통해 계승되는 문화의 힘이란 참으로 위대하고 놀랍다는 것을 인식하게 됩니다.
영어에서 마법(Magic)의 어원은 고대 페르시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헤로도토스는 [역사]에서 μάγος(magos)라는 존재를 언급합니다. 마고스는 메디아 왕국 조로아스터교의 제사장 계급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μάγος는 라틴어로 넘어와서 magus(복수형은 magi)가 되었습니다. 그 형태의 원형에는 신교의 샤머니즘과 하늘의 별을 통해서 뜻을 파악하던 고대인들의 생활양태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신비한 의식과 행동을 했습니다.
당시의 서구문명을 이끌던 그리스 로마인들은 이 제사장들이 하는 점성술과 마법들을 magus라는 단어로 기억했습니다. 한편 그리스어 magos에 기술을 뜻하는 tekhne가 합쳐져, magike라는 단어가 만들어졌고, 이것이 라틴어로 유입되어 magice가 되었고, 이는 점성술 혹은 마법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영화 닥터스트레인지는 마법이라고 통칭되는 화이트 샤머니즘White Shamanism 문화의 재조명이자 부활을 알려 주는 신호탄이라 생각합니다.
영화의 중반부에 마블의 창업자인 스탠 리Stan Lee 회장이 출연하는데 영화 중간에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인식의 문The Doors of Perception』이라는 책을 독서하면서 ‘이거 정말 흥미롭구먼’(It’s hilarious!)이라고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처음으로 마블의 만화에 등장하게 된 1963년은 미국에서 히피문화로 대표되는 자연주의, 동양에 대한 궁금증과 동경이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가던 시기입니다. 특히 책 『인식의 문』은 멋진 신세계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가 LSD(현재는 마약이지만 초반에는 정신병을 해소하기 위한 환각제로서 사용)를 복용한 뒤 실제 현상세계 저 너머의 세계를 보고 느낀 그대로 기록한 작품으로 이전의 어떠한 작품에서도 볼 수가 없었던 환상적인 서술로 인해서 미국의 히피문화와 뉴에이지 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작품이라고 합니다. 만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때의 시대상을 강하게 반영한 만화입니다.
미국의 출발은 기독교 문화이지만 미국 원주민 문화의 영향, 그리고 내부적으로 다인종의 유입 등 융합적인 문화가 발달하게 되면서 동서양 문화의 충돌과 해소, 그리고 근원과 현재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새로운 컨텐츠의 개발을 추진해 오던 마블 작가들의 노력과 역량이 들어가 있는 컨텐츠가 바로 이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만화와 영화인 것입니다.
유일신 문화 속에서 인류와 함께해 온 다양한 영적 존재들에 대한 체험과 공감대를 잃어 가는 수행과 영성을 여는 체험을 비과학적인 미신으로만 여겨왔던 그들에게 동양에서 유입된 다양한 신비주의 문화와 올더스 헉슬리의 저서 같은 체험이 매우 큰 충격의 지점이 되었고, 이러한 인식이 점진적으로 발전해 결국 2016년을 뒤흔든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로 거듭나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유일신관이라는 미명하게 마녀와 악마라는 이름으로 배척되고 희생되어 오던 고대 신교문화의 수많은 마법사(화이트 샤먼, 소서러)들이 우리 대중문화의 영역에서 다시 부활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만화도 아닌 왜 영웅만화일까요? 그것은 혼란과 도탄에 빠져있는 우리의 세계를 구원해 줄 진정한 영웅이 등장해 주길 바라는 인류의 공통된 기대감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이 세계의 근원과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영웅을 무의식적으로 찾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수많은 분쟁과 혼란의 역사 과정을 겪으면서도 인류는 진리를 향한 끊임없는 탐구와 경험세계에 대한 도전을 지속하여 왔습니다. 우리가 우주의 진정한 근원과 힘을 깨닫고 악의 세력(허무, 죽음)에서 반드시 인류를 구원해 낼 소서러 슈프림Sorceror Supreme(도통군자)들의 부활을 부르짖는 순간까지 오게 된 것은 그러한 탐구와 도전의 문화적 산물일지도 모릅니다.
고통받는 인류에게 절대자의 한없는 사랑과 진리가 존재하고 있음을 가르쳐 주고, 새로운 이상향으로 인도하여 새 세계를 건설할 수 있는 진정한 소서러 슈프림이 되기 위하여, 우리는 어떤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승인 에인션트 원의 질문이 진리의 주인이신 천지일월께서 우리에게 묻는 것이라 대입하여 본다면 과연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실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은 이 광활한 진리의 바다에서 어떠한 사명을 맡은 일꾼인가요.
