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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단고기]

    환단고기 추천사 - 『환단고기』를 펼쳐들고 감동의 역사향연을 즐기자


    김철수 / 중원대학교 교수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들자는 내용이었다. 버젓이 교과서가 있는데도 또 ‘새로운’ ‘바로 보는 역사’ 교과서를 갈망하다니. 착잡한 심정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희망스런 일이기도 하다. 『환단고기』 역주자의 말을 빌면, “철저히 뒤틀리고 이지러진 우리 역사는 언제나 바로잡힐 것인가”에 대한 반응이다. 『환단고기』가 대중화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더 활발해졌고,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환단고기』 출간(1911) 100주년을 기념하여 2011년에 안경전 역주자께서 『환단고기』 역주본을 세상에 내놓으면서부터 본격적인 붐이 일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노라면 어쩌면 역주자와 저자는 이심전심, 일심동체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든다. 『환단고기』의 편저자인 운초 계연수는 국운이 강탈당한 직후인 1911년에 그러한 고통스런 심정으로 한민족의 웅대한 역사서를 펴내지 않았을까? 마찬가지로 역주자 역시 편저자의 마음처럼 물질적 풍요로움을 향한 질주만이 횡행하는 이 회한의 시대에 자신들의 위대한 역사를 내동댕이쳐 버리는 사람들을 다시 경책하고 있는 것 같다.

    역사란 무엇인가? 누구나 서슴지 않고, 역사는 지나온 일(과거)의 기록이라 대답한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역사는 결코 지나온 사실을 그대로 다시 그려내는 것이 아니다. 지나온 날의 천만 가지 일을 뜻도 없고 차례도 없이 그저 조각 맞춤한다고 역사를 아는 것이 아니다. 어느 역사학자가 얘기했 듯이,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 역사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우리와도 관련을 맺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것은 우리 안에 살아 요동치며 미래의 새로운 세계관을 지어낼 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 바람(기운)을 세차게 넣어주는 풀무인 셈이다. 때문에 역사의 흐름을 정확히 알고, 역사적 값어치가 있는 일을 뜻이 있게 붙잡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역사의식이다. 역사가 그런 것이다. 나는 역사란 그 뜻을 같이 해온 ‘사람들’의 삶의 길이며 ‘변화와 감동’이고, 순간의 지혜를 ‘영원의 지혜’로 전이케 하는 숭고하고도 소중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런데 시대의 조류에 밀려 우리들은 역사에서 그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을까? 역주자는 “중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고조선사의 99%가 사라진 것이다. 중국과 일본이 조작한 내용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우리 자신이 우리 역사에 가한 가장 큰 모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통탄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닐 것이다. 환국, 배달, 단군성조, 동명성왕, 고구려, 대진국 등 한문화의 뿌리에 대한 기록들이 사라졌거나 축소, 왜곡되어 버렸다. ‘단군은 신화인물에 지나지 않는다.’ ‘조선사는 위만조선부터 시작되었다.’ ‘고대 일본은 임나일본부를 두어 한반도 남부를 경영하였다.’ 이렇게 말이다. 곧 역사 교과서에서 역사의 주요 구성 요소인 ‘사람’과 ‘감동’이 사라져 버렸고 ‘지혜’를 찾기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이야깃거리’도 잃어버린 것이다. 역주자의 말을 빌면, ‘철저히 뒤틀리고 이지러진 우리 역사’이다.

    ‘한국인은 가르쳐야 할 사람들이고 이끌어가야 할 사람들’이라고 했던 식민사학자 이마니시 류今西龍의 사례를 들어보자. 서글프지만, 그런 그가 초안한 역사가 우리 역사의 줄기가 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마니시는 일제 통감부 시대인 1906년 경주를 답사한 소감을 『신라사 연구』에서 이렇게 피력했다. “경주여, 경주여. 십자군 병사가 예루살렘을 바라본 심정이 바로 지금 내 마음일 것이다. 나의 로마는 눈앞에 있다. 내 심장이 고동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경주에 이어 서울, 개성에서 조선, 고려의 자료들을 수집하고 “개선장군 같은 기세로 귀국”했다고 술회했다. 참으로 역사 침략자다운 안하무인의 자세다. 그런 그가 우리 역사를 있는 그대로, 적극적으로 보았을 리는 만무하다. 「단군고」에서 ‘석유환인昔有桓因’을 주장하며 ‘환국桓國’으로 개정할 수 없다고 하고, “단군은 환웅과 곰과의 사이에 태어난 신인神人”이며 심지어 ‘신라는 일본의 신인 스사노오 신이 경영했던 곳’이었다는 입장을 지지하기까지 했다. 한민족의 고대사와 근대사를 끊임없이 왜곡해온 식민주의 사관의 일부다.

    이 사관은 고조선이 단군성조에 의해 건국된 사실을 부정하여 한국고대사의 상한선을 끌어내렸고, 한국사의 첫 장부터 식민국가로 출발했음을 강조하여 한국문화의 모방성과 외래성을 강조하였다. 자신의 제대로 된 고대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혼란된 역사관을 가진 나라는 지구상에 매우 드물 것이다. 이렇듯 한민족의 역사가 고난의 점철로 얼룩졌고, 한민족은 역사를 잃어버린 혼 빠진 역사의 주인공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뿌리를 부정하는 역사, 뿌리가 잘린 역사, 근본을 찾지 못하는 역사는 열매 맺지 못하는 배은背恩의 역사 곧 죽은 역사이다.

    “『환단고기』는 한민족의 역사 경전이면서 동시에 종교 경전이요 문화 경전”이라는 말을 읽을 때마다 실감하게 된다. 『환단고기』에는 이러한 우리 문화의 원형에 대한 기록이 풍부하게 담겨있어 제대로만 관심을 갖는다면 민족문화에 대한 인식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예전에 ‘한민족의 소도와 제천’에 대해 글을 작성하면서 자료를 찾아본 적이 있다. 중국 사서를 제외하곤 소도를 다룬 기록은 그리 많지 않았고, 역사기록은 물론 실물조차 대부분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환단고기』에서는 ‘소도제천’ 기록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소중한 기록들이고 놀랄만한 기록들이었다. 심지어 「태백일사」에는 「소도경전본훈」이란 기록까지 포함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도 역주자께서는 쉬지 않고 국내외를 직접 다니면서 ‘『환단고기』 역사 콘서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역사 붐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 역사를 바로 보고 바로 잡으려는 회오리 바람이다. 『환단고기』를 펼쳐들고 감동의 역사 향연을 즐기면서 성성한 역사의식에 취해봄이 어떨는지.

    2015년 11월에
    중원대학교 교수 김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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