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제님 신앙인으로 가족이 다시 뭉치다

[입도수기]
이정희(55세) | 익산신동도장 | 2014년 음력 윤9월 입도

상제님 신앙을 하셨던 부모님


저는 익산에서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이기를 바라셨지만 넷째인 저까지 딸로 태어나자 실망이 무척이나 크셨습니다. 삼일 동안 아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말씀을 귀가 따갑도록 들으며 자랐습니다. 해서 늘 가슴이 텅 빈 것 같은 허전함과 여자라는 한계에 부딪혀 무엇이든 자신 있게 할 수 없다는 주름 속에 갇혀 살아왔습니다. 다행히 다섯째는 아들이었고 뒤로 아들 둘을 더 낳으셨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무엇이든 다 잘하고 세상을 한 손에 쥘 수 있는 기개도 품었으나, 무엇인가 걸린 듯 그저 마음속으로만 묵묵히 삭히고 살았습니다. 어릴 때 물가에서 놀다가 무려 다섯 번이나 죽을 고비도 넘기면서 죽음에 대해서도 일찍 눈을 떴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크리스마스에 과자 등을 선물로 주니까 호기심에 교회에 일년 정도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들조차 저에게 무관심해서 외톨이가 돼버렸습니다. 해서 학생예배 대신 어른예배에 참석하였는데 목사님 설교가 왜 그렇게 감동적인지 눈물을 흘렸습니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주께 드리자’며 당시 50원을 헌금했습니다. 교회에서 집까지는 논두렁과 밭두렁을 지나야 하는 매우 먼 거리였음에도 항상 감사함과 행복한 마음으로 다니며 살았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당시 전주에 거주하시는 도인 할아버지가 저희 집에 자주 왕래하셨습니다. 제 부모님께서는 그 도인을 스승으로 모시고 집에서 천주님(증산상제님) 치성을 모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집에서 늘 시천주주(강령주 포함)와 태을주 등의 주문을 읽으셨기에 제 귓가에는 항상 주문이 맴돌았습니다. 그런데도 그저 부모님이 하시는 거니까 그러려니 하면서 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항상 하시는 말씀에 ‘석가, 예수, 공자도 다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그분들도 천주님께 기도드리고 명을 받아서 인간으로 와서 도를 닦고 만천하에 하나님, 부처님을 세상에 널리 알리셨다. 그분들보다 더 높으신 단 한분을 이르는 호칭을 우리는 천주님(증산상제님)이라고 부른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태을주를 읽어주시면서 ‘정희야, 이 주문을 읽으면 물에 들어가도 죽지 않는다. 천주님께서 우리 자손들을 잘 지켜주신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그때마다 대답만 하고 대강 흘려듣고 말았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별 중에서 가장 크고 빛나는 별이 천주님별이라는 말씀도 해주셨는데, 이것만은 잊지 않고 항상 상기하며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초등학교를 지나고 중학교 시절 부모님이 상제님 신앙을 하시는 것을 계기로 더 이상 교회에 나가지 않게 됐습니다.

어린시절에 목격한 신이한 광경


하루는 선생님(도인 할아버지)이 저희 집에 오셔서 동네 10여 분의 어른들과 제祭를 올리셨습니다. 제수를 준비하는 중에는 음식의 간도 보지 않고 천주님께 올린다 하여 정갈하고 깨끗하게 정성과 공양을 올리셨습니다. 또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입니다. 선생님이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저희 집에 머무셨는데, 목요일 아침에 씻으시다 말고 담벼락에 난 구멍으로 이웃집을 보면서 저희 어머니께 “저 집에 큰일이 났네.”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옆집으로 향하시더니 들어가지는 않고 대문 앞에서 왔다 갔다 하시며 거듭 걱정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시커먼 그림자가 이웃집을 맴돌고 있다고. 저는 이웃은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니 선생님 하시는 말씀을 미신이라 무시하고 타박할 것이라며 이웃집 가는 것을 말렸습니다. 그 일이 있은 다음날, 이웃집 아들이 저수지에서 수영을 하다가 익사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루는 하교 후 집에 와서 집안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당도 쓸고, 큰 방, 대청마루, 작은 방, 천주님 청수 올리는 방 등 집안 곳곳을 반짝반짝하게 청소하였습니다. 그러고선 마루에 누워 잠깐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북쪽하늘로부터 집 마당으로 위엄이 있는, 수염이 긴 어른들을 비롯해서 남녀노소의 다양한 연령대의 모습을 한 천사들이 금빛을 내면서 마당을 지나가시는 것이었습니다. 벌떡 일어나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일이었는데, 무리의 끝에서 5~6세 정도의 아이가 제게로 날아왔습니다. 저를 잡고 함께 날아가려고 했는데 제가 너무 무거우니 또래의 천사를 불러 양쪽에서 잡고 담장까지 날아갔습니다. 헛기침을 하며 들어오시는 아버지가 보였는데, 두 아이 천사가 “지금은 아직 아니니까 나중에 만나자” 하며 천군천사들을 향해 돌아갔습니다. 이 일을 아버지께 말씀드렸으나 무엇인가 기분이 안 좋은 느낌을 받으셨는지 “개꿈이야” 하며 잘라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아닌데…’ 하며 답답해 하였습니다. 지금도 당시의 체험이 생생합니다.