현재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의 세계관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영화매출 순위 1위인 90억 달러(2016년 기준), 우리나라 돈으로 9조원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마블 코믹스는 현재 디즈니와 함께 전 세계 컨텐츠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배트맨, 슈퍼맨 시리즈로 유명한 DC코믹스(DC Comics)와 함께 현재까지 무려 70여 년의 역사(1939년 창립)를 자랑할 만큼 오래된 만화사입니다. 마블 코믹스는 미국 문화가 가지고 있는 문화의 다양성에 과학과 철학의 발전상까지 담아내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미국 인디언, 고대 서양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전설과 신화 그리고 공상 과학의 세계관을 활용하여 우주 속에서 존재하는 영웅적인 존재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작가들과 만화가들의 자율성을 존중해 줌으로서 각각의 개별적인 영웅 이야기들이 마블 코믹스가 만든 다층우주(멀티버스)에 존재하고 있으며, 현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마블의 영화세계)를 통해서 더욱더 자세하고 현실적으로 그들의 세계를 정말 있을 법하게 설명하기 위해 지금도 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의 신교문화, 삼신문화와 오행, 육기, 지방신 등의 개념과 상응하는 설정과 캐릭터들 역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징들을 여러분께 알려 드리겠습니다.
특히 마블의 우주에서는 우주적 존재들의 권능이 담긴 ‘인피니티 스톤Infinity Stones’이라는 보석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 가장 위대한 권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 ‘하트 오브 더 유니버스Heart of The Universe’, 즉 우주의 절대자, 상제님의 마음이 담긴 보석입니다.
이것을 가지는 자는 원 어버브 올의 권능을 쓸 수 있으며 그의 마음세계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 하트 오브 더 유니버스를 온전히 흡수한 자는 천지도통의 세계를 체험하며 결국 자신을 희생하여 우주의 모든 파괴적 충돌과 대립을 해소시키는 자로서 거듭나게 됩니다.
실제 마블의 만화 시리즈에서 이 하트 오브 유니버스와 하나가 되어 도통세계를 경험한 마블세계의 한 인물의 대사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언어적 표현으로는 날 표현할 수 없다. 자신은 모든 것이며 한 행성의 소년이었으며, 빅뱅 후의 부유하는 소행성이었으며, 선사시대의 식물이었으며, 한 행성의 폭포였으며, 먹이에 접근하는 짐승이었으며, 시계침 사이의 공간이었으며, 바닷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였으며,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방사능이었다. 또한 나는 한 사람의 영웅이었고, 한 줌의 모래였으며, 초신성이었으며, 생각의 한 구절이었으며, 여인의 마지막 한숨이었으며, 날아다니는 새의 깃털이었으며, 순수한 아이의 꿈이었으며, 그리고 자신은 모든 것이었다.” [에피소드 : Marvel The end : Cure(마블 디 엔드 - 치유) 중에서]
특히 자신의 휘하에 6개의 우주힘인 인피니티Infinity(공간의 영속성), 이터니티Eternity(시간의 영속성), 데스Death(죽음의 절대성), 엔트로피Entropy(소모), 갤럭투스Galactus(파괴), 오블리비언Oblivion(허무)등 권능의 신들을 부리고 있습니다. [6개이면서 5개로 취급되는데 마지막의 오블리비언은 말그대로 허무를 상징하기 때문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으로 취급됩니다 - 필자 주]
그들의 권능과 힘을 담고 있는 돌이 바로 인피니티 스톤Infinity Stone입니다. 특히 닥터 스트레인지가 사용하는 도구인 ‘아가모토의 눈’에 있는 초록색 돌은 타임스톤으로서 시간의 신 이터니티Eternity의 권능인 시간의 영속성을 마음껏 부릴 수 있는 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인피니티 스톤은 마블의 세계관에서 어떠한 영웅이라도 그것을 취할 수 있으며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존재는 정해져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모르도가 사용하는 도구가 리빙 트리뷰널의 지팡이로 등장해, 그의 존재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 세 존재들은 모든 멀티버스를 통틀어 단 하나씩밖에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이후에 이들의 의도에 의해 원 어버브 올의 형태를 본떠 인간형 존재가 등장해 우주적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기 시작합니다. 마블 세계관의 대부분의 영웅적인 존재들은 이 우주적인 힘과 관련이 있으며 영웅들은 이들이 사용했던 코스믹 파워를 담고 있는 물건이나 혹은 우주적 6원질의 신을 만나면서 권능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각 세계관에는 지방신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 스카이파더(하늘 수호자)들도 존재하며 어지간한 인간 영웅들은 우습게 제압할 만큼 강력합니다. 심지어 환인이라는 이름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작가진이 매우 디테일한 부분까지 조사를 하고 세계관을 설정해 왔음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Doctor Strange, 2016
평점 관람객 8.89점 | 평론가 7.03 | 네티즌 8.76
개요 액션, 모험, 판타지 | 미국 | 115분 | 2016.10.26.개봉
감독 스콧 데릭슨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닥터 스트레인지), 레이첼 맥아담스(크리스틴 팔머), 틸다 스윈튼(에인션트 원)
등급 [국내] 12세 관람가
흥행 누적관객 5,444,733명(12.15 기준)
여러분들은 마법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지혜를 선사하는 아더왕 전설 속의 현자 멀린 같은 마법사인가요? 반지의 제왕에서 등장하는, 칼을 들고 싸우는 간달프 같은 마법사인가요? 아니면 빗자루를 타고 다니며 퀴디치(비행 축구)를 하며 어둠의 마법에 맞서 싸우던 해리포터 같은 마법사인가요? 앞의 두 시리즈 영화는 전 세계 팬들의 열광적인 성원과 지지를 받으면서 매출 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했던 작품입니다. 요번에 독보적이고 다양하고 치밀한 구성으로 새 작품이 등장할 때마다 전 세계 영화팬들을 가슴 설레게 하는 디즈니&마블 코믹스에서 새 지평을 여는 마법사가 등장하였습니다. 바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입니다.
