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성씨 | 반潘씨

[한국의 성씨]
역사는 곧 나라의 혼이다. 나라에 역사가 있듯 각 가문에도 역사가 있으니 곧 성씨姓氏의 역사이다. 지난 2015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5582개의 성姓과 3만 6744개의 본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에서 반씨 성은 2015년 통계청 조사에서 전국에 28,062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본大本은 거제巨濟(기성岐城) 반씨



시조 반부潘阜
우리나라의 반潘씨는 모두 기성岐城(거제의 옛 이름) 반씨에서 유래됐다. 후손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사는 곳에 따라 충주忠州, 남평南平, 결성結城, 광주光州 등 12본으로 갈리었다. 1975년 5월 ‘반씨대동보’를 간행할 때 모두 단일 본으로 합쳐졌다.

거제 반씨의 시조는 반부潘阜(1230~?)인데 자는 군수君秀, 호는 해려제海旅齋이다. 반부는 남송南宋 이종理宗 때 문과에 장원하여 한림학사翰林學士를 거쳐 이부상서吏部尙書를 지냈다. 몽골 정벌을 간청하였으나 가사도賈似道가 그를 미워하여 몽골에 사신으로 보내 은밀히 죽이게 하였다. 원의 세조世祖는 문무를 겸비한 그의 재주를 보고 죽이지 않고 벼슬을 내려 부하로 삼으려 하였으나, 그는 사양하였다. 그 무렵 고려 충렬왕이 세자世子로 몽골에 있었는데 그의 충의를 높이 사 입몽入蒙한 밀직부사 김방경金方慶에게 그를 고려로 데려가라고 부탁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뒤에 충렬왕비가 된 제국대장공주齊國大長公主를 따라 고려로 오게 되었다. 원종과 충렬왕 때 정당문학政堂文學을 지내고, 명장名將 김방경을 따라 일본 정벌에 공을 세워 시중侍中에 오르고 기성부원군岐城府院君에 봉해졌다.

우리나라 반씨의 주요 집성촌은 충북 음성군 원남면, 전남 장성군, 대구광역시 북구 매천동, 전북 군산시 옥산면 등이다.

광주光州 반씨의 후손 반기문
광주 반씨의 시조는 조선의 개국 공신으로 광주백光州伯에 봉해진 반충潘忠이다. 반충은 반부의 7세손이다. 반충의 현손 반석평潘碩枰이 1507년(중종 2) 문과에 급제한 후 한성부판윤, 형조판서 등을 역임하고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에 이르렀다. 그의 아우 반석권潘碩權이 충북 음성군 원남면 일원에 정착했다. 광주 반씨는 현재 원남면에 집성촌을 이루며 150여 호가 살고 있다.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은 원남면 상당리 출신이다.

반 총장이 선출됐을 때, 중국 허난(河南)성의 판(潘)씨 집성촌이 들썩였다. 당시 중국 언론에 따르면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싱양(滎陽)현의 가오산(高山)진 판야오(潘窯)촌은 판씨 집성촌으로 반총장 선출을 가족의 일처럼 반겼다고 한다. 판야오촌은 “천하의 판씨는 모두 이곳에서 배출됐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곳으로 지금도 주민의 3분의 1 가량이 판씨이다. 판야오촌에 남아있는 「세계 판씨 종보宗譜」에는 주나라 성왕成王이 문왕文王의 셋째 아들인 계손季孫을 싱양후候로 봉한 이후 판씨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전하고 있다. 이후 남당南唐 시기에 태사太師를 지낸 62세손 판여우(潘佑)의 셋째 아들 원제文節와 넷째 아들 원장文壯이 흉노족과 전쟁 중 포로로 잡혔다가 고려 사신과의 인연과 추천으로 고려에 건너가 뿌리를 내렸다는 내용이 이 종보에 기재되어 있다.

베트남에도 반潘씨가 있다. 중국에서 반潘을 ‘판’이라고 발음하고, 베트남에서도 중국과 비슷한 발음을 한다. 중국의 반씨와 한국의 반씨가 먼 조상에서 한 뿌리임은 이미 양국이 확인하는 사실이다. 베트남의 판씨 역시 중국 반씨에서 갈라져 나갔을 가능성이 많다. 지난 2015년 5월 22일 반 총장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마지막 날 비공개로 베트남인 가정에 들른 사실이 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 외곽에 있는 판 후이타인씨 집을 찾아 그 집 사당에 향을 올렸다. 그 집안은 베트남에서 유명한 학자 집안이라고 한다. 방명록에는 “반潘 가의 일원으로, 지금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조상의 가르침을 따르도록 노력하겠다(As one of 潘 family, now serving as Secretary General UN, I commit myself that I will try to follow the teaching of ancestors).”는 글을 남겼다. 베트남의 판씨와 중국 반씨의 연관성은 좀 더 깊이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참고자료〉
김동익, 『한국성씨대백과 성씨의 고향』, 중앙일보사, 1989
김태혁, 『한민족 성씨의 역사』, 보문서원, 2015

〈참고사이트〉
성씨 정보(http://www.surname.info)
뿌리를 찾아서(http://www.rootsinfo.co.kr)
통계청 홈페이지
위키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