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관2 - 우주 가을철에 성공하는 인간 되기

[팔관법으로 톺아보는 『개벽실제상황』]

들어가는 말


*우주 변화의 근본정신, 생장염장
나는 생장염장生長斂藏 사의四義를 쓰나니 이것이 곧 무위이화無爲以化니라. 해와 달이 나의 명命을 받들어 운행하나니 하늘이 이치理致를 벗어나면 아무것도 있을 수 없느니라. 천지개벽天地開闢도 음양이 사시四時로 순환하는 이치를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니 천지의 모든 이치가 역易에 들어 있느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2:20)


이번에는 지난 호에 이어 우주 변화의 기본 틀인 음양오행 운동과 수數에 담긴 시간의 비밀에 대해 살펴보고, 선천에서 후천으로 전환하는 개벽 변화 운동의 덕성과 과정에 대해 짚어 보도록 하겠다.


모든 변화의 기본 틀, 음양오행 운동


음양오행이 깃들어 있는 하도 낙서
사람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절대적인 법칙이 있다. 바로 음양오행陰陽五行 법칙이다. 동양학에서는 음양과 오행은 서로 다른 인식체계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하늘의 계시를 받아 인간의 논리나 감각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대자연 속에 깃든 오묘한 변화 이법을 읽어 내고 이를 천지의 기본수(1~10)로 체계화하여 인류 역사에 바친 성스러운 그림인 하도河圖와 낙서洛書를 보면, 이미 그 안에 음양과 오행이 깃들어 있다.

하도⋅낙서에는 음과 양을 검은 점과 하얀 점으로 나눠서 나타내고 있다. 오행은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로 영원히 순환 운동을 하는 다섯 개의 강력한 힘을 나타내고 있다. 『환단고기桓檀古記』 「태백일사太白逸史」 〈삼신오제본기三神五帝本紀〉에서는 오령五靈으로 표현하며 천지 사방의 공간을 표시하고 있다. 하도와 낙서에서는 동서남북과 중앙의 공간을 나타내며, 여기에 동서남북과 중앙에 목木⋅금金⋅화火⋅수水와 토土를 배치하고 있다.

음과 양
음양은 음陰과 양陽이라는 두 개의 상호 보완적인 힘이 서로 작용하여, 우주의 삼라만상을 발생시키고 변화, 소멸시켜 나가면서 항상 상호 의존의 관계를 유지하며 영원히 순환 무궁 발전해 간다는 것이다. 이 음양 운동은 나선형螺旋形(Spirals)으로 운동하며 영원성을 보여 준다. 이에 관해서 미래 연구가 모이라 팀스Moira Timms(1938~ )는 우주의 질서로 나선형 순환 법칙을 이야기했는데, 동양철학의 음양오행 원리의 기본 개념과 대단히 유사하다.

나선은 영원성의 상징이다. …… 나선은 조화를 이루며 반복되는데 창조⋅확장⋅성장⋅쇠퇴⋅위축⋅소멸의 주기를 이루며 순환한다. 한 바퀴 돌 때마다 다른, 그러나 같은 의미 패턴을 가지는 나선은 진보적이며 동시에 순환 반복적인 자연 주기이다. ‘나선형으로 흐르는 시간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역사를 단순하게 선형線形으로 진보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세계는 ‘진화 나선의 중심’(The center of an evolutionary spiral)에 접근하고 있다. (『예언과 예측을 넘어서』 25~28쪽)


이 음양과 오행의 법칙 이면에는 지난번에 살펴본 바대로 상제님께서 내려 주신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절대 법칙이 숨겨져 있었다. 끊임없이 생장염장의 리듬으로 순환하는 우주 1년 사계절의 시간 질서에는 천지의 개벽 정신이 깃들어 있다. 천지 안에서 숨을 쉬며 생활을 영위하는 인간은 그에 따라 덕성을 갖추어야 한다. 가을개벽을 앞둔 지금, 천지의 개벽 정신과 인간의 덕성을 깨치는 것이 모든 진리 공부의 근간이 된다.


