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의 출현
[지구촌개벽뉴스]
▶ 감염성은 높으나, 위험도는 낮은 오미크론
▶ 계절 감기처럼 함께 지내게 될 코로나19
▶ 치료 목적인 치료제와 예방 목적인 백신의 상호 보완
또다시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코로나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Omicron이 출현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흐름이었던 위드 코로나With Corona와 일상 회복에 큰 걸림돌이 생겼다. 2021년 11월 11일 아프리카 보츠나와Botswana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 변이인 오미크론은 같은 달 14일을 기점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에 이은 다섯 번째 코로나19 우려 변이 바이러스이며, 11월 24일에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됐다.
코로나19 각국 확진자 수를 집계하고 있는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Worldometer에 따르면 2021년 12월 25일(그리니치 표준시·GMT) 하루 동안 전 세계에서 신규 확진자는 58만 5,316명 발생했다. 이는 역대 최다치인 2021년 12월 23일의 98만 2,822명에는 못 미치지만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검사 건수가 감소했을 수 있다는 점에 미뤄 볼 때 상황이 그리 호전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월드오미터는 이틀 후인 27일 기준 최근 7일간 전 세계적으로 525만 5,743명이 코로나19에 새로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집계했다. 하루 평균 75만여 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으로 직전 주(455만 31명)에 비해 16% 급증했다. 또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오미크론이 최초로 보고된 지난달 24일 이전 1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55만 8,038명이었던 것에 비해 34.5% 늘어난 것이다.
오미크론, 코로나가 감기·독감으로 바뀌는 첫 단계일 수도
일각에선 오미크론의 출현이 코로나19가 감기 수준으로 전락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은 2021년 12월 26일(현지 시간) ‘오미크론: 암울한 새해를 맞이하느냐, 팬데믹의 종식이냐(Omicron: bleak new year or beginning of the end for the pandemic?)’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21년 크리스마스 상황을 알파 변이가 퍼졌던 2020년과 비교해 볼 것을 제안했다. 오미크론으로 감염자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입원 환자와 사망자 수는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코로나19가 결국 감기 수준으로 약해져 존재감을 잃을 것이라는 과학계의 기대 섞인 전망도 다시 언급했다.
영국 레스터 대학교의 바이러스 연구자인 줄리언 탕Julian Tang 박사는 “오미크론 변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적응해 가면서 약한 증세를 일으키기 시작한 첫 단계라 확신한다.”라며 “바이러스의 증세가 완만해지는 것은 바이러스 자신을 널리 퍼트리는 데도 더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일부 보건 당국 관계자들도 비슷한 예측을 했다. 런던 위생·열대의학 대학원(LSHTM) 마틴 힙버드Martin Hibberd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독감보다는 일반 감기와 비슷하게 활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면역력이 약해져서 매년 감기에 걸린다는 점에서 면역 때문에 코로나19 백신을 매년 맞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신은 호랑이를 고양이로 바꾸는 효과
오미클론 감염의 50% 이상이 돌파감염으로 확인되자 일부에서 백신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제롬 김Jerome H. Kim(62)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백신은 감염을 예방하는 것보다 중증을 막는 데 더 뛰어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백신을 맞으면 감염 위험이 5분의 1로 줄고, 입원과 사망 위험은 각각 10분의 1로 떨어진다. 백신 접종을 받으면 호랑이가 고양이로 변하는 셈이다.”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백신도, 치료제도 모두 중요하다. 백신이 어느 정도 감염을 예방하지만, 핵심 기능은 질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백신 접종자나 코로나 완치자가 돌파 감염되면 치료제가 필요하다. 독감(인플루엔자)처럼 백신으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감염으로부터 예방하고 그중에 돌파 감염이 일어나면 약으로 치료하는 것이다.”라고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먹는 코로나 치료제의 승인
2021년 11월 4일 미국 ‘머크앤컴퍼니(MSD)’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經口用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가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사용 승인됐다. MSD는 증상 발현 후 닷새 내에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했을 때 중증화 확률이 약 5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12월 22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의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는 FDA 첫 승인이다.
화이자가 FDA에 제출한 최종 임상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뒤 5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를 먹으면 입원이나 사망 확률을 88%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팍스로비드’의 FDA 승인 이틀 후인 27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긴급 사용 승인을 결정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치료제의 신규 도입과 함께 기존 국산 항체치료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고령이나 기저질환 등 고위험 경증·중증 환자의 입원이나 사망을 줄여 의료·방역체계 유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먹는 치료제 도입은 재택 치료 환자들이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해 치명률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며 “3차 접종에 적극 참여해 주시고 기본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 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먹는 치료제 도입이 방역·치료 체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암울한 전망도 적잖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현재 백신에 완전히 내성이 생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의 집단적 대응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바이러스는 계속 진화해 의료 시스템을 위협할 것”이라며 “델타 변이에 오미크론 변이까지 겹치면서 쓰나미가 발생할 우려가 매우 크다.”라고 덧붙였다.
2019년 12월 31일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만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2억 8,000만 명, 사망자는 540만 명이다. 현재 개발된 백신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다는 경고음까지도 나온 상황이다. 코로나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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