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과안전] 화재火災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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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의 주 원인과 발생 건수


우리나라는 최근 5년(2010~2014년)간 211,957건의 화재가 일어나 사망 1,458명, 부상 8,818명의 피해가 발생했다. 그 중 인간의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98,820건으로 전체 화재의 46.6%를 차지한다. 부주의 중에서 담배꽁초가 전체 부주의의 32%를 차지했다. 그 뒤로 음식물 조리, 불씨 방치, 쓰레기 소각, 용접 절단, 불장난 순으로 정리할 수 있다. 방화나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까지 포함하면 인간의 실수(또는 결함)로 발생하는 화재가 무려 51.2%로 절반을 넘는다. 이것은 우리가 충분히 대비하고 노력하면 재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안전수칙을 잘 지키기만 해도 90%의 화재를 실제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부주의 외에 전기적 요인 51,503건(24.3%)과 기계적 요인 20,493건(9.7%)은 화재재난의 큰 원인이다. 발화원인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기화재는 대부분 노후된 시설에 의한 단락(합선), 누전漏電, 과열 등으로 발생한다. 화재를 일으키는 최초 착화물着火物은 종이·목재 52,981건(25%), 전기·전자가 42,166건(19.9%)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합성수지 22,681건(10.7%), 쓰레기류 22,021건(10.4%) 순이다.

소화기 사용요령
급할 때는 나도 소화관! 화재 발생 초기 단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소화기이다. 초기 진압 상황에서는 소방차만큼이나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더할 나위 없다. 요즘은 일반 가정이나 차량에 소화기를 비치해 놓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이고 점포나 아파트는 소화기 비치가 의무화되어 있다. 하지만 소화기가 있어도 그 사용법을 모르면 막상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그야말로 ‘강 건너 불구경’을 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한 화재의 4분의 1은 가정에서 발생하며 주방에서 요리를 하거나 다리미를 켜두거나 전기장판이 과열되는 등 화재는 생각지 못한 일상에서 발생되므로 혹시 모를 화재에 대비해 소화기 한 대 정도는 비치해두는 것이 좋다. 일반 가정에서는 ABC분말 소화기를 사용한다. 이 소화기는 A(일반화재), B(유류화재), C(전기화재) 3가지 화재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종이나 목재에서부터 기름과 전기에 이르기까지 가정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화재에 사용할 수 있다.

최근의 대형화재들


최근의 화재로는 2014년 5월 26일 발생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와 5월 28일 장성요양병원 화재가 대표적이다. 고양종합터미널 화재는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9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다. 잠겨 있어야 할 가스관 밸브를 작업자가 실수로 밟아 가스가 누출되고 용접불꽃이 튀어 화재가 난 것이다. 불은 30분 만에 진화됐으나 안전관리 미비로 인해 피해는 컸다. 공사 편의를 위해 스프링클러는 물을 뺀 상태였고 현장에는 소화기도 없었으며 대피방송도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11명의 분야별 안전관리자가 있음에도 모든 단계에서 안전수칙이 무시되었고 무자격업체가 공사를 하는 등 후진국형 재난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이틀 후 전남 장성의 효사랑요양병원에서는 치매노인의 방화로 22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야간 인력 3명이 노인성 질환을 앓는 79명의 환자를 통제해야 할 만큼 열악했다. 제 위치에 있어야 할 소화기는 캐비닛에 들어있었고 비상구 문은 닫혀 있어 대피를 하지 못해 화를 키웠다. 병원면허조차 임대받아 운영하였으니 그들이 안전에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는 의문이라 하겠다. 이 두 화재의 공통점은 안전기준은 있었으나 처음부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인리히의 사고발생이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존중과 안전제일을 실천하지 않는 사회적 환경과 개인의 결함(성격, 저지능, 장애 등)은 재난을 일으키는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그 밖의 주요 화재재난을 정리하면 1998년 부산냉동창고(27명 사망), 1999년 씨랜드청소년수련원(23명 사망), 1999년 인천노래방(56명 사망), 2001년 예지학원(10명 사망), 2003년 대구지하철(192명 사망), 2003년 청도버섯공장(12명 사망), 2006년 잠실고시텔(8명 사망), 2008년 서이천창고(7명 사망), 2010년 포항요양원(10명 사망) 2012년 부산노래방(9명 사망), 2014년 고양종합터미널(9명 사망), 2014년 장성요양병원(22명 사망) 등이 있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으로 불리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12량의 전동차가 모두 불타 뼈대만 남았으며 192명의 사망자와 21명의 실종자 그리고 151명의 부상자를 냈다. 이는 1995년 발생한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사고(101명 사망)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502명 사망) 이후 최대 규모였다. 사고는 신병身病을 비관한 50대 지적 장애인이 휘발유를 담은 페트병에 불을 붙여 지하철 바닥에 던지면서 시작됐다. 1079열차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번졌지만 정차 중이었기에 승객들이 대부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장 상황을 알지 못한 1080열차가 때마침 승강장에 진입하여 정차함으로써, 1079열차에서 발생한 불길이 1080열차로 옮겨 붙으며 화재가 확산되었다. 1080열차의 기관사와 지하철 사령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동안 불은 맹렬히 번져 결국 이 열차에서 대부분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지하철에서 일어난 이 끔찍한 화마火魔로 인해 중앙로역 일대는 유독가스로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고, 환풍구와 출입구 등에서 나온 시커먼 연기는 시내 전체를 뒤덮어 앞을 제대로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의 보도사진을 보면 열차 안 승객들이 연기 속에서도 대피하지 않고 태연히 앉아 있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으라’는 안내방송을 그대로 따른 결과였다. 재난상황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많은 화두를 던져주는 장면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지하철 화재진압 기술과 대비가 거의 없는 형편이었다. 방독면, 산소통, 방열복, 연기 강제배출장비 등이 절대 부족하여 사고발생 후 3시간 이상 구조대의 현장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소방차 84대, 소방관·경찰 3,200여 명이 출동했으나 실속 있는 조치는 전무할 정도로 소방기술이 낙후되었다. 구조적으로 대중교통수단인 전철의 객차가 화재에 매우 취약한 가연성(불에 타기 쉬운 성질) 재질로 구성되었다는 점도 문제였다. 특히 시트가 빠른 속도로 불에 타며 발생시킨 유독가스가 치명적이었다. 당시 객차의 경우 건축법, 소방법, 전기사업법 등 관계법령의 적용을 받지 않아, 열차 차량에 대한 소방안전대책은 사실상 소화기 비치가 거의 전부였다. 방화범에 휘발유를 판매한 주유소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석유관계법에 따르면 자동차용 휘발유는 절대로 변형된 방법으로 임의의 용기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를 무시하고 함부로 용기에 담아 판매한 주유소 측의 안전 불감증도 대형 참사에 한몫을 하였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를 계기로 지하철 승객이 직접 사용하는 좌석은 견고하고 불에 안 타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금속으로 교체하는 등 전동차 내부 방염설비防炎設備가 크게 강화되었다. 이처럼 대형 재난으로 고통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법령정비와 안전기준이 강화되는 것은 우리 주변에 안전 사각지대가 끊임없이 생겨난다는 뜻이다.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만큼 안전사회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화재시 행동요령


