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위의 모든 역사

[이 책만은 꼭]

지구와 생물, 인간에게 일어난 놀랍고도 흥미로운 이야기 『지구 위의 모든 역사』. <선데이 타임스>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역사, 사회, 과학 분야에 정평 있는 기사와 칼럼을 기고한 저자 크리스토퍼 로이드Christopher Lloyd가 수년간의 연구와 자료조사 끝에 지구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를 결합한 통합적 역사서를 완성했다.

이 책은 인간 중심의 역사에서 벗어나 인류가 기록하지 못한 우주와 모든 생명의 역사까지, 포괄적인 시각으로 지구와 인류의 역사를 치밀하게 기록하였다. 우주와 생명이 탄생한 경이로운 순간부터 문명의 발생, 인류 역사를 뒤바꾼 결정적인 순간의 이야기까지, 과학적 사실과 역사적 진실을 연결시켜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지구 위의 모든 역사
(지구와 생물, 인간에게 일어난 놀랍고도 흥미로운 이야기!)
크리스토퍼 로이드 저 | 윤길순 역 | 김영사 | 2011.07.25 | 38,000원

저자 : 크리스토퍼 로이드Christopher Lloyd
저자 크리스토퍼 로이드는 케임브리지대학교 피터하우스 칼리지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런던 시티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선데이 타임스》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예리한 분석과 날카로운 시각으로 역사, 사회, 과학 분야에서 정평 있는 기사와 칼럼을 기고하여 1994년 과학 언론인에게 주는 텍사코 상을 수상했으며, 1997년 영국의 뉴스인터내셔널과 공동으로 라인원(LineOne)이라는 인터넷 뉴스 서비스를 설립하고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그는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역사와 지식이 세계사, 과학, 지구과학과 같이 분야별로 파편처럼 흩어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 속에서 길을 잃은 채 역사가 주는 즐거움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수년간의 연구와 자료조사를 통해 지구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를 결합한 통합적 역사서인 《지구 위의 모든 역사》를 완성했다.
현재 14개국에 번역 수출된 이 책은 우주와 생명이 탄생한 경이로운 순간부터 문명의 발생, 인류 역사를 뒤바꾼 결정적인 순간의 이야기까지, 인간의 역사가 자연과 어떤 상호작용을 거쳐 발달해 왔는지를 흥미롭게 그려내며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새로운 역사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우주탄생부터 현재까지의 폭넓은 역사읽기


경이로운 우주의 시작, 기적 같은 최초의 생명 탄생, 역사적인 문명 발생의 순간과 인류사를 뒤바꾼 결정적인 장면의 이야기까지, 이 책은 과학적 사실과 역사적 진실을 촘촘히 엮어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137억 년의 시간을 관통하는 깊이 있는 통찰과 문명사를 횡단하는 광활한 상상력으로 인간과 세계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키워주고 있다. 또한 수십억 년의 자연사와 동서양의 문명사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흥미진진하고 매혹적인 역사 여행이 다양한 도표 및 사진자료 등과 함께 백과사전을 접하는 듯 펼쳐짐으로써 가독성을 매우 높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천체물리학, 지구과학, 생물학, 세계사 등의 학문을 통섭하여 만든 책이라 하겠는데, 우주는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와중에 지구는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생물이 처음 출현했는지, 공룡은 왜 멸종했는지, 인류는 어떻게 시작했고, 각각의 문명은 어떻게 흥망성쇠를 거듭했는지를 한 권의 책으로 잘 정리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책이 너무 크고 두터워서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기는 다소 무리라는 생각이다. 책 표지 뒤편에 있는 우주의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연대표라도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우주가 탄생하는 순간 역사는 시작되었다!"