40년 만에 다시 뭉친 가족들


쉰 살을 훌쩍 넘긴 어느 날, 둘째 언니(이정례 성도)가 증산도 도장에 함께 가자고 권했습니다. 망설여졌지만 상생방송을 시청해 온 터라 이내 승낙을 하였습니다. 언니는 먼저 도장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언니는 “정희 네가 도장 간다고 하니까 내 아픈 마음과 몸이 다 낫는 것 같다.” 하면서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도장을 방문하고 보니 증산도에서 읽고 있는 8대 주문이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다 알고 있었던 주문들이었습니다. 상제님 신앙을 접한 지 40년이 흐른 오늘에서야 언니로부터 증산도 도장으로 인도된 것입니다. 어릴 때 선생님이 하시던 말씀과 꿈에서 본 천사들이 오늘에서야 명확해졌습니다. 언니가 아니었다면 증산상제님, 태모고수부님, 태상종도사님, 종도사님을 알지 못했음은 자명하며, 어릴 때 부모님의 상제님 신앙과 주문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잊혀져 갔을 것입니다.

저는 지난 25년을 미국에서 살았습니다. 어머니께서 고령으로 편찮으시고 형제들도 따로 살기에, 딱 일년만 같이 지낼 것을 기약하고 귀국했으나 현재까지 한국에서 같이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여든이 넘으셔서 기억력이 점점 약해지지만 천주님(상제님)만큼은 절대 잊지 않으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교회에 다니고 계셨는데 둘째 언니가 “우리 어릴 때 집에서 천주님 모시지 않았습니까? 씨는 엄마가 뿌려 놓은 겁니다. 태전에 태을궁도 있고 밥상 다 차려져 있는 곳에 수저만 들고 가는 거니까 얼마나 복이 많고 좋아요. 함께 갑시다!” 하였습니다. 어머니도 “그래, 내가 목사님네 하고 창문 하나 사이로 가족같이 지냈어도 우리 천주님이 일등으로 높으신 어른이니까 가마!” 하시며 결단을 내리셨습니다. 또 막내 남동생에게 상생방송에 대해 설명을 하는데, 대뜸 “나 천주님 생각했어. 계속 상생방송 보고 있었어. 우리가족 다시 뭉칠 기회네. 그래 갈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언니는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였습니다. 언니는 집에도 안 가고 어머니와 저와 함께 한 달을 함께 지냈습니다. 이렇게 7남매 중 어머니와 둘째 언니, 막내 남동생, 그리고 언니 친구의 자녀들도 함께 도장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상제님 만난 것에 감사드리며


지난해 9월 21일 수요치성일에 처음으로 진리공부를 했습니다. 상제관이었는데 “공자, 석가, 예수는 내가 쓰기 위해 내려 보냈느니라.”(道典 2:40:6)는 말씀에 굉장히 감탄했습니다. 40여 년 전에 아버지께서 항상 하시던 그 말씀을 들으니 아버지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많이 편찮으셔서 요양원에 계시지만 식사 전에 늘 식고도 하시면서 ‘착하게 살아라’는 등 좋은 말씀들을 해주시는 그런 아버지이십니다. 타국에서 잘 살아보겠다고 그런 부모님을 모시지 못하고 다 망해서 돌아왔지만, 저를 받아주시는 부모형제와 함께 지낼 수 있으니 천복임을 느꼈습니다. 처음으로 가족이 모두 참석하는 일요치성, 조상님들께 절을 올리니 감사함과 행복함, 기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10월 12일 상제님 성탄치성에는 저와 언니, 어머니, 남동생 등이 참석하였습니다. TV에서 보던 종도사님을 직접 뵐 수 있었고 성탄치성에 참석하니 그저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손도 잡아보고 싶고 직접 인사도 올리고 싶었습니다. 도장에서 화면으로 뵐 때 종도사님이 손을 드시면 푸른빛과 하얀빛이 보였는데 태을궁에서도 그렇게 보였습니다. 어흥! 하는 호랑이 목소리 같으면서도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같은 모습에 또 한번의 믿음이 섰습니다. 그리고 입도를 결심하였습니다. 제 딸은 미국에서 태어나 현재 서울에서 영어강사를 하고 있는데, 입도를 시켜 증산도에서 일하게 하고 싶은 것이 제 소원입니다.

마음 깊이 쌓여있던 한과 현재의 모든 일들이 도장에 나오면서 봉사와 감사로 승화되고 있습니다. 상제님을 만난 것에 감사하고, 지난 삶에서 받은 모든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공부 가르쳐주시고 믿음을 주시는 진리말씀, 가족과 같은 친절함과 따뜻함에 감사합니다. 저희를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