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세상을 바꿉니다”좋은 말은 몸과 마음의 보약

[건강]

먼저 경청하고 공감하라


다섯 살 남자아이 민서는 세 살 동생 민결이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뺏으려 한다. 이때 부모인 당신은 어떻게 말해야 할까?

1. 민서야 안돼, 하지마.
2. 옆 집 길우는 동생을 잘 돌보던데 너는 왜 이러니?
3. 너 계속 그러면 경찰 아저씨가 잡아간다.
4. 그건 잘못된 행동이야. 민결이가 싫어하잖니.
5. 민서가 형이니까 양보하는 게 좋겠다.


이 중 어느 것이 정답일까? 아마도 4번이나 5번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아동심리학자, 소아청소년과와 정신과 교수들이 말하는 해답은 ‘보기에 정답이 없다’이다. 5개 보기 모두 자녀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대화방법이라는 것이다. 정답은 민서에게 왜 그랬는지를 먼저 물어보고 민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뒤 ‘~하자’는 식으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에 즉각적인 반응을 하기보다는 그런 행동을 하게 된 이면의 심정을 먼저 헤아리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말은 건강에도 좋다


[그림 뇌의구조]우리가 평소 쓰는 말이 몸과 마음에 영향을 준다. 생각 없이 뱉은 말이라도 청각기관을 통해 뇌에 입력되고, 측두엽(소리 인지)·변연계(감정 상태 규정)·시상하부(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조율) 등 뇌 네트워크가 새롭게 입력된 소리 정보에 맞춰서 몸과 마음을 변화시킨다. 언어가 심신 건강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사례는 많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재엽·남석인 교수팀이 60대 남성 30명을 대상으로 TSL(Thank Sorry Love) 프로그램의 효과를 분석했다. 10명에게는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매일 쓰게 하는 TSL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했고, 10명은 교양 프로그램에 참여토록 했으며, 10명은 평소대로 생활하게 한뒤 3차례 몸과 마음의 변화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TSL프로그램 참여자 10명이 나머지 그룹에 비해 혈액 속 산화성 스트레스 지표(8-Isoprostane: 정상범위 40~100pg/mL)와 우울 지표(0~15점: 8점 이상일 때 우울증 의심)가 현저히 감소하였다. 좋은 말이 몸과 마음의 보약인 셈이다. 남석인 교수는“ 중년 여성, 직장인 남성, 청소년 대상 등으로‘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매일 하게 했을 때도 유사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남을 칭찬하는 말을 할 때 자존감이 높아진다는 영국 스태포드셔대 연구,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할 때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는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연구도 있다.

최악의 말“, 됐어, 말을 말자.”


부부관계와 같이 친밀한 사이에서도 말조심은 필수 덕목이다. 부부간에 가장 금기시되는 말은 무엇일까? 남녀가 공히 꼽은 말은 ‘됐어, 말을 말자’였다. 상대방을 포기하는 듯한 뉘앙스의 말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습관처럼 쓰는 말에 상대방은 알게 모르게 깊은 상처를 받는다. 평소에 쓰는 자신의 언어를 관찰하고 부정적인 언어습관이 있다면 건강한 언어로 바꾸어야 한다. 건강한 언어 사용, 어떻게 해야할까?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부정적인 말이 자주 튀어 나온다면 그 말을 ‘와우’ 같은 감탄사나 ‘괜찮아’ 같은 말로 순화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우종민 교수는 “막다른 길에 섰을 때도‘ 안된다’,‘ 끝이야’라고 말하기보다‘ 그럼 어떡하지?’처럼 해법을 찾는 언어를 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정 상황에 직면했을 때‘ 늘’,‘ 항상’ 같은 말로 상황을 일반화시키기보다‘ 이번에는’ 같이 상황을 개별화시킨다. ‘나는 늘 이래’라기보다 ‘이번에는 운이 없네’라고 말하는 것이다. 또한‘ 반드시’,‘ 꼭’ 같은 말보다‘ ~하면 좋겠다’같이 심리적 압박을 줄일 수 있는 말을 쓴다. <참고자료:동아일보,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