주인공인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 분)는 관객들에게 마법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어주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마법사의 세계 그리고 전 세계의 컨텐츠 시장을 말 그대로 ‘놀랍게(Marvelously) 이끌어’ 가고 있는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의 세계관과 그 속에 숨겨진 다양한 진리코드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스토리
예민한 손 감각을 가지고 있던 천재 신경외과 의사 ‘스티브 빈센트 스트레인지’는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파티에 참여하던 중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양손의 신경이 모두 망가지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합니다. 결국 오랜 시간 수술을 통해 두 손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날카롭고 세밀했던 예전의 감각을 회복하기는 어렵게 됩니다.
좌절한 스트레인지는 하반신 마비 상황에서 다시 걷게 된 ‘스티브 팽본’이란 남자가 있다는 말을 재활치료사로부터 전해 듣고 그를 찾아가게 되는데요. 그는 스트레인지에게 네팔의 카마르 타지에 가면 답이 있을 것이라고 귀뜸을 해 줍니다.
결국 재산을 다 팔아 네팔로 향한 스트레인지는 불량배들의 위협을 받지만 동양풍의 특이한 옷을 입은 ‘모르도’(치웨텔 에지오포Chiwetel Ejiofor 분)라는 남자를 만나 목적지인 카마르 타지에 도착합니다. 거기서 차크라와 경락을 통해 기氣라는 에너지의 존재를 믿느냐고 묻는 민머리의 여성(‘에인션트 원Ancient One’,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분)을 만납니다. 스트레인지는 “믿지 못하겠다. 과학적으로 보았을 때 합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며 지금의 나의 상황은 이러한 동화 속 이야기를 믿을 만큼 낭만적이지 않고 비극적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그녀는 권능을 통해 영계 차원(아스트랄 디멘션)과 다양한 다층 우주(멀티버스)의 세계, 곧 4차원 이상의 세계를 직접 경험하게 해 줍니다. 스트레인지는 스스로의 무지와 오만함을 깨닫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그녀의 제자가 됩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데 다양한 소스코드source code가 있는 것처럼, 마법사는 이 세상에 규칙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절대적인 힘을 주문(Spell)과 마법진(Mystic Arts)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존재이고 이 세상의 질서를 지켜내는 존재이며, 우리가 겪고 있는 물질세계가 전부가 아니라 생각이 현실을 창조해 낼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에인션트 원은 스트레인지에게 눈으로 직접 체험하고 확인하게 해줍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만다라]
또 일반 사람들이 마법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차원과 차원의 공백인 거울차원(미러 디멘션)을 통해서 마법의 힘이 현실 세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때문이라고 알려줍니다.
“존재의 뿌리에서 정신과 물질은 합쳐지고 생각이 현실을 형성하지.”