지금 시대는 너무나 복잡다단하여 정보를 연구하더라도 빅 데이터Big Data로 분석하고, 역사를 밝히는 것도 빅 히스토리Big History로 거슬러 올라가는 정도의 성숙한 문화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빅 히스토리는 인간의 존재와 기원, 그리고 미래에 대해 우주탄생에서부터 현재까지의 통시적 시각으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다.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왜 태어나는가?’ ‘인간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사는가?’ ‘저 광활한 우주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 것일까?’

빅 히스토리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 즉 진리를 찾아 나선 인간이 갖게 된 화두이다. 이는 마침내 인류 문화에 우주가을의 성숙한 우주관이 등장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리라.

따라서 프롤로그에서 가장 인상적인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도대체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하고 물어야 할 때가 아닐까.”

선천에도 개벽이 있고 후천에도 개벽이 있나니 옛적 일(上古之事)을 더듬어 보면 다가올 일(來到之事)을 알고 다가올 일을 알면 나의 일을 아느니라. 우주의 순환 이치를 알아야 이 길을 찾을 수 있느니라. (증산도 道典 11:122)


옛적 일을 더듬어 보면 다가올 일을 알고 나의 일(우주의 통치자 증산 상제님의 천지공사)을 알게 된다는 말씀처럼, 지구 위에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더듬어 보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네 PART로 되어 있는 이 책은 PART 3,4의 내용이 인간 역사와 현대 문명에 대한 진단을 주제별로 간단히 약술하고 있으므로, 책의 해당 부분을 읽어보기 바란다. 이 글에서는 PART1의 우주와 생명의 진화, 그리고 PART2의 인간 종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정리해보기로 하겠다.

▣ 137억 년 전
PART1에서 역시 시작은 137억 년 전의 우주탄생 사건인 빅뱅Big Bang을 서술하고 있다. 지상 최대의 미스터리 137억 년 전의 폭발을 이렇게 표현한다.

“아주 강력한 분쇄기가 있다. 모든 것을 그 안에 집어넣어라. 행성과 태양과 모든 은하를 모두 넣어라. 다 넣었는가. 그러면 그 모든 것이 소문자 영어 ‘i’라는 글자 꼭대기의 점보다 작은 점으로 쪼그라드는 것을 보라. 이 특이점이 어찌나 뜨겁고 안에 갇힌 모든 에너지의 압력이 어찌나 컸던지... 그것이 터진 것이다.”

그 뒤의 설명은 도표로 요약해 보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주는 과학자들의 말과 같이 빅뱅에 의해서 어느 날 갑자기 생성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주는 지금의 모습으로 형성되기 이전에도 3단계의 창조과정을 거쳐 왔다. 이 사실은 상제님께서 말씀해주신 삼변성도의 원리로서 살펴볼 수 있다. 우주는 태역-태초-태시의 3단계 창조의 시원과정을 거쳐, 네 번째의 태소 단계에서 천지와 일월이 형성되어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형성되었다.

빅뱅이 실제 있었던 사건이라고 가정하고, 동양철학의 우주생성 4단계에 배치시켜 본다면 어떻게 될까?

대개 빅뱅을 태소의 단계로 보는 견해가 많은 것 같다. 왜냐하면 태소는 음양이 분화돼서 나온 자리로, 비로소 음양운동이 시작되고 천지와 일월이 형성되어 감리운동이 시작된 경계이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는 무극이 압축공약되어 태극으로 화해서 고도로 응축된 상태로 폭발을 준비하는 단계로 생각된다.

최근 이론적으로만 존재할 것으로 예측했던 중력파가 관측됐다는 뉴스가 나와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는 일상적으로 우주에서 벌어지는 블랙홀의 충돌에 의한 중력파 검출이었다. 이 발견을 바탕으로 만약 빅뱅 직후의 중력파(우주배경중력파)를 검출할 수 있게 된다면 빅뱅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알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현대과학과 동양의 역철학에서 말하는 우주론이 하나가 되는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우주탄생 사건에 대해 여러 가지 논쟁도 간단히 소개하고 있다. 정리해보면,
1. 어떤 과학자들은 이전에도 빅뱅이 수백만 번 일어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2. 우리의 우주가 생명의 출현을 지원하기에 안성맞춤인 물리법칙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법칙이 우연히 생겼을 가능성은 매우 낮기에 지적 창조자나 다중우주론에 대한 주장
(주1)
이 있다.