개벽을 성취하는 인간의 덕성, 인의예지


천지의 개벽 정신을 천도天道 4덕이라 하고, 인간의 덕성을 인도人道 4덕이라 한다. 천도 덕성은 원형이정元亨利貞이며, 인도 덕성은 인의예지仁義禮智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춘생추살春生秋殺이라는 봄개벽과 가을개벽의 덕성이다. 봄철 인간이 지녀야 할 덕성은 인仁(자비, 사랑)이다. 봄은 천지에서 생명 기운을 발동시켜 만물을 낳는 때이므로 자비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전쟁이나 사형을 집행하는 등 숙살肅殺의 일은 모두 봄을 피해 가을에 하였다. 가을은 선천의 그릇된 질서를 바로잡아 인간과 만물을 성숙, 통일하게 하는 계절이므로 인간은 의義(정의)의 덕성을 지녀야 한다. 모든 종교의 가르침의 주제도 바로 이 자비와 정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의의 마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바로 ‘예禮와 지智’에서 온다. 무례하고 머리가 둔탁해서 사리를 분별하는 지혜가 짧으면 인의지심仁義之心이 강렬하게 솟아날 수가 없다. 즉, 겨울철의 정신인 ‘지智’가 뛰어나야(환언하면, 천지 운행의 동력원인 수水 기운이 충만해야) 봄철의 ‘인仁’한 마음이 강력하게 솟구쳐서 인을 실천하게 되고, 여름철의 정신인 ‘예禮’에 밝아야 가을철의 ‘의기義氣’가 강력하게 솟구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을의 정신인 ‘의義’란 무엇인가? 의는 사전적인 의미인 ‘곧을 의, 바를 의’만이 아니다. 바른 것을 잘 지키는 ‘지킬 의’도 되고 ‘청소한다는 의’도 된다.

이에 대해 점성학자인 페닉스 노아는 “보병궁寶甁宮 시대는 신비학자들에 의해, 세상을 깨끗이 맑히기 위한 ‘빗자루와 총채, 그리고 쓰레받기의 시대’라고도 불리는데 이것은 예언의 핵심을 찌르는 가장 인상적인 말이다.”라고 주장하였다.

점성학에서는 태양계가 또 다른 중심의 태양을 안고 도는 기간을 12궁으로 나누고 한 단위의 별자리 시대를 약 2,000여 년으로 계산하는데 그중의 하나가 보병궁, 즉 물병자리(수병좌水甁座)이다. 현시대는 쌍어궁 시대에서 보병궁 시대로 넘어가는 양쪽 사이클의 전환기인 프리즘 존Prism zone에 해당하는데, 이 시기는 새로운 구원의 시간대로 돌입하려는 전환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전환의 시점은 천지에서 지상 인간의 마음속에 눌려 있는 도덕적인 모순을 대청소하는 ‘쓰레받기의 개벽 시대’라 할 수 있다.


가을철 덕성은 의義


곧 닥칠 우주 가을의 천도 덕성은 ‘이利’이다. 여기서 ‘利(이로울⋅날카로울 이)’는 禾(벼 화)와 刂(칼 도) 자가 결합한 글자로, 가을철을 맞아 벼 같은 수확물을 칼로 베어 낸다는 뜻이다. 이러한 ‘이利’를 실천하는 마음, 즉 세상에 이로움을 주기 위해 선천 상극 세상의 시시비비를 결판내고 불의한 것을 다 쓸어 내는 것이 바로 ‘의義’다. 신비롭게도 천지 어머니이신 태모 고 수부님의 존휘는 판단한다는 뜻의 판判 자와 여름철 덕성을 상징하는 예禮 자를 쓰고 계신다.