“신비학의 언어는 문명만큼이나 오래 됐다. 고풍스러운 마법사들은 이 언어를 ‘주문’이라 불렀지만 그 단어가 꺼려진다면 현대 감각에 맞춰 ‘프로그램’이라고 불러도 돼. 현실을 형성하는 소스코드지. 우리는 다른 멀티버스의 차원으로부터 추출한 에너지를 운용해 주문을 시전施展(펼쳐 보임)하고, 보호막과 무기를 소환하며, 마법을 만들어 낸다." [에인션트 원의 대사]
스트레인지는 그녀의 가르침과 선배들의 도움, 그리고 왕성한 학구열로 괄목상대하게 마법사로서의 소양을 갖추어 갑니다. 그러던 중, 한때 에인션트 원의 제자였던 ‘케실리우스’(매즈 미켈슨Mads Mikkelsen 분)라는 마법사를 알게 됩니다. 케실리우스는 이기심과 무지로 끊임없이 파괴를 일삼는 인간이란 존재를 불신하고 어둠과 무의 상태를 존속시키는 ‘다크 디멘션’으로 세상을 위협합니다. 그와의 투쟁 과정에서 스승이자 차원의 수호자였던 에인션트 원이 죽게 되고 다른 차원의 공격을 막고 있던 보호막인 생텀이 공격을 받습니다.
그때 닥터 스트레인지는 카마르 타지의 중심부에 존재하던 에인션트 전대의 대마법사(소서러 슈프림)의 권능이 담긴 마법도구인 ‘아가모토의 눈’이 시간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장치임을 알게 됩니다. 이에 닥터 스트레인지와 그의 동료들은 케실리우스 일당과 다크 디멘션의 주인 ‘도르마무’의 침입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맞서 싸우게 됩니다. 과연 이들은 지구로 쳐들어오는 세력들의 압도적인 힘을 막아낼 수 있을까요?
마법사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
마법사라는 단어는 흔히 매지션Magician과 소서러Socerer로 구분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승인 에인션트 원의 공식적인 호칭은 ‘소서러 슈프림’Socerer Supreme(궁극의 마법사, 도통자)입니다.
해리포터Harry Potter에 보면 동물로 변신하는 마법사들을 ‘애니 마구스’라고 부르는데 이는 Animal Magus에서 온 것입니다. 또한 성경에 나오는 동방박사를 마기Magi라고 부릅니다. 별을 보는 사람들(점성술사)이라는 의미 때문에 마기Magi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지점에서 마야의 화이트 샤먼이자 제사장 계급이었던 ‘닉 와키넬’nik wak'inel(우주의 중심을 보는 자들)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마야에서 조상으로부터 배워 온 하늘의 운행법칙을 기억하여 문명의 길흉화복을 점치며 자신들의 존망이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마야 달력 역시 그들에 의해서 등장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현재 환상문학가들이 정의한 매직Magic이라는 뜻에는 “세계의 법칙을 학습하여 재구성하는 법을 배워서 초월적인 힘이 필요할 때 그것을 활용하게끔 한다”는 의미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법사를 가리키는 두 번째의 영어 단어인 소서러Socerer는 근원을 이야기하는 Source와 동일한 어원을 가지고 있는 말로서 우주의 근원에너지를 사용하는 자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주를 이루고 있는 근본 원칙이 있으며 우리 세계를 보호하는 마법사(소서러)는 이것을 활용할 수 있는 권능을 부여받은 사람을 뜻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존재가 우주의 선택을 받고 인간은 오행지기를 타고나서 신이 부여한 자율성을 가지고 있지만 하늘과 땅과 해와 달은 하나이고 움직이지 않는 북두칠성과 사정방이 있고 태양과 같은 별이 있고 지구와 같은 행성이 있듯이, 소서러가 되기 위해서는 위대한 우주적 질서의 선택과 생사를 초월하는 시련을 이겨내어 절대적인 우주의 힘 앞에서는 한없이 겸손해지고 스스로의 힘을 사회의 질서와 타인의 행복을 위해 바치는 구도자적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에인션트 원을 비롯하여 모르도, 닥터 스트레인지까지 그의 신체 일부에는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있습니다. 즉 자신의 생사를 바꿀 만큼의 엄청난 시련을 겪었고 그 시련을 통과함으로서 우주적 근원을 감당할 수 있는 존재로서 거듭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풀이하자면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Source + inner, ‘근원+안에 귀속된 자’라는 뜻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마법사는 질서를 연구하여 활용하는 자(연금술사, 과학자) 혹은 문화전승자, 교육자(해리포터)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동양의 신선(Immortality Spirits)의 모습을 융합한 형태의 마법사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설정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의 미장센(세부 구성요소)은 에인션트 원과 수련자들이 입고 있는 동양풍의 로브, 그리고 스트레인지가 ‘나비’를 만짐으로서 다층우주를 체험하고 우주적인 존재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영화화되기 이전의 코믹스 북에서 대마법사 에인션트 원의 출신지는 티벳으로 동양인입니다. 티벳이 환국문명의 영향과 더불어 초고대문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오래 전부터 존재해온 화이트 샤먼의 존재가 마법사들의 실체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 제작진들의 고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임스 처치워드James Churchward 및 『이것이 개벽이다(하)』 참조)
게다가 영화 속의 에인션트 원은 켈트족의 여사제로서 켈트Celt는 유럽 대륙에서 거석문화, 룬문자runic alphabet와 같이 토테미즘, 샤머니즘 등의 원형 신교문화의 유산을 오랫동안 보전해 온 민족입니다. 곧 그들의 정신문화가 동양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음을 추리하게 해주는 중요한 영화적 장치입니다. 이러한 영화적인 구성에는 마블 코믹스의 매우 다채롭고 치밀한 세계관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닥터스트레인지의 마법
앞서 설명했던 바와 같이 그들의 마법은 세계의 근원적인 질서와 힘을 깨닫고 그것을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현실화시키고 물리화시키는 것을 근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스승인 에인션트 원은 스트레인지에게 마법을 시연하는 과정에서 인도의 탱화인 만다라와 흡사한 에너지의 필드, ‘미스틱 아츠’Mystic Arts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 에너지 존이 원, 방, 각의 순서로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각형 구조가 자세히 드러날 때 에너지의 마법이 본격적으로 발현됩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마법사의 의도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게 됩니다.