1번의 주장은 생겨나서 쭉 이어지는 직선적인 우주보다는 우주도 어떤 순환주기를 갖고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을 생각해보게 한다.

2번의 주장은 이론물리학에서 논란이 많은 인류 원리를 생각하게 한다. 인류 원리란 인간이라는 지적 생명체의 존재 자체가 특정한 물리계의 특성을 규정짓는다는 원리이다. 이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해석은 이 우주는 인간이 생겨나는 것을 전제로 인간을 위해 탄생했다는 것이다.
(주2)


▣ 46억 년 전
이 부분에서는 지구의 탄생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는데 46억 년 전 태양이 생겨났을 때 태양 주위의 먼지덩어리들에 인력引力이 생기고, 이 인력이 수백만 년 동안 암석들을 끌어모아 지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 과정에서 충돌에 의해 생긴 불덩어리 상태의 지구의 표면온도는 섭씨 1,200도였다고 한다.
(주3)


38억년 전 태양계 탄생 시 생겼던 잔해들이 날아다니며 혜성彗星비가 되어 지속적으로 지구로 떨어졌다고 한다. 지구의 대기와 마찰에 의해 아주 작은 양이지만 혜성 안에 있던 얼음이 녹아서 뜨거운 증기를 내뿜으며 지구로 급강하하였고 증기는 응결되어 비가 내렸으며 2천만 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충돌하면서 물이 지구를 덮게 된다. 지구 내부는 액체 상태로 뜨거웠지만 표면은 섭씨 7,80도 정도로 냉각되어 지각을 형성할 정도가 되었고 물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것이 과학에서 지구가 물을 갖게 된 원리라고 한다. 또한 달은 지구를 안정시키는 데 아주 중요한 효과를 낳았다고 되어 있다.

지구 탄생 7억 년 만에 물이 지표면을 덮게 되는데 『우주변화의 원리』 책에서 이 과정을 살펴보면, “지구 중심의 일월日月이 교호交互 출입하면서 지구에 음양의 기운을 던져 줌으로써 감리작용坎離作用, 즉 수화작용水火作用의 본원을 이루어 주는 데서 五行의 작용이 생겨나게 되었던 것이다. 만일 지구 밖에 일월日月이 없다면 음양도 없고 한서寒暑도 없을 것이므로 분산작용도 통일작용도 없을 것인즉 지구에는 만물도 변화도 없을 것이다.”

좀 더 요약해서 일월이 던진 한열寒熱이 수화를 만드는 과정을 정리하면
① 지구에 일월의 한열이 교류하게 되면서 습기濕氣 발생
② 습기가 발생한 후에도 일월이 계속 한열지기寒熱之氣를 퍼붓게 되면 습기는 형形이 성립되는 최초의 단계(최초의 응결체凝結體)이므로 여기에서 물이 형성, 이와 같이 생긴 물은 강과 바다를 이룸
③ 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습기는 그 비례로 불어나게 되고 습기는 다시 구름을 만듦. 이것이 공중에서 한냉지기寒冷之氣와 충돌하면 비가 됨
④ 금수지기金水之氣가 처음 들어올 때 습기가 공중에서 막을 형성하여 태양광선이 지구에 복사한 열을 압축하여 장하長夏가 들어옴- 이것이 7, 8월 무더위인데, 특히 일월의 음양교류는 지축의 경사 때문에 한열의 차를 더욱 심하게 하여 극한과 극서가 생기면서 사시四時가 생김
(주4)


▣ 38억 년 전
chapter2의 생명의 탄생 편에서는, 물로 뒤덮여 물의 행성이 된 지구표면에 용암 활동으로 화산섬들이 형성되고 이것이 나중에 대륙이 되었다고 한다. 분출된 화산가스는 초기 대기를 형성했고, 어린 지구가 물과 땅을 갖게 된 것이다.