천지간에 의로움보다 더 크고 중한 것은 없느니라. 하늘이 하지 못할 바가 없지마는 오직 의로운 사람에게만은 못 하는 바가 있느니라. 사람이 의로운 말을 하고 의로운 행동을 하면 천지도 감동하느니라. 그러므로 나는 천지의 모든 보배를 가지지 않은 것이 없으나 의로움을 가장 으뜸가는 보배로 삼느니라. 나는 추상같은 절개와 태양같이 뜨거운 충의忠義를 사랑하노라. (도전道典 4:15:3~7)

천지의 대덕大德이라도 춘생추살春生秋殺의 은위恩威로써 이루어지느니라. 의로움(義)이 있는 곳에 도道가 머물고, 도가 머무는 곳에 덕德이 생기느니라. (도전道典 8:62:3~4)


불의不義란 신의가 없는 것, 사회 윤리, 가정 윤리 등을 벗어나는 것도 불의이지만, 스승을 배반하는 것, 자신의 뿌리를 해하는 것, 조상을 박대하는 것 등은 가을개벽기에 결코 용서받지 못할 최악의 불의이다. 이는 다음에 연재할 증산도 근본 사상, 인간론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이 가을의 정신 ‘의’에 대해서 『주역周易』에서는 의지화義之和, 즉 의로써 만사의 조화를 이룬다고 했다. 이 세상의 평화, 조화는 오직 ‘가을 천지의 정의’로써만 실현될 수 있다.


상극相克을 넘어 상생相生으로


이 음양오행의 법칙으로 돌아가는 우주와 우리 인간의 역사에는 #상극相克#과 #상생相生#의 법칙이 내재하여 있다. 즉 봄여름은 생장生長과 분열分裂을 하는 양陽의 과정이었고, 가을은 통일統一과 수렴收斂의 음陰의 과정이다. 봄여름에는 천지가 상극 질서로 돌아간다.

상극이란 무엇인가? 상극은 문자적으로 서로 상相, 이길 극克(剋)으로서 ‘서로 극(제어)한다, 대립한다, 경쟁한다.’라는 뜻이다. 자연의 상극 질서는 봄⋅여름철에 생명을 낳아 기르는 힘이다. 봄철에 흙을 단단히 밟아 주어야 새싹이 잘 자라고 시련을 겪어야 인간이 성숙하듯이, 상극이 주는 긴장과 갈등은 변화와 창조의 힘으로 작용한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상극을 자연뿐만 아니라 문명과 인간 삶의 문제를 모두 포괄하는 이치로 말씀해 주셨다.

선천 상극 질서가 낳은 원과 한
그런데 선천의 상극 질서는 인간의 삶과 문명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였다. 즉 문명과 문명, 인간과 인간 사이에 상호 경쟁과 격렬한 대립을 초래하여 온갖 시비와 참혹한 전쟁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인류 역사를 돌아보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약육강식과 우승열패의 제물이 되어 원寃한恨을 품은 채 죽어 갔는가. 권력을 얻기 위해 행해진 온갖 음해와 모함으로 억울하게 죽어 간 수많은 영혼, 온갖 착취와 학대 속에서 짐승보다 못한 대우를 받으며 비참하게 살았던 노예들, 전쟁터에서 제대로 피어 보지도 못하고 이름 없이 죽어 간 젊은이들, 신분의 벽에 가로막혀 꿈을 펼치지 못했던 천민과 서자들, 그야말로 선천의 인류 역사는 상극이 지배하는 처절한 원한의 절규 역사였다.

억음존양의 선천 상극 세상
특히 선천은 음양의 부조화로 인해 양陽 중심, 남성 중심 문화로 흘러왔다. 인류가 갖고 있던 초기의 여신 문화, 모성 문화가 깨지고 모든 종교의 신관, 창조관, 인간에 대한 사고는 남성 중심, 하늘 중심으로 돌아가 억음존양抑陰尊陽의 문화를 형성했다. 가부장적인 문화 속에서 어떤 종교도 여자에게 종통을 넘기지 않았으며 모든 죄악과 어둠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 떠넘겼다.