건물을 지을 때에도 그 건물의 용도에 따라 기초공사나 골조의 형태가 바뀌고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 역시 그 용도에 따라 구조가 달라지는 것처럼, 마법사의 의도에 따라서 에너지 존은 그 형태를 달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enemy)으로 등장하는 케실리우스는 암흑의 존재와의 계약을 하기 위해 마치 거꾸로 된 ‘역 오망성五芒星’(마신을 상징하는 별)의 형태와 같이 쪼개진 원모양이 겹쳐진 형태의 상징을 활용하게 됩니다. 이것은 영화에서도 암흑 차원의 주인인 ‘도르마무Dormammu’의 상징이며 정해진 균형을 깨고 모든 것을 무의 존재로 돌리는 어둠의 권능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을 실행할 때에는 초록색 원방각의 미스틱 아츠가 뒤에 있고 앞에는 그 작은 육각형 안에서 작은 삼각형이 지속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6의 배수로 이루어진 시간의 질서 속에 시전자의 끊임없이 반복되는 거울차원의 존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이 영화에서 가장 극찬을 받았던 설정이며 그래픽 기술의 정점인 차원 변형, 달리 표현하면 ‘축천축지縮天縮地’(하늘을 줄이고 땅을 줄이는)의 개념이 등장합니다.
과학자들에 의해서 4차원의 세계는 시공간을 자유로이 뛰어넘을 수 있는 세계이며, 4차원적 존재는 자신이 원한다면 한국에서 아프리카로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마법사들은 우주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차원을 3차원의 지구에 불러들일 수 있는 존재들로서 현상세계를 활용하여 거울차원을 불러올 수 있는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이 차원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어떠한 형태 어떠한 방향으로든 공간을 줄이거나 늘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것이 물리학에서 거울 물질, 앨리스 물질, 그림자 물질 등으로 불리는 개념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입니다. 거울 물질mirror material이란 보통의 물질에 비추는 가설상의 물질로 거울 물질 개념은 과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차원 활용 역시 과학적으로 증명된 가설로서 수학이나 물리학에서 에너지양이나 일율 단위(즉 줄J이나 와트W 등)같은 것을 힘, 질량, 길이, 시간, 온도 등으로 변환하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지점에서 시공간을 뛰어넘는 차원의 이동과 활용을 통해 등장하는 가상 속의 2차원적인 마법을 뛰어넘어 과학적 가설이 가미된 고차원의 마법 개념을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결국 구체화시킨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초반부터 후반부까지 내내 닥터 스트레인지와 마법사들이 영계 차원(아스트랄 디멘션)을 넘나들면서 조화를 체험하고 실제 세계에 개입하는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영성 세계가 실제로 구현화된 모습에서 충격을 받은 관객들도 상당히 많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공식 가이드 북에서는 영계 차원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대체차원은 우리의 차원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모든 물질의 에너지, 의식,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티븐은 그의 신체에서 영혼을 분리함으로써 아스트랄 계를 살펴보며 차원 물질을 통과하며 원거리를 이동할 수도 있고, 영체 상태에서도 전투가 가능하다. [닥터 스트레인지 오피셜 무비 가이드]
물질세계에 실제로 물리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육체에 가해진 어떤 영향이 영체에서도 비슷하게 가해집니다. 또한 영체가 의식을 잃거나 파괴되면 육체가 사망하고 육체가 죽으면 영체는 소멸하게 됩니다. 에인션트 원(상급 수련자, 대신선)은 강제로 타인의 영체를 꺼낼 수 있습니다. 즉 달마, 진묵대사의 시해선과도 같은 기술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상제님의 천지공사에서 성도들과 더불어 다니시며 천상과, 지상, 심지어 물밑의 세계까지 돌아다니시며 공사를 보신 것은 바로 상제님께서 닥터 스트레인지 속의 마법사들처럼 우주의 절대자로서 우주의 법칙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시어 천지공사를 행하신 것임을 추측해볼 수 있게 합니다. 앞에서 설명해 드린 다양한 물리학적 이론들은 이러한 시각적인 효과가 결코 고차원의 존재에게는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의 마법에 대한 설정은 현대 인류가 믿을 수 없는 세계라고 여기던 신화와 마법의 세계에 대한 묘사가 우주의 조화세계와 천지의 법칙 속에서 충분히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시켜 주는 총체적 인식의 진일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물 정(井)자와 보호장, 생텀
