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예절] 형제자매와 그 배우자의 호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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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는 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과 딸들이다. 이번 호에서는 형제자매와 그 배우자의 호칭을 알아보기로 한다.


형제자매끼리 서로 부를 때


형과 아우는 동급으로서 앞과 뒤라는 차례가 있다. 그러나 형은 상급자인 어른이 아니기 때문에 아우에게 명령을 내릴 수 없고 큰소리를 질러서도 안 된다. 절을 하더라도 머리를 수그리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서로 맞절을 해야 한다. 형이 아우를 잘 대접하는 길은 아우를 벗으로 맞이하는 것이다. 즉 어진 형이 아우에게 취할 도리는 우애(友愛)이다.

형은 아우에게 ‘자네’라는 말에다가 ‘하게 말’을 쓰고, 아우는 형에게 ‘하소 말’을 한다. 아우가 형 앞에서 말할 때는 목소리를 나직하게 하고, 자신을 일컬을 때는 ‘저’라는 말을 써야 한다. 이것이 경형(敬兄), 즉 형을 섬기는 길이다.

▶미혼인 아우가 그 형을 부를 때는 ‘형’이라 하고, 기혼인 아우가 형을 부를 때는 ‘형님’이라 한다. 형제가 여럿일 때는 ‘큰’, ‘작은’, ‘○째’ 따위를 붙인다. 형을 편지나 글에서 쓸 때는 ‘형님’ 또는 ‘형주(兄主)’라 한다. 형이 아우를 직접 부를 때는 ‘○○(이름)’, ‘아우’, ‘동생’, ‘자네’ 등을 쓴다. 아우라도 나이가 들면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편지나 글에서 아우를 호칭할 때는 ‘현제(賢弟)’라 한다. 반대로 편지글에서 아우가 형에게 자신을 이르는 일인칭 대명사는 ‘사제(舍弟)’를 주로 사용한다.

▶형의 아내를 부를 때는 ‘형수님’이라 하고, 형수와 시동생은 서로 ‘하소 말’을 쓴다. 아우의 아내(제수)를 부를 때는 ‘제수씨’라 하고, ‘나+습니다 말’을 쓴다. 아우의 아내는 시형(시숙)을 ‘아주버님’이라 부르고, ‘저+습니다 말’을 쓴다.

▶자매간에는 손위를 ‘언니’라 한다. 여형(언니)이 여아우(여동생)을 부를 때는 ‘○○(이름)’이라 부르거나 ‘동생’이라 부른다. 여아우의 손아래 동기들에게는 그들이 부르는 호칭인 ‘누나’, ‘언니’ 등으로 말한다. 여형제 사이에는 서로 ‘해라 말’을 쓴다. 그 까닭은 각각 다른 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면 앞뒤 차례라는 질서가 무너진 사이가 되기 때문이다.

▶여형의 남편을 ‘형부(兄夫)’라 부른다. 여형이 여아우의 남편을 가리킬 때 옛날에는 ‘제랑(弟郞)’이라는 말을 쓰기도 했으나, 요즘에는 ‘제부(弟夫)’라는 말을 쓴다. 제부를 부르는 말은 ‘○서방’이다. 시댁 사람에게 말할 때는 ‘○○ 이모부’, ‘동생의 남편’이라 한다.

남매끼리 서로 부를 때


오라버니는 항상 동생을 보살펴 주고, 동생은 오라버니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것이 오누이 사이의 올바른 길이다. 그래서 오라버니는 누이에게 져 주어야 하고 누이는 이기는 쪽이 되어야 한다. 어버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 드리기 위하여 그렇게 된 것이다. 효도하는 집에서 남매간에 말하는 원칙은 서로 ‘해라 말’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장차 시집갈 동생, 그리고 이미 시집간 동생을 우대해서 오라버니가 양보를 하는 말하기이기도 하다. 딸네는 남의 집으로 시집을 가서 우리 집의 질서에서 벗어나게 되고, 친정에 오면 손님 대접을 받는다.

▶손위 남자 동기가 여동생을 부를 때는 ‘○○(이름)’을 부르거나 ‘동생’이라 부른다. 처가 사람이나 남에게는 ‘누이동생’이라 하거나 자녀의 이름을 넣어서 ‘○○ 고모’라 한다.

▶누이동생이 손위 남자 동기를 직접 부를 때는 ‘오라버니’, ‘오빠’라 한다(‘오빠’라는 말은 원래 일제시대 때 북한에서 어린이들이 쓰던 말이었다 한다). 오라버니를 남에게 말할 때는 ‘오라버니’, ‘오빠’, ‘백남(伯娚)’, ‘중남(仲娚)’ 등으로 말한다.

▶남동생이 손위 여자 동기를 부를 때는 ‘누나’라 한다. 누나가 남동생을 부를 때는 ‘동생’이라 한다. 누나는 남동생에게 ‘하게 말’을 쓰고, 남동생은 누나에게 ‘하소 말’을 쓴다. 시댁 가족에게 말할 때는 ‘친정 동생’이라 하거나, 자녀 이름을 넣어서 ‘○○ 외삼촌’이라 하면 된다.

▶누이의 남편을 부르거나 말할 때는 ‘자형(姉兄)’, ‘매형(妹兄)’, ‘매부(妹夫)’라 한다. 누이동생의 남편은 ‘매부’, ‘○서방’이라 한다. 부모, 동기 그리고 남에게는 모두 호칭과 같이 지칭한다. 그러나 처가 사람에게는 ‘○서방’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매부’라 한다. 자녀에게는 ‘너의 고모부(님)’이라 말한다. ‘매부’는 일찍부터 중부지방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누나나 여동생의 남편을 부르는 말로 쓰였고, ‘매형’은 중부지방에서 누나의 남편을 부르는 말로 쓰였다(‘매’는 손아래 누이를 뜻하므로 손위를 뜻하는 ‘형’과 조합하여 ‘매형’이라 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의견도 있다) 주로 남부지방에서 쓰던 ‘자형’도 지금은 서울을 비롯, 중부지방에서도 많이 쓴다.

▶시누이가 오라버니댁(오빠의 아내)을 부르는 말은 ‘언니’, ‘새언니’이다. 부모나 동기에게는 ‘(새)언니’라 말하고, 자녀에게는 ‘외숙모(님)’라 말한다. 오라버니의 아내를 가리키는 말은 ‘오라버니댁’, ‘백남댁’, ‘중남댁’, ‘셋째오라버니댁’, ‘올케’ 등이 있다. 시누이는 오라버니댁에게 ‘해라 말’을 한다. 오라버니댁은 시누이를 ‘○서방댁’이라 부르고, 어리광을 부리는 시누이를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마음으로 어른스럽게 ‘자네+하게 말’을 한다. 오라버니댁이 처녀 시누이를 부를 때는 ‘아씨’라 한다.

▶시누나가 동생의 아내를 부르는 말은 ‘새댁’이고, 가리키는 말은 ‘동생댁’이다. 시누나는 동생댁에게 ‘자네+하게 말’을 한다. 동생댁은 시누나를 ‘형님’이라 부르고 ‘저+습니다 말’을 한다.

▶동서(同棲) 사이인 며느리끼리는, 맏동서가 아래동서를 ‘새댁’, ‘○○댁’이라 부르고 ‘자네+하게 말’을 쓴다. 아래동서는 위동서를 ‘형님’이라 부르고 ‘저+하소 말’을 쓴다.