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산책 | 복되게 오래 사는 법

[기고]
이용욱 (본부도장, 녹사장)

몇 해 전부터 글로벌 기업인 구글에서 인간 수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의학 기술이 발전하여 100세 시대를 앞두고 있는데요. 그들은 인간 수명을 무려 500세까지 연장시키는 것에 도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오늘날의 인류는 자신의 줄기세포와 나노 기술을 활용해서 장기를 배양하고 질병을 치유하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고 하니, 인간 수명 연장이 꼭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라 할 수 있는, ‘어떻게 하면 복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하는 주제에 대해 『도전』 말씀과 여러 사례를 바탕으로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녹과 명을 주재하시는 천지부모님


『도전道典』에는 수명과 관련된 신도 세계의 신비로운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는데요. 먼저 인간의 수명과 복록에 관련된 주제 말씀을 보겠습니다.

인간의 복은 녹줄에 있고 오래 삶은 명줄에 있으니 증산 상제님과 태모 고수부님은 뭇 생명의 부모 되시어 녹祿과 명命을 다스리시니라. 상제님께서 성도들에게 이르시기를 “신축辛丑년 이후로는 연사年事를 내가 맡았느니라. 세상에서 ‘수명壽命 복록福祿이라.’ 하여 복록보다 수명을 중히 여기나 복록이 적고 수명만 긴 것보다 욕된 것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나는 수명보다 복록을 중히 여기나니 녹이 떨어지면 죽느니라.”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인간의 복록을 내가 맡았느니라. 그러나 태워 줄 곳이 적음을 한하노니 이는 일심 가진 자가 적은 까닭이라. 만일 일심 자리만 나타나면 빠짐없이 베풀어 주리라.” 하시니라. (도전 9:1)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래 사는 것은 온 인류의 꿈이었습니다. 증산 상제님의 말씀처럼 세상에서 수명 복록이라 하여 복록보다 수명을 중히 여겨 왔던 것이죠. 하지만 복록이 적고 수명만 길다면? 그것처럼 욕된 것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녹祿’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일체의 모든 것을 말하고 ‘명命’은 목숨, 생명을 말하는데요. 이 녹과 명을 다스리시는 분이 상제님과 태모님입니다. 인간은 녹을 바탕으로 명이 창출되어 생명을 영위해 나가기 때문에 상제님께서는 “수명보다 복록을 중히 여기나니 녹이 떨어지면 죽는다.”고 하셨습니다. 9편 1장 마지막 구절을 보면 상제님께서 복록을 빠짐없이 베풀어 주신다고 하셨는데요. 어떻게 하면 오래 살 수 있는지, 또 복되게 살 수 있는지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팔자를 고친 원료범


얼마 전에 중국 명나라 때 살았던 원료범袁了凡이라는 사람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 함경도까지 와서 일본의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를 쳐부수는 큰 공을 세운 인물인데요. 이분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던 것은 자신의 운명을 극복한 점에 있었습니다.

원료범은 대대로 의술을 가업으로 삼는 집안에서 태어나 의학을 공부하였습니다. 소년 시절에 원료범은 역학易學을 공부하는 노인을 만나 그의 운명을 듣게 되는데요. 노인은 역학 사상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소강절 선생의 학문을 이어받은 9대 제자였습니다. 원료범이 전해 들은 그의 운명은 이렇습니다.

“성장하면서 과거 시험을 보고 합격해 나라의 관리가 되는데, 몇 살에 과거 시험을 보고 몇 명 중에 몇 등으로 합격할 것이다. 젊은 나이에 지방장관이 되어 크게 출세할 것이며, 결혼은 옆 마을 여자와 중매결혼을 하나 슬하에 자식이 없다. 수명은 53세 8월 14일의 축丑시에 자택에서 생애를 마칠 것이다.”


이런 등등의 이야기로 세세하게 원료범의 운명을 하나하나 모두 예언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 예언은 백발백중이었습니다. 초시에서는 14등으로 합격하고, 그 다음 시험은 71등으로 합격하고 마지막 시험에서는 9등을 하였습니다. 세 시험의 등수가 모두 적중하였고

‘모년에는 공생貢生이 되고 모년에는 사천성의 대윤이 되어 지방장관의 자리까지 오른다’


는 예언도 적중되었습니다.

원료범은 소년 시절에 들은 노인의 말처럼 그의 인생이 그대로 흘러가다 보니 자신의 인생은 모두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원료범의 생각과 운명을 바꾼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바로 운곡선사雲谷禪師라는 고승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운곡선사는 운명은 하늘이 내린 것이지만 수행을 하면서 선업을 쌓으면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가르침을 전합니다. 또 ‘공과격攻過格’이란 책과 ‘둔제주遁濟呪’라는 주문을 전해 주는데요. 공과격攻過格이란 말 그대로 공덕과 과실을 따져 점수를 매기는 책입니다.

