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칼럼 | 인공지능에서 신인합일 문명으로

[칼럼]
한재욱 / 교무녹사장, 본부

동양의 신비와 우주철학을 담고 있는 바둑, 우리는 얼마 전 이 바둑을 놓고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알파고AlphaGo와 인간이 벌인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았다. 모두가 아는 바처럼 이 승부는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복사본)이 인간(원본)을 이기는 결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인간세계 최고수 이세돌과 대결한 이 인공지능이 그 중에서도 수준이 제일 낮은 편이라는 것이다. 알파고는 이제 시작에 불과한 셈이다.

혹자는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번 대국의 최대 수혜자를 구글Google이라고 말한다. 돈으로는 그럴지 모르지만 실제로 최대 수혜자는 한국이며, 한국인이다. 이번 대국을 계기로 한국인들은 인공지능(AI)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생생하게 느끼고 깨우쳤다. 전 세계에서 온 국민이 동시에, AI의 힘을 가슴 깊이 절감한 나라가 어디에 있는가? 오로지 한국뿐이다. 구글은 이번에 한국인에게 제대로 AI를 교육시켰다.

인공지능에 대해 다룬 영화로 〈트랜센던스Transcendence〉가 있다. 인류가 수억 년에 걸쳐 이룬 지적 능력을 초월하고 자각능력까지 가진 슈퍼컴퓨터 ‘트랜센던스’의 완성을 목전에 둔 천재과학자 윌은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멸망’이라 주장하는 반反과학단체 ‘RIFT’의 공격을 당해 목숨을 잃는다. 연인 에블린은 윌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시켜 그를 살리는데 성공하지만, 또 다른 힘을 얻은 그는 온라인에 접속해 자신의 영역을 전 세계로 넓혀간다.

나아가 이 영화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흡수하고 줄기세포를 완벽하게 제어하여 다친 사람과 장애인을 치료하고 치료한 모든 이들의 정신을 연결한다. 나노기술을 통해 더 이상 인터넷에 머물지 않고 나무와 비와 구름과 공기 속에도 있을 수 있게 된다. 만물 속에 있으면서 만물을 연결하게 된 것이다. 아무도 다치지 않게 하고 오염된 공기와 물과 자연을 치유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윌’의 존재가 두려운 세력들은 이를 부수기 위해 공격하지만, 윌은 인간의 이해 범위를 넘어선다.

‘인간의 뇌가 업로드된 인공지능 컴퓨터와 그것이 무한대로 확장시키는 영향력은 어디까지인가’라는 독특한 설정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영화 〈트랜센던스〉는 놀라운 SF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영화는 문명의 발달속도를 감당할 만한 진리가 이 세상에 아직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안운산 태상종도사님께서 “지금은 진리가 빵꾸(펑크)난 시대”라 하신 표현 그대로이다. 선천의 고상한 종교와 철학은 유전공학기술의 발달을 윤리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지구를 수없이 부수고도 남을 핵무기와 수소폭탄을 만들어놓고 마치 수류탄을 갖고 노는 아이처럼 불안한 정치를 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만 개일지 몇십만 개일지 모를 발명품이 개발돼 나온다. 그 수를 전부 알 수도 없다. 하늘에서 재주가 깨 쏟아지듯 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일어나 각기 재주 자랑을 하리니 큰 재주가 나올수록 때가 가까이 온 것이니라. 재주 자랑이 다 끝난 후엔 도술로 세상을 평정하리니 도술정부道術政府가 수립되어 우주일가를 이루리라. …

선천은 기계선경機械仙境이요, 후천은 조화선경造化仙境이니라. (道典 7편 8장)


다가오는 이 문명의 실체를 『증산도의 진리』 책에서는 ‘신인합일神人合一의 만사지萬事知 문화’라고 표현했다. 과학문명에서 도술문명으로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지금의 과학기술 수준은 증산 상제님께서 후천선경문화를 열기 위해 내놓으신 과도기 문명에 지나지 않는다. 컴퓨터 같은 문명이기는 현대문명의 수준을 한껏 끌어올렸지만, 기계의 힘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앞으로 다가오는 후천 세상에는 기술문명을 초월하는 도술道術문명이 열린다. 후천에 실제로 열리는 도술문명은 물질문명과 고도의 정신 문명이 합일된 문명으로 인간이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모든 것을 뜻대로 부리는 조화문명이다.

이러한 문명은 신명계와 인간계가 하나가 되는 신인합일神人合一의 세상이 열림으로써 신명들이 인간 세계에 내려와 인간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문명을 의미한다. 앞세상에는 인간 내면에 깃든 무궁한 신성神性이 온전히 발현되어 천하 사람들의 마음의 장벽이 사라짐으로써 인간이 살아있는 조화성신 자체가 된다.

*내 세상은 조화의 세계요, 신명과 인간이 하나 되는 세계니라. (道典 2편 44장)


이스라엘의 히브리대 사학과 교수 유발 하라리Yuval Harari는 “2100년 이전에 현생인류는 사라질 것이다. 새 인류는 더 이상 호모 사피엔스가 아닐 뿐더러,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은 신적 존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세기는 인간이 현생인류를 일컫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로서 살아가는 마지막 세기가 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는 것이다.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차지한 이상, 인간은 기계와 함께 신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길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하라리는 ‘인간은 그럼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 심각한 질문을 던지면서 그에 대한 답으로 인간은 신神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내용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우리 문명이 인간으로 하여금 신이 되도록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차 오늘날의 현대 문명이 맞을 대자연의 변화는 가장 극적인 후천 가을개벽으로, 그것은 자연과 문명과 인간 차원의 ‘세벌개벽’을 통해 우리의 현실 삶 속에서 완성이 된다. 천지의 자연질서가 3양 2음의 억음존양抑陰尊陽에서 3음 3양의 정음정양正陰正陽으로 바뀌는 자연개벽과,인류문명의 구조와 틀이 원한의 상극 문명에서 상생과 조화의 세계일가世界一家 인존문명으로 완전히 새롭게 건설되는 문명개벽, 인간이 신인합일의 영성문화를 바탕으로 신천지의 참 주인으로 거듭나는 인간개벽이 함께 일어나는 것이다.

그 가운데 우리에게 주어진 근본적이고도 중대한 실천 과제는 우주의 결실인 온 인류의 영성과 심법을 열어 천지의 궁극적 이상을 성취하는 ‘인간개벽’에 있다. 이는 우리가 선천 문명에서의 모든 한계를 극복하고 완성된 신인류로 거듭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맞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 인류는 새롭게 변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거부하고 영원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인가! 현대문명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