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에 이어 밀양에서도 대형 화재 발생
[지구촌개벽뉴스]
제천에 이어 밀양에도 화마가 덮쳤다. 2017년 12월 21일 제천 사고 이후 한 달여 만이다. 2018년 1월 26일 경남 밀양시 중앙로에 위치한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1층 응급실 내 탕비실 천장의 합선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탕비실은 설계도면에 없는 불법 시설이다. 경찰은 탕비실 공사 과정에서 전기 배선을 무리하게 변경했을 가능성에 무게들 두고 있다.
불은 7시 25분경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발생했다. 출동한 소방서에서는 9시 29분에 큰 불길을 잡고 10시 20분에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불은 1층에서 나서 2층 이상으로 번지지 않았지만 문제는 유독 가스였다. 유독 가스가 열린 방화문, 계단을 타고 급속도로 번져 갔다. 앞쪽 병원과 맞붙은 뒤편 요양 병원에 있던 환자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하거나 고령의 환자들이었다. 사상자는 모두 앞쪽 세종병원에서 나왔다. 2월 3일 현재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40명이고 부상자는 151명으로 집계됐다. 제천 화재 때 사망자는 29명이었다. 이번 밀양 화재는 최근 10년 내 발생한 최악의 화재 사고이다. 사망자의 대부분이 70~90대의 노령층이다. 고령, 중환자가 많은 이 병원의 특성 탓이다.
인명 피해가 컸던 것은 몇 가지 미비점 때문이다. 먼저 스프링클러(자동 방수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이 건물에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법적으로 의무 대상이 아니었다. 초동 대처가 늦어 초기에 불길을 잡지 못한 것도 안타까움을 더한다. 직원들이 처음 불을 발견하고 소화기를 작동시켰지만 이미 불길이 거세진 후였다. 건물에 쓰인 내장재도 화재에 취약했다. 종합병원·요양병원 및 정신의료기관의 경우 방염 성능 기준 이상의 실내 장식물을 설치해야 한다. 불에 탔을 때 화염 진행을 늦추는 소재를 사용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세종병원은 ‘일반 병원’이다. 내장재에 제한이 없어 유독 가스가 많이 나는 내장재를 썼고 결과적으로 많은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또 세종병원은 노인 환자들의 낙상이나 자해를 막기 위해 신체 일부를 침상에 묶는 용도의 보호대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 안전을 위해 신체 보호대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응급 상황에 대비해 쉽게 풀거나 자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출동 소방관들이 보호대를 푸느라 상당 시간이 소요돼 피해를 더 키웠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밀양 화재는 누구나 아는 화재 예방 안전 수칙만 지켰어도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닫혀있어야 할 방화문은 오가는 데 불편하다는 이유로 열려 있었다. 1층의 열린 방화문을 통해 유독 가스가 급속하게 2층으로 올라간 것이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고 대피로가 되어야 할 비상구는 엉뚱하게 제한 구역인 수술실 안에 있었다. 이 병원 3층 수술실 문에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하지만 이 수술실을 통해야 외부로 이어지는 비상구가 있다. ‘출입 금지’된 비상구인 셈이다. 한 달 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때도 2층 여자 사우나실에 비상구가 있었지만 창고처럼 활용되다 보니 아무도 이용하지 못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 3층 남자 사우나에서는 비상구를 통해 아무런 인명 피해 없이 대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상을 지척에 둔 2층에서 속절없이 당했던 안타까운 죽음이 이번 밀양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밀양 병원에서도 2층에서 의료진 2명을 포함해 19명이 숨졌고, 3층에서 9명, 4층에서는 8명이 사망했다.
문제는 기본을 지키는 데 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안전 의식도 문제다.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바로 청산해야 할 제1의 적폐다. 항상 깨어 있는 자세로 사고를 대비해야 한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 교수가 주장한 대로 현대는 위험사회(Risk society)다.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언제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불은 7시 25분경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발생했다. 출동한 소방서에서는 9시 29분에 큰 불길을 잡고 10시 20분에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불은 1층에서 나서 2층 이상으로 번지지 않았지만 문제는 유독 가스였다. 유독 가스가 열린 방화문, 계단을 타고 급속도로 번져 갔다. 앞쪽 병원과 맞붙은 뒤편 요양 병원에 있던 환자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하거나 고령의 환자들이었다. 사상자는 모두 앞쪽 세종병원에서 나왔다. 2월 3일 현재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40명이고 부상자는 151명으로 집계됐다. 제천 화재 때 사망자는 29명이었다. 이번 밀양 화재는 최근 10년 내 발생한 최악의 화재 사고이다. 사망자의 대부분이 70~90대의 노령층이다. 고령, 중환자가 많은 이 병원의 특성 탓이다.
인명 피해가 컸던 것은 몇 가지 미비점 때문이다. 먼저 스프링클러(자동 방수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이 건물에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법적으로 의무 대상이 아니었다. 초동 대처가 늦어 초기에 불길을 잡지 못한 것도 안타까움을 더한다. 직원들이 처음 불을 발견하고 소화기를 작동시켰지만 이미 불길이 거세진 후였다. 건물에 쓰인 내장재도 화재에 취약했다. 종합병원·요양병원 및 정신의료기관의 경우 방염 성능 기준 이상의 실내 장식물을 설치해야 한다. 불에 탔을 때 화염 진행을 늦추는 소재를 사용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세종병원은 ‘일반 병원’이다. 내장재에 제한이 없어 유독 가스가 많이 나는 내장재를 썼고 결과적으로 많은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또 세종병원은 노인 환자들의 낙상이나 자해를 막기 위해 신체 일부를 침상에 묶는 용도의 보호대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 안전을 위해 신체 보호대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응급 상황에 대비해 쉽게 풀거나 자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출동 소방관들이 보호대를 푸느라 상당 시간이 소요돼 피해를 더 키웠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밀양 화재는 누구나 아는 화재 예방 안전 수칙만 지켰어도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닫혀있어야 할 방화문은 오가는 데 불편하다는 이유로 열려 있었다. 1층의 열린 방화문을 통해 유독 가스가 급속하게 2층으로 올라간 것이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고 대피로가 되어야 할 비상구는 엉뚱하게 제한 구역인 수술실 안에 있었다. 이 병원 3층 수술실 문에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하지만 이 수술실을 통해야 외부로 이어지는 비상구가 있다. ‘출입 금지’된 비상구인 셈이다. 한 달 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때도 2층 여자 사우나실에 비상구가 있었지만 창고처럼 활용되다 보니 아무도 이용하지 못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 3층 남자 사우나에서는 비상구를 통해 아무런 인명 피해 없이 대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상을 지척에 둔 2층에서 속절없이 당했던 안타까운 죽음이 이번 밀양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밀양 병원에서도 2층에서 의료진 2명을 포함해 19명이 숨졌고, 3층에서 9명, 4층에서는 8명이 사망했다.
문제는 기본을 지키는 데 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안전 의식도 문제다.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바로 청산해야 할 제1의 적폐다. 항상 깨어 있는 자세로 사고를 대비해야 한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 교수가 주장한 대로 현대는 위험사회(Risk society)다.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언제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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