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 유럽 난민문제 / 중국 전승기념 행사 / 사물인터넷
[지구촌개벽뉴스]
3살 아이의 죽음으로 유럽 난민문제 새 국면
한 아이의 사진에 유럽이 울었다. 9월 2일 새벽 6시 터키 남서부 유명 휴양지인 보드럼 해변에 빨간 티셔츠와 청색 반바지를 입은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무릎을 꿇은 채 바다 쪽으로 엎드려 파도를 맞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평소 난민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던 이들까지도 충격에 빠뜨렸다. 이 아이의 이름은 아일란 쿠르디(3), 시리아 난민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IS가 점령한 시리아 북부에서 육로로 터키로 탈출한 뒤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 코스 섬으로 가려다 배가 난파했다. 쿠르디가 발견된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그의 엄마(35)와 형(5)의 시신이 발견됐다. 간신히 구조된 쿠르디의 아빠는 뒤늦게 처자식의 죽음을 확인하고 오열했다. 그는 “모든 꿈이 사라졌고 살아야 할 이유도 없다. 고향 시리아로 돌아가 아내와 아이들을 묻고 그 곁에서 쉬고 싶다”고 했다.
어린 쿠르디의 사연이 알려지자 세계인의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해변에 엎드려 자는 것처럼 발견된 숨진 쿠르디의 사진에 천사 날개를 달아주기도 하고, 주위를 장난감으로 장식했다.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해시태그(#AylanKurdi)를 단 추모글들이 줄을 이었다. 난민 수용에 강경 반대를 밝힌 정치인들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쿠르디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영국에서는 ‘난민을 환영한다(#Refugeeswelcome)'는 푯말을 든 인증샷 열풍이 일었다. 이민자 억제를 위해 EU 탈퇴까지 주장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3일 “아이를 둔 아버지로서 (쿠르디의) 사진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한 데 이어 4일에는 수천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일란 쇼크’는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과 겹치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난 8월 27일에는 오스트리아의 한 고속도로에서 시신 71구가 쌓인 냉동트럭이 발견됐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들 시신이 브로커를 통해 유럽으로 넘어가던 시리아 난민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9월 1일에는 헝가리 부다페스 켈레티 역에 중동지역 난민이 몰려들어 역사가 폐쇄되기도 했다.
터키 해안 도시 보드럼 일대는 그리스 코스 섬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약 5㎞ 밖에 떨어지지 않아, 유럽으로 가려는 중동 난민들이 몰리는 지역이다. 코스 섬에 일단 발을 내디디면 그리스 본토의 난민 시설로 옮겨진다. 터키는 시리아보다는 안전하지만 IS의 영향권이라 시리아인이 언제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터키에서 목숨을 걸고서라도 유럽으로 가는 시리아인이 많다. 유럽으로 가는 난민들이 가고 싶어 하는 나라는 당연히 독일과 프랑스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EU 집행위원회가 추진 중인 16만 명의 난민을 EU 회원국이 분산 수용하는 ‘난민 쿼터(할당)제’에도 적극적이다. 기존 4만 명에서 12만 명이 대폭 늘어난 규모인데도 선뜻 수용했다. 각각 3만 1000명, 2만 4000명을 더 받아들이겠다고 확인했다. 특히 독일은 인구의 고령화 현상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난민 수용으로 풀려고 한다. 독일은 오스트리아와 함께 지난 주말 난민 빗장을 푼 데 이어 7일(현지시간) 심야 회의 끝에 2016년 연방 예산에 난민 지원을 위해 60억 유로(8조 180억 원)를 배정했다. 주말 독일은 2만 명, 오스트리아는 1만 5,000명의 난민을 맞았다.
