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B다시보기 | 도심과 인심(대학大學과 중용中庸의‘지혜’를 만나다)

[STB하이라이트]
강의자 :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신창호 교수


1. 대학大學의 ‘지혜’를 만나다


고전을 볼 때는 고전이 탄생되어서 고전이 유행되고, 고전으로 삶을 일구어 가던 사람들의 의식을 고민해 봐야 합니다.

대학이라는 고전을 볼 때에도 반드시 민주 사회에 어떻게 적용하고 바라볼 것인가 하는 현대적 의미와 시대정신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학에 담겨 있는 사상을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삶의 자양분으로 삼을 것인가를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 보겠습니다.

대학은 어른이 되기 위한 배움의 과정을 일러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학의 단계에서는 절節(기초생활 교육)과 문文(지식 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대학의 단계에서는 도道로 바뀝니다. 도라는 것은 다른 말로 사람이 가야할 길입니다. 잘 보이는 길도 있지만 안 보이는 길도 있습니다. 안 보이는 길은 개척해야 합니다. 대학 단계로 가면서 삶의 개척 과정에서 고민하는 폭이 크고 넓어지게 됩니다.

「대학지도大學之道 재명명덕在明明德 재신민在新民 재지어지선在止於至善」
‘어른으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나의 본성과 마음을 밝히는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나를 만들어 가고 가꾸어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백성들을 새롭게 만드는 신민입니다. 오늘날에는 백성을 나 외에 다른 사람들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지어지선은 일상생활 속에서 선을 지속하라는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대학의 팔조목이 있습니다. 팔조목은 삶에서 대학을 이루어 나가는 주요 과정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격물格物: 연구하는 것
●치지致知: 지식이나 지혜를 터득하는 과정
●성의誠意: 마음으로 받아들여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의지력
●정심正心: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
●수신修身: 격물, 치지, 성의, 정심을 하는 과정
●제가齊家: 수신이 되었을 때 제가를 하는 것인데요, 家는 가정이 아닌 가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치국治國: 국이라는 개념은 3개 이상의 가문이 모인 조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평천하平天下: 나라들이 모인 세상을 다스린다는 것입니다.

수신은 제가와 치국과 평천하의 바탕이 됩니다. 내 몸을 바르게 해야 집안과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의 팔조목을 실천하는 3가지의 지혜를 뽑아 보았습니다.
①혈구지도絜矩之道: 사람이 어른이 되었다는 것은 주변을 관찰하고 검토할 수 있으며, 상대의 마음과 상황을 헤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혀 주변 상황을 헤아리지 않고 말을 하고 행동하는 것을 유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②덕본재말德本才末: 정신과 도덕, 윤리는 근본이 되고, 물질이나 돈, 도구는 말단이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근본은 중요하고 말단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뿌리도 중요하지만 가지나 지엽도 중요한 것임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어른답다는 것은 본말을 동시에 볼 줄 안다는 것입니다.
③이의위리以義爲利: 올바른 삶의 태도를 내 삶의 바탕과 생명력으로 삼는다는 것입니다. 利는 단순히 이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삶의 바탕, 삶의 무기, 삶에서 놓칠 수 없는 생명력을 利라고 봐야 합니다.

2. 중용中庸의 ‘지혜’


중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살펴보고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중용中庸에서 中이란 의미는 가운데에 변하지 않는 축(心志)이 있고 바람이라는 상황에 따라서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庸은 용用과 같은 의미입니다. 쓰인다는 것입니다. 즉 중용은 마음 씀씀이를 얘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마음을 적극적으로 쓸 수도 있고, 소극적으로 쓸 수도 있고 다양한 경우가 있는데 이것에 대한 고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와 인간을 파악해야 하고, 나 자신과 주변을 보아야 하고 나를 중심으로 한 모든 관계망을 파악하면서 깃발이 펄럭이듯이 상황에 따라 마음을 써야 합니다.

중용은 유학의 모든 사고를 압축적으로 응축한 내용입니다.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

이 세 구절이 유학의 총 강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천명지위성은 하늘이 명한 것을 인간의 본성이라고 하며, 본성을 잘 따르는 것이 길이며, 길을 잘 닦아 가는 것이 교이다. 교는 교육이 아닌 문화나 제도로 봐야 합니다.

「중야자中也者 천하지대본야天下之大本也 화야자和也者 천하지달도야天下之達道也」

중이라는 것은 천하지대본야. 중이라는 것은 가장 큰 원리 원칙이란 의미입니다. 대통령이 마음을 잘못 쓰면 나라를 잘 경영할 수 없습니다. 마음을 정의롭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화롭게 하는 것, 평화롭게 하는 것은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달도達道라는 의미는 사람들이 가야 할 보편적인 길을 의미하는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천지가 자리를 잡으려면 중화中和가 되어야 합니다.

중용中庸과 유학에서 말하는 인간의 본성은 원래 타고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말합니다. 중용은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의 자연성nature을 인간의 문화성culture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잘하는 것이 중용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천도(天道)
천명 = 자연의 질서, 모든 존재(인간)의 본성(nature) = 유전적 DNA
●인도(人道)
솔성 = 본성의 확인 = 개인의 성장과 성숙
●인도의 창조
수도 = 삶의 길을 지속적으로 향상해 나가는 일 = 사회 발전과 지속

「성자誠者는 천지도야天地道也 성지자誠之者는 인지도야人之道也」
‘진실함은 하늘의 도이고 진실함을 추구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이다’라는 의미입니다. 이 진실함, 즉 성誠에 이르기 위한 방법에 5가지가 있습니다.

1.박학博學: 널리 공부하라
2.심문審問: 자세하게 물어라
3.신사愼思: 신중하게 생각하라
4.명변明辯: 분명하게 판별하고 구별해라
5.독행篤行: 온 힘을 다해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용中庸은 결국 내가 누구인지를 바르게 파악하고 이 5가지의 지혜와 방법을 통해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중용中庸의 길이자 가르침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