원료범은 이후 주문을 읽으며 수행을 하고 선행 공덕을 쌓으며 살았는데요. 그 결과 대를 잇는 자식을 얻게 되고, 벼슬도 지방의 장관에 그치지 않고 더 높은 직위인 명明나라 군軍의 주사主事에 이르러 임진왜란 때 함경도까지 와서 일본의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를 물리치는 큰 수훈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그 후 원료범은 수명도 53세를 훨씬 넘겨서 73세까지 살았다고 합니다.

타고난 팔자를 고치고 수명을 늘린 명나라 사람 원료범의 이야기를 살펴봤는데, 나 자신을 닦고 세상을 위해 공덕을 쌓으라는 두 가지 메시지가 무척 인상적입니다. 증산도 도생들이 실천해야 하는 핵심도 다름 아닌 세상을 위해 공덕을 쌓는 것인데요. 개인의 복을 비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세상을 위해서, 타인을 위해서 태을주 수행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개인의 수명과 복록은 자연히 따라오게 됩니다.

수부 대우 잘해서 받는 은혜


『도전』에는 또 수명을 늘릴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데요.

“수부 대우를 잘하면 수명도 연장될 수 있느니라.” (도전 6:68:5)


이 성구는 천지신명과 억조창생의 어머니이신 수부님을 잘 모시고 잘 대우하면 수명도 연장될 수 있다는 상제님 말씀입니다. 그동안의 인류는 아버지 하느님만 알고 어머니 하느님을 몰랐기 때문에 어머니 하느님에 대한 불효를 해 왔다고 할 수 있는데요. 상제님께서 온 인류에게 어머니 하느님을 잘 모시고 잘 받들라는 가르침을 주신 것입니다. 수부님을 모시는 것은 증산도 신앙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기 때문에, 신앙을 성실하게 잘 한다면 수명 연장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은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명부사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는데요. 먼저 명부사자를 물리친 김자현 성도님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하루는 자현이 집에 돌아와 있는데 한밤중에 팥정이 주막 주모가 찾아와 삼대독자를 살려 달라고 울며 애원하거늘 급히 주막에 가 보니 명부사자 셋이 지키고 앉았고 아이는 곧 죽게 생겼는지라 자현이 방에 청수를 모시고 상제님께 기도를 올린 다음 그 아이를 안고 정성껏 주문을 읽으니라.

잠시 후 주모에게 닭을 산 채로 붙잡아 오게 하여 손수 목을 비틀어 문밖으로 휙 집어 던지며 명부사자들에게 “당장 나가라!” 하고 벽력같이 소리치니 명부사자들이 아이를 빼앗으려고 달려들며 자현의 양 어깨를 물어뜯거늘 자현이 아랑곳 않고 계속 주문을 읽다가 날이 밝을 무렵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썩 물러가라.” 하고 호통을 치매 그제야 명부사자들이 돌아가고 주막집 아이가 멀쩡하게 깨어나더라. 이 때 자현의 양어깨에 피멍이 들었거늘 이는 명부사자의 이빨 자국이더라. (도전 10:100)


김자현 성도님은 상제님을 직접 모신 성도님 중 한 분으로 의원醫員 도수를 받으신 분입니다.

“부디 살리는 것으로 뜻을 세워 돈은 받지 말고 좋은 일만 하면서 포교하라.” (도전 3:313:5)


이는 상제님께서 김자현 성도님에게 의원 도수를 붙이시면서 하신 말씀인데요. 김자현 성도님은 상제님 어천 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무료로 치병을 베풀어 많은 사람들을 살리셨습니다. 청수를 떠 놓고 상제님께 기도한 후 주문을 읽어서 병을 고쳐 주셨는데요. 이처럼 명부사자와 싸워서 병자의 목숨을 건져야 하는 급박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증산 상제님은 인간과 신명을 다스리시는 우주의 주재자 하느님이시죠. 상제님 재세 시에 성도들로 하여금 병자를 지키게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명부사자冥府使者와 내 사자를 비교하여 누가 강한지 보리라.” (도전 5:242:11)


하시며 병자의 목숨을 건져 주셨습니다. 명부사자를 물리친 이 이야기는 마치 영화 〈신과 함께〉를 떠올리게 하지 않나요?