인간은 생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욕구 충족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하고 싶은 일[원願]을 하지 못하면 분통이 터져서 마침내 큰 병을 이룬다. 그것이 선한 일이든 악한 일이든, 뜻이 좌절되면 상처를 받고 말할 수 없이 깊은 원한寃恨을 맺는다. 인류 역사에서 터져 나온 온갖 갈등과 투쟁, 저주 등 인간의 모든 비극은 누적되어 온 이 깊은 원한에서 비롯된 것이다.

선천 상극의 봄여름 시간 과정에서 계속 증폭된 원기寃氣가 온 천하를 가득 채워 살기를 내뿜고 있으며 이 원한이 하늘과 땅과 인간의 의식과 역사 속에 축적되어 상극의 극점인 여름철 말에 이르면 한꺼번에 폭발하게 된다. 부글부글 용광로처럼 들끓는 원한의 불기운이 완전히 해소되어야만 총체적인 성숙의 과정, 상생의 세상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금화상쟁金火相爭을 극복하는 10미토 신미생 상제님
선천 여름의 뜨거운 불기운과 가을의 차가운 금 기운이 만나면[화극금火克金] 결코 피할 수 없는 충돌과 파괴의 장애
금화상쟁金火相爭
가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도록 구원의 다리를 놓으시는 분, 가을개벽을 인간의 역사 속에 완성시켜 주시는 분이 10토土 자리에 머물고 계신 조화주 하나님이시다. 십이지지로 보면 여름과 가을이 바뀔 때 개벽을 극복하는 미토未土가 바로 10토土이다. 그래서 신천지의 문을 여시는 10무극의 상제님은 신미辛未생으로 오셨다.



1871년 신미년에 강세하신 우주의 대권자, 증산 상제님에 대해서 안운산 태상종도사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가을 추운秋運이 돌아오는 이때는 여름 하절기의 불火과 가을의 추금秋金이 상극이 돼서 개벽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틀이 그렇게 되어져 있다. 화극금火克金이 돼서 금화교역金火交易이 되질 않는다. 금金하고 불[화火]하고는 생生이 안 되잖는가. 허면 그 개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화생토火生土⋅토생금土生金으로 토가 다리를 놓아 준다. 그 토가 바로 10미토未土 상제님이시다. 10무극, 바로 그 신금辛金, 신미辛未의 참하나님이 오셔서 화를 흡수해 토생금土生金으로 금을 생하여 가을 세상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그 신미는 십무극으로 사도 요한이 백보좌 하나님이라고 한 바로 그분이고, 석가모니가 미륵이라고 한 그분이다.


마침내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에 의해 선천 상극의 겁기[화火]를 훨훨 벗어던지고 마침내 새롭게 태어나는 가을 우주의 새 질서! 서로 부딪힘이 없이 만물이 조화되고 하나로 대통일되는 천지의 새 이법, 그것이 바로 상생相生이다.


닫힌 우주에서 열린 우주로


원시반본의 의미
상생의 도는 증산 상제님이 인간 세상에 오셔서 처음으로 선포하신 새 진리이다. 상생은 문자적으로 서로 상相, 살릴 생生으로서 ‘서로를 살린다.’, ‘남을 잘되게 한다.’는 의미이다. 상제님께서는 인류의 고통과 모든 죄악의 근원인 천지의 상극 질서를 넘어 후천 가을 천지의 새 세상을 갈 수 있도록 인류에게 ‘상생의 문화’라는 다리를 놓아 주셨다. 본래 상생 문화는 가을개벽의 정신인 원시반본原始返本에서 나온 것이다. 이는 ‘시원을 찾아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가을이 되면 초목은 그 진액을 뿌리로 되돌리고 열매를 맺어야 산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천지의 여름과 가을이 바뀔 때는 나의 생명의 근본을 찾아야, 역사의 뿌리와 진리의 근원으로 돌아가야 살 수 있다.