아직 공기는 유독하고 온도가 너무 높았는데, 여전히 혜성비가 바다로 쏟아져 녹으면서 미네랄을 배출하고, 탄소와 원시단백질, 아미노산을 우주공간에서 해저로 가져왔다고 한다. 뜨거운 해저 화산분출구인 수중 굴뚝에서 해수와 화합물이 결합했고, 바다는 화합물 수프처럼 변했다고 한다. 이 주변에서 화합물이 모여서 원리와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생명체가 탄생한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단세포 생명체인 박테리아는 두 가지라고 한다.
1) 메탄생성 미생물
2) 시아노 박테리아

▣ 35억 년 전 ~ 15억 년 전
다시 시간이 흘러 수심이 얕아지면서 35억 년 전~15억 년 전까지 20억 년 동안 산소가 꾸준히 생성되는데, 오늘날 생명체 생존에 중요한 산소를 박테리아라는 이 작은 생명체가 생산해왔다고 이야기한다.

시아노 박테리아는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생성해왔고, 이 박테리아들이 서로 모여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라는 물속의 흙더미를 지구 곳곳에 생성하게 된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물속에 산소를 공급하였고 이 산소가 해저의 철과 결합해 철이 산화철로 변화되었다. 산소와 결합할 수 있는 물질이 바닥나자 산소는 공기 중으로 퍼져나갔다.

〈판 구조의 팀워크〉라는 소제목 부분에서 또 다른 흥미로운 말이 나온다.

“지구의 생명 유지 장치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고 가장 단순한 것은 비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물의 순환이다. 만일 자동으로 신선한 물을 공급하는 이런 시스템이 없어진다면, 지구 생물의 대부분이 죽어버릴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의 이면에는 지구와 지구에 사는 생물이 약 37억 년~20억 년 전 사이에 맺은 중요한 파트너십이 있다. 비가 내리는 데 필요한 구름의 씨앗을 박테리아들이 만들어낸 배기가스가 제공했다. 즉 박테리아는 구름의 씨앗이 되어 자연의 가장 중요한 생명 유지 장치를 작동시키도록 돕는다.”

이 내용은 물의 순환 시스템에서도 박테리아 즉 생명체가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이야기이다.

▣ 20억 년 전
20억 년 전, 풍부한 산소 덕에 세포 내에 공생 가능한 조건이 갖춰지고, 공생 형태인 미토콘드리아, 엽록체, 유전자 등이 생성되었다고 한다. 또 바다로 흘러드는 물이 암석에 있는 소금을 씻어내 바다 속의 소금 농도가 너무 높아지면 생명체가 중독되어 살 수 없게 되는데, 이를 판구조가 조절했다고 한다.

20억 년 전~10억 년 사이 바다 미생물이 죽으면 쌓여 석회암이 되고, 이 석회암이 지각을 눌러 찌부러져 지표면 아래 용암 속으로 들어가서 이 과정이 바닷물의 소금 농도를 낮추게 됐다고 한다. 판구조론에서는 지구가 생명체를 번성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 7억 5천만 년 전
지질시대 연대표에서 중요한 사건이 7억 5천만 년 전에 벌어졌는데, 지각이 갈라져 화산활동이 활발해져서, 공기 중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엄청난 비로 씻겨 내려가자, 지구는 영하 50도 이상 떨어졌다고 한다. 이로 인해 지구의 남북극뿐 아니라 적도까지도 얼어붙는 수백만 년 동안의 빙하기가 왔다고 한다.

