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전 증산도 종도사님 경자년庚子年 신년사

[종도사님 말씀]

桓紀 9127年 檀紀 4353年 道紀 150년 서기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아옵니다.
온 천지에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태동하는 동짓날 새벽,
어둠을 밀어내고 떠오르는 밝은 해를 바라보며
지구촌 형제자매들에게 새해 첫인사를 전합니다.
이 땅에 다녀가신 아버지 하느님이신 증산상제님께서는
“동지가 설이니라. 동지 설을 잘 쇠야 하느니라.”라고 하셨습니다.
내일을 향해 내달리기 위해 다시 신발 끈을 고쳐 매면서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먼저 돌아볼 때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인간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깨닫기 위해
기나긴 구도求道의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진아眞我를 찾기 위해 우리 인류는 숱한 종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인간으로 태어났는가?”라는 주제로
동서의 수많은 구도자들이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고뇌해왔습니다.
그러나 동서고금의 어떤 성현聖賢도 인류가 진정으로 깨어나
한 시대를 닫고 새 시대를 활짝 열어갈 궁극의 진리,
그 최종 해답을 들려주지 못했습니다. 답은 어디에 있을까요.

서구 제국주의의 광풍이 미몽迷夢에 빠진 세상을 휩쓸던 19세기,
인류 정신사에 일대 전환을 몰고 온 놀라운 새 소식이
동방 땅 한반도에서 들려왔습니다.
1860년 어느 봄날, 천상의 아버지 하느님이신 상제님께서
천년 왕도王都 경주의 한 구도자를 불러 세우셨습니다.
바로 그가 도탄에 빠진 백성과 세상을 구하고자
치열하게 기도하고 수행하던 수운水雲 최제우입니다.
상제님께서는 그에게 직접 천명天命을 내리셨습니다.

“시천주 조화정侍天主 造化定!”

인간으로 오시는 천주님을 모셔라. 천주 아버지가 조화문명을 열어주신다!
우주를 주재하시는 천지의 원 주인, 아버지 하느님께서 직접 세상에 오신다!
수운에게 내려진 천주님의 거룩하신 명령은
이내 동학東學이란 이름으로 온 천하에 선포됐습니다.
그리고 개벽開闢 세상을 학수고대해 온 300만 동학 구도자들의
간절한 외침과 희망의 노래로 온 누리에 울려 퍼졌습니다.
이는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염원해온 서학西學(기독교)의 오랜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선천先天 세상의 정치와 종교를 뛰어넘어
마침내 ‘아버지의 친정親政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동서 인류가 하나 되는 조화문명造化文明이 열린다!”
놀랍고도 위대한 천지개벽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류는 진정한 근현대사의 출발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저 우주는 왜 존재하는가.
인간은 왜 태어났으며, 인간 삶의 궁극 목적은 무엇인가.

상제님의 지상 강세로 인류는 비로소 그 가르침을 받게 됐습니다.
인간 세상에 오신 아버지 하느님의 가르침으로
인류는 우주가 사계절 시간섭리에 따라 크게 순환하며 인간농사를 짓는
‘우주 1년’의 크고 신비한 시간 질서에 눈뜨게 되었습니다.
농부가 지구 1년의 봄·여름·가을·겨울 순환주기에 따라 초목농사를 짓듯이
저 우주도 사계절로 순환하며 인간과 문명을 내고 거둡니다.
지금 우리 인류는 우주의 사계절 가운데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하추교역기夏秋交易期를 맞고 있습니다.
선천先天 상극의 봄여름 세상이 다 끝나고
인간의 꿈과 소망이 완전히 성취되는
후천後天 상생의 가을 세상 그 문턱에 이른 것입니다.

인류가 지나온 봄여름의 역사는
선천의 상극相克 질서에 갇혀 온갖 원한이 맺히고 쌓여
천지가 폭발하고 뭇 생명이 멸망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상제님께서 세상에 내보내신 철현哲賢들과
석가·공자·노자·예수를 비롯한 성자들의 간절한 하소연으로
‘미륵 천주’이신 상제님께서 직접 이 땅에 오셨습니다.

인간으로 오신 아버지 천주님의 새 세상이 활짝 열린다!
‘아버지 진리 시대’, ‘지상천국’, ‘후천선경’이 열린다!

상제님께서 병든 천지를 개벽해
새 세상을 열어주시는 이 가을개벽의 문턱,
모든 생명의 옳고 그름을 심판하는 추살秋殺의 서릿발 기운에
과연 나는 쭉정이로 소멸될 것인가,
고귀한 알캥이로 새 세상을 맞을 것인가.

상제님께서는 지금이 제 뿌리를 찾아야 살아남는
‘원시반본原始返本’의 대개벽기라고 구원의 섭리를 천명하셨습니다.
제 뿌리를 부정하고 박대하면 누구도 가을개벽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조상님의 음덕과 자손의 정성이 하나 되어 개벽의 시련을 넘어야 합니다.
저마다 제 혈통의 뿌리와 민족의 뿌리,
나아가 인류 생명의 원 뿌리인 대조신大祖神(상제님)을 받들어
그 뿌리 기운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진아眞我를 찾고
내 뿌리를 찾아 지극정성으로 모시면서
나를 낳아준 ‘천지부모’와 하나 되는 존재,
깨달은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거듭나야 합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통해 진아眞我를 찾을 수 있을까요.
그 답은 지구촌에 아버지 하느님의 대도진리를 펼쳐나가는
21세기의 참동학, 증산도甑山道에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천주이신 아버지 상제님께서는 온 인류에게
‘참된 나’를 찾는 천지조화의 진리 선물을 내려주셨습니다.
바로 9천 년 인류 수행문화의 열매인 ‘태을주太乙呪’입니다.
태을주는 인류가 한마음으로 깨어나게 하고
하늘땅과 인간이 하나 되게 하는 신성한 도통道通주문입니다.
누구든지 태을주를 읽으면 읽을수록
천지로부터 받은 인간 본래의 참마음과
내 안에 깃든 신성神性한 광명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습니다.
지구촌 형제자매 누구도 무극대도 증산도를 만나고
천지조화 태을주 수행으로 참된 나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나아가 상제님께서 내려주신 상생相生의 대도 진리,
그 단비를 온 누리에 흠뻑 뿌려야 할 때입니다.

상제님께서는 “이 개벽기에 천하창생의 생사가
오직 너희들 발걸음에 따라 판가름 나느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저마다 진아眞我를 찾아 내 삶의 진정한 주인으로 우뚝 서고,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과 천하창생을 건져 살리는
천지의 열매인간으로 거듭나기를 두 손 모아 축원합니다.

증산도 종도사 安耕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