중동과 아프리카가 수년간 내전과 테러의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중해는 죽음의 바다가 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만 약 3,500명의 난민이 유럽으로 가려다 지중해에서 수장됐다. 하루 10명 꼴이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유입된 난민은 35만 명이 넘었다. 그리스에 상륙한 난민이 23만 5,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들어온 난민은 각각 11만 4,000명과 2,200명이다. 유엔 난민기구는 전 세계 난민 규모가 6000만 명이 넘으며 이 중 시리아 난민이 4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
군사굴기崛起로 일어서는 중국 70주년 전승기념절 열병식 열어
지난 9월 3일 중국 베이징의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중국 역대 최대 규모의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이날 행사는 ‘항일전쟁과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로 열린 중국 인민해방군의 열병식이었다. 베이징 현지 시각으로 오전 10시 시작된 행사는 기념촬영에 이어 축포 발사, 중국 국가 연주, 국기인 오성홍기 게양,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연설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예포는 56문이 동원되어 전체 70발의 포성이 울려 퍼졌다. 56은 중국 56개 민족의 단결을 상징하고 70은 승전 70주년을 상징한다. 국기 게양을 맡은 호위부대는 텐안문 광장을 121보 걸었다. 이는 1894년 청일전쟁부터 2015년까지 외침을 극복해온 121년 중국 역사를 뜻한다.
시 주석은 중산복中山服(인민복) 차림으로 무개차를 타고 중국군을 사열했다. 이번 열병식은 중국군의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담았다. 항일전쟁 때 활약한 팔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군 등 10개 부대가 당시 깃발을 들고 선두에 섰으며, 현재의 육, 해, 공군 부대가 뒤를 따랐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였다. 황금색 상의를 입은 박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안내를 받으며 중국의 상징인 톈안먼 성루에 올랐다. 이 성루는 1954년 10월 북한의 김일성이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 바로 옆에서 중국 건국 5주년 기념 열병식을 참관했던 곳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이번 행사 참석은 광복 70주년, 그리고 한-중 수교 23년 만에 두 나라 관계의 달라진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반면 북한 대표로 참석한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는 열병식장에서 오른쪽 맨 끝자리를 배정받았다. 과거 혈맹으로 표현됐던 북-중 관계가 얼마나 소원해졌는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날 행사에는 30여 개국 정상급 인사들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대표들도 참석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서방국가 정상들은 거의 불참했다. 유럽연합 28개 국가들 중엔 체코의 밀로스 제만 대통령만 참가했다.
시 주석은 기념사에서 “중국군 병력 30만 명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230만 명인 중국군을 200만 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며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확장을 꾀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이 겪은 전쟁의 비극을 다른 민족에게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굴기崛起(우뚝 섬)를 우려하는 서방과 주변국을 안심시키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행사는 사상 최대 규모로 펼쳐진 열병식 때 절정에 달했다. 열병식에는 군 병력 1만 2천여 명과 500여 대의 무기 장비, 그리고 200여 대의 군용기가 동원됐다.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21D’와 ‘둥펑-26’,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31A’, 주력 전투기인 ‘젠-11’과 ‘젠-15’ 그리고 방공미사일 시스템 ‘훙치-6’과 대전차 미사일 시스템 ‘훙젠-10’ 등이 대거 공개됐다. 공개된 무기의 84%가 신무기이다. 하지만 차세대 전략미사일인 ‘둥펑-31B’와 ‘둥펑-41’ 중국판 스텔스 전투기로 알려진 ‘젠-20’과 ‘젠-31’ 등 최신예 전략무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열병식은 70분 정도 진행됐고 베이징 상공에서는 첨단 군용기들의 화려한 에어쇼도 펼쳐졌다. 이번 열병식에는 러시아와 몽골 등 11개국 병력이 참여했고 한국을 비롯한 14개국 참관단이 열병식을 지켜봤다. 중국의 이런 군사력 과시는 미국과 일본의 대중 포위망 구축 시도에 반격 능력을 보여주고 나아가 중화의 부활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
모든 사물이 하나로 연결!