이는 지구 탄생 이후로 우주 1년의 순환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지구에 찾아온 빙하기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29,600년이라는 사이클이 언제부터 명확하게 자리를 잡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 문명 탄생 이전 긴 지구의 역사에서 우주의 겨울인 빙하기 시기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6억 5천만 년 전까지의 가장 긴 빙하기에는 두께 3km의 얼음층이 전 지구를 덮어 적도에서 만났다고 한다. 지축 기울기와 화산활동으로 이 빙하기가 끝나면서 얼음 속의 과산화수소는 막대한 양의 산소를 방출하여 다시 생명 탄생과 번성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 5억 4천만 년 전~4억 8,800만 년 전 캄브리아 대폭발기
이 내용이 나오는 부분의 소제목은 〈화석소동〉이다. 그 이전에는 미생물만 존재했던 지층이었는데 갑자기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진화된 생명체 화석이 발견됐다고 해서 붙인 제목이다.

이 시기는 마치 극장의 커튼을 올리자 무대 위에 배우들이 가득한 것과 같았다고 표현한다. 그만큼 갑자기 그 전에 없었던 생명체들이 무수히 쏟아진 것이다.

이전에는 미생물 수준의 생명체가 수십억 년을 이어오다가 갑자기 대폭발이라 부를 정도의 생명이 출현한다. 그것도 증가한 산소 덕에 크기가 큰 생명체들이 말이다.

많은 학자들이 캄브리아기를 일반적인 다윈의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이 시기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갑작스런 종의 변이를 통한 다양성의 증가’<구체적인 설명을 주석으로 달면 좋겠음. 진보와 다양성증가 뉘앙스 차이 설명을 붙여>라고 부를 만하다. 다윈의 진화론은 원시생물에서 고등생물까지 종이 분화할 때 점진적 진화론을 이야기했다. 이에 반해 얼마 전 타계한 굴드
(주5)
는 점진성은 극히 보기 드물며, 실제 진화는 단속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새로운 종의 폭발적인 출현과 진화에 대해서
1. 다양한 새로운 종은 어느 날 ‘갑자기’ 그리고 ‘완성된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
2. 대부분의 종種이 지상에서 존속하는 기간에 어떠한 방향지향적인 변화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을 말한다.

진화는 다윈 이론처럼 점진적인 것이 아니라, 도약적으로 이루어지고 일단 도약진화가 이루어진 후에는 큰 변화 없이 평형을 유지하며 종족을 번식시켜 나아간다는 ‘진화의 단속평형모델’을 내놓았다.
(주6)


아마도 이 시기는 우주 탄생 이후로 우주일년이라는 싸이클이 비로소 자리를 잡고 천지가 제대로 된 생명을 낳을 수 있는 시간과 환경에 들어선 때가 아닌가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주7)


▣ 1억 1천만 년 전
이런 갑작스런 종의 등장은 1억 1천만 년 전의 식물 세계에 없던 꽃의 등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책 내용을 보면 다윈은 당황한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찰스 다윈은 1879년 식물학자인 친구 조셉 후커에게 보낸 편지에서 꽃이 피는 식물들이 화석 기록에 갑자기 나타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썼다. 이것들은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 “최근의 지질 시대에 그런 고등식물이 한꺼번에 갑자기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야 … 나는 이 문제가 모두 풀리는 것을 보고 싶어.”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이 문제를 그럴듯하게 설명한 사람은 없다. 생명의 재료가 운석을 타고 외계에서 지구로 왔다는 좀 엉뚱한 이론과 달리 꽃도 그랬을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약 1억 1천만 년 전에 세계 최초의 꽃화석들이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한다.

▣ 700만 년 전~320만 년 전
소제목 〈생각의 탄생〉에서는 인류의 기원을 찾고 있다.

