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B다시보기 | 하늘의 역사 - 1강 태초의 해와 달

[STB하이라이트]
강의자: 박석재 천문학자
(『하늘의 역사』의 저자, 사단법인 대한사랑 이사장)

우리말에는 우주에 대한 표현이 하나밖에 없지만 영어에는 세 가지 표현이 있으며, 의미가 조금씩 다릅니다.
1. space: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우주 공간
2. universe: 별과 은하로 채워진 천문학 대상으로서의 우주
3. cosmos: 유니버스의 의미 + 인간의 주관적 요구사항


어떤 책의 제목이 universe라면 그 책은 천문학 관련 서적입니다. universe에 대한 내용은 과학책이고 cosmos에 대한 책은 인문학이 결합된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천문학자이지만 강의를 통해 말씀드릴 내용은 universe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cosmos에 대한 부분을 더 비중 있게 다루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주를 얘기할 때는 보통 서양 위주로 해석된 우주를 얘기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로부터 시작해서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과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그리고 갈릴레이와 케플러의 등장과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방점을 찍게 됩니다.

이렇게 서양 위주로 우주를 해석하다보니 동양의 우주관을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와 배달국 시대 태호복희씨의 5원소는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태호복희씨의 5원소가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보다 더 정교합니다. 그래서 이 강의에서는 서양과 동양의 우주관을 함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음력과 양력의 구분


우리가 보통, 한 해가 지나갔다고 표현하는데요. 이것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을 표현한 말입니다. 또 한 달이 지나갔다는 것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을 표현한 말입니다. 영어에서 month와 moon은 어원이 같습니다. 그런데 sun과 year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이렇듯 우리말이 영어보다 좀더 정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양력을 양력洋曆으로 잘못 알고 있는데요. 해가 양陽의 상징이라 해를 기준으로 한 책력을 양력陽曆이라 합니다. 그리고 달은 음陰의 상징이라 달을 기준으로 한 책력을 음력陰曆이라 합니다. 이렇게 음력과 양력은 해와 달의 책력으로 서로 보완하는 관계임을 말씀드립니다.

또 하나는 해와 달의 크기가 동일합니다. 우리가 지구에서 눈으로 봤을 때 해와 달의 크기가 같습니다. 즉 지구를 도는 위성인 달과 지구가 도는 항성인 해의 크기가 눈으로 봤을 때 크기가 같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신기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동양의 음양이론이 운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크기에서 해와 달의 크기가 차이가 난다면 음양이론이 정립되기 어려웠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눈에 같게 보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해는 달보다 400배 크지만 지구로부터 거리는 달보다 400배 멀기 때문입니다.

음양의 개념 차이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음과 양은 동등하게 서로 보완하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음양을 선악 구도로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낮은 신이 지배하고 밤은 악마가 지배한다는 통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미국에 있을 때 보면 13일의 금요일에 보름달까지 겹치면 사람들이 밖을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늑대로 변한다거나 드라큘라의 등장은 모두 보름날에 일어납니다. 이 보름달이 악의 기운을 전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또 영어에 moonstruck란 표현이 있는데요. 직역하면 달에 얻어맞았다, 정신없다 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lunacy는 정신병을 의미하는데요. 라틴어로 luna가 달입니다. 이 정도로 서양은 달을 무서워하고 싫어합니다.

정리를 해보면 동양에서는 해와 달을 음양이라고 해서 동등한 자격을 부여하지만 서양에서는 해는 신을 상징하고, 달은 악마를 상징하는 선악 구도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태호복희씨에 대해 잠깐 언급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태극기를 만드신 분입니다. 또 음양과 우주론을 정립시키신 분입니다. 중국에서는 인문학의 시조라고 불리는데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태호복희씨의 음양 우주관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태호복희씨의 5원소


태호복희씨의 우주는 5원소(木火土金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양의 아리스토텔레스 4원소는 가르치면서 동양의 태호복희씨 5원소는 가르치지 않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태극기의 원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태극기를 아는 것은 건곤감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태호복희씨의 복희 팔괘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팔괘에 천문 4괘와 지리 4괘가 있는데요. 태극기에는 천문 4괘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태호복희씨의 팔괘 우주론을 제대로 알아야 태극기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태호복희씨의 5원소는 목화토금수로 서로 상생의 순환을 하지만 한 단계씩 건너뛰면 木克土, 土克水, 水克火, 火克金, 金克木으로 서로 상극관계가 됩니다. 이런 상생과 상극의 법칙이 우리 생활 곳곳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이름에도 상생과 상극의 법칙으로 이름을 짓지 않습니까.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는 물, 불, 공기, 흙의 4원소를 이야기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는 태호복희씨의 우주에서 살펴본 것처럼 상생과 상극의 이치가 없습니다. 물리적으로 우주를 만들기만 했습니다. 맨 밑에 흙이 가라앉아 있고, 그 위에 물이 있고, 그다음에 공기가 있고, 그 다음에 불이 타오르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인데요. 무게에 따라 배치가 된 것입니다.

피타고라스의 수數


고대 그리스에서 정말 놀라운 사람이 있었는데, 피타고라스입니다. 피타고라스는 우주는 수數로 되어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우주에서 아름답고 조화로운 것 뒤에는 숫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는 비율을 황금비율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런 아름다운 황금의 비율을 피타고라스는 1:1.618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피타고라스는 무엇이듯 숫자로 얘기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양력의 역사


끝으로 음력과 양력을 정리하고 1강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오늘날 윤달이라 함은 음력을 말하는데요, 그런데 고대에는 양력에도 윤달이 있었습니다. 로마의 로물루스 황제가 달력을 처음 만들었다고 하는데 당시 1년은 10개월에 304일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윤달을 황제가 집어넣었는데요. 이 점을 정치적으로 많이 이용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윤달을 집어넣게 되면 백성들이 세금을 더 늦게 냈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리고 누마 황제 때는 1년이 열두 달에 355일이 됩니다. 그후 율리우스 시저 황제에 이르러서 1년이 열두 달에 365일이 됩니다. 이 율리우스 황제가 7월을 자신의 이름을 따서 Julius라 명명하고 2월은 29일로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훗날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8월을 August로 만들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