불이 나면 누구나 당황하고 공포감이 밀려와 판단력이 떨어지게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의식의 과잉상태라고 하는데, 이는 졸음과 동일한 의식수준이다. 그만큼 다급한 상황에 직면하는 만큼 사전에 충분히 대비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결국 우왕좌왕하다 연기에 질식되거나 추락하여 귀중한 인명의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혼자 불을 끄려고 노력하다 피난할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불이 났을 때 진화할지 피난할 상황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평상시 행동요령 숙지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화재시 행동요령으로써 대피방법, 소화기 사용요령, 119 신고요령을 살펴보자.

연기 화재시 물수건은 간이 방독면!
화재로 인한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연기와 가스이다. 이는 미국과 영국의 통계 자료에 근거하는데 인명피해의 60% 이상이 바로 질식사이다. 산소결핍과 유독가스의 혼합 및 상승작용은 강한 독성을 발생시키는데, 당황할 경우 평소보다 호흡량이 3배가량 많아져 다량의 유독가스가 인체로 흡입될 수 있다. 연기의 이동 속도 역시 생존의 중요한 요소이다. 연기는 짧은 시간에 수직으로 치솟는다. 연기는 수직 방향으로 3~5m/sec, 수평 방향으로 0.3~0.8m/sec 속도로 이동한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화재! 유독가스를 차단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물건은 물수건이다. 보통 마른 수건은 3분 50초, 신문지는 4분 50초, 티슈 16겹은 6분 동안 가스를 막아주지만, 물수건은 10분 내내 가스를 막아준다. 화재가 나면 수건에 물을 적셔 코와 입을 가리고 숨을 쉬도록 한다. 수건이 없으면 속옷으로 대체하더라도 꼭 준비한다. 손수건을 물에 적셔 입과 코를 막으면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간이 방독면이 된다.

대피방법
①불을 발견하면 ‘불이야’ 하고 큰 소리로 외쳐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화재경보 비상벨을 누른다.
②화재가 발생한 사무실에서 탈출할 때는 반드시 문을 닫고 나오며, 탈출하면서 열린 문이 있으면 모두 닫는다.
③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고 계단을 이용하되 아래층으로 대피가 불가능한 때에는 옥상으로 대피한다.
④불길 속을 통과할 때에는 물에 적신 담요나 수건 등으로 몸과 얼굴을 감싸준다.
⑤연기가 많을 때는 코와 입을 젖은 수건 등으로 막고 낮은 자세로 이동한다. 연기층 아래에 맑은 공기층이 있어 생존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⑥연기가 많은 곳에서는 팔과 무릎으로 기어서 이동하되 배를 바닥에 대고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⑦방문을 열기 전 문손잡이를 만졌을 때 뜨겁지 않으면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밖으로 나간다.
⑧출구가 없으면 연기가 방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물을 적셔 문틈을 옷이나 이불로 막고 구조를 기다린다.
⑨목욕탕이나 노래방 같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다중이용시설의 피난유도는 건물 구조를 잘 아는 사람(건물주, 종업원)이 해야 한다. 왜냐하면 화재 직면시 두려움과 공포가 엄습한 가운데, 일반적으로 선두에서 이동하는 사람을 따라 다수가 맹목적으로 뒤따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119 신고요령
①국번없이 119를 누르고 불이 난 내용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한다.(우리집 주방에 불이 났어요. 2층 집이에요).
②주소를 알려 준다.(○○구 ○○동 ○○○번지예요 / ○○초등학교 뒤 쪽이에요).
③소방서에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알았다고 할 때까지 전화를 끊지 않는다. (정리 / 안영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