1974년에 발견된 루시라 이름 붙인 에티오피아의 뼛조각(320만 년 전)으로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 같은 종에서 분화돼 나온 학설을 이야기한다. 이 내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지는 않지만 최근 <테드TED>에 나와서 인간의 기원이 바다였다고 발표한 학자가 있다. 일레인 모건이라는 노학자인데 인간은 수생유인원에서 진화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제목이 ‘Elaine Morgan says we evolved from aquatic apes.’인데 일레인 모건은 수생유인원水生類人猿 가설을 끈질기게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수생유인원 가설은 수중 서식지에 살았던 영장류 조상이 인간으로 진화했다는 의견이다. 그는 강연 무대 위에서 그의 학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들에 대해 활발히 맞서며 주류 과학에서 이 가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를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이 가설이 어떻게 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생명의 기원이 바다이고 인간이 물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므로, 우주의 봄철에 인간의 씨가 잉태되는 곳을 북수北水로 표현하고 있는 『환단고기』의 내용과 연결지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주8)


▣ 5만 년 전~14,000 년 전
이 책에서는 인간 역사의 99%에 해당되는 기간에 인간은 수렵채집을 하며 전쟁이나 병 없이 평화롭게 살았다고 이야기한다. 배고프면 사냥하고, 피곤하면 자고, 땅에 열매와 고기가 없으면 이동해 지구가 다시 기운을 차릴 기회를 주었다.

그들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프랑스 남서부와 에스파냐 북부의 선사시대 동굴 속의 벽화는 예술작품이다. 2만년 된 들소 그림이 에스파냐 알타미라 근처 동굴 천장에서 발견되었다. 처음에 사람들은 원시적인 사람들의 작품인 것을 믿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벌컥 화부터 냈다고 하지만 결국 현대의 연대 추정기술에 의해 2만 년 전의 진품인 것이 드러났다.

이 책에서도 수만 년 전의 인류가 전쟁이나 폭력이 있었다는 증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저자가 환국桓國 시대와 같이 인간이 천지와 하나된 밝은 사람으로 살던 황금시대에 대한 체계적 논거를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언급하고 있는 셈이다.

▣ 책에 대한 정리
지면의 한계가 있어 지질시대를 위주로 책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아쉽지만 인간 문명시대를 살펴보지는 못했다. 이 책은 역사 진행에서 상호 큰 영향력을 미쳐서 다음 시대상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분야를 선별하여 집중적으로 다룸으로써 역사를 통찰하는 효과적인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의 훌륭한 본보기를 보여준 저널리스트 저자에게 찬사를 보낸다.

수천 년 뒤에 태어나 수천 년 전의 것을 밝히려 하니 또한 심히 어려운 일이로다. (도전 8:111)


서전서문의 이 내용을 청수 떠놓고 읽을 만한 구절이라 하신 상제님 말씀처럼, 우주와 인류 역사를 빅 히스토리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으로 일독해볼 것을 추천한다.


주1.
다중우주론(多重宇宙論, multiverse theory) : 현재 지구가 속해 있는 우리 우주 외에 또 다른 우주가 무수히 존재한다는 가설. 우주의 관측 한계선 너머에 우리의 우주와는 또 다른 우주가 셀 수 없을 정도로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한편 평행우주론은 다중우주론의 한 부분으로, 현재 인류가 살고 있는 우리 우주와 같은 또 다른 우주가 존재할 것이라는 이론이다.

주2.
이는 태모님께서 도전 11편 118장에서 “억조창생이 ‘인생의 근본 원리’를 모르고 있도다.”라고 하시며 온 인류에게 알리라고 하신 말씀 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인생을 위해 천지가 원시 개벽하고
인생을 위해 일월이 순환 광명하고
인생을 위해 음양이 생성되고
인생을 위해 사시(四時) 질서가 조정(調定)되고
인생을 위해 만물이 화생(化生)하고
창생을 제도(濟度)하기 위해 성현이 탄생하느니라.
인생이 없으면 천지가 전혀 열매 맺지 못하나니
천지에서 사람과 만물을 고르게 내느니라. (道典 11:118)

주3.
지구탄생 시의 상태를 『우주변화의 원리』 책에서는 ‘곤(坤)은 분열의 극(克)에서 이루어진 통일의 시초’라고 정의한다. 이 내용은 과학에서 지구가 생길 때 불덩어리로 시작한 분열의 극에서 생겼다는 내용과 일치한다.