지구가 인간과 만물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변한 것에는 산소와 지열을 보존하는 오존층과 해양의 자외선을 막아내는 자기장대가 주요한 역할을 한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특히 차원의 침범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등장시킨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다크 디멘션Dark Dimension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생텀sanctum이라고 하는 차원보호막(Protection field)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네팔의 카마르 타지를 중심으로 런던, 홍콩, 뉴욕에 위치하고 있으며 삼각형의 각 구역이 지구의 차원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생텀sanctum은 성지聖地라는 뜻의 생츄어리sanctuary와 비슷한 뜻을 가진 낱말로서 마신이 가진 악의 공격에서 기도와 성물로서 방어해 내고 신의 사제들을 만들어 내는 공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어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차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각 생텀의 문양은 우물 정(井) 자입니다. 왜 우물 정 자가 차원보호막을 형성하는 생텀의 상징이 된 것일까요? 우물 정 자는 북두칠성을 바탕으로 우주의 주인이신 상제님이 존재하시는 모양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하늘의 뜻을 받아 만물을 생육하는 땅은 정화된 물을 용출함으로서 생명에게 혜택을 부여합니다. 동서남북 사방이 천지를 구성하고 그 중앙에 생명의 에너지가 내려오는 북두칠성의 은혜를 우물 정 자 모양으로 형상화하여 우리의 선조들은 그 은혜를 감사하고 기려왔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징들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타나는 이유는 동서양 역사의 출발에 이러한 상징을 공유하는 공통의 문명이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특히 마법이라는 것이 서양의 전유물이 아니라 동서양의 문화를 공유하는 지점에 있는 것임을 표현하고자 했던 닥터 스트레인지 제작진들에게 이 우물 정井의 양식은 매우 매력적인 상징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지구라는 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의 주위에는 언제나 천지일월의 은혜가 함께하고 있음을 표현하고자 했던 생각이 ‘우물 정 자’를 통해 형상화되었고 결국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차원 보호막의 핵심인 생텀으로 표현하게 되었음을 확인하게 된다면, 역사를 통해 계승되는 문화의 힘이란 참으로 위대하고 놀랍다는 것을 인식하게 됩니다.
마법(Magic)의 어원
어원을 통해서 마법사가 어떤 존재인지를 분석해 보겠습니다.영어에서 마법(Magic)의 어원은 고대 페르시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헤로도토스는 [역사]에서 μάγος(magos)라는 존재를 언급합니다. 마고스는 메디아 왕국 조로아스터교의 제사장 계급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μάγος는 라틴어로 넘어와서 magus(복수형은 magi)가 되었습니다. 그 형태의 원형에는 신교의 샤머니즘과 하늘의 별을 통해서 뜻을 파악하던 고대인들의 생활양태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신비한 의식과 행동을 했습니다.
당시의 서구문명을 이끌던 그리스 로마인들은 이 제사장들이 하는 점성술과 마법들을 magus라는 단어로 기억했습니다. 한편 그리스어 magos에 기술을 뜻하는 tekhne가 합쳐져, magike라는 단어가 만들어졌고, 이것이 라틴어로 유입되어 magice가 되었고, 이는 점성술 혹은 마법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닥터스트레인지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의미
결론적으로 영화 닥터스트레인지는 마법이라고 통칭되는 화이트 샤머니즘White Shamanism 문화의 재조명이자 부활을 알려 주는 신호탄이라 생각합니다.