또 원시반본은 인류사의 시비 문제의 근본을 찾아 그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도 된다. 진정한 상생은 선천 세상에서 비극의 근원이 된 상극 질서를 바로잡고, 모든 인간과 신명의 가슴속에 쌓인 원망을 씻어 내는 해원解寃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너의 근본과 네 뿌리로 돌아가라는 원시반본의 가을 정신’이 지향하는 세계는 바로 상극의 원한을 극복한 상생의 새 세상이다.

상생의 진정한 의미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상생相生이 갖는 의미를 단순히 ‘함께, 더불어 사는, 공생共生’ 정도로 받아들인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닫힌 우주에서 열린 우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인간의 사고와 가치관, 삶의 목적뿐만 아니라 사회제도까지 모두 상생의 도로 바뀌어야 한다. 요컨대 상생은 상극의 우주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 태어나는 가을 우주의 질서로서 조화의 질서요, 평화의 질서요, 대통일의 질서다. 앞으로 지구촌은 국지적인 지역 문화의 틀이 깨지고, 모든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언어, 인간의 가치관 등이 가을개벽의 실제 상황 속에서 총체적으로 대통합을 이룬 상생의 우주 일가 문화가 나오게 된다. 인류의 꿈과 우주의 목적을 이루는 진정한 상생의 세계는 증산 상제님 후천개벽의 도로 완성되는 것이다.


가을 대개벽을 준비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 - 지금은 인존 시대


우주가 성숙成熟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는 이때, 인류는 어떻게 해야 진정한 성숙의 길로 갈 수 있는가?

천존天尊과 지존地尊보다 인존人尊이 크니 이제는 인존 시대人尊時代니라. 이제 인존 시대를 당하여 사람이 천지 대세를 바로잡느니라. (도전道典 2:22:1~2)


이제는 인존 시대이다. 천지의 봄철은 하늘이 만물을 낳는 때이므로 하늘의 역할이 가장 큰 천존天尊 시대이다. 여름철은 주어진 자연환경, 땅 기운이 사람의 생김새, 인종, 사고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존地尊 시대이다. 그로 인해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종교, 정치, 사회, 문화가 나와서 서로 대립하며 발전해 온 것이다.

이제 우주 가을철에는 인간이 신명보다, 하늘땅보다 더 존귀한 인존人尊 시대이다. 가을에는 인간이 우주를 새로 태어나게 하고 우주의 이상을 직접 땅 위에 실현한다. 그래서 가을의 인간을 모두 인존이라 하는 것이다. 이 인존의 경계는 단순히 신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난 인간을 자연과 역사의 주체로 보아야 한다는 근대 서구의 휴머니즘 차원이 아니다. 증산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인존은 천지가 낳아 길러 온 우주의 열매로서 우주의 대이상향을 건설하는 천지의 대역자代役者를 뜻한다.


선택은 그대의 몫이다


여름철 말에서 가을로 들어서는 이때, 우주의 목적을 구현하는 인생을 살지 않는다면 온전한 인간이 아니다. 천지의 뜻을 깨치고 그 뜻을 이루려는 삶을 사는 사람들만이 앞으로 새로 태어나는 가을 천지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상제님께서 말씀하시는 ‘진주眞主 도수’이다.

이 진주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본래 진주란 진리를 열어주는 진리의 주인, 즉 상제님의 뜻을 인간 역사에 실현하는 대행자를 뜻한다. 그런데 그 진주를 만나서 함께 가을 우주를 열어나가는 삶을 사는 인존, 진리를 만나 세상에 진리를 선포하는 일꾼들도 역시 진주이다.