이제는 사물 인터넷 세상!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는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10대 기술 중 하나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을 꼽았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약 2천억 달러였던 사물인터넷(IoT)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1조 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사람에게 달라붙는 센서도 크게 늘어 일본 경제 주간지 닛케이 베리타스The Nikkei Veritas는 “10년 후 사람에게 붙는 센서는 132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사물인터넷이란 사물에 센서나 데이터 취득이 가능한 구조의 인터넷을 연결한 기술로 사물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는 개념이다. 사물인터넷의 개념은 지난 1999년 당시 글로벌기업 피앤지P&G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근무하던 캐빈 애쉬튼Kevin Ashton에 의해 주창됐다.
사물인터넷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지만 지금 우리 곁에 꽤 가까이 존재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사용하는 하이패스Hi-pass가 대표적인 예다. 하이패스를 장착한 자동차가 톨게이트를 지나가면 하이패스 단말기와 톨게이트 단말기가 알아서 통신, 통행료를 지불한다. 스마트폰으로 밖에서 집안의 전기, 연료를 켜고 끌 수 있는 홈에너지관리시스템(Home Energy Management System, HEMS) 역시 IoT 기술이다. IoT의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헬스케어Health care 시장이다. 실제로 심장 주변에 부착, 심박동 수치를 병원이 바로 확인해 급성 심근경색을 막을 수 있는 제품이 나와 있다. 노인용 슬리퍼에 센서를 달아 슬리퍼 작동 정도로 사고를 막는 제품도 출시됐다. 자동차 역시 IoT의 연결고리를 가장 많이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앞으로는 자동차 좌석에 앉는 순간 자동차는 운전대와 카시트, 거울 등을 통해 운전자의 상태를 자연스레 점검하여 자동차에 관련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운전자가 음주 상태라면 자동으로 시동 자체가 안 걸리게 할 수 있다. 외국에선 사고가 나면 자동차가 자동으로 신고하는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결국 IoT은 사람을 둘러싼 모든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선 900개 이상의 기업이 IoT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IoT 플랫폼platform(운영체제)을 개방하고 5년 내 전 제품을 연결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자동차도 운전자의 건강 상태, 행동 패턴을 기록해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과 운전 중 위험 상황 발생 시 스마트워치에 진동을 보내 경고하는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카를 선보였다.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2020년까지 하이패스 보급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 후 유인 요금소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추정치는 다르지만 오는 2018년까지 세계 사물인터넷 기기가 90억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 다음에 폭발적으로 기기가 늘어나 오는 2020년에 2천억 대 이상 되는 기기가 인터넷과 연결될 것으로 점쳐진다. 60억 인구의 3배가 넘는 기기들이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되는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사물인터넷 시장이 주목 받는 이유는 단순히 단말기의 경제적인 차원 때문만이 아니다. 각 사물이 연결되면서 주고 받는 다양한 정보 자체에 새롭고 무궁한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 바로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가 결합되어 무한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와 스토리지 업체 EMC가 최근 발표한 ‘디지털 유니버스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에 연결된 디지털 기기의 수는 지난 2013년 140억 대에서 오는 2020년 320억 대까지 증가, 이때 생성되는 디지털 데이터 양이 44조 기가바이트(GB)의 10%에 달하는 데이터를 생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현재까지 변화, 발전된 ICT(정보통신기술)의 결과물이다. 이미 우리 일상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사물인터넷을 가능하게 만드는 디바이스와 네트워크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기술 요소 등이 사물인터넷의 미래를 현실로 가능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도 있다. 사물인터넷이 보편화되면 수집된 개인정보들이 헐값에 마구잡이로 팔려나갈 수 있다. 향후 기업은 ‘사물인터넷을 통해 얻은 개인정보를 완벽하게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시장에 증명해 보여줘야 한다. 또 사물인터넷 시스템이 범죄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사물인터넷으로 인한 디도스 공격이 연내 현실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IoT, 세상을 천국으로 인도할 것인가? 아니면 대재앙을 낳을 것인가? 분명한 것은 인류의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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