영화의 중반부에 마블의 창업자인 스탠 리Stan Lee 회장이 출연하는데 영화 중간에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인식의 문The Doors of Perception』이라는 책을 독서하면서 ‘이거 정말 흥미롭구먼’(It’s hilarious!)이라고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처음으로 마블의 만화에 등장하게 된 1963년은 미국에서 히피문화로 대표되는 자연주의, 동양에 대한 궁금증과 동경이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가던 시기입니다. 특히 책 『인식의 문』은 멋진 신세계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가 LSD(현재는 마약이지만 초반에는 정신병을 해소하기 위한 환각제로서 사용)를 복용한 뒤 실제 현상세계 저 너머의 세계를 보고 느낀 그대로 기록한 작품으로 이전의 어떠한 작품에서도 볼 수가 없었던 환상적인 서술로 인해서 미국의 히피문화와 뉴에이지 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작품이라고 합니다. 만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때의 시대상을 강하게 반영한 만화입니다.
미국의 출발은 기독교 문화이지만 미국 원주민 문화의 영향, 그리고 내부적으로 다인종의 유입 등 융합적인 문화가 발달하게 되면서 동서양 문화의 충돌과 해소, 그리고 근원과 현재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새로운 컨텐츠의 개발을 추진해 오던 마블 작가들의 노력과 역량이 들어가 있는 컨텐츠가 바로 이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만화와 영화인 것입니다.
유일신 문화 속에서 인류와 함께해 온 다양한 영적 존재들에 대한 체험과 공감대를 잃어 가는 수행과 영성을 여는 체험을 비과학적인 미신으로만 여겨왔던 그들에게 동양에서 유입된 다양한 신비주의 문화와 올더스 헉슬리의 저서 같은 체험이 매우 큰 충격의 지점이 되었고, 이러한 인식이 점진적으로 발전해 결국 2016년을 뒤흔든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로 거듭나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유일신관이라는 미명하게 마녀와 악마라는 이름으로 배척되고 희생되어 오던 고대 신교문화의 수많은 마법사(화이트 샤먼, 소서러)들이 우리 대중문화의 영역에서 다시 부활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만화도 아닌 왜 영웅만화일까요? 그것은 혼란과 도탄에 빠져있는 우리의 세계를 구원해 줄 진정한 영웅이 등장해 주길 바라는 인류의 공통된 기대감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이 세계의 근원과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영웅을 무의식적으로 찾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수많은 분쟁과 혼란의 역사 과정을 겪으면서도 인류는 진리를 향한 끊임없는 탐구와 경험세계에 대한 도전을 지속하여 왔습니다. 우리가 우주의 진정한 근원과 힘을 깨닫고 악의 세력(허무, 죽음)에서 반드시 인류를 구원해 낼 소서러 슈프림Sorceror Supreme(도통군자)들의 부활을 부르짖는 순간까지 오게 된 것은 그러한 탐구와 도전의 문화적 산물일지도 모릅니다.
고통받는 인류에게 절대자의 한없는 사랑과 진리가 존재하고 있음을 가르쳐 주고, 새로운 이상향으로 인도하여 새 세계를 건설할 수 있는 진정한 소서러 슈프림이 되기 위하여, 우리는 어떤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승인 에인션트 원의 질문이 진리의 주인이신 천지일월께서 우리에게 묻는 것이라 대입하여 본다면 과연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실 수 있겠습니까?
“Who are you in this vast multiverse, Mr. Strange?”
이 광활한 멀티버스에서 너는 어떤 존재지, 미스터 스트레인지?
이 광활한 멀티버스에서 너는 어떤 존재지, 미스터 스트레인지?
여러분은 이 광활한 진리의 바다에서 어떠한 사명을 맡은 일꾼인가요.
현재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의 세계관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영화매출 순위 1위인 90억 달러(2016년 기준), 우리나라 돈으로 9조원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마블 코믹스는 현재 디즈니와 함께 전 세계 컨텐츠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배트맨, 슈퍼맨 시리즈로 유명한 DC코믹스(DC Comics)와 함께 현재까지 무려 70여 년의 역사(1939년 창립)를 자랑할 만큼 오래된 만화사입니다. 마블 코믹스는 미국 문화가 가지고 있는 문화의 다양성에 과학과 철학의 발전상까지 담아내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미국 인디언, 고대 서양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전설과 신화 그리고 공상 과학의 세계관을 활용하여 우주 속에서 존재하는 영웅적인 존재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작가들과 만화가들의 자율성을 존중해 줌으로서 각각의 개별적인 영웅 이야기들이 마블 코믹스가 만든 다층우주(멀티버스)에 존재하고 있으며, 현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마블의 영화세계)를 통해서 더욱더 자세하고 현실적으로 그들의 세계를 정말 있을 법하게 설명하기 위해 지금도 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의 신교문화, 삼신문화와 오행, 육기, 지방신 등의 개념과 상응하는 설정과 캐릭터들 역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징들을 여러분께 알려 드리겠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우주적 존재들
■절대자 (원 어버브 올One above All)
절대자는 ‘원 어버브 올One above All’이라 부르며 우주의 최강 절대자로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수많은 자녀들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존재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악의적으로 우주의 역사에 개입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귀속된 모든 자녀들에게 끝없는 사랑과 응원을 보냅니다.특히 마블의 우주에서는 우주적 존재들의 권능이 담긴 ‘인피니티 스톤Infinity Stones’이라는 보석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 가장 위대한 권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 ‘하트 오브 더 유니버스Heart of The Universe’, 즉 우주의 절대자, 상제님의 마음이 담긴 보석입니다.