그러면 누가 진주를 만나 인존이 될 수 있는가? 상제님의 말씀을 보면 ‘선령의 음덕과 삼생의 인연이 있는 사람’(도전道典 2:78:3,8), ‘가을의 참진리를 찾으려는 가을 사람’만이 진주를 만날 수 있다. 그것은 기존의 종교, 철학, 과학의 인식만 갖고는 안 된다. 인간을 낳아 길러 주기까지만 하는 봄여름 닫힌 우주의 수행법, 종교 의식, 신관, 인간관, 세계관, 우주론을 넘어서야 한다. 판 밖의 ‘새 우주 소식’을 들으려는, 새로운 가을 진리 이야기를 들으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상제님의 가을 우주 개벽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


미래의 지구 지도를 그린 예지자로 유명한 미국의 고든 마이클 스칼리온은 이런 말을 했다.

의식이 깨어 있으면 뭐든지 가능하다. 행동하든 부정하든 의식이 깨어 있어야만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개개인이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것이다.


가을 우주의 진정한 인존
가을철은 봄여름의 모든 과정을 심판하여 마무리를 짓는 때, 천지의 정의가 바로 세워지는 때다. 천지 안의 모든 상극적 시비가 바로잡히고 편협한 사고, 낡은 세계관을 천지에서 다 무너뜨린다. 그래서 가을철에는 새 우주 진리를 대각하여 우주의 이상을 건설하는 인존만 남고 다 소멸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진주를 만나 상제님의 도를 받고 실천한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어떤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보다 백배 천배 더 큰 은혜를 받는, 값을 따질 수 없는 크고 위대한 일이다.
때를 모르는 몰지각한 자, 철부지節不知 시절을 살아온 선천의 작은 인간에서 다가오는 가을 우주의 진정한 인존, 천지의 뜻을 실현하는 추수기의 진주로 거듭나고 싶지 않은가? 이제 선택은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달렸다. 전 인류의 영성 혁명을 준비하고 실천하는, 어두운 세상을 밝힐 붉은 해와 같은 인물을 찾아라. 바로 지금. ◎


인류 문명의 시작, 하도河圖와 낙서洛書


한시도 쉬지 않고 음양의 원리로 영원히 변화하는 하늘과 땅과 만물들, 어떻게 하면 천지의 움직임을 더 쉽게 헤아려 볼 수 있을까? 인류는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루어 냈다. 인류 문명의 새벽을 열어 준 영적 스승들께서 우리가 늘 사용하고 있는 ‘수數’로써 이를 밝혀 주셨기 때문이다. 바로 배달국 5세 태우의太虞儀 환웅천황의 막내아들이신 태호太皞 복희伏羲씨(BCE 3528~BCE 3413)께서 천하*1)에서 나온 용마龍馬 등에 그려진 무늬에서 하늘과 땅의 생명의 율동상을 깨닫고 그린 #하도河圖#가 그 시작이다.
*1) 천하天河 - 기존에는 용마가 출현한 곳을 ‘하수河水’로 기록하고 이를 황하로 해석해 왔는데, 『환단고기桓檀古記』 「태백일사太白逸史」 〈신시본기神市本紀〉에서는 하수를 ‘천하天河’로 기록하고 있는바, 이 강은 삼신산(백두산)과 인접해 있는 지금의 송화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마고성麻姑城 시대부터 유래되어 환국桓國(BCE 7197~BCE 3898, 7대 환인)에서 구전口傳되어 오다가, 배달국倍達國 시대(BCE3897 ~ BCE2334, 18대 환웅) 1세 거발환 환웅천황이 천산天山에서 태백산(백두산) 신시神市에 내려와 도읍을 정하고 신지神誌 혁덕赫德에게 명하여 보존되어 온 천부경天符經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후 하도와 음양 짝을 이루는 낙서洛書를 단군조선檀君朝鮮의 초대 단군왕검께서 완성하여 하夏나라를 세운 우禹임금에게 전수하였다.