명부사자를 물리친 형제 도생


제가 알고 있는 도생님 두 분도 증산도 신앙을 하게 되면서 『도전』을 읽고 비슷한 경험을 하였는데요. 익산에서 신앙하는 강씨 형제 도생님들입니다. 이 두 분은 어려서부터 할머니 밑에서 자랐는데요. 형제에게 할머니는 부모님 못지않은 특별한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형제가 증산도 신앙을 시작한 이후 연로하신 할머니가 돌아가실 정도로 위독해졌습니다. 그러자 형제 도생님들은 번갈아 가며 할머니 곁을 지키면서 주문을 읽고 명부사자를 물리쳤습니다. 상제님과 수부님을 모시는 두 분이 결사적으로 할머니 곁을 지키자 명부사자도 어쩔 수 없이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게 가능한 걸까요? 이와 관련된 『도전』 말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기유년 3월 그믐에 상제님께서 김형렬, 김자현과 그 아들 태준을 데리고 대원사大願寺의 명부전冥府殿에 이르러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명부 내력을 잘 알아 두어라. 속담에 부녀자들이 ‘살고 죽기는 시왕전十王殿에 달렸다.’고 하니 명부를 잘 받들도록 하여라. 명부사자冥府使者에게도 권한이 있어서 명부의 명을 받고 잡으러 왔다가 명부를 잘 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간곡한 사정을 들으면 어쩔 수 없이 돌아가느니라. 명부사자가 돌아가서 사실대로 명부전에 고하면 명부에서도 어쩔 수 없느니라.” 하시니라. (도전 9:212)


명부를 잘 위하는 사람이 간곡한 사정을 하면 명부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신도 세계의 비밀을 살짝 알려 주신 말씀입니다. 전북 익산에 사는 형제 도생님도 증산도 신앙을 하면서 명부를 잘 위하는 분들인데요. 그런 연유로 명부사자도 어쩔 수 없이 그냥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닌가 합니다. 이것 역시 수부님을 잘 모시면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말씀과 함께 증산도 신앙의 특별한 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지부모를 받드는 일심 신앙


서두에서 “복록이 적고 수명만 긴 것보다 욕된 것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나는 수명보다 복록을 중히 여긴다.”는 상제님의 말씀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어떻게 하면 오래 사는 것뿐만 아니라 복록을 누리며 살 수 있을까요?
상제님께서는

“복福은 위로부터 내리는 것이요, 아래에서 치오르지 아니하나니 부모를 잘 공경하라.” (도전 9:11:2)


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내 부모, 내 조상을 먼저 받들고, 크게는 한민족의 뿌리인 국조삼신을 받들고, 더 크게는 온 인류의 부모이신 상제님과 수부님을 잘 받드는 것이 복을 누리는 신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상제님께서는 태을주에 녹줄이 붙어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천하의 복록과 수명이 이 주문에 들어 있느니라.” (도전 5:263:12)


고 하시며 태을주를 전해 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종도사님께서도

“태을주를 읽는 것만큼 수명이 늘고 태을주를 읽는 것만큼 녹줄이 붙는다.” (종도사님)


는 말씀을 해 주신 바가 있습니다. 이렇게 청수를 모시고 태을주 수행을 하는 것은 증산도 신앙의 절대적인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복을 누리기 위해서 궁극으로는 뭇 생명의 부모가 되시는 상제님과 수부님을 잘 모셔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상제님과 수부님을 잘 모시는 것일까요? 그것은 한마디로 복록성경신, 수명성경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복록도 수명도 그 핵심은 성경신誠敬信 신앙에 있다는 말씀인데요. 일심一心 신앙의 다른 말이 곧 성경신 신앙입니다.

“인간의 복록을 내가 맡았느니라. 그러나 태워 줄 곳이 적음을 한하노니 이는 일심 가진 자가 적은 까닭이라. 만일 일심 자리만 나타나면 빠짐없이 베풀어 주리라.” (도전 9:1:7~9)


하신 상제님 말씀대로 일심으로 신앙하는 것에 모든 비결이 담겨 있습니다.

성경신을 바탕으로 의롭고 바르게 살아야


지금까지 어떻게 하면 복록과 수명을 누릴 수 있을지 『도전』 말씀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상제님 신앙을 정성껏 하다 보면 그 안에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들이 녹아 있어서 자연스럽게 실천을 하게 됩니다. 또, 그런 성경신 즉, 일심 신앙을 바탕으로 세상에 공덕을 쌓게 됩니다. 그것은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삶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녹의 불균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재테크의 시대가 되어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이 강해지고 있죠. 물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자기 양심을 속이고 타인을 속이고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재물을 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제님께서는

“선천에는 돈의 눈이 어두워 불의不義한 사람을 따랐으나 이 뒤로는 그 눈을 틔워서 선善한 사람을 따르게 하리라.” (도전 9:136:4)


고 하셨고,

“앞세상에는 지지리 못나도 병 없이 오백 세는 사느니라.” (도전 9:183:5)


고도 하셨습니다. 수부님께서는

“후천 성인시대에는 복록과 수명을 고르게 할지라.” (도전 11:360:6)


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야말로 건강하게 오래 사는 세상, 복록을 누리며 사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정의로운 마음으로 바르게 사는 사람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겠죠. 모든 사람이 상제님 신앙 안에서 행복한 삶을 꾸리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