이것을 가지는 자는 원 어버브 올의 권능을 쓸 수 있으며 그의 마음세계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 하트 오브 더 유니버스를 온전히 흡수한 자는 천지도통의 세계를 체험하며 결국 자신을 희생하여 우주의 모든 파괴적 충돌과 대립을 해소시키는 자로서 거듭나게 됩니다.
실제 마블의 만화 시리즈에서 이 하트 오브 유니버스와 하나가 되어 도통세계를 경험한 마블세계의 한 인물의 대사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언어적 표현으로는 날 표현할 수 없다. 자신은 모든 것이며 한 행성의 소년이었으며, 빅뱅 후의 부유하는 소행성이었으며, 선사시대의 식물이었으며, 한 행성의 폭포였으며, 먹이에 접근하는 짐승이었으며, 시계침 사이의 공간이었으며, 바닷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였으며,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방사능이었다. 또한 나는 한 사람의 영웅이었고, 한 줌의 모래였으며, 초신성이었으며, 생각의 한 구절이었으며, 여인의 마지막 한숨이었으며, 날아다니는 새의 깃털이었으며, 순수한 아이의 꿈이었으며, 그리고 자신은 모든 것이었다.” [에피소드 : Marvel The end : Cure(마블 디 엔드 - 치유) 중에서]
■리빙 트리뷰널Living Tribunal
공평, 필요, 파괴의 성격을 가진 우주적인 존재입니다. 원 어버브 올의 직속이자 표면화된 절대자의 역할을 실질적으로 대행하는 자이며 삼신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자입니다. 기독교의 삼위일체설과 인도의 삼신문화인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신의 특성을 적절히 융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특히 자신의 휘하에 6개의 우주힘인 인피니티Infinity(공간의 영속성), 이터니티Eternity(시간의 영속성), 데스Death(죽음의 절대성), 엔트로피Entropy(소모), 갤럭투스Galactus(파괴), 오블리비언Oblivion(허무)등 권능의 신들을 부리고 있습니다. [6개이면서 5개로 취급되는데 마지막의 오블리비언은 말그대로 허무를 상징하기 때문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으로 취급됩니다 - 필자 주]
그들의 권능과 힘을 담고 있는 돌이 바로 인피니티 스톤Infinity Stone입니다. 특히 닥터 스트레인지가 사용하는 도구인 ‘아가모토의 눈’에 있는 초록색 돌은 타임스톤으로서 시간의 신 이터니티Eternity의 권능인 시간의 영속성을 마음껏 부릴 수 있는 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인피니티 스톤은 마블의 세계관에서 어떠한 영웅이라도 그것을 취할 수 있으며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존재는 정해져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모르도가 사용하는 도구가 리빙 트리뷰널의 지팡이로 등장해, 그의 존재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피닉스 포스Phoenix Force
그리고 피닉스 포스가 있습니다. 우주의 빅뱅 때부터 존재해 오며 모든 생명이 가지고 있는 생명의 근원성(원천지화)을 상징하며 원 어버브 올과 리빙 트리뷰널도 그 존재와 함께 우주를 구성하는 절대적 존재입니다. 그리고 어둠, 죽어가는 것을 밝히는 우주의 본질적 광명을 상징합니다.이 세 존재들은 모든 멀티버스를 통틀어 단 하나씩밖에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이후에 이들의 의도에 의해 원 어버브 올의 형태를 본떠 인간형 존재가 등장해 우주적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기 시작합니다. 마블 세계관의 대부분의 영웅적인 존재들은 이 우주적인 힘과 관련이 있으며 영웅들은 이들이 사용했던 코스믹 파워를 담고 있는 물건이나 혹은 우주적 6원질의 신을 만나면서 권능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각 세계관에는 지방신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 스카이파더(하늘 수호자)들도 존재하며 어지간한 인간 영웅들은 우습게 제압할 만큼 강력합니다. 심지어 환인이라는 이름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작가진이 매우 디테일한 부분까지 조사를 하고 세계관을 설정해 왔음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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