하도⋅낙서는 상수象數 원리로 밝혀 주는 ‘우주 변화의 암호 해독판’으로서, 신의 가르침을 자연수로 표현한 진리의 원뿌리요 원형이다. 이 두 그림이 인류 문명에 출현함으로써 인간은 자연계의 음양 운동을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하도와 낙서의 상수 원리는 이후 문왕文王과 주공周公 그리고 공자孔子를 거쳐 음양 팔괘를 구성 원리로 한 『주역周易』으로 체계화되었다. 이 하도⋅낙서에는 음양오행 원리가 담겨 있다. 오늘날 디지털 문명의 바탕인 이진법二進法 체계도 여기에서 기원하였다.

우주 변화의 비밀이 담긴 열 개의 수


인간은 어릴 때부터 손가락을 꼽으면서 수數를 헤아리며 살아간다. 우리를 둘러싼 만물이 수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숫자가 본래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하도와 낙서의 수에 담긴 우주 변화의 비밀로 간략하게 살펴보겠다.

열 개의 수 가운데 1, 2, 3, 4는 만물을 탄생시키는 생수生數라 한다. 1은 신의 수로 #수의 전체#이자 모든 수를 ‘창조’하는 수이다. 만물이 태어나는 근원으로서 ‘태극太極’을 상징하며, 첫째, 씨앗, 본질, 불변의 진리 등을 의미한다.

2는 1에서 태어나 1과 함께 부모가 되어 모든 수를 낳는다. 3은 만물의 변화를 일으켜 전체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수로 모든 변화는 생장성生長成으로 이루어지며, 생각의 논리도 정반합으로, 우주 시간과 공간도 하늘 땅 인간의 삼재三才와 과거 현재 미래 삼세로 벌어져 있다. 3은 양과 음의 결합(1+2)으로 이루어져 ‘만물의 화생’을 상징하여 ‘진정한 수의 시작은 3부터’라고 한다.

4는 동서남북 사방위, 인간의 사지四肢 등으로 나타난다. 네 방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뜻하는 글자인 ‘四’는 생명 에너지가 더는 발산되지 않게 외부의 껍질로 생명을 감싸고 있는 금金과 상통하기에 ‘4금金’이라 한다. 사각형을 뜻하는 영어의 스퀘어square는 공정, 평등, 정의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가을의 정신인 ‘의義’와 일맥상통한다.

그런데 1~4까지의 생수는 만물을 탄생시키는 잠재적인 힘만 갖고 있어서, 하도⋅낙서의 중심에 자리 잡은 조화수⋅중수中數인 5토土와 각기 결합함으로써 만물의 형체를 만들고 성숙시키는 수인 성수成數 6~9가 된다. 여기서 5는 양의 생수(1, 3)와 음의 생수(4, 2)의 합에 의해 태어나 음양 기운을 다 지니고 있다(동방의 3 + 남방의 2 = 5, 서방의 4 + 북방의 1 =5). 그래서 5를 조화와 중매 작용을 하는 토土라고 한다.

성수인 7은 하늘의 완전수(삼신)인 3과 지상의 완전수(동서남북, 춘하추동)인 4가 결합한 수이다. 7수를 주기로 생명이 펼쳐진다고 하여 성스러운 수로 숭배했다. 우리에게는 북두칠성, 즉 칠성七星을 신앙하는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가 잡혀 있었다.

10은 우주의 현상계를 이루는 4대 요소, 즉 1수⋅2화⋅3목⋅4금의 총합이다. 그래서 10을 완전수, 신의 생명수, 신의 생명 자체라 한다. 10은 신과 인간과 만물의 마음을 하나로 통일하는 수로서 가을개벽 세계를 상징함과 동시에 우주의 통치자 아버지를 상징한다. 10의 정신에 정통하면 우주 조화의 궁극을 깨치게 된다. 10을 우리말로 ‘열’이라 하는데 신비롭게도 ‘신천지의 문을 열다, 새 세상을 열다.’ 할 때의 ‘열(open)’과 같다. 5인 다섯은 ‘닫히다’와 관계가 있어서 5토는 선천의 닫힌 우주, 10토는 후천의 열린 우주의 섭리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