오행에 있어 화생토火生土의 상생원리는 불타고 남은 것은 흙이 되는 이치이다. 모순을 조화시켜 통일할 수 있는 것은 지구가 (그러한 토덕을) 포함하고 (있으며) 자력이 목화지기木火之氣까지 흡인할 수가 있는 것은 곤이 목화木火를 금수金水로 변질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4.
이 내용을 강독하신 종도사님 도훈에는
“진사오辰巳午가 불의 과정인데, 정반대에 있는 술해자戌亥子의 물기운을 뒤집어써서 토土가 된다. 한동석 선생의 비유로 돌을 불에 달궈서 물을 부으면 물이 되는 게 아니라 흙이 된다. 불이 물을 뒤집어쓰면 불의 작용이 진행되면서 불 속에 물의 응축성 때문에 변화가 토로 바뀐다. 여기서 지구가 창조된 거다. 화火가 술해자의 대화를 받아서 불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토土가 형성된다. 그래서 지구에도 흙이 생성되는데, 왜 흙이 미립자인 알갱이로 되어 있나? 그것은 지구가 불덩어리 화의 작용의 극치에서 통일이 되었기 때문인데, 지구가 분열의 극이자 통일의 경계에서 탄생을 했다는 증거가 흙덩어리가 알갱이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흙 속에는 열이 꽉 차 있다.”

“태양은 열기를 (지구에 던져주고) 달은 냉기를 쏘아 붙이면 지구가 돌면서 한랭지기가 생성돼서 토기가 생성된다. 그게 구름이고 그게 떨어지면 물이다. 거기서 바다가 생겼다. 지구에는 수화가 있다. 물과 불. 바다에서 만물이 태어난다. 그 상징이 원시바다인 바이칼, 거기서 나반과 아만이 태어났다.”

주5.
스티븐 제이 굴드: 하버드대 지질학과 교수로서 진화생물학의 세계적 권위자이다. 다윈식 진화론의 오류를 수정해 진화론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6.
이는 안운산 태상종도사님께서 세상에 처음 내놓으신 우주일년宇宙一年 도표를 통해 ‘생명의 화생과 성장 그리고 개벽으로 이뤄지는 비약적인 도약’이라 표현되는 증산도 진리의 이론을 뒷받침해주는 학설이다.

주7.
〈벼랑 위의 포뇨〉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오염되고 불길한 인간 세상을 끝내고 캄브리아기 같은 생명의 대폭발을 일으켜 바다의 시대를 열고자 하는 후지모토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또한 신비로운 모습을 한 바다의 여신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는데 ‘어머니 여신’으로 표현된다. 바닷물 자체도 살아 있는 생명으로 묘사돼 있는 이 애니메이션은 캄브리아기의 폭발적 진화에 대한 환상과 동경이 가득 차 있다. 환경파괴로 죽어가는 지구를 생명이 폭발적 진화를 하며 이제 막 시작하던 시기로 되돌려 지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싶다는 감독의 소망이 담겨 있는 듯하다.

주8.
선천개벽이 일어난 후 태초에 인간은 북극수의 조화로 탄생하였다는 내용이다. “천하를 일설에 천해天海라고도 하는데, 지금의 북해北海이다. 『천하주天河注』에 이런 설명이 있다. 하늘의 운행 법도는 북극에서 변화 운동을 시작하는 까닭으로, 하늘의 통일 운동이 물을 화생하는데[天一生水] 이를 북수北水라 부른다. 이 북극수北極水는 (선천 개벽기에 인간을 처음 화생化生하는) 생명[精]의 씨[子]가 머무는 성소聖所이다.”(환단